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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후타바 해산물에 대한 썰을 해부해보면 말이제

작성자decha|작성시간16.03.06|조회수766 목록 댓글 29

일단 콘페이토와 스테이크 구두약속만으로도 일가 전체가 딸려오는 게 실장석이라지만 죽으면 다시 땡겨오는 게 힘듬


이건 스크 내에서도 언급되어 있음. 4편 초반부부터 '처음엔 써먹고 다 죽어나가도 다시 그만큼 충당이 가능했지만 비슷한 경쟁업체가 늘어서 힘들게 되었다'고 나옴. 게다가 본작에서도 '제일 좋은 방법은 최대한 오래 끌고 나가는 것'이란 사실을 인정하고 있음.


또 '숙련공은 아껴야 한다' 대 '갯펄 파는 게 뭔 숙련도 요구냐' 논쟁이 터지고 있는 듯한데, 이것도 '작업에 숙련된 실장석을 계속 써먹는 게 생산성에 이롭다'는 걸 노하우 축적으로 터득했다고 4편에 다 나와있음. 즉 스크는 아무리 실장석 손이라지만 구하기가 만만찮고, 또 가능한 오래 써먹어야 한다는 걸 바닥에 깔고 가는 거임.



근데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 거지. 구하기 힘들고, 또 오래 끌어야 하는 놈들이 왜 그렇게 소모품처럼 소모되나?



실장석으로 해산물 채취와 가공을 하는 건 일단 비용 절감 효과 때문이었다는 게 1편 첫머리의 내용이었지. 사람 할 일을 거의 공짜(식비는 음식물 쓰레기와 저질 푸드가 주이니 가축 사료비에 비해도 눈곱일 지경)로 부릴 수 있다는 거, 존나 큰 메리트이긴 해. 명목상의 월급도 별별 이유로 차압당하니 실제 나가는 돈도 인건비 제하면 얼마 안 될 테고.


그런데, 그만한 이점의 노동력을 왜 그리 쉽게 죽게 놔두느냐? 지금 독자들의 불만은 보통 여기서 나온다고 봄.


분충 새끼야 일벌백계로 쳐죽이고, 말 안 듣는 놈 패죽여서 버릇 들게 만드는 거야 실장석의 성향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치자. 하지만 그외 손실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뭐가 될 거 아닌감.


막말로 숙련도 만랭 찍어서 한 여섯 달은 부려먹어야 할 놈들을 숙련도 반도 찍기 전에 며칠 만에 얼어죽거나 굶어죽게 만든다는 건 앞뒤가 안 맞거든.


그리고 회사 내에서도 그 점을 신경 쓰고 복지에 힘쓴다고 하지만, 정작 고달픈 상황 달랠 방법은 거의 없고 자유시간 빼면 의식주는 형편없음. 동족식은 처형으로 방지한다지만 애초에 동족식이 안 일어나고 배길 수 없는 상황이 스크 속엔 자주 묘사됨. 몸은 닳고 밥은 안 주는데 남은 거야 만만한 지 새끼들 먹는 수밖에. 


그리고 이건 내가 보면서 느끼고 몇 번 입에 담은 거기도 한데, 스크 내에서 식사 장면 보면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란 솔제니친의 소설 구절을 차용한 부분이 자주 보임.


이게 이반 데니소비치란 농부가 스파이 혐의로 굴라그에 복역 중 하루의 나날을 그리는 소설인데, 분명 존나 개차반이고 희망 없는 수용소 생활을 유쾌하게 써서 아이러니컬한 느낌을 줌. 쏘오련 굴라그가 북한보단 덜하지만 그래도 지옥 같다는 건 유명한 이야기지.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도 살 사람은 어떻게든 살 수 있는 곳이라고 그려진단 말야.


그에 비해 후타바 해산물은 4편까진 '제애그룹 지하공사장' 느낌이라면 그 이후부터는 '아우슈비츠' 느낌이 팍팍 남. 차라리 죽는 게 나은 곳이란 것처럼. 쉽게 말하자면 한 스크 내에서 같은 장소에 대한 관점이 아예 모순되게 그려진단 거임. 이게 장편으로 보면 글 스토리 라인에 민감한 사람한텐 풀템베인 3타만큼 존나 치명적으로 느껴지거든. 그거 때문에 불만인 거고, 사단이 난 게지.


내 생각엔 필자가 앞서 말한 소설 보고 꿈도 희망도 없는 수용소 느낌의 스크를 쓰려다 앞에서 말한 거하고 모순되는 부분을 처리 못해서 그냥 방치했다고 생각이 듬. 그런 게 아니면 그렇게 앞뒤가 안 맞을 수가 없음.



정리해서, [후타바 해산물] 자체는 정말 괜찮은 스크임. 하지만 내재된 모순 때문에 매력이 까이고, 글도 그 모순이 폭발한 시점에서 끊길 수밖에 없었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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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레후레후d | 작성시간 16.03.06 스페이스마린 뭐가 좆같은데. 신사적으로 고급 언어 써가면서 작품의 구조를 합리적으로 설명했더구만. 외국의 작품 언급해가면서. 그게 좆같이 보인다고 우기는건 니 혼자같은데.

    그렇게 하나하나 사소한거에 좆같아서 세상은 어떻게 사니
  • 답댓글 작성자decha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3.06 스페이스마린 작중 내에서 비슷한 체제를 돌리는 기업이 많아져서 옛날처럼 쓴다-죽는다-데려와서 죽은 놈 먹인다-쓴다 같은 방법을 쓰지 못하게 되었다고 나오는데, 그렇다면 당연히 공원에 가서 싹 쓸어오는 방식으론 충당이 안 될 만큼 실장석이 줄었다는 증거겠지..
  • 답댓글 작성자decha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3.06 스페이스마린 조건은 이미 작중에서 다 나왔어. 지금 문제인 건 지속적으로 살리는 게 능률적이고 또 그렇게 하고 있다고 작중에서 직접 언급했음에도 실상은 들에서도 안 하는 자살을 택할 정도로 사정이 궁하다는 작중 모순점이지. 4편에선 오래 살리는 게 이득이니 복지에 나름 신경 쓴다고 하는데 시간 차이도 별로 안 나는 8편에선 일 식사 일 휴식 식으로 계속 돌리니 기계가 아닌 이상 실장석도 망가진다고 나오고, 또 실제로 일가실각 장면이 나와. 이 두 사실이 합치가 안 된다는 게 쟁점이지. 그게 정말 숙련공을 장기적으로 운용하는 곳의 실태라고 보기엔 어렵다는 거고.
  • 답댓글 작성자레후레후d | 작성시간 16.03.06 decha 절래절래
  • 작성자painkiller | 작성시간 16.03.06 어차피 기반설정같은거 다 작가가 쓰기나름임 참피 소설 설정으로 쳐싸우는게 제일 쓰잘데기없는 일이란거 한두번 싸워보고나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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