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 심판 마닝(馬寧·41)이 2026 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 무대에 주심으로 섰다. 21일 왕이체육(网易体育)에 따르면 마닝은 베이징 시간 이날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조별리그 E조 에콰도르-쿠라소(库拉索) 경기를 맡아 호각을 불었다.
이는 중국 심판이 월드컵 본선 경기를 직접 주관하는 24년 만의 사례로, 루쥔(陸俊)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중국 국적 주심 기록이다. 마닝은 또한 2회 연속 월드컵 심판 명단에 든 첫 중국인이 됐다. 직전 2022 카타르 대회에서는 6경기에서 제4의 심판(대기심) 역할에 그쳐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마닝이 주심, 저우페이(周飛)가 부심, 푸밍(傅明)이 비디오판독(VAR)을 맡아 중국 심판 3인이 한 경기에 동시 투입됐다. 중국 매체들은 이를 “역사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지만, 마닝의 호루라기는 분주했다. 그는 전반 38분 무렵 1분 사이에 옐로카드 2장을 연달아 꺼냈다. 먼저 쿠라소 선수가 화교 출신 천다이(陳達毅)를 거칠게 막아 경고를 받았고, 곧이어 에콰도르의 역습 과정에서 또 한 명이 상대를 넘어뜨려 경고가 나왔다.
마닝은 이날 경기에서 모두 6장의 옐로카드를 뽑아 들었다. 평소 단호하고 거침없는 판정 스타일 탓에 중국 팬들 사이에서 그는 ‘카드의 달인(卡牌大師)’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의 엄격한 판정은 국제 무대에서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마닝은 아시안컵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정상급 스타들에게 거리낌 없이 카드를 제시해 “규칙 최우선(規則至上)”이라는 평을 받아왔다.
참고로 중국 남자 대표팀은 지난 3월 27일 쿠라소와 A매치를 치러 2-0으로 이긴 바 있어, 중국 팬들에게 이번 상대는 낯설지 않은 팀이다.
중국 축구 대표팀이 또다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가운데, 심판진이 먼저 세계 무대에 입성했다는 점은 재중 한국 교민과 중국 축구 팬들 모두에게 묘한 화제다. 그라운드에서 활약하는 자국 선수 대신 호루라기를 든 마닝에게 응원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