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탄의 100년 역사를 품은 건물이 다시 문을 열었다.
100년 넘게 상하이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옛 상하이시정부 청사 ‘老市府’가 10년에 걸친 대규모 복원 공사를 마치고 완전한 모습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한때 상하이 최초의 오성홍기가 게양됐고, 신중국 초대 상하이 시장 천이(陈毅)가 집무를 봤으며, 아인슈타인이 중국에서 유일하게 상대성이론 강연을 했던 장소다.
오랫동안 미완성으로 남아 있던 이 건물은 이제 ‘와이탄 BC(外滩BC)’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문화·상업 복합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역사 건축의 품격은 그대로 간직한 채 미식, 예술, 쇼핑, 전망 공간이 더해지면서 와이탄을 대표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로 주목받고 있다.
100년 동안 남아 있던 마지막 퍼즐
옛 정부 청사의 역사는 19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상하이 행정 중심지로 건설이 시작됐지만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유럽에서 들여오던 건축 자재 공급이 중단됐다. 공사는 수차례 지연됐고, 결국 1922년 완공 당시 원래 설계됐던 폐쇄형 구조를 완성하지 못한 채 L자 형태의 건물로 남게 됐다.
상하이 시민들이 오랫동안 ‘돌집(石头房子)’이라 불러온 이 건물은 전면을 모두 석재로 마감한 것이 특징이다. 토스카나식 기둥과 이오니아식 기둥, 신고전주의와 바로크 양식이 어우러진 외관은 당시 상하이 건축 기술의 정점을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하지만 이 건물의 가치는 단순한 건축미를 넘어서서 상하이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수많은 순간들을 품고 있다.
신중국 건국 후 상하이 최초의 오성홍기가 게양된 곳
1949년 10월 2일. 현재 한커우루(汉口路)와 장시중루(江西中路)가 만나는 정문 앞에서 신중국 건국 이후 상하이 최초의 오성홍기가 게양됐다.
한 장의 깃발이 올라간 순간이었지만, 당시 시민들에게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하는 역사적 장면이었다. 지금도 현장을 찾으면 그날의 상징성과 무게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신중국 초대 상하이 시장의 집무실
1949년 5월 28일 상하이시 인민정부가 공식 출범하면서 초대 시장 천이의 집무실도 이곳에 마련됐다. 당시 인수인계식이 진행됐던 반원형 집무실은 지금도 원형에 가깝게 보존돼 있다. 집무용 책상과 의자, 서가뿐 아니라 문 손잡이와 스위치, 난방기까지 100여 년 전 수입 제품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일부는 지금도 사용 가능하다.
집무실에는 천이 시장이 남긴 “상하이 인민은 자신의 의지로 인민의 새로운 상하이를 건설한다”는 글귀도 보존돼 있다.
‘극동 최대의 중정형 건물’의 귀환
이 건물은 1914년 당시 약 200만 냥의 은이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최고급 상하이 옛 양옥 수백 채를 지을 수 있는 거액이고 10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의 연봉을 합친 규모다. 특히 네 면이 하나로 연결된 폐쇄형 구조를 목표로 설계돼 ‘극동 최대의 중정형 건물’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전쟁으로 인해 한쪽이 비어 있는 C자 형태로 100년 가까이 남아 있었다.
이번 복원 사업을 통해 마침내 원래 설계대로 완전한 폐쇄형 구조를 완성했다. 100년 동안 이어진 미완성 건축의 역사가 비로소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상하이 교향악단의 시작점
옛 정부 청사 대강당은 상하이 교향악단의 전신인 공부국(工部局) 교향악단이 탄생한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세계적인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小泽征尔)를 비롯해 수많은 해외 예술단체가 공연을 펼쳤다. 당시 상하이 시민들에게 이곳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최고의 문화적 경험이자 사회적 상징이었다.
아인슈타인이 남긴 특별한 흔적
1923년 1월 1일. 상하이를 경유하던 아인슈타인은 이 건물 강당에서 중국 유일의 상대성이론 공개 강연을 진행했다. 당시 강연은 중국 전역에서 큰 화제를 모았고, 이 장소는 상하이 국제 교류사의 중요한 무대로 기록됐다.
와이탄 새로운 랜드마크, 와이탄BC를 가다
무료로 즐기는 최고의 전망 명소
건물 자체가 훌륭한 포토존이다. 석재 외벽과 고풍스러운 회랑, 아치형 통로는 어느 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영화 세트장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옥상 테라스는 꼭 올라가 보자. 360도 파노라마 전망을 통해 와이탄 근현대 건축물과 루자주이 빌딩숲, 황푸강 풍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한커우루 방향에서는 붉은 벽돌 첨탑이 인상적인 성삼일교당(圣三一教堂)과 동방명주가 한눈에 들어오고, 푸저우루 방향에서는 푸저우빌딩과 건설빌딩, 신청호텔(新城饭店) 등 옛 상하이 건축물들이 가득하다.
· 黄浦区福州路200号
· 10:00~18:00(월요일 휴관)
백년 건물에서 만나는 프랑스 미식, Le Bec Bund
상하이 프렌치 파인다이닝의 전설로 불리는 니콜라 르 벡(Nicolas Le Bec) 셰프와 그의 아내 리우위가 손잡고 선보인 ‘Le Bec Bund’는 와이탄 옛 정부 청사 단지 안에 자리한 100년 역사의 붉은 벽돌 건물을 무대로 삼았다. 두 사람은 불과 6개월 만에 이 공간을 5개 층 규모의 프렌치 미식·라이프스타일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며 또 한번의 화제를 만들어냈다. 무게만 3800톤에 달하는 이 건물은 과거 두 차례나 통째로 이동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1층은 파리 거리의 시장을 재현한 올데이 마켓 공간이다. 브런치와 애프터눈티, 바 공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별도의 시가 라운지도 운영된다. 2층은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Nicolas Le Bec가 자리한다. 3층은 웨딩과 브랜드 행사를 위한 전용 이벤트 공간이며, 4층의 Bar Yu에서는 와인과 위스키,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逸道·朝茶暮酒
5층에 자리한 逸道·朝茶暮酒는 동양적인 여백의 미를 담아낸 공간이다. 낮에는 차와 디저트를 즐기는 티하우스, 밤에는 술과 요리를 곁들이는 다이닝 바로 변신한다. 다양한 전통 다과를 맛볼 수 있으며, 저녁에는 황주와 사케, 와인과 함께 화이양 요리(淮扬,장쑤성, 양저우, 화이안 지역을 대표하는 중국 4대 요리 중 하나)를 즐길 수 있다.
· 黄浦区江西中路211号外滩老市府5层L5-A01室
· 10:30-02:00
중국 7대 미식을 한 번에, TASTE OF CHINA中国味
씨트립(携程集团)이 만든 이색 프로젝트다. 지하 1층에 위치한 이 공간은 중국 7대 지역 요리를 하나의 코스로 경험할 수 있는 몰입형 레스토랑이다.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코스에서는 판다 셰프 ‘청바오바오(程饱饱)’와 함께 강남, 서북, 쓰촨, 광동 등 중국 각 지역을 여행하는 콘셉트로 요리가 제공된다.
북경오리, 솬탕위(酸汤鱼), 마파두부, 훠궈 등이 차와 함께 제공되며, 360도 프로젝션과 공연이 더해진다. 변검술이나 소림무술 공연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 黄浦区河南中路270号B1
· 10:00-15:00 17:00-22:00
와이탄에서 만나는 러시아 파인다이닝, KIRILLITSA西里尔俄罗斯餐厅
아시아 최초의 현대식 러시아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다. 러시아 문화를 상징하는 키릴 문자를 모티브로 디자인됐으며, 전통 러시아 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러시아 역사 속 요리를 시간 순서대로 선보이는 코스가 대표 메뉴다. 킹크랩 젤리와 파스닙 퓌레, 철갑상어 캐비어, 곰보버섯 요리, 전통 치킨 파이 등 러시아 각 시대를 대표하는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 黄浦区外滩街道汉口路201号5F
· 17:30-23:30(월 휴무)
FATHOM 深海海鲜餐厅
KIRILLITSA와 같은 층에 위치한 고급 해산물 레스토랑이다. ‘FATHOM’은 1.83미터에 해당하는 바다 수심을 측정하는 단위 1FATHOM에서 따온 이름이다. 공간 곳곳에는 파도와 심해를 연상시키는 디자인 요소가 적용됐으며, 해산물과 캐비아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대표 메뉴는 러시아산 캐비아와 메밀 오일을 곁들인 사할린산 가리비, 생새우 타르타르에 날치알과 새우 소스를 더한 요리, 참숯에 구운 노르웨이산 연어 등이 있다. 중국 본토에서도 손꼽히는 샴페인 컬렉션을 갖춘 곳으로도 유명하다.
· 黄浦区外滩街道汉口路201号5层
· 17:30-23:30(월 휴무)
신개념 장시요리 전문점, 望庐•江西手工菜
와이탄에서는 보기 드문 고급 장시요리 전문점이다. 포양호 생선과 위간(余干) 고추, 가오안(高安) 두부피, 징더전 오리 등 장시성 대표 식재료를 활용한다. 레스토랑은 고급 중식당에 어울리는 현대적 동양 미학을 바탕으로 꾸며졌다. 장시성 곳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포양호의 수산물과 위간 고추, 가오안 푸주, 징더전 마오야(麻鸭) 등 지역을 대표하는 식재료를 엄선했다. 대표 메뉴인 ‘三色椒蒸鄱湖鱼头’는 삼색 고추를 곁들인 생선머리찜으로 한 마리 생선을 세가지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매콤함과 감칠맛이 어우러지고 생선살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을 만큼 부드럽다. 산차유(茶油)로 천천히 끓여낸 난창식 맥주 오리찜은 은은한 차 향과 맥주의 풍미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깊은 맛을 낸다. 望庐는 단순한 레스토랑이 아니라 장시성과 미식으로 만나는 하나의 여행에 가깝다. 정통 장시요리의 깊은 맛을 음미하고, 창밖으로 펼쳐지는 황푸강의 야경을 감상하다 보면 소박한 향토의 정취와 세련된 도시의 감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장시성이 품은 가장 매력적인 맛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 黄浦区江西中路211号外滩老市府5层A02号
· 11:00-14:00, 17:00-22:00
*참고 ShanghaiW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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