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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 때는 아프다고 말해야만 한다.( '세계의 주인'영화를 보고)

작성자더불어|작성시간26.06.19|조회수23 목록 댓글 0

                        < 아플 때는 아프다고 말해야만 한다 >

                           - 영화 ‘세계의 주인’을 보고 -

                                                                                   2026.6.더불어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불의의 사고처럼 힘든 일을 겪게 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그런 힘든 일을 겪은 사람이 우리의 가족이거나 친구로 우리와 가까운 사이일 때 우리는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그럴 때면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그 사람을 대하게 되는 것 같다.

어떤 이는 그 사람이 겪은 일을 떠올리게 하는 게 더 힘들게 하는 것 같아서 그 일이 없던 일인 것처럼 그 사람을 대하고는 한다.

어떤 이는 그 사람이 혹여 마음 아픈 일이 생길까봐 노심초사하며 그 사람에게 최대한 맞춰주며 잘해주려고 한다.

어떤 이는 그 사람이 겪은 일이 자신에게 더 크게 다가와서 그 사람을 멀리하려 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그 사람이 겪은 일에 대해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비난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힘든 일을 겪은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 대해야할지는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나또한 이런 일 앞에서는 내 마음부터 너무 무거워져서 어떤 말과 행동을 해야 할지 어렵게 여겨지고는 한다.

‘세계의 주인’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쉬쉬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성폭력 피해자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보여주어서 신선했고 더 깊이 있게 그들의 삶의 현실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영화의 주인공인 주인이 겉으로 보기에는 명랑하고 활발한 성격으로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도 많고 공부도 잘하고 소위 말하는 인싸인 아이이다. 하지만 성폭력 전과자가 그 동네에 거주하게 되는 것에 반대하는 서명을 전교생이 다하는데 주인만이 그 서명에 반대를 하게 된다. 그 이유는 서명을 받는 이유에 대해 쓴 글에서 ‘성범죄는 피해자의 영혼을 완전히 파괴한다’ 는 표현에 주인은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주인이 그냥 꼬투리를 잡는 것 같았는데 나중에 주인이 어릴 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였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밝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내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은 결코 영혼이 파괴된 피해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인의 가족들은 모두가 다 각자의 방식으로 아파하고 또 주인을 위하는 마음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었다.

아빠는 자신의 남동생이 저지른 일에 대해 주인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죄책감을 가지며 시골로 가서 농사를 지으며 지내고 있다.

엄마는 자신의 일을 하느라 주인을 지켜주지 못했기에 밖으로는 주인에게 여느 모녀사이처럼 툭탁거리며 지내는 것 같지만 괴로움에 텀블러에 술을 넣어 다니며 힘들 때마다 마신다. 매일 배가 아픈 것을 참는 엄마는 결국 병원을 가게 되고 수술을 받게 된다.

주인의 남동생은 감옥에 있는 삼촌이 주인에게 보낸 편지를 자신의 침대 밑에 숨겨두고 누나에게 편지하지 말라는 편지를 쓰기도 한다.

이들 가족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주인을 지켜주기 위해서 애쓰고 있었다.

주인의 친구들 또한 늘 밝고 적극적이던 주인이 성폭력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주인을 대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주인과 가장 친한 친구인 유라는 처음에는 주인을 멀리하다가 결국에는 주인에게 다시 다가가게 된다.

늘 밝게만 보이던 주인이었지만 엄마와 세차를 하러 세차기계에 들어가서 둘만이 있는 자동차 안에서 주인은 마구 소리 지르고 욕하고 울며 엄마에게 그때 자신을 지져주지 못했느냐고 원망의 말을 쏟아낸다. 그 장면에서 주인이 겉으로 의연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 수 있었고, 그렇게 밖으로 표현을 하는 방식이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주인에게 필요한 일인 것처럼 느껴졌다. 주인의 엄마 또한 주인의 반응에 덤덤하게 받아들이며 한 번 더 돌까하며 물병을 건네는 모습에서 딸의 마음을 이해하고 진정으로 딸을 위해 마음을 내고 있는 게 전해져왔다.

그리고 주인의 엄마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수호의 여동생 누리의 이야기가 나온다. 누리는 팔에 깁스를 하게 되는데 깁스한 곳의 팔을 때리면서 전혀 아프지 않다고 말한다. 그런 누리가 어느 날 목덜미에 붉은 자국이 나서 집에 오자 수호는 어린이집에서 누군가가 일부러 다치게 한줄 알고 CCTV를 돌려보게 되고 그 붉은 자국에 대해서 알게 된다.

그 자국은 주인이 잠시 어린이집을 지키게 되고 누리를 만나게 되면서 자기는 아프지 않다고 말하는 누리에게 주인은 누리의 몸을 꼬집으면서 이래도 안 아프냐고 묻는다. 그리고 아플 때는 아프다고 말해야 한다고 가르쳐준다.

그 장면을 보면서 어쩌면 누리에게 하는 말이지만 그 말은 주인과 같은 아픔을 가진 많은 이들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이 받은 쪽지를 읽게 되는데 두려워서 숨고만 있던 같은 아픔을 겪은 친구들 또한 자신들도 아픔을 밝히고 싶다고 말한다. 용기 있게 자신의 아픔을 밖으로 밝힌 주인에게 진정으로 박수를 보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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