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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및 에세이

장편소설(42) - 손을 잡다

작성자이뭐꼬|작성시간15.06.30|조회수248 목록 댓글 0

페놀오염사건이 발생한 후 일 년이 지나서 조선맥주회사에서 신상품으로 하이트 맥주를 개발하였지요. 조선맥주는 그전에 크라운 맥주라는 이름으로 맥주를 판매했지만 두산의 ‘OB 맥주에게 4:1의 비율로 계속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이트 맥주를 만들면서 병에 무어라고 써서 붙였는지 아세요? ‘지하 150미터의 100% 암반천연수라고 글씨를 써서 붙였지요. 이 맥주병을 자세히 들여다 보세요. 정말이지요? 그러니까 조선맥주회사의 의도는 라이벌 회사인 두산은 작년에 페놀오염사고로 하천을 오염시켰다. 그러나 우리는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지하수로 맥주를 만들었다는 의미를 전달하려고 한 것이지요. 그런데, 이 전략이 맞아 떨어졌어요. 사람들은 OB맥주를 보면 페놀오염을 연상한 것입니다. 사실은 맞지 않는 말이지요. 왜냐하면 페놀오염의 주범은 맥주 공장이 아니고 두산 그룹에 속한 전자공장이었으니까 말입니다. 어쨌든 하이트 맥주는 대성공을 거두고 몇 년 만에 OB맥주를 누르고 맥주시장에서 승리자가 되었답니다. 물론 지금도 하이트 맥주가 OB 맥주보다 더 많이 팔린답니다.”

 

하이트 맥주 이야기가 끝나고 잠시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달은 휘영청 비치고 있었다. 미녀식당은 큰 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차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사방은 고요했다. 밤이 깊어가면서 공기 속에 이상한 안개 같은 것이 끼는 것 같았다. 절기로는 늦은 봄날이지만 밤이 되자 기온이 내려갔다. K교수는 반팔 소매로 가리지 않은 팔 부분에 약간 쌀쌀한 기운이 느껴졌다.

 

K교수는 애틋한 마음으로 미스K를 바라보았다. 달빛 아래서 보는 미인은 참 아름다웠다. 그러기에 4자성어에 월하미인(月下美人)이라는 말이 있나 보다. 월하미인이 바로 눈 앞에 있었다. K교수는 감정에 이끌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천천히 두어 걸음을 옮겨 미스K 옆으로 갔다. K교수는 두 손으로 미스K의 한 손을 살며시 감쌌다. 미스K는 손을 빼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손이 차겁네요.”

, 약간 쌀쌀하네요.”

“...”

“...”

K교수는 미스K의 손을 끌어 올려 자기 입술에 대려고 했다. 미스K는 살짝 손을 빼며 거부의 몸짓을 하면서 의자에서 일어났다. K교수는 무안했다. 가벼운 후회가 스쳐갔다. K교수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슬며시 자기 자리로 돌아와 의자에 앉았다. 미스K도 긴장된 표정을 풀고서 다시 의자에 앉았다.

 

K교수는 술에 취한 척 하면서 사태를 수습하려고 했다.

아이고, 내가 하이트 맥주 마시고 취했나 봐요. 미녀님 미안해요.”

“K교수님, 정신 차리세요. 부인을 생각하셔야죠.”

오 예스, 알겠습니다. 그런데, 어디에서 이야기가 끊겼죠? 술 이야기 했었죠? 술과 관련된 넌센스 퀴즈를 하나 낼까요?”

그러세요.”

술 중에서 가장 맛있는 술이 무엇인지 아세요?”

저는 스카치 위스키가 가장 맛있던데.”

그건 은경씨의 답이고, 모든 사람의 정답은 당---술이랍니다, 하하하.”

무어라고요? 당신입술? 그러네요. 정답이네요. 호호호.”

제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당신의 입술을 꼭 한 번 맛보겠습니다.”

호호호, 꿈도 야무지셔라!”

하하하, 제가 이래 뵈도 특전사 장교 출신입니다. 특전사 구호가 뭔지 아세요?”

뭔데요?”

안 되면 되게 하라! Nothing is impossible!”

호호호. 남자들은 모두 여자꿈을 먹고 사나 봐요.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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