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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및 에세이

장편소설(7) - 베스트셀러를 쓴 여교수

작성자이뭐꼬|작성시간15.04.13|조회수522 목록 댓글 2

교수도 원주 출신이라고 한다. 교수는 K교수도 아는 여교수인데, 작년에 베스트셀러를 써서 인세를 받아 아파트를 한 채 샀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K교수는 교수의 책을 책방에서 사서 읽어 보았는데, 그런대로 재미도 있고 교훈이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제목이 매우 도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40대 후반인 K교수는 사실 요즘 학생들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그 책은 30대인 교수가 20대인 신세대 대학생들의 속성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내용이었는데, K교수가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세대 간 갈등이 있을 경우에 기성세대가 신세대를 이해하려고 먼저 노력해야 된다는 것이다. 신세대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며 신세대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은 변화된 사회 환경과 가정 환경 그리고 변화된 인간 관계가 만들어낸 필연적인 산물이라는 것이다. 쉬운 예로서 신세대는 자기 중심적이다라는 비판에 대해서 교수는 기성세대가 신세대를 자기중심적으로 길렀다고 주장한다. 즉 인구성장을 줄이기 위한 가족계획운동의 결과로 각 가정에서 아이를 하나나 둘만 낳다 보니 부모의 관심이 아이들에게 집중된다. 아이가 적다 보니 어느 가정이나,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아이들을 과보호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식사 준비를 할 때에 어른 중심으로 음식이나 반찬을 만들었지만 요즘에는 아이들 중심으로 반찬을 만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 중심으로 변화된 환경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자기중심적이 된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기성세대들은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옛날의 가치관을 가지고 신세대를 평가하다 보니 요즘 신세대는 정말로 이해할 수 없다는 개탄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신세대와 기성세대 간에 대화의 단절이 있다면 먼저 손을 내밀어 대화를 시작해야 할 사람은 어른인 기성세대라는 것이다.   세대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하여서 변해야 할 측은 신세대가 아니라 기성세대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맞는 이야기이다. 이 세상의 모든 이치를 불교에서는 연기법으로 설명하는데 연기법이란 모든 결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는 소박한 진리이다. 연기법으로 풀이하면 세대 간의 갈등에서 원인 제공자는 기성세대이고 신세대는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들의 가치관은 기성세대가 만들어 준 가정환경, 양육방법, 교육환경 등이 어우러져 만들어 낸 필연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교수님은 교수가 쓴 책 읽어 보셨어요?”

아니요, 제목만 신문의 신간 소개에서 본 것 같아요.”

제가 읽어 보니까, 아마도 40대 이상 대학교수들의 필독서인 것 같아요.”

아 그래요? 어떤 내용인데요?”

그러니까, 요즘 신세대를 이해하는데 매우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볼 수 있죠.”

한번 읽어 보아야겠는데요. 그런데 작년에 K교수님이 낸 책은 좀 팔렸습니까?”

초판을 2000부 찍었는데, 아직도 다 안 팔렸나 봐요.”

재미있기도 하지만 뭔가 전달하려는 내용이 있던데.”

요즘에는 내용이 없어야 책이 잘 팔린답니다.”

내용이 없어야 잘 팔린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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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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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1911 | 작성시간 15.04.14 10대-나는 길들여지지 않는다, 결코!
    20대-나는 길들여지지 않는다.
    30대-나는 길들여지지 않을까?
    40대-나는 길들여지고 산다.
    50대-나는 길들이다 죽는다.
  • 답댓글 작성자상상21 | 작성시간 15.04.14 멋진 비유입니다. 창의성이 뛰어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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