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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및 에세이

장편소설(59) - 춤추는 자는 사라져야

작성자이뭐꼬|작성시간15.08.03|조회수286 목록 댓글 0

며칠 후 K교수는 체육대학의 구)여교수와 누)교수를 초대하여 미녀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구)교수는 무용학과 교수였기 때문에 무용을 전공한 미스K에 대해서 알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날 미스K는 또 서울 갔다고 자리에 없었다. 스파게티를 먹으면서 미스K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하고 혹시 아느냐고 구)교수에 물어보니, 학교 다닐 때에 1년 후배로서 예쁘다는 여학생이 있었는데, 나중에 미스 코리아 진에 뽑혔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대학 졸업한 지도 벌써 20년이 넘어서 확실하지는 않다고 했다. 어쨌든 미스K가 학교 가까이에 왔다니 한번 보고 싶다고 말했다.

 

식사가 끝나고 주로 무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구)교수는 얼마 전에 경기도 안성군의 죽산면에서 열린 국제예술제에 다녀 왔다고 한다. 죽산 국제예술제는 웃는 돌 무용단의 홍신자씨가 1994년부터 시작한 연극축제이었다. 무용가인 홍신자씨는 대한민국 사람으로서는 최초로 인도 철학자 라즈니쉬의 제자가 되었다. 그녀는 인도에서 3년 동안 머무는 동안에 봄베이 근처 라즈니쉬가 살고 있는 작은 도시 푸나에서 생활하였다.

 

홍신자씨가 쓴 <푸나의 추억>이라는 책을 읽어 보면, 그녀는 라즈니쉬로부터 마 푸렘 바티야(Ma Prem Vartya)’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고 계를 받았다. 푸렘은 사랑을, 바티야는 회오리 바람을 의미하므로 그녀는 사랑의 회오리 바람이 된 셈이다. 라즈니쉬가 그녀를 제자로 받아들이기 전에 홍신자의 춤을 테스트 하였다. 라즈니쉬는 그녀의 춤을 보고 나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너는 무용을 그만 두어서는 안 된다. 나는 네 팔과 다리의 아름다움을 보려고 한 것이 아니라, 다만 네가 네 춤 속에서 스스로 사라져 버릴 수 있는 가를 보려고 하였다. 너는 타고난 무용가다. 결코 무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계속해라. 너에겐 춤이 곧 구도의 길이 될 것이다. 춤의 신비, 춤의 순수, 춤의 자유, 그것이 너의 길이다. 너는 그 길을 통해 깨달음으로 가야 한다. 너는 춤을 추되 춤추는 자는 사라지고 춤 그 자체만 남아 저 영원의 율동으로 남게 해야 한다.”

 

이러한 라즈니쉬의 격려는 그녀로 하여금 춤을 다시 생각하게 하였다. 라즈니쉬는 춤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마냥 추기만 하다가 춤을 떠나려던 그녀에게 춤을 새롭게 일깨워 주었다고 한다. 라즈니쉬의 춤에 대한 이러한 해설은 또 다른 춤꾼인 서울대학교 체육학과 이애주 교수의 해석과 비슷하다. 이애주 교수는 살풀이 춤을 잘 추는데, 이애주 교수의 해설에 의하면 춤이란 '몸짓으로 얻는 열반의 희열'이다. 이애주 교수는 춤을 좀 더 풀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춤출 때에는 관객도 자아도 의식 않고 오직 율동만이 우주에 퍼져 나가야 한다. 나를 보이려는 춤은 춤이 아니다. 춤은 완전한 자기 없음이 되어야 한다.” 라즈니쉬의 춤의 해설과 비슷하다. 고수(高手)는 서로 통하는 가 보다.

 

(‘웃는 돌 무용단을 만든 홍신자씨는 70세가 되던 2010년에, 한국으로 귀화한 한 살 아래의 독일인 삿세씨와 제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언론에 보도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주소를 클릭하면 나온다

http://page1207.tistory.com/762

 

연합뉴스에서는 결혼식의 동영상을 남겼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4697301

 

문학평론가 조우석씨는 “Love is Play.”라고 쓰인 청첩장을 받고서 다음과 같은 글을 자기 블로그에 남겼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nagyp&logNo=10095021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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