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
"레프~…"
뜰에서 묘한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나가 보니 낯선 골판지 하나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어젯밤 강풍에 날아왔어?
"푸니푸니후~"
실장석?
게다가 구더기 같은 놈이다.
"테이-"
인형같은 것도 있잖아.
조용하던 뜰이 떠들썩해질 듯하다.
"레플레프."
"츄츄."
골판지 밖으로 나와 말을 주고받는 실장석 자매.
자꾸 나를 올려다보고는 즐거운 듯이 서로 속삭이고 있어
실장석이 즐거워 보여서 다행이다.
일부는 애호파니 학대파니 카테고리가 있다고 해서 여러가지 의미에서 사랑받는 생물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이곳저곳 실장석에 특별한 감정은 없다.
이런 거무스름하고 더러운 냄새가 나는 생물은 당장 정원에서 내던지고 싶을 정도이다.
단지 이 녀석들에게도 목숨은 있고, 일단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기도 하다….
너무 거칠게 대한다는 것도 꺼림칙했다.
어찌된 일인가.
"태츙♪"
대응을 망설이고 있을 때 엄지 실장석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첨하는 듯한 목소리로 울었다.
실장석 특기인 '아첨'을 하는 녀석인가.
뭐 전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어?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
실장석 무료 번역 웹에서 히트한 사이트 열기.
곧 번역을 받다.
물을 주세요라든가 밥을 주세요라든가 목욕을 빌려 주세요?
그 정도의 요구면....뭐...해 줘도......
그러나 번역에 의하면 실장석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기르테치 ♪ 키루테치 ♪」
순식간에 잠에서 깼다.
휙 집으로 돌아와 거실 소파에 주저앉는다.
냉방으로 꽁꽁 싸늘하게 식은 방이 기분 좋다.
실장석들이 창가에 서서 "테치!" "레프!" 하고 울고 있다.
나를 부르고 있겠지?
하지만 이제 그쪽으로는 안간다.
버려진 강아지나 아기 고양이가 '살려줘, 닝겐씨' 라는 듯이 다가온다.
나는 그런 감동적인 동영상을 몇 개 본 적이 있다.
그러므로 실장석도 곤란할 때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 불쾌감.
키워키워♪하고 울었을 때, 내 안에 싹튼 감정.
그것은 "파괴충동".
기르테치♪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첨하는 모습을 짓밟고. 입 다물게 하고 싶다고.
왠지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다.
키루테치♪라는 부탁을 받아들였지만 마지막, 나는 너희들을 죽이지 않을 수 없겠지.
머지않아 그렇게 된다……
"테에엥! 테에에엥!"
어느새 실장석의 목소리는 울음소리로 변해 있었다.
아무리 있어도 창문 건너편에는 도달할 수 없다고.
과연 실장석도 눈치챘을 테고, 게다가……
불쾌하다. 실장석 따위에 관계되는 것이 아니었다.
인간의 아이처럼 꾸물꾸물 흐느껴 울며.
상대의 동정심에 사로잡히려는 근성이 이젠 쓰레기잖아...
"테에에엥!!! 테쟈아악!! 테쟈아아악!!!"
이윽고 슬픔과 분노가 혼재된 정신 상태에 돌입한 것일까.
지리멸렬하게 울부짖고 짖고 창문을 후려치기 시작하다,
"쨔아악~~~!!!"
결국에는 신음소리를 내면서 딸깍딸깍 파열음을 울리기 시작한다.
커튼 너머로 허리를 숙이고 버티는 실루엣이 보였다
하고 싶은 대로군, 똥벌레여……
나는 옆에 있던 휴지상자를 내던졌다
"텟!?"
창문에 딱 부딪혀 공격을 받은 줄 알았던 실장석이 창밖으로 우르르 빠져나간다.
도망갔어?
제발 어디 좀 더 가 주게...
아니, 아직 …있다.
"떼! 떼교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아오!!!!
텟쿄우 우우우 우우우 오오오오오오오오 오오오오 오오오오 오오오오 !!!!!!!!!"
내 소원도 헛되이, 실장석의 감정의 볼티지는 머무는 것을 모른다.
웃기지마.
떼교오가 뭐야, 떼교오가 뭐야.
그것이 왠지 나의 역린에 닿았다.
잠자코!! 이상한 울음소리 그만해!! 어이!!!
조용해졌다...
드디어……
이것만 위협하면 조금은 얌전히……
"테츙❤ 테츙❤"
되지 않았다...
오히려 나의 화를 달래려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내는 형편이다.
어떻게 보면 대단한 거야
이렇게까지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다니……
알았어. 지금부터 그쪽으로 가겠다.
나는 작고 어쩔 수 없다고 중얼거리며 소파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키우면 학대해 버릴 테고, 무시해도 계속 매달릴 것이다.
그러니 어쩔 수 없다.
실장석…
나는 너희들을 그냥 지나쳐주고 싶었는데...
창문을 열면 검고 냄새나는 생물이 기어 나온다.
그리고 발밑에서 오로롱거리는 목소리로 울고 있다.
아직도 기르라거나 어쩔 수 없는 일을 떠들고 있는 것일까.
졌어.
"어쩔 수 없어, 키워줄게."
기른다고 해도 한순간뿐이다
'테치! 테치!'
'레푸!'
내 말이 통했는지 모르겠지만 떠드는 두마 리.
테치테치레프하며 고리를 그리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재미있겠네.
기쁘구나.
그곳을 발바닥으로 두 마리를 찌그러뜨렸다.
다리를 들자 납작해진 것들이 경련하고 있었다.
"레......레..."
"기....이......"
순간 망설임이 있어 발을 헛디딜 수가 없었다.
그 결과가 이 반쪽짜리다.
눈이 튀어나와 찢어진 피부에서 장기가 새어 나오고 있다.
실장석의 재생력을 가지고 있어도 여기에서 복구되는 일은 없다….
지금은 아직도 온기가 있는 고기 덩어리를 열어젖힌 창문으로 내던졌다.
그 두 마리는 얼룩진 골판지 옆에 떨어져 여전히 실룩거리고 있다.
이제 됐겠지.
편해져 주게,
실장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