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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의 습격

작성자데카르챠|작성시간23.09.24|조회수1,368 목록 댓글 5

사육실장 무용이는 명절 연휴동안 맡아줄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주인님과 함께 주인님의 할머니 댁에 방문했지만, 실장석이라면 질색하는 할머니는 매정하게도 그녀를 집에 들이는것을 한사코 거부하며 무용이를 마당에 묶어놓고 빈 개집에서 재우도록 지시했다.

 

혈통서가 있는 최고급 사육실장으로 태어나 평생 발에 흙을 묻혀본 적 없던 무용이에겐 낯설고 힘든 환경. 

명절이 끝나고 서울로 돌아가면 수조를 '마법소녀 테치카 하우스'로 바꿔주겠다는 주인님의 약속에 겨우 토라진 마음을 풀었다.

 

어느덧 밤이 깊어 술을 들이킨 인간님들이 얼굴이 기분좋게 달아오를 무렵, 귀엽게 꾸벅거리던 무용이는 구불거리는 시커먼 그림자가 담장을 넘어 스윽 들어오는 것을 보고 눈이 떠졌다.

 

[테.. 테칫! 테챠아앗!]

 

도시에서는 볼 수 없던 동물. 살아오면서 한 번도 본적 없는 생물이지만, 기다란 뱀을 보고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낀 무용이는 네 발로 서서 위협했다. 

 

주인님이 밥그릇에 담아준 고급 실장푸드의 냄새에 이끌려 온 굶주린 뱀은 목표를 바꿔 투실투실하고 영양상태가 좋은 자실장에게 덤벼들어 그녀의 목덜미를 물었다. 

 

[테챠아아아! 꺄아아악!]

 

자실장의 비명소리가 터져나온다. 태어났을 때부터 마마는 물론 브리더에게 예쁨받아 단 한번도 맞아본 적 없는 고급 사육실장이 난생 처음으로 겪는 살을 뚫는 고통에 쓰러져 팬티를 남산만큼 부풀리고 운치를 질질 흘리며 발광했다.

 

저 무서운 괴물을 피해, 주인님이 계시는 집안으로 달아나려고 했지만 목줄에 걸려 엎어졌다.

 

자실장이 자빠진 틈을 놓치지 않고 통통한 몸뚱이를 칭칭 감는 무자비한 포식자.

무용이가 네 발로 기어 도망치려하면서 저항하는 통에 가을을 맞아 주인님이 마련해준 캐시미어 실장복이 바닥에 쓸려 찢어진다, 

 

앙증맞은 팔로 뱀을 토테토테 때려보기도 하고 실장 핸드백을 마구 휘둘러 저항해보지만 녀석의 화만 돋울 뿐이다.   

 

[떼찌이이이~! 츄아아아아악!]

 

갈라진 목소리로 애타게 울부짖으며 집 안에 있는 주인님께 도움을 청해보지만, 애석하게도 주인님은 술을 거하게 들이킨 친척 어른에게 불려가 1시간째 일장연설을 듣느라 무용이의 이변을 알아채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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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람쥐챠 | 작성시간 23.09.24 오랜만에 그림 버네용
  • 작성자참깨라면 | 작성시간 23.09.25 아 좋다
  • 작성자Extra no.2 | 작성시간 23.09.27 https://may2.ftbucket.info/may/cont/may.2chan.net_b_res_1141210711/index.htm
    역수출축하
    본토스레드에 번역됨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한강적 | 작성시간 23.10.02 일본 사람들은 실장석이 왠 외국에서 살아있는 모습 보고 당황했겠네요ㅋㅋ
  • 작성자산스그랑 | 작성시간 23.10.05 정말 오랫만에 글 올리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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