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창작스크립트/ 장편

[관찰/연재중][완전판] 삶은 계속된다 - (모집)편

작성자친친|작성시간17.02.16|조회수6,616 목록 댓글 20

1

 

 

 

없다.

 

 

오늘도 소득이 없다. 벌써 며칠째인지 알 수 없다. 오늘만은 하고 간절한 기도를 하며 다른 실장이 일어나지 않았을 꼭두새벽부터 뛰쳐나가듯 출발했지만 또다시, 오늘도 빈손이다. 날씨는 점점 뜨거워진다. 곧 여름이 다가오는 것을 알리기라도 하듯 시원했던 바람은 점차 뜨거운 공기를 먹어 가슴이 답답해질 정도의 열풍이 되어 돌아온다. 친실장은 원망스럽게도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는 잘 기억조차 나지 않는 먼저 떠난 마마를 생각한다.

 

 

마마, 마마는 그곳에서 잘 지내는데스? 편안한데스까?

 

 

따뜻한 봄이 지났다. 그리고 이제 매미 울음소리와 함께 초여름이 시작되었다. 자연은 공정하다. 출생,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공정한 환경을 제공한다. 추위, 더위, 폭풍우, 바람...... 지구상의 어떤 생물도 위대한 자연의 힘 앞에서 안전할 수 없다. 물론 그것은 인간뿐만 아니라 빌딩숲 사이 간신히 만들어 놓은 공원 안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실장석 또한 마찬가지다.

 

 

슬슬 인간조차 덥게 느껴지는 바람, 소매를 걷어야 할 정도로 후끈한 열풍이 불기 시작하는 환경을 아스팔트가 끓고 있는 도로로 둘러쌓인 공원 안에 숨어사는 실장석들이 견디기 힘든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공원은 꽤나 큰 규모를 자랑했다. 빌딩 숲 사이에 들어서 있는 거대한 공원은 인간의 휴양지를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중앙엔 거대한 호수까지 있는 제법 훌륭한 공원이었다. 훌륭한 공원에 아이들과 강아지들, 노인들이 산책을 다니는 모습을 10년 전만 해도 매일 볼 수 있었으나 점점 도시는 배드타운화 되어 주말을 제외하면 큰 공원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게 되고 아이들은 다 성장하였으며 새로 자라는 세대는 공원에서 놀기보다 컴퓨터 앞이나 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그렇게, 인간의 발걸음이 뜸해질 그 무렵.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실장석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공원 안은 관리인이 상주하여 깨끗하고 관리가 되어 있었으며 여기저기 숨어서 살 큰 수풀과 나무뿌리가 널려 있었고 공원을 산책하던 사람들이 버린 음식과 여러 물건 덕분에 작은 실장석 무리가 점점 커져 나갔고, 그 모습을 발견한 인간에 의해 대량의 구제를 당한 뒤 다시 실장석들이 번식하고, 다시 구제를 당한다. 그런 자연의 순환과 같은 일련의 작업을 거치며 점점 실장석들은 제법 지능이 향상되고 똑똑해졌으며 분위기를 읽고 재빨리 도망치고 무리를 위태롭게 하는 소위 말하는 [분충]을 린치하고 제거하는 등, 마치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살고 있는 산실장들처럼 스스로의 규율을 만들어 살기 시작했다.

 

 

이 공원에 정착한 실장석들은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규율을 만들어 지키기도 하고 고양이나 까마귀 청솔모 등의 강력한 적들에게 대항하고 도피하는 방법을 배웠으며 계절마다 어떤 나무가 자라는지, 어떤 열매를 먹어야 하는지, 어디에 숨어야 하는지를 배워 나갔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온 실장석들은 스스로의 생존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생존경쟁에서 잘 살아남고 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언제나 가장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 바로 여름과 겨울, 그리고 잔인한 자연 환경이다.

 

 

. 실장석의 가장 큰 적이다. 알레스카에 던져 놓은 실장석 무리가 5년만에 해동을 하자 살아나 다시 걸어다닐 정도로 실장석들은 가사상태라는 생물로선 정말 놀라울 정도의 기능으로 매력적인 생존본능을 보이지만 반대로 열에는 치명적이다. 원리를 알 수 없지만 실장석들은 정말로 열에 약하기 때문에 월동 준비보다 여름을 나는 것이 더욱 더 힘들다. 오죽하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관광 캐치프라이즈가 [실장석이 없는 천국으로]였겠는가.

 

 

그만큼 실장석들에게 여름은 생존에 있어 가장 거대한 장애물이며 벽이다. 이 공원은 정말 들실장들에게 과분할 정도로 생존하기에 좋은 입지를 갖추고 있었으나 가장 큰 문제는 빌딩숲 사이로 불어오는 열풍과 뜨거운 직사광선이다. 어지간한 인간조차 손을 내저으며 재빨리 발걸음을 옮기려 하는 뜨거운 열풍이 불어닥치는 장소. 성체가 되고 자를 낳은 친실장조차 견디기 힘들어 그늘에 엎드려 지친 몸을 뉘이는데 작고 어린 자실장이나 엄지, 구더기는 어떠하랴. 더운 날씨에도 공원을 산책하다보면 들리는 [빠킨]하는 청량한 소리와 곡소리가 갈수록 자주 들리고 있다. 진정한 여름이 다가오는 것이다. 실장석에게 있어 본격적인 절망의 계절이. 정말 말 그대로 죽음과 고난의 계절인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인간들의 TV에서는 때 이른 폭염으로 인한 사상자의 발생, 말라가는 논밭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아무리 실장석들이 나무그늘과 주변에 직사광선을 막아 줄 거대한 건물들의 그늘 밑으로 피신을 하고 있다고 해도 용암처럼 뜨겁게 끓어오르는 지열을 막아 낼 수는 없는 법이다. 풀밭으로 들어가도 신발 위로 올라오는 뜨거운 기운이 느껴져 실장석들은 [데겟...]이라는 신음을 흘리면서 어떻게든 시원한 곳을 찾아 엉덩이를 붙이고 신발을 벗고 발을 시원하게 만들어 보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이미 시뻘겋게 달아오른 발바닥은 데인 것처럼 아프고 빨갛게 부풀어 오르고 있다. 골판지 안 자실장들은 쪄죽기 직전의 하우스 안에서 서로 떨어져 치마를 펄럭이고, 후드를 벗고, 어떻게든 시원하게 해 보려 안간힘을 쓰지만 30도를 넘나드는 살인적인 더위에 이미 탈진 직전인 상태다.

 

 

어떻게든 저녁까지 버텨본다 해도 열대야가 남아있어 그야말로 어느 책에 나오는 지옥의 밑바닥처럼 뜨겁다. 이렇게 고통스러운 매일매일을 보내고 있건만 실장석들은 더욱 더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더위만이 아닌, 가장 큰 문제. 바로 식생활 문제다. 공원에 서식하는 들실장석의 주된 음식물은 인간이 버리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나 땅에 떨어진 열매, 애호파의 푸드가 있다. 물론 가장 선호하는 것은 애호파의 실장 푸드다. 영양도 높고 자들도 좋아하며 성체실장도 혀가 빠져 버릴 정도로 달달한 단 맛을 느낄 수 있는 모두가 좋아하는 실장 푸드. 쉽게 얻을 수 없는, 아니 어쩌면 한 실장석의 삶을 걸고도 한 번 먹어보기 힘든 그 실장 푸드를 가져오는 애호파를 기다리는 실장석들로 공원 분수 주변 벤치는 불야성을 이룬다.

 

 

하지만 이 생각은 무척 안일했다. 아니, 실장석들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겠지만 인간은 시원한 집 안에서 에어컨과 선풍기를 틀며 누워 시원하게 살 수 있다. 이런 안락한 환경을 내버려두고 애호파들은 인간마저 내리쬐는 태양에 짜증을 낼 정도로 더운 날씨에 굳이 더러운 들실장을 생각하며 밖으로 나올 생각 따위는 추호도 없다. 하다못해 들 고양이들을 돌보는 캣맘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고양이 밥을 놓는 자리에 얼음을 가져다 놓기도 하건만. 단순히 [실장석은 생명력이 강하잖아~]라던가 [다른 애호파들이 나왔을텐데 꼭 내가 갈 필요 있겠어? 시원해지면 가지 뭐]라고 무책임하게 생각하기 마련이다.

 

 

어쩌면 같은 인간이 이해가 불가능할 정도로 무조건적인, 편집광적인 애정을 보이는 애오파라도 있지 않을까 싶어 애호파 집결 장소로 나오는 나름 실장석 중에서도 현명한 개체도 있지만 마찬가지로 인간이라는 생물을 잘 모르고 자기 좋을대로 판단하는 어리석은 일. 그런 애오파들은 이미 집에 모두 착실히 분충화 된 극한의 분충이 집에 있기 마련이다. 내 집의 귀여운 실장쨩이 우선이지 날도 더운데 밖의 실장들까지 생각할 여유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우연히도 집 안에서 유통기한이 지나고 살짝 곰팡이가 핀 실장 푸드를 발견한 애오파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서 실장 푸드 봉지를 열고 귀여운 실장쨩들을 부르려는 찰나.

 

 

거기 거기! 해충 밥 뿌리려는 체구 건강한 아주머니! 멈추십쇼!

 

 

라는 공원 관리인의 외침과 함께 끌려가 [내가 왜욧!][당신들 내가 누군지 알아!?][경찰 불러!]라며 강력히 항의를 하다 정말로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에게 들실장 관련법으로 인해 벌금을 물며 이를 바득바득 갈고 다신 공원으로 돌아오지 않는 효과를 발휘했고 이를 멀찍이 지켜보던 실장석들은 간만의 실장 푸드 파티가 무산되었음을 깨닫고 피눈물을 흘리며 관리인이 실장석 처리 막대를 들고 달려오기 전에 서둘러 집으로 귀환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런고로 모든 실장이 간절이 원하는 실장 푸드는 탈락.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공원 분수 근처의 엄폐물조차 없는 뜨거운 벤치 옆에서 산 채로 구워지고 있는 어리석은 실장석들이 있다.

 

 

데갸갸갸갸갸!

뜨거운! 뜨거운데스우우!

어서 고귀한 와따시를 구하라는데스우우!!

 

 

 

 

 

 

 

손발이 늘어붙어 아스팔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구워지는 실장석들. 온 몸이 시뻘겋게 그을려 마치 불고기가 된 것처럼 아스팔트 도로와 돌로 된 타일 위에서 노릇노릇 구워지고 있다. 뜨거운 바닥에 얼굴이 데여 몸부림치다 다시 등이 데이고, 몸을 뒤틀려 하지만 실장복이 달라붙었다. 발버둥치고 발버둥치다 실장복이 찢어져 간신히 해방되었지만, 이번엔 반대쪽 상반신이 달라붙어 [뎃갸가아아아아!]하는 불에 지져지는 고통을 느끼며 발버둥치고 다시 발버둥치다 이번엔 신발이 벗겨진 왼발바닥이 달라붙어 스스로 웰던 실장 통구이가 되고 있는 실장석. 결국 탈진 직전의 실장석은 붙은 실장복은커녕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어 결국 하늘을 원망스럽게 바라보다 두 눈이 회색이 되고 갈라진 혓바닥을 내민 채 [......]이라며 중얼거리다 [파킨] 소리를 내며 맛있는 실장 구이가 된다.

 

 

그렇게 어처구니가 없이 고기가 된 실장석은 맛좋은 고기가 구워지는 냄새를 맡아 분수까지 찾아오게 된 또 다른 바보 독라 실장의 미끼가 되어 죽음의 아스팔트와 타일로 유인한다. 맛있게 구워진 고기를 보고 주린 배를 움켜쥐고 미친듯이 허겁지겁 달려들지만 물론 몇 걸음도 가지 못해 똑같이 아스팔트 바닥에서 구워지는 실장구이가 되는 것이다. 옆에서 보고 있자면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미친 짓을 반복하는 실장석들. 공원에서의 생존으로 나름 영리해진 실장석들이지만 삼일 굶으면 남의 주머니에 손 안 들어가는 사람 없다고 했던가. 굶주린 배를 억누르지 못해 결국 무한의 자살 순환을 반복한다. 결국, 실장 푸드는 받을 수 없고, 타죽은 동족을 먹는 동족식도 쉽지 않다.

 

 

다만 독라 실장석들은 실장복도, 머리카락도 없기에 온 몸의 살점이 늘어붙고 또 발악하다 살점이 떨어지고 다시 떨어진 살점이 구워지는 실장생 최후의, 죽음의 서커스를 펼치다 죽는다는 점이 다르다는 것뿐이다. 이제는 너무 자주 봐서 웃기지도 않는 광경을 보는 공원 관리 공익근무요원들은 오늘도 퇴근 전의 귀찮은 죽은 실장석 회수작업을 생각하며 눈을 찌푸린다.

 

 

결국 이렇게 더운 여름의 공원에서 무언가를 먹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럼 일반적으로 실장석이라 생각하면 먹는 음식물 쓰레기가 있다.

 

 

날이 더워지면서 점점 더 신경질적이 되는 실장석들은 평소라면 작은 음식 때문에 다치는 일이 없도록 서로를 피해 가능한 한 동족이 없는 곳을 찾겠지만 여름은 다르다. 굶고 괴로워하는 자들, 힘든 와따시, 짜증날 정도로 더운 날씨라는 환상의 콜라보레이션이 공격적으로 만들고 음식물 쓰레기 근처에서 다른 실장석이 눈에 띄면 [감히 고귀한 와따시의 먹이를 가져가는 도둑년인데샤-!]라며 서로 싸우기 마련이다. 다른 동물들과의 생존 경쟁에서 힘을 모으던 실장석들도 당장 굶어 죽어가는 자신과 자신의 자들을 생각하면 협동이니 뭐니 하는 건 생각할 겨를도 없다. 그저 필사적일 뿐이다.

 

 

이러한 분쟁 속에서 패배한 실장석은 팔다리를 잃고 독라가 되어 운치굴에 끌려가거나 도주하다 다른 실장에게 발견되어 먹이가 되고, 승리한 실장또한 상처투성이가 되어 음식물 쓰레기를 차지하게 되나 그것을 그늘에 숨어 느긋하게 지켜 보고 있던 영리한 고양이와 까마귀가 마지막으로 가볍게 실장석의 덧없는 목숨을 거두고 애원하는 실장석들의 목을 뽑아 실장육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더욱 더 심각한 문제는 운이 좋아 고양이와 같은 천적이 없다 해도 여름의 부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다.

 

 

바닥이 이미 뜨거운 후라이펜 정도로 달궈진 도로 위. 그나마 음식물 처리를 실장석 방지 전용 통에 넣지 않고 준법정신이 어긋난 인간이 귀찮다는 듯 던져놓은 음식물 쓰레기는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내놓은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부패되기 시작해 아무리 똥을 먹고 사는 실장석이라도 먹을 수 없는 힘든 말 그대로 쓰레기가 되어 버린다. 여러 실장 무리가 열심히 부풀어 오른 음식물 쓰레기 더미를 뒤져보지만 소용없다. 봉투가 열리자마자 구역질을 하며 서둘러 봉지에서 떨어져 나갈 뿐. 그리고 그 냄새는 그나마 불쌍히 여겨 먹이라도 줄까 하고 생각하던 인간에게 헛구역질을 불러 일으켜 삶에서 단 한 번 있을까 말까한 호의조차 물거품으로 만든다.

 

 

그나마 남은 쓰레기중에 멀쩡한 참외 껍질이나 다른 음식을 발견하여 돌아와도 돌아오는 길에 뜨거운 직사광선을 정면으로 받은지 오래 되어 정신이 아늑해지고 지쳐 휘청이다 자전거나 차에 치이거나, 순수한 아이들에게 짓밟히거나, 그 외의 이유도 모르는 채 죽는 게 대다수다. 또 그런 천운의 천운이 겹쳐 겨우 돌아온 실장석도 오래 살아남은 교활한 실장석이 잠복해 있는 공원 입구를 넘자마자 덮쳐져 한 끼의 맛있는 실장육과 디저트를 헌납하게 되기 마련이다.

 

 

결국 남은 것은 공원 안의 떨어진 열매나 풀을 뜯어 먹거나 땅을 파내 진흙을 찾아 먹는 매일매일. 그런 비참한 생활을 하는 것은 이미 성체가 된 실장석은 물론이고 자신의 몸뚱아리만한 음식을 먹어도 배가 언제나 고픈 성장기의 자실장에겐 세상이 끝장날 지경의 고통이다. 대개 실장석은 이틀, 길게는 2주는 굶어도 생존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자실장에게는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장을 하는 실장석이기에 오히려 영양을 잘 섭취하지 못하면 작고 약한 성체가 되고, 그런 성체는 독립을 하기도 전에 [데뿌뿌. 고귀한 와따시에게 먹히기 위해 태어난 천한 쓰레기가 여기있는데스우~]라며 체격차에 의해 저항도 재대로 하지 못하고 먹혀 버리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친실장은 미친 듯이 먹이를 찾고 또 찾는다. 울부짖고 경기를 일으키는 자실장들의 식욕을 만족시키기 위해.

 

 

그러나 그들의 고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공원에선 여름에 나는 나무 열매는 물론이요 풀 또한 실장석들에게 질린 인간들이 여러 번 농약을 쳐서 제대로 먹을 수도 없게 죽어버려 결국 대다수의 실장석들은 그날그날 땅을 파 흙을 파낸 뒤 물을 부어 진흙덩어리를 먹거나, 지렁이나 개미와 같은 아주 작은 생물을 잡아 살아남는다. 하지만 그런 귀한 것은 당연히 눈에 띄지도 않는다. 이미 이 공원은 실장석이 과포화 상태를 한참 넘은지 오래라 이미 임계점을 돌파한 상태. 더 이상 무언가를 찾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정 음식을 못 찾으면 더위속에 통풍도 되지 않는 숨겨진 위치의 골판지에서 하루 종일 숨어있다가 뇌가 반쯤 익어버려 분충짓을 하는 자실장을 잡아먹거나 할 뿐이다. 아니, 대다수의 실장석들은 그런 상황을 겪고 있었다. 이날 밤도 어제처럼, 그제처럼 분노와 절망, 그리고 어리석고 철없는 자실장들의 언행에 미쳐서 날뛰다 분노한 친실장에 의해 솎아내진, 애원과 고통의 비명을 지르며 죽어가는 자실장들의 통곡과 절규소리가 울려퍼진다. 친실장은 곳곳에서 들려오는 음습한 기운과 절망으로 가득 찬 목소리에 온 몸을 떨면서 힘없이 집안으로 텅 빈 비닐을 들고 집으로 돌아간다.

 

 

다녀온데스우......

마마! 마마가 온 테치!

마마테치! ! 바압! 밥 테치!

밥 주는 테치! 배고픈테치이이잇!

 

안에서 쥐죽은 듯이 조용히 지내던 자실장들은 친실장이 돌아오자 허겁지겁 달려나와 어미를 맞이한다. 그리고 재빨리 어미의 비닐봉투를 간절히 원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지만 어제처럼 안에 무언가 들어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실망하는 눈치의 자실장들. [테에......]하며 어깨가 축 쳐지는 것을 본 친실장의 마음은 다시 쓰라려 온다.

 

 

차라리 소리지르고 고함치면 좋으련만. 무능한 똥마마라고 욕을 하면 좋으련만. 오늘도 착한 자들은 친실장의 땀에 절어 땟국물이 줄줄 흐르는 실장복과 까지고 닳아 피투성이가 된 손을 보며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고 있기에 실망감을 감추며 어떻게든 굶주린 배를 참아보려 한다. 하지만 두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고 떨리는 목소리만은 감출 수가 없어 친실장은 절망에 빠진 자실장들의 상태를 쉽게 알 수 있었다.

 

 

오마에들...... 미안한데스. 오늘도 밥을 구하지 못한데스.

, 괜찮은테치! 이틀 전에 맛있는 우마우마를 먹었던 테치! 아직 괜찮은테치!

그런테치! 마마가 무사해서 괜찮은테치! 마마만 무사하면 다 좋은테치!

우지챠는 배고픈레후~ 마마 우마우마 빨리 주는 레후~ 구더기 배고픈건 이야이야레후~

그 입 닥치는테챠! 안 닥치면 패버리는테챠!!!

레훼에에엥~! 삼녀 오네챠 무서운레훼에에엥~!

, 진정하는데스! 그래도 오늘은 지렁이 두 마리는 구한데스.

 

 

친실장은 구더기를 노려보며 몇 대 걷어찰 기세인 삼녀를 말린다.

낮에 도저히 먹이를 구할 수 없어 무작정 나무 밑을 파내다 발견한 지렁이 두 마리.

고작 지렁이 두 마리, 그게 오늘 하루 종일 굶고 식사를 기다리던 자실장과 하루종일 돌아다니다 탈진 직전이 되어버린 실장석 일가의 식사다. 하지만 그것이라도 어디인가.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굶어 죽어가는 다른 실장에 비하면 지나칠 정도의 호사다.

 

 

친실장은 한숨을 내쉰다. 이미 오래 전에 말라 비틀어져 딱딱해진 지렁이를 자들의 숫자만큼 나눠주는 손은 떨리고 있다. 이미 너무 많은 피로와 고통, 한계까지 치솟은 위험을 피하느라 친실장은 실장석의 한계를 넘어서기 일보직전이다. 머리 위에 살짝 영혼이 떠 오르기 직전이다. 아침, 독라의 마라실장을 피해 허겁지겁 도망치다 겨우 따돌린 뒤 가슴의 소중한 돌에서 나는 불길하고 위험한 소리를 들었을 때, 친실장은 웅크려 벌벌 떨기만 했다.

 

 

와따시가 죽으면, 와따시의 자들은 어떻게 되지? 이 날씨에 하루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자실장들이 운좋게 마마의 죽음을 안다고 해도 방법이 없다. 친실장이 돌아오지 않는 자실장들의 골판지는 하루도 되지 않아 쑥대밭이 되고 자들은 운이 좋으면 사지가 잘려진채 운치굴행, 최악은 산 채로 구더기를 계속 강제출산하는 출산석이 될 것이다. 한참을 두려움에 떨며 몸을 웅크리고 울던 친실장은 가슴 속의 돌의 이상을 느끼며 이제 슬슬 자신의 한계가 다가옴을 느끼고 있었다.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되는데스우......


 

친실장은 비틀거리며 겨우 몸을 추스렸다. 오늘은 특이하게도 다른 먹이를 찾는 친실장들이 보이지 않는 운 좋은 날이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먹이를 찾아야 한다. 뛰었다. 굴렀다. 움직였다. 행동했다. 발버둥쳤다. 그런 필사적인 노력에도 오늘 찾은 것은 지렁이 두 마리가 다였던 것이다. 고작 지렁이 두 마리. 그 미친 노력을 했음에도 지렁이 두 마리. 아직 어린 자들, 위험한 와따시. 앞날은 절망적이었다.

 

 

마마, 안녕히 주무시는테치

오마에들도 잘 자는데스우......

내일은 맛있는 우마우마가 먹고싶은테치......

사녀! 그런 말은 분충이나 하는 소리인테치!

테에에! 미안한테치! 마마! 미안한테치 분충 아닌테치!

......괜찮은데스, 걱정마는데스 4! 내일은 꼭 맛있는 것을 주겠는데스.

정말? 정말인테찌?

그런데스우~ 그러니 어서 자는데스.


 

테치테치거리며 이것을 먹고 싶다, 저것을 먹고 싶다며 신나 떠드는 자실장들도 잠시 뒤 피로에 지쳐 잠들고 친실장은 다들 잠든 것을 확인한 뒤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봄 내내 열심히 일했다. 그 전의 겨울도 나무 열매를 줍고 추운 계절을 간신히 버틴 뒤 얼어죽은 동료 실장석들의 집에서 구더기와 비상식을 꺼내 자들을 보호했다.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했으나 너무나 무력하고 한심한 결과가 나왔다. 모든 실장석이 마찬가지였다. 열심히 일해도, 일 하지 않아도 마찬가지였다. 똑똑한 실장도, 자신의 자를 잡아먹기 편한 먹이로 먹은 실장석도 마찬가지였다. 모두가 괴로웠다. 모두가 배고팠다. 모두가 고통스러웠다.

 

 

친실장이 어렸을 적, 그 때는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공원에 오는 사람은 많았으며 실장들은 풍요롭게 살 수 있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은 힘을 합쳐 실장들이 잘 견뎌 냈으며 협동이라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힘든 일을 마치고 오면 마마는 언제나 자매들과 함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행복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다. [즐겁고 행복한 일이 많은][몸은 힘들어도 안전하게 살 수 있는][신님에게 빌어서 한 번씩 행복할 수 있었던]곳의 이야기를.

 

 

사실 친실장의 마마도 자세한 것은 모르는 것 같았다. 친실장의 마마의 마마에게 들었던 이야기였으니까. 그래도 친실장은 행복했다. 처음 듣는 이야기들을 듣고 눈을 감으며 떠올린다, 즐거운 일, 행복한 일, 자들을 많이 낳고 그 자들이 또 자를 낳아 온 들판 가득 넘쳐나는 행복의 콘페이토의 산과 스테이크의 강이, 스시 구름이 두둥실 떠 다니는 즐거운 세계. 아주 약간의 노력을(누워서 손발을 움직인다던가)하면 영원히 행복해 질 수 있는 천국과 같은 곳.

 

 

하지만 그런 곳은 없었다.

 

 

사랑스러운 자들은 보호는커녕 추운 겨울을 난 뒤 깔끔하던 옷은 더욱 더 꾀죄죄해졌고 양 뺨이 움푹 들어가 더 이상 귀여운 자실장의 모습은커녕 추하고 못생긴 해충과 같다. 자신 또한 더욱 힘이 빠지고 몸마저 병들어감을 느낀다. 매일 매일 아침마다 몸이 아파오고 예전처럼 팔다리가 쌩쌩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어깨는 뚜둑 거리는 소리가 나고 양 무릎은 뻐근하다. 하루라도 좀 쉬고 싶지만 쉴 수조차 없다.

 

 

집 안에서 배고프다며 울부짖는 자들을 생각하면 멈출 수가 없다. 하지만 집 밖을 나가면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무간도와 같은 지옥. 그런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친 듯이 뛰고 또 뛰고 움직여야 했다. 결국 쉴 시간 따위는 없는 것이다. 아니, 쉬기는커녕 자신이 들었던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를 자들에게 들려 줄 시간조차 없었다. 자들은 주린 배를 움켜쥐고 다른 들실장에게 들키지 않도록 숨을 죽이고 더운 곳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을 뿐.

 

 

대부분의 실장석은 어지간한 피로나 고통은 금새 나아버리는 생물학적 미스테리인 생명체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위석에 영양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사태가 일어나면 죽어버린다. 결국, 간신히 낳은 추자들을 살리기 힘들 지경에 놓이자 월동에 대비한 비상식량이라는 명목 하에 바람이 차가워질 무렵 자를 낳아 그야말로 간신히 겨울을 나는 고육지책을 선택한, 실장석 치고는 정말로 똑똑한 선택을 한 친실장.

 

 

하지만 그 정도로 현명한 친실장조차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지만 어쩌겠는가. 인간조차 대자연의 힘 앞에서는 굴복하고 그저 끝나기만을 빌어야 하는데 고작 실장석 따위야 말 해 무엇하리. 그저 다가오는 고통스럽고 길고 긴 죽음을 빨리 끝내는 것 정도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였다.

 

 

[내일은 어쩐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애초에 실장석 따위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닌 것이다. 자연. 대자연이다. 그저 말없이 하늘은 무정하게 뜨거운 햇살을 내리쬘 뿐이다. 지상에 있는 더러운 실장석들을 마치 몰살이라도 시키려는 듯이.

 

 

친실장은 한숨을 내쉬며 생각해본다. 인간들은 이제 대부분 음식물 쓰레기를 땅에 버리지 않고 자신들만의 거대한 통에 담아놓는다. 실장석은커녕 작은 인간조차 열기 힘들어하는 거대한 통이다. 몇 번이고 동족들이 모여 몸통박치기나 뒤흔들어 보았으나 쓸데없는 짓이었다. 특수한 장치로 고정되어 환경 미화원들이나 쓸 수 있는 특별한 장치가 아니라면 차로 들이박지 않는 이상 움직일 수조차 없다. 또한 더욱 더 날카로워진 다른 실장들과 먹이를 노리는 까마귀와 야생 동물들, 하다못해 산에서 내려온 청솔모나 다람쥐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미 공원의 지배자인 고양이와 까마귀, 까치 같은 것들은 말 할 필요도 없고.

 

 

그리고 식량만큼 중요한 물. 아직 작은 페트평에 남은 물은 4. 일주일은 충분히 날 수 있는 양이지만 어제부터 갑자기 공원의 물이 나오지 않기 시작했다. 지친 몸을 이끌고 물이 나오는 빙글빙글에 다가가 빙글빙글을 아무리 돌려도 물이 나오질 않는다. 언제나 나오던 물이 나오질 않자 패닉에 빠진 실장들은 인간조차 뜨겁다며 손을 내뺄 온도의 분수에 뛰어들어 스스로 증살당하거나 다른 실장을 습격하는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물을 내놓는데스우우우!]라며 인간에게 돌진하는 건방진 실장석은 곧 그토록 원했던 물 대신 온 몸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끼며 자신의 피가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아스팔트 위에서 치이익 소리를 내며 증발하고 있는 것을 이미 하얗게 변하기 시작하는 눈으로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급격한 이상고온으로 인한 단수]를 알 리 없는 친실장이지만 사태가 정말로 위험하다는 것은 깨닫고 있었다. 물이 없다. 이것은 파멸의 징조였다. 마마에게 들었던 정말로 위험하다는 신호. 다른 공원을 찾아야 한다는 신호.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가? 어떻게 다른 공원으로 이동할 수 있는가?

실장석들의 유일한 능력, 다른 공원을 찾는 능력을 열심히 써 보았다.

 

 

하지만 공원은 없었다.

이 근처 어디에도 공원은 없었다.

공원이 아닌 작은 수풀도 없었다.

당연하다. 왜냐면 이 곳은 기획도시, 신도시이며 공원은 대형 공원 하나로 충분했으니까.

인간은 공원보다 커다란 평수의 아파트, 안락한 저택을 원했으니까.

공원 따위는 더 짓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다른 공원은 찾을 수조차 없었다.

그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현명한 친실장의 더 현명한 마마도, 그 더 현명한 마마의 마마였던 더욱 더 현명한 마마도 그것은 알려주지 못했다.

알았더라면 겨울, 학대파에게 그렇게 저항하다 비참하게 사지가 찢겨 죽지는 않았으리라.

 

 

마마...... 어떻게하면 좋은데스우......?

 

 

밤하늘에 뜬 달을 보며 우두커니 서 있는 친실장.

당연하지만 답은 들려 오지 않는다. 두 눈에선 피눈물이 흐르며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데슥.... 데슥.....] 잠든 자들을 깨울세라 친실장은 입을 꾹 다물고 가슴으로 눈물을 받는다.

이런 절망뿐인 밤에도 뜨거운 공기와 열은 친실장을 감싸고 놓아주질 않는다.

대답없는 공허한 질문을 한 뒤 한참을 울던 친실장이 천천히 집으로 돌아가려 하던 그 때였다.


 

저기......?

 

 

 

2

 

 

 

앞서 말했듯, 실장석들의 여름은 지옥에 가깝다. 하지만 그 실장석들 중에서도 더욱 더 괴롭고 고통스러운 존재가 있었다. 바로 독라다. 독라의 여름나기는 더욱 더 고통스럽다.

 

 

우선, 가장 중요한 옷이 없다. 옷이 없다는 것은 모기와 같은 해충에게 더욱 더 노출되고, 땀을 흡수해 줄 보호막이 없으며 풀에 베인 상처나 자잘한 상처가 햇볕이라는 최악의 열에 노출되어 더러운 몸에 땀을 흐르게 해 마침내 상처가 곪아 터지게 되는 것이다. 다른 실장석보다 더욱 더 고통을 받게 되는 독라지만 이런 대자연의 앞에서 머리를 보호할 머리카락도, 피부를 보호할 옷도 없는 독라는 더욱 더 괴로운 것이다.

 

 

피부를 보호하지 못하니 상처가 나고, 아픔은 더욱 더 고통을 불러 몸을 힘들게 만든다. 힘든 몸은 다시 비틀비틀 걷다 상처가 나고, 다시 고통이 심해지고...... 무간지옥이 있다면 아마 독라의 삶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힘들고 괴로운 독라의 삶이다. 하다못해 집이라도 있으면 괜찮으련만 지친 몸을 뉘일 골판지는 당연히 독라에게 있을 수가 없다. 아무것도 없어 낮의 뜨거운 열기를 그대로 간직한 풀숲에서 간신히 몸을 뉘일 곳을 찾아야 하는 신세. 그야말로 인간 노숙자나 마찬가지인 비참한 삶을 사는 독라들.

 





 


 

정말 어쩌다 한번씩 떨어지던 애호파의 콩고물도 없고 식량은 더욱 더 찾기 힘들다. 아니, 식량을 찾는 게 아니라 식량이 되지 않게 도망쳐야 하는 독라 실장석. 독라는 약하다. 독라는 노예다. 아무리 거대하고 마라를 가진 독라라 해도 실장석에게 있어 우습고 공격해야 할 절대적인 약자. 구더기와 동급인 약체인 것이다. 도대체 독라가 왜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독라를 우습게 보는 논리가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실장석의 위석에 새겨진 정보인 것일까? 언제나 독라는 약하다. 온 몸에 난 상처가 고양이와 같은 날카로운 감각을 가진 동물을 부른다. 그러므로 독라는 항상 다른 실장석들과 동물들에게 먹히는 피포식자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오늘도 배고픔과 괴로움에 훌쩍이는 한 마리의 독라. 마마의 마음에 들지 않아 이유도 모른 채 운치 구덩이에 쳐박히고 손발을 뜯어 먹혔다. 간신히 팔이 낫자 다른 똥통에 떨어진 구더기들의 배를 만져 프니프니 하라는 명령을 받아 하루 종일 잠도 자지 못하고 프니프니를 하다 팔다리를 뜯어먹히는 지옥과도 같은 생활. 어찌어찌 운치구덩이에서 기적적으로 탈출했지만 그 뒤의 삶은 딱히 나아진 것이 없었다. 아니, 적어도 마마의 운치라도 먹을 수 있었던 구덩이가 나았을까? 운치 구덩이에서는 좋았다. 잘 수도 있었고 따뜻하고 편안했다. 행복했다. 밖으로 나갈 수 없었지만 곧 커서 친실장이 되면 자신을 비웃는 멍청이들을 노예로 부릴 수 있는 정당하고 당연한 권리가 있었다. 라고 생각하는 독라.

 

 

과거를 미화하는 실장석답게 적어도 운치라도 배불리 먹을 수 있었던 구덩이의 삶을 그립게 회상하며 오늘도 잠자리를 찾아 헤메인다. 정작 그 구덩이에 있던 다른 독라들은 이런 고통스러운 여름을 나기 위해 이미 출산석이 되고 사지를 뜯어먹히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파킨사 했다는 것을 모르는 채로. 그리고 자리를 간신히 찾아 누운 뒤, 곧바로 덮쳐져 다른 실장석의 먹이가 되어 비명을 지르다 사라졌다.

 

 

멀리서 들려오는 다른 실장석의 비명 소리에도 움찔하며 경계하는 독라. 피부는 탈대로 타버려 시뻘겋게 부어오르고 탄 껍질이 벗겨져 새하얀 각질이 일어난다. 가려움은 실장석에게 있어 곧 고통 그 자체다. 손발은 뭉툭하여 손가락이 없고 무언가를 문지를 수 있을 뿐, 긁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려운 부분은 긁지도 못하고 나무나 다른 곳에 비벼야만 간신히 가려움이라는 고통을 피할 수 있는 비참한 존재. 그 비참한 실장석 중에서도 최하층에 속하는, 오늘도 나뭇잎과 잔가지에 찔리고 베여버려 곪은 상처를 핥으며 오늘도 살아가기만 하는 비참한 나날을 살고 있는 독라.

 

 

마마......


 

겨우 자리를 잡고 나무 밑둥에 누운 독라 실장석.

친절하고 상냥하던 마마. 언제나 자상했지만 엄하게 규율을 잡았던 현명한 장녀 오네챠, 장난기 많고 심술쟁이였지만 항상 꼭 안아주던 차녀 오네챠, 재롱둥이에 춤을 잘 추던 사녀, 항상 구더기를 잘 챙겨주던 오녀...... 눈물을 흘리는 독라 실장석. [배고픈데스! 배고픈데스! 배고픈데스우우우웃!]하고 소리를 질러대던 반쯤 미친 이웃의 굶주린 실장석 무리에 습격당하기 전만 해도 행복하던 생활을 그리워한다.

 

 

다시 한 번만, 한번만 더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테치. 아니, 적어도 이 생활만 아니면 좋은테치...... 미래를 살고싶은테치이......

 

 

훌쩍이며 중얼거리는 독라 실장석. 너무나 지쳐서 방심했던 것일까? 뒤에서 뭔가 접근하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피로에 지쳐 정신줄을 놓기 직전, 들린 목소리에 독라 자실장은 경련을 일으키며 튀어올랐다.


 

저기 있잖아......

 

 

 

 

3

 


 

 

다음 날 아침, 공원 여기저기에서 실장석들이 모여있다. 대규모의 실장석들이 모여있음에도 항상 있기 마련인 실장석 특유의 사소한 것으로 인한 다툼이나 분쟁, 고성이 없이 초조하게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실장석들. 동물들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협동을 하는 동안 서로를 알게 된 실장석들끼리는 가볍게 인사를 하며 데스데스 데스우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제법 공원의 규모는 컸기에 여기저기서 실장석들이 계속해서 우르르 나오고 있다. 이 큰 공원 안의 실장석들이 모두 모였는지 엄청난 양이다. 아침운동을 나왔던 사람들 모두 흠칫 놀라 분수대를 돌아 다른 우회로를 찾아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실장석들은 인간이 다가오면 모두들 벌떡 일어나 [데스웃]하며 기대에 찬 소리를 내뱉다가 자신들을 찾아 온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다시 [데스......]라는 실망에 찬 목소리로 주저앉는다.

 

 

공원의 시계가 6시 반을 가리킬 무렵, 먹히지 않기 위해 멀리 떨어져 있던 독라 그룹에서 큰 소리가 들려온다.

 

 

그 닌겐이 온 데스우!

어제 그 닌겐상인테찌!

 

 

그러자 다들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지르며 인간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하는 실장석들. 몇몇이 깔려 [데복] [파킨]하는 소리가 들리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고 인간을 향해 달려간다.


 

마마의 손을 놓으면 안되는데스우!

마맛! 손을 잡는테챠!

사녀! 이리로 오는데스우!!

 

한바탕의 소란이 끝나고 실장석들은 자연스레 어제 자신들을 방문한 인간의 앞에 모여서 데스우 데스우 외치기 시작한다. 링갈을 켜지 않았는지 당황하는 정장 차림의 여자. 그러나 신기하게도 이 실장석들은 얌전하다. 그저 자신의 자를 들어 올리거나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 여자 밑의 실장석들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투분을 하거나 자신을 기르라며 여자에게 달려드는 실장석이라면 으레 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언가를 기다렸다는 듯 여자의 눈을 바라보며 자신의 아이를, 구더기를 들고 무언가를 호소하려 한다. 탁아와는 또 다른 무언가를.

 

 

잠시 당황한 여자를 뒤로하고 옆의 깔끔한 옷을 입은 남자가 고성능 린갈을 켜고 말하기 시작한다. 항상 공원에서 보던 애호파들처럼 자비로운 웃음을 지으며 기쁜 듯이 실장석들에게 말하는 정장의 남자.


 

자자, 실장석 여러분. 조용히 해 주세요.

닥치는 데스우! 어서 와따시와 와따시의 자를 위해 봉사하는데스우! 똥닌겐!

. 이런. 조사팀이 실수를 했나? 거기 분충, 너는 처형이다.

데갸!?

 

제 성질을 못이겨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분충발언을 하던 친실장 한 마리를 집어드는 남자. 허리를 남자에게 꽉 잡혀 강한 악력에 의해 친실장의 의지와 상관없는 빵콘이 시작된다. 남자는 오른손에 든 링갈을 보면서 친실장의 발언을 확인한다. 그리고는 붙잡힌 분충 친실장에게 소름끼치도록 아무런 악의도 없는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왼손에 힘을 주기 시작한다. 양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오다 곧 피눈물이 흘러 나오기 시작하는 친실장.

 

 

[내려놔 내려놔]라며 비명을 지르지만 남자는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로 친실장의 복부를 압박한다. 점점 더 강해지는 손의 압력과 엄지손톱의 힘에 점차 배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하는 친실장. 양 팔을 버둥거리며 어떻게든 저항하려 하지만 소용없다. 애초에 잡힌 순간 이 친실장의 운명은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곧이어 [까드득 까드드윽]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모든 실장석은 알고 있다. 이 소리는 바로 뼈가 점차 부러지며 긁혀 나가는 소리다. 학대파들이 등장하면 듣기 싫어도 알게 되는 이 소리. 무언가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건방진 실장석에게 일어나고 있다. 두 귀를 어떻게든 막고 벌벌벌 떨고 있는 실장석들. 하지만 인간은 여전히 다정하게 웃으며 위아래로 손을 열심히 움직인다.

 

 

그저 예전에 보던 점잖은 애호파로 판단한 남자를 우습게 보고 달려들려던 건방진 실장석들은 입을 떡 벌리고 방금 전 일어난 광경에 당황하며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발버둥치던 친실장은 더 이상 움직이지도 못 하고 [테엑......]하는 작은 비명만을 지르며 움찔거릴 뿐이다. 빵콘한 내용물이 흘러내리고 이젠 총배설구에서 나와선 안 되는 붉고 녹색의 무언가가 땅에 투투둑 떨어지기 시작한다. 곧이어 남자는 당연하다는듯 친실장의 양 발을 뽑아 무심히 양 발을 던져버린다. 피와 내장이 떨어지며 맨 앞에 있던 실장석들의 몸에 쏟아진다.

 

 

하지만 엄청난 충격에 움직이지도 못하는 실장석들. 그런 실장들을 무시하고 남자는 곧바로 옆에 있던 나무에 친실장의 총배설구를 대고 긁기 시작한다. [그르르르르르르르르르륵] 들어 본 적도 없고 들어서는 안 되는 소리가 들린다. 마치 사포에 갈리듯이 나무껍질과 인간의 힘으로 총배설구 끝자락부터 갈려나가기 시작하는 친실장. 다 죽어가던 몸, 빛이 바래기 시작한 위석을 가진 실장석이라고 믿을 수 없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는 친실장. 하지만 남자는 당연하다는듯 주머니에서 작은 줄칼을 꺼내 가볍게 친실장의 목을 찌른다.

 

 

기록....기기리릭....께이에에에엑!

음흠~흐흐음~시끄럽다 분충.

끼루우우우에에에에게에에엑!

 

 

비명을 지르지만 공기가 새는 소리만 들릴 뿐 울려 퍼지지 않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 비명. 단숨에 삶의 모든 것을 빼앗긴 친실장은 [싫어, 싫어]라고 벙어리가 되어버린 언청이 입에서 외치며 눈물을 흘리지만 남자는 여전히 미소를 거두지 않는다. 가면이라도 쓴 것인가? 어째서? 왜 이런 고통을 주는가? 아무리 눈으로 애원을 해도 남자는 듣지 않는다. 마치 그 곳에 친실장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정말로 즐겁다는 표정으로 건방진 실장석을 위 아래로 슥슥 갈아버리고 있다. 절대 멈추지 않는 고통에 기절하고 싶지만 기절하기 직전 어떻게 알았는지 인간은 절묘하게 실장석의 미간을 나무 기둥에 박아버리면서 다시 현실로 끌고온다. 간신히 살아있는 지옥에서 벗어나 저승으로 향하기 직전의 실장석은 비명을 지르며 다시 한 번 온 몸을 뒤틀고 구더기처럼 몸을 흔들어 남자의 손에 저항해 보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어느 새 몸통마저 갈려나간 친실장. 정말 불행하게도 이 친실장의 위석은 머리에 있었는지

아직도 빠킨사하지 못하고 있다. 온 몸을 미친 듯이 흔들고 목이 부러져라 흔들며 인간에게 사정하고 빌어보고 저항도 해 보지만 인간은 전혀 지친 기색도 없이 신나게 위 아래로 친실장을 긁고 있다. 결국 지옥과 같은 1분이 지나고, 몸뚱아리, , 입마저 갈려나간 뒤, 뇌가 보일락 말락 할 시점에서 겨우 위석의 끝자락이 부서져 지옥과 같은 고통에서 벗어난다.

 

 

10분도 되지 않는 시간. 단순한 호구로 보였던 남자가 보통의 학대파를 능가하는 최고의 두려움으로 자리잡은 순간. 겨우 상황의 변화를 깨달은 맨 앞의 자실장이 크게 울음을 터트리기 직전, 남자는 다시 한 번 점잖게 옷을 가다듬고 이야기를 다시 시작한다.

 

 

. 여러분, 안녕하세요? 어제 저희의 말을 듣고 여기에 와 주신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 데겟......

방금 전 분충은 신경쓰지 마세요. 저런 분충은 여러분과 함께 한다면 더욱 피곤하게 할 뿐인건 다들 아시겠죠? 그쵸? 맨 앞의 귀여운 실장석씨?

!? , 물론인데스! 저런 분충은 필요 없는데스!넋을 잃고 있던 실장석 한 마리가 귀엽다는 칭찬에 얼굴을 붉히며 대답한다. 과연 인간의 칭찬을 언제나 갈구하는 실장석 답다.

하하. 역시 그렇지요? 똑똑한 여러분도 모두 이해하셨으리라 믿어요. 분충은 죽어야죠. 당연한거죠, 그쵸? 다들 이해하셨죠?

「「「「「그런데스!/테찌!/레치!」」」」」

하하! 다들 이해해 주셔서 기쁩니다. 모두 현명하네요! 아주 좋아요! 그럼 어제 말씀드린 이야기를 더 해볼까 해요. 괜찮겠죠?

물론인데스!방금 전 일어난 일을 잊어버린 듯 큰 소리로 대답하는 실장석들. 난생 처음 받아보는 인간에게의 칭찬에 행복회로가 가동된다.

. 그럼 여긴 더우니 저희가 마련한 시원한 공간으로 모시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이쪽입니다~


 

환하게 웃는 예의바른 남자와 옆의 비서로 보이는 아름다운 여성. 두 친절한 인간의 태도를 보고 안심한 것일까 실장석들은 방금 전 죽은 분충은 분충이었다고 생각하며, 아니 그렇게 세뇌되어 아무런 의심 없이 인간을 따라 나선다. 곧이어 눈앞에 펼쳐지는 믿을 수 없는 광경. 거대한 돗자리와 커다란 파라솔, 그리고 시원한 그릇에 담겨진 실장 푸드와 차가워서 김마저 올라오는 과일쥬스. 남자와 여자는 몸이 안달나기 직전인 실장석들을 안아 한 가족씩 돗자리 위 식탁에 앉혀놓고는 식사를 대접한다.


 

우마우마! 우마우마인데스우!

마마! 너무 맛있는테챠아!

먹어도 되는테치? 맛있는테치이이이!


 

벌써 몇일을 굶었던 실장석들은 남자가 뭐라 하기도 전에 앉아서 허겁지겁 식사를 하기 시작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별다른 제지 없이 그저 실장석의 수만을 확인하는 남자와 여자. 어느 새 실장석들은 식사를 마치고 정말 오래간만의 느긋한 평화를 즐기며 늘어져 있다.

 

 

의도를 알 수 없는 호의에 경계를 하던 얼마 되지 않는 현명한 실장석들도 다른 실장석들이 멀쩡한 것을 보고 자식들에게 밥을 먹인다. 행복해하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자들의 머리를 쓰다듬고 정말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자들의 행복과 자신의 포만감이라는 행복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그저 자들의 헤쓱해진 얼굴에 생기가 돌아온 것을 기뻐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거나 품에 안거나 하고 있다.


 

. 여러분, 식사는 다 하셨나요?

그런데스. 닌겐상 더 주면 안되는데스?

. 저희도 더 드리고 싶지만 우리와 함께하지 않는 분이 있을지 몰라서요. 저희와 함께하는게 확정이 된다면 일하는 곳에서 드리도록 하지요. 여러분은 분충이 아니니 떼쓰지 않겠죠?

데스우...... 알겠는데스......


 

방금 전 분충이 끔찍하게 죽는 모습을 봐서일까 약간의 불만의 목소리는 나왔지만 대체로 납득하며 남자의 다음 설명을 기다렸다. 작은 행복에도 분충이 되는 실장석에게 있어 의외인 모습이다. 그러고 보니 공원의 모든 실장이 모였음에도 마라실장과 같은 위험개체나 동족식을 하고 뒤통수를 치는, 실장석 사회에서 분충이라 불리는 불량한 개체는 없다. 얼핏 보면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이 공원의 실장석들은 모두 분충이 없고 훌륭한 양충인 것일까? 다른 실장석 전문가들이 본다면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어째서 이 곳의 실장석들이 분충이 없고 인간의 말을 잘 듣는 것일까? 이유는 오직 어젯밤 이곳을 열심히 돌아다닌 직원들만이 알 것이다. 아니, 직원들이 밤새 돌아다닌 뒤 세척한 적록의 강철 징이 박힌 군화도 알고 있으리라.

 

 

 

 

4

 

 

 

저기, 잠깐 시간 있니?

데뎃! , 닌겐상!

놀라지마! 난 학대하러 온 거 아니야.

...? 학대파가 아닌데스우?

. 난 너희에게 제안을 하러 왔어.

제안? 제안이 뭐인데스?

...... 거기부터인가. 그래, 너희랑 이야기를 하러 왔어. 잠시 시간이 있니?

데에...... 시간이야 많은데스...... 하지만 힘이 없는데스......

그렇구나. 그럼 여기 이걸 받으렴. 배고프지?

!? , 빵인데스!? 그것도 팥빵인데스!?

. 받아. 이 정도면 자들에게도 충분하겠지?

그런데스! 고마운데스 닌겐상! 좋은 닝겐상인데스! 감사한데스우!

그래, 그래. 그럼 너의 자들을 모두 데리고 나와볼래? 너희랑 이야기하고 싶어.

알겠는데스! 잠시만 기다리는데스! 장녀! 차녀! 삼녀! 사녀! 오녀! 육녀! 구더기쨩!


 

어두운 밤. 간신히 실장석들이 경계를 풀고 휴식을 취할 무렵 사장과 다른 직원들은 움직였다. 그들이 언제나 그랬듯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목표를 찾기 시작한다. 목표는 물론 실장석. 긴밀한 관계인 정부의 실장구제 관계자에게 술자리에서 흘려 들으라면서 들은 구제일이 일주일 뒤로 정해졌다. 이제 곧 공원 앞에 커다란 글씨로 공고도 붙을 것이다. 이 공원은 슬슬 개체수가 늘어나 애호파들도 반발하지 않는 좋은 장소고, 구제가 끝난 뒤 실장석들이 이상할 정도로 깔끔하고 완벽하게 사라진 것을 의심하지 않을 딱 좋은 시기였다.


 

모두들 데려온데스!잠시 시간이 지나고 자식들을 데려온 친실장. 그 사이에 빵을 먹었는지 다른 자들과 친실장은 찢은 빵을 한 손에 들고 입에는 빵 부스러기가 묻어있다.

그래. 착한 실장석이네. 그럼 내가 너희에게 뭘 좀 물어봐도 되겠니?

묻는테찌! 좋은 닝겐상테찌! 대답해주는테찌!

고마워.싱긋 웃는 남자. 공원의 애호파들처럼 상냥한 웃음이다. 아주 작은 경계심도 남자의 미소를 본 순간 사라져버렸다.

그럼 너희들은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니?

아닌테찌! 힘든테찌! 너무 괴로운테찌! 너무 힘들고 배고프고 괴로운테찌! 더운테찌! 힘든테찌!

차녀! 그런 말을 하면 마마가 슬픈테치!

!? , 아닌테찌 마마! 마마 때문에 힘든게 아닌테찌! 와타찌는......

알고 있는데스 차녀쨩. 마마가 미안한데스우......


 

마마의 눈치를 보며 기죽은 차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는 친실장. 대게 실장석은 궁지에 빠지면 분충이 되거나 날카로워져 자기들끼리 다투는 경우가 많지만 이 가족은 애정이 무척 깊은 개체인 듯. 남자는 실장석이 보지 못하는 높은 위치에서 무언가에 쓱쓱 체크하며 [v]표를 그리기 시작한다. 그런 남자를 싱글벙글하며 올려다 보는 실장석들의 눈에 의심의 기색은 전혀 없다.

 

 

그렇지. 힘들겠지. 날도 더워지니. 고생이 많았구나, 마마가 정말 힘들었을거야.

아닌데스우! 괜찮은데스! 와따시의 자들을 생각하면 뭐든 할 수 있는데스!

그래? 대단하네. 훌륭해 훌륭해.남자는 친실장의 땀에 절은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데엣? 데에에에~ 데프프~


 

친실장이 된 뒤 처음 겪어보는 자신보다 큰 존재의 쓰담쓰담. 친실장은 눈물이 날 것 같은 기쁨을 느꼈다. 애초에 실장석은 누군가에게 의존하고 비호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렬한 종족. 그런 본능을 억누르던 친실장의 본성을 단숨에 해방시킨 이 남자는 대단한 실장석 회유 능력이 있는 듯하다. 다시 한 번 [v]표를 체크한 뒤 남자는 자실장들과 친실장을 바라보고 다정한 눈으로 바라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럼 너희들, 이곳보다 더 좋은 곳에서 살고싶지 않니?

?

테찌이?

너희들은 이대로라면 죽어. 알고 있지 친실장?

테찌이이이!?

마마!? 진짜인레치!?

레후? 마마 프니프니 해주는 레후♪」

 

 

고개를 떨구는 친실장.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알고 있다.

끝이 다가오고 있다.

 

 

이대로라면 가족이 아사하던지 습격당해 죽던지, 자신이 집을 비운 사이 동족에게 습격당할 것이다. 운이 좋아 그렇지 않다고 해도 자신이 먼저 죽으리라. 오늘 간신히 맛있는 것을 구해 배를 채웠지만 어차피 이런 것은 행운일 뿐. 절망의 밑에 떨어진 친실장에게 [오늘도 내일도 인간에게 헌상받는데스~]같은 행복회로가 돌아갈 여유조차 없다. 오직 눈 앞은 절망, 끝없는 고뇌와 지쳐 죽어가는 실장석의 삶. 하지만 어쩌란 말인가. 하늘에서 구원의 손길이라도 오지 않는 이상 답이 없다. 오늘과 같은 행운은 자신의 삶에서 단 한 번 뿐이었던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행운. 내일도, 모래도 그저 죽음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갈 뿐. 그 때가 오면 그저, 죽음의 신이 단칼에 자신을 내려쳐 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니까 친실장. 자실장들. 너희들 우리에게 오지 않을래?

데엣?

사육실장인테치!?

아니, 아니, 그런 건 아니야. 하지만 사육실장만큼은 아니어도 너희가 행복하게 살 수는 있어.

테에?

그게 무슨 말인데스 닌겐상?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친실장.

그러니까 우리는 너희가 필요해. 너희가 우리와 함께 해 준다면 우리는 너희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잠자리와 쉴 곳을 주고, 다른 실장이던 까마귀던 뭐던 위험에서 지켜줄 거야. 물론 학대파도 없고 안전해. 잠도 늦잠은 아니어도 충분히 쉴 수 있을 거야. 어떠니?

데엣!?


 

정말 단 한번도 생각하지도 못한 행운이다. 친실장은 정말 하늘에서 구원의 손길이 내려온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말도 안 되는, 정말 믿을 수 없는 기적같은 일. 다른 자실장들은 모두 행복한 외침을 지르며 [테치테치] [레후우?] [레챳!] 하며 기쁨의 소리를 내지른다. 그런 실장석들을 보며 인자하게 웃는 남자. [v]표를 다시 체크하면서 친실장을 바라보고 있다. 마치 친실장 스스로의 결정을 기다리는 듯이.

 

 

친실장도 하마터면 자들과 같이 소리를 지르고 기뻐할 뻔 했으나, 우연히도 자신을 바라보는 인간의 눈과 시선이 마주쳤다. 분명 다정하게 웃고 있지만 자신들을 어딘가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인간. 뭔가 이상하다. 이상하다. 이 인간은 이상하다. 분명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저 눈은 호의가 있는 것과는 다르다. 무언가를 분명 요구하는 것이다. 2년 넘게 살아오면서 노련한 경험을 가진 친실장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끼며 침을 꿀꺽 삼켰다. 어쩌면 이것은 함정일지도 모른다. 조심해야 한다. 친실장은 마음을 굳게 먹으며 다시 한 번 생각한다. 그리고 인간의 말을 되묻기 시작한다.

 

 

...... 닌겐상? 죄송하지만 함께 한다는게 무슨 소리인데스?

, 그래. 친실장. 뭔가 이상하겠지? . 우리가 말하려는 건, 너희가 일을 하는 거야.

? ? 일이 뭐인데스?

너희가 먹이를 모으거나 골판지를 가리거나 하는 행동 있지? 살기 위해 하는 행동. 그게 일이야.

그럼 그 일을 하면 뭘 주는데스?

너희가 일을 열심히 한다면 그 대가로 뭐든지. 예를 들면 이런 콘페이토.

 

 

남자는 주머니에서 별사탕 봉지를 꺼낸다.

 

울퉁불퉁한 별 모양과 색색으로 빛나는 화려한 색깔. 그리고 달콤한 향기. 향기. 향기!

 

달콤한 향기!

 

달콤한 향기!

 

코 속까지 퍼지는 아름다운 과일향기!

 

달달한 설탕과 달콤한 과일의 향기!!!!

 

거부할 수 없는 향기!!!!!

 

친실장과 자실장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에서 침만 폭포처럼 흘리며 멍하니 서 있다. 그런 실장들을 보며 남자는 씨익 웃는다. 그 어떤 들실장도, 아니 사육실장도 거부할 수 없는 최고급의 달콤한 맛이 나는 별사탕. 인간에게는 맛없다, 너무 달다, 건강을 해친다며 버리는 별사탕이다. 그저 건빵과 같이 들어 있는 별사탕. 과일 향을 넣은 마트 계산대 앞에 개당 100원으로 떨이처리 하는 별사탕. 그저 그 뿐인 별사탕이다. 하지만

 

 

. 여기 받으렴.

데갸아아앗!?

정말인테찌야야?!

 

 

마치 비명을 지르듯 소리치는 실장석들. 울면서 별사탕 봉지를 끌어안고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본 남자는 웃으며 별사탕 봉지를 찢어 달콤한 사탕을 꺼내 한 마리당 하나씩 콘페이토를 주기 시작한다. 머뭇거리는 엄지에게 옆의 구더기 몫까지 하나 더 추가로 주는 남자. 이 남자는 어쩌면 [하늘에서 보내준 천사가 아닐까? 신의 자비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친실장은 감격했다. 눈물이 났다. 독립하기 직전 마마가 모아놨던 자투리 하나만을 먹어봤었던 콘페이토. 마마가 학대파에게 잡혀 찢겨 죽어가면서 외쳤던 맛있는 것이 있는 장소, 독립을 위한 장소에서 고이 모셔놨었던 콘페이토.

 

 

달다! 달다! 혀가 빠질 정도로 달다!

 

 

두 눈에서 적녹의 눈물을 흘리면서 허겁지겁 먹는다. 자들도 생각나지 않는다. 달콤함, 달콤함, 이 달콤함! 한참 시간이 지난 뒤 친실장은 콘페이토를 먹고 부스러기가 남은 손을 쪽쪽 빨아먹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난 뒤에야 도돈파나 코로리일까 두려워 했지만 자들은 멀쩡하다. 자신도 멀쩡하다.

 

 

맛있다

맛있다!

정말 맛있다!

달다. 달콤하다!

맛있다!

 

 

괜히 닝겐상을 의심한 것 같다. 눈물을 흘리는 친실장은 방금까지 실장석을 미치게 만드는 맛을 들고 있던 손끝을 핥짝인다. 아직도 달달한 맛이 느껴진다. 눈물을 흘리는 친실장. 잠시 뒤 여운이 조금 가시자 [!]하고 인간이 자신의 추잡한 모습을 보고 경멸하지 않을까 재빨리 인간에게 눈을 돌린다. 하지만 친실장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런 점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자들과 친실장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남자. 그리고 다시 말하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생각해보고 내일 저기 앞 분수에서 우리와 함께 이야기하지 않을래? 다른 실장들도 함께 올 거야. 어때?

다른 실장도 함께인데스?

. 이 공원의 실장들 모두와 함께야. 어때? 그렇게 많은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

데에...... 하지만 마라나 분충이......

그런 놈들은 오늘 밤 우리가 구제에 들어갈거야.남자는 딱 잘라 말한다.


 

[?] 이상함을 느끼며 친실장은 다시 한 번 남자의 눈을 바라본다.

잠시 등을 스쳐갔었던 서늘한 느낌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어딘가 위화감이 있는 목소리였다. 분명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해주지만 가끔 무언가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학대파도 아니다. 하지만 애호파도 아니다. 자신을 마치 관찰하듯 쳐다보며 손에 든 무언가에 자꾸 다른 손으로 무언가를 하고 있다. 신난 자들과는 달리 아직 경계를 늦추지 않은 친실장.

 

 

하지만

달리 다른 방법이 있는가?

인간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건 정말 엄청난 행운이다.

 

 

거짓이라면? 어째서 이런 귀찮은 일을 하는가? 빵까지 나누어주면서 이런 대화를 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런 걸 한다고 인간이 이득을 보는가? 아니다. 그럼 어째서? 이 인간은 다른 학대파들처럼 빠루로 햣하! 하는 소리를 지르는 인간도 아니다. 먹이를 뿌리며 [주워먹어라 벌레들아!]라고 눈으로 외치며 위에서 자신의 비참한 처지를 절대적인 우위에서 깔보는 것을 즐기는 저주받을 애호파 인간도 아니다.

 

 

차갑다.

냉정하다.

가끔씩 보이는 눈빛이 너무나 무섭다

 

 

하지만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 것 같다. 게다가 마라와 다른 분충을 제거해 준다고 한다.

이 공원에서도 현명한 편에 속하는 친실장은 머리를 부여쥐며 빙글빙글 돌며 생각을 한다.

어떻게?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마마라면? 마마의 마마라면 어떻게 했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좋은 이야기 같기는 하다. 게다가 무작정 사육실장으로 삼겠다는 의심 가득한 이야기가 아닌, 무언가를 대가로 원하고 있는 것이다. 어줍잖게 인간의 방식으로 생각하는 법을 알고 있는 친실장은 고민에 빠졌다.


 

그런 마마의 이상행동을 눈치챘는지 콘페이토와 새로운 삶을 기대하며 신이 나 떠들던 자실장들은 자리에 주저앉아 말없이 어미를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침을 꿀꺽 삼키며 미간에 힘을 주고 땅을 바라본 채 생각하는 친실장을 보고 있는 어린 자식들. 우지챠가 [레후~]라며 마마를 부르려는 것을 엄지가 손으로, 아니 주먹으로 꽉 눌러 막는다. 10분이 지났다. 머리를 부여쥐며, 온 몸을 흔들며, 앉았다 일어났다 한참을 생각하던 친실장은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들과 눈이 마주친다.

 

 

와따시의 귀여운 아이들. 아이들에게 밥을 줘야 한다. 이 인간은 적어도 와따시를 그 잔인한 야옹처럼, 무서운 까악처럼, 거대한 펄럭펄럭처럼, 하얀 악마처럼 잔인하게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 인간과 함께 간다면, 그러면, 자신이 살아만 있다면, 적어도 자들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삶에 있어 가장 큰 결정을 내린 친실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 어디로 가면 되는데스우......?

 

 

 

 

5

 

 

 

 

커다란 화물트럭이 도로를 질주한다. 얼핏 보기엔 일반 화물트럭이지만 화물 공간이 개조되어 천마리 이상의 실장석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운송수단이다. 겉에는 커다란 글씨로 점차 거대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K그룹의 로고가 그려져 있다. 그렇다. 남자의 말을 들은 실장석들은 먹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삶. 자를 습격당하지 않는 삶. 분충이 없는 삶. 각자 원하는 삶을 그려본다. 고통으로 가득찼던 삶, 간만에 즐거운 생각과 행복회로를 돌리며 즐거운 삶을 생각하는 실장석들. 그리고 그들의 결정의 끝은 당연했다.

 

 

하지만 정든 공원을 떠나기도 두려운 일이다. 무리에서 특별히 현명하기로 소문난 몇몇 실장들을 바라보며 친실장들은 망설이고 있다. 이 현명한 실장들이 나서지 않기 때문에 다른 실장석들도 머뭇거리고 있다. 현명한 실장들은 생각한다. 고개를 숙이고 곰곰이 생각한다. 달콤한 제안이다. 정말 나무랄 데 없는 조건이다. 보호와 식사, 그리고 생활까지. 하지만 뭔가 껄끄럽다. 알 수 없지만 [?]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머리를 맴돈다. [?] 일은 무엇인가? 어째서 제대로 된 설명이 없는가? 특히 자식들 또한 모두 일을 해야 한다는 조건이 망설여지게 만든다. 현명한 친실장들은 [다른 모두가 떠난다면 개체수가 적어진 공원이 편안해지지 않을까?] 하고 나름 머리를 굴려본다.


 

그런 현명한 실장석들을 보며 남자와 여자는 눈짓을 교환하고 씩 웃는다. 마치 [찾았다]같은 느낌이 아닐까. 흐뭇하게 서로를 바라보며 작은 미소를 지은 두 남녀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크게 소리를 치기 시작한다. 이제 곧 7, 사람들이 지나다니기 시작하고 일부는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고 있다. 서둘러야 한다.


 

, 다들 서두르지 않으면 늦습니다. 지금 출발해야 합니다. 가실 분은 어서 오세요~

한 두 번 있는 기회가 아니라구요? 자식들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요~

 

 

두 남녀의 감언이설에도 쉽게 움직이지 않는 실장석들. 모르겠다. 모르니 두렵다. 무엇을 해야 할까? 알 수가 없으니 두렵다. 언젠가 자신이 될 것이라 믿어 마지 않던 콘페이토와 스시를 먹을 수 있는 세레브한 사육실장이 아니다. 이 인간들은 사육실장이 아니라고 했다. 그것이 실장석들을 고뇌하게 했다. 당연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편안한 삶을 영위하며 맛있는 것, 행복한 일만 하는 사육실장이 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자신들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을 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뼈속까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 이유를 알 수 없는 자신감으로 만들어진 실장석들을 망설이게 하고 있었다.

 

 

...... 정말이지 그 때 들은 것과 전혀 다르지를 않네. 신기하구만.

사장님......?

? 아니, 아니야. 자 어서 더 불러 보자고. 힘차게!

!

 

 

하지만 지금의 비참한 공원의 생활과 미래를 놓고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 인간을 따라 가는 것이다. 여태까지 제공된 정보를 생각해보면 절대로 붙잡아야 하는 기회인게 분명한데도 대다수의 실장석들은 고민하고 있다. 생각한다. 그리고 왠지 껄끄러운 느낌에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단지 인간에게 의지하며 자신은 손가락 까딱하지 않고 편안하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썩어빠진 사고방식. 너는 일을 해라, 나는 놀면서 집에 앉아 영원히 편안함을 누리고 너를 이용해 먹겠다. 마치 썩어빠진 인간과 같은 사고방식. 그것이 실장석의 본능이라고 알려 주듯이.

 

 

정말이지, 그녀의 말은 틀리질 않는구나.

 

 

피식 웃는 사장. 마치 이럴 것을 알고 있다는 듯 한 말투였다.

 

 

하긴. 본인에게 들었으니 당연한가.

 

 

긴 한숨을 내쉰 사장. 10분을 더 안전하다, 밥을 준다는 꿈과 같은 이야기를 해도 일을 해야 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실장석들. 이 실장석들은 기본적으로 분충은 아니더라도 끝없이 이기적인 실장석이다. 그동안의 자연과 야생 동물로 인한 고통은 잊어버리고 잠시 배가 부르고 행복해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신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에 큰 거부감을 느낀다. 여태까지 받았던 호의와 커다란 자신들에게 준 이득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신이 조그마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것에 더욱 더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남에게 봉사를 받아야 한다. 남은 당연하지만 자신은 무엇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에 조금이라도 해가 된다면 절대로 하지 않는다. 이것이 실장석이다.

 

 

인간의 설득에 몇 번이고 대화를 해 보지만 [일은 싫은데스. 잃은 하지 않겠는데스. 밥을 그냥 평생 주는데스]라던가 [왜 일을 하는데스? 앞으로 너는 당연히 와따시에게 밥을 줘야 하는데스]라며 전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억지를 부리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일을 왜 하란 것인 데스?

주는 게 있으면 받는 게 있어야죠, 그러니까......

너는 주는 것을 하면 되는데스. 와따시는 받는 것을 하면 되는데스. 그럼 된 거 아닌데스?

아니, 왜 그렇게 이야기가......

와따시는 받는 게 당연한데스. 봉사하는 것은 너의 의무인데스. 당연한 것 아닌 데스?

어째서......

와따시는 고귀하고 아름다운데스. 그런 와따시에게 봉사하는 것은 너희들의 의무인데스.

 

 

질렸다는 표정의 여자. 하지만 남자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자신의 가슴에 건 로켓을 열어 작은 사진을 본다. 무엇이 있는 지 알 수 없지만 남자는 로켓의 안을 본 뒤 [흐읍-]하고 힘차게 숨을 들이 마신다. 몇 번의 대화를 더 시도해 보았지만 모든 실장석들의 판에 박힌 듯 똑같은 반응에 질린 여자는 고개를 들어 남자와 눈을 마주친다. 그리고 고개를 가볍게 끄덕인다. 마침내 행동 제 2페이즈에 들어갈 시기다.

 

 

, 힘을 내 봅시다.남자, 아니 사장은 먼 하늘을 바라보며 씨익 웃는다. 마치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전하려는 듯.

 

 

사장은 주머니에 감춰두었던 핸드폰의 단축번호를 꾹 누른다. 당장은 아무 변화가 없다. 여전히 망설이며 웅성거리고 심지어 역으로 화를 낼 기색을 보이는 실장석들을 바라보는 남자와 여자. 실장석들은 슬슬 물러나려는 기색이 보인다. 정말이지 행복회로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려주는 생물들이다. [오늘 이렇게 잘 지냈으니 내일도 잘 지낼 것이다.][앞으로 이 인간들이 와서 공물을 바칠 것이다]라며 즐겁게 떠들고 있다. 학대파가 온다면 1분 안에 모두 적록의 고기덩어리로 만들어 버릴 것 같은 대화다.

 

 

하지만 사장과 여자에겐 목적이 있다. 이 실장석들을 모조리 잡아 가는 것. 오직 그것만이 목표다. 하지만 이 판은 이미 나가리 직전이다. 모든 실장석들이 슬그머니 빠지려는 눈치다. 주위를 둘러보며 남은 음식이 없나 찾기 시작하는 것이 그 증거다. 흥이 식어버린 잔치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물론 답은 가장 공포스러운 경험을 하게 해 주는 것이다. 좀 더 판을 크게 키워 보자고. 사장은 씨익 웃으며 저 멀리서 눈이 마주친 한 명의 사람을 보고 고개를 크게 끄덕인다.

 

 

? 뭐야. 벌써 구제반이 오신 겁니까?

 

 

실장석들이 서로 가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는 이야기을 하며 데스데스 거리는 사이에 어느새 다가온 한 남자가 큰 소리로 질문한다. [누구야?]라며 뒤를 돌아본 실장석들. 그러나 다가온 남자의 모습을 보자 순식간에 시끄러웠던 공원은 조용해진다. 곳곳에서 뿌직뿌직 하는 소리가 들리고 털푸덕 쓰러지는 실장석도 보인다. 이를 딱딱딱 부딪히면서 [, 데게, 데데데뎃]거리는 실장석들의 앞에 선 남자.

 

 

새하얀 위아래의 불투명한 비닐옷. 머리에 쓴 모자에도 비닐이 덮어져 있으며 두 눈에는 서바이벌용 선글라스. 입에는 새하얀 방역 마스크로 무장한 남자는 왼 손에 자신의 다리만큼 긴, 검은 빛이 도는 은색의 무언가를 들고 유쾌하게 인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실장석들이 보는 모습은 그 어딜 봐도 새하얀 악마들이다. 구제. 듣기만 해도 두려운 그 것. 마침내 악마들이 도착했다.

 

 

하얀 악마들이다. 전설로만 들어왔던 새하얀 악마. 하지만 대대로 이어지는 위석의 기억 속에 각인된 단편의 정보는 실장석의 의사와 상관없이 온 몸을 덜덜 떨게 만들면서 죽음을 알린다. 저항할 수 조차 없는 공포와 두려움. 모든 것이 끝났다. 하얀 악마들이 몰려와 모든 실장들을 잔인하게 죽이는 최악의 상황이 눈에 그려진다. 실장석들은 하얀 악마의 입에서 나온 [구제]란 말을 듣자마자 벌벌 떨며 빵콘하는 개체, 뒤로 넘어져 입에 거품을 무는 개체, 심지어 구더기의 경우 빠킨사 하는 등 위석으로부터 새겨진 가장 절망스러운 말을 듣고 정신줄을 놓기 직전이었다. 그 한 단어의 두려움에 도망치지도 못하고 발이 부들부들 떨려 뒤에서 나타난 남자의 다음 말을 기다릴 뿐이다.

 

 

? 아니요 저희들은 이 실장석들을 저희 회사에서 일하게 하려고 왔습니다

아니구나. 아이고 죄송합니다. 저희는 실장 구제 사전조사반입니다. 지금 공원을 모두 폐쇄하는중이라서요. 마침 잘 됐네요. 여기 똥벌레들이 모여있으니 한 번에 몰살시키면 되겠네요♪」

 

 

말 그대로다. 어느 새 새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돌아다니며 공원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골판지 상자를 찾아내고 있다. 곳곳에서 [데겟!? 와따시의 집!?]이라는 처절한 외침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사장에게 말을 걸었던 남자도 유쾌하게 손에 든 것을 휘둘러 눈에 보이는 골판지 상자를 두들겨 부수기 시작한다.

 

 

덜덜 떨며 그 광경을 바라보던 실장석들. 그러나 고개를 돌려 간신히 집으로 도망치려 하던 실장석들은 큰 소리로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뎃갸아아아! 집이! 집이! 악마들이! 악마들이 출구를 막은데샤아아앗!!!!

 

 

어느새 공원의 입구는 막혀있고 구제를 알리는 전단지와 현수막이 걸리기 시작한다. 마마의 마마에게 들었던 두려운 구제의 시작. 그것의 전초 증상임을 알고 있는 실장석들은 더욱 더 떨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사시나무처럼 떨기 시작하는 몸. 벌벌벌 떨고 있으며 모든 개체가 빵콘을 한다. 현명한 개체도, 어리석은 개체도 알고 있다. 이제 끝이다. 죽음 그 자체가 다가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알고 있지만, 이대로 있으면 끝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이제 곧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지금이라도 도망쳐야 하지만 구제라는 이름 자체가 움직일 수 없게 만든다. 온 몸이 공포와 절망으로 굳어 버린 것이다.

 

 

자연같은 무른 죽음이 아니다. 확실하고 완벽한, 자비가 없는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

 

 

겨우 용기를 내 도망친다고 해도 헛수고다. 일어나 엉금엉금 기어가 보려던 실장석들이 [데겟!]하면서 짧은 놀라움의 비명을 지른다. 이미 공원 군데군데에 도주하는 실장석을 잡기 위해 길고 높은 플라스틱 장벽이 설치되고 있다. 중앙에는 거대한 방역본부의 천막까지 쳐지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는 무엇보다 두려운 새하얀 악마들과 길다랗고 은색으로 빛나는 검은 무서운 무언가가 한가득이다......

 

 

절망의 사자가 눈 앞에 온 것을 온몸으로 느낀 실장석들은 가족끼리 서로를 끌어안고 벌벌 떨기만 할 뿐이다.

 

 

..... 그런가요?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아쉽지만 여러분,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 같네요. 다들 잘 있어요. , 어차피 다 죽겠지만. ~ 공쳤네. 비서님. 우린 갑시다.

 

 

사장은 혀를 차며 저벅저벅 걸음을 옮긴다. [!]하는 비명 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 나온다. 잡아야 한다. 저 남자를 잡아야 한다. 유일한 생명줄이다. 저 남자를 놓치면 이제 끝장이다.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 알고 있지만, 알고 있지만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두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고 온 몸이 떨려서 움직일 수가 없다. 남자가 멀어진다. 끝장이다.

 

 

잠시만요! 사장님! 그래도 구제가 시작되면 다들 죽을게 확실하잖아요! 가겠다는 실장분들이라도 데려가면 좋지 않을까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실장석을 둘러보는 여직원이 말한다. 진심으로 걱정하고 아끼는 듯 실장석들을 바라보는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마치 공원에서 먹이를 주던, 실장석들이 밥을 얻어내기 위해 지어낸 거짓 이야기를 들으며 먹이를 아낌없이 뿌리던 노부부와 같은 자애로움이 느껴지는 눈이다. 그녀의 이야기에 번쩍 정신이 든 실장석들. 지금 이들을 따라가면 살 수 있나? 인간이 천적들과 구제가 없는 곳으로 데려가 준다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런 구제도 피할 수 있는 것일까?

 

 

하지만 아무도 안 가겠다고 하잖아. 강제로 일하게 할 수는 없지. 철수해. 철수.

그치만 사장님......!


 

사장은 냉정히 고개를 돌리며 여직원에게 철수를 지시한다. 사장의 옆에서 열심히 설득해 보려는 여자는 실장석들을 뒤돌아보며 뭐라 이야기를 하지만 사장은 듣지 않는다. 뚜벅뚜벅 걸어나가는 사장. 오늘은 재수가 없다는 듯 침을 퉤 뱉으며 담배를 꺼내 문다. 한 걸음, 두 걸음. 점점 멀어지기 시작하는 일행. 멀어지는 생존과 행복. 다가오는 구제와 하얀 악마.

 

 

다시 한 번 순식간에 천당에서 지옥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훌륭한 올렸다 내리기 태크닉을 당한 들실장들은 그저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대로 굳어 있을 뿐이다. 그런 얼어붙은 실장석의 뒤에서 어느새 다가온 하얀 악마 무리. 멀어져가는 일행을 바라보며 천천히 실장석들을 가운데로 몰아넣기 시작한다. 그리고 등에 매고 있던 검고 커다란 무언가를 앞으로 뻗어 들고 킬킬킬 웃기 시작한다. 바들바들 떨며 그 광경을 지켜보던 맨 앞줄의 실장석이 손을 들려 하지만 움직일 수 없다.

 

 

, 구제 시간이다. 똥벌레들아.- 하는 소리와 악마가 들고 있는 무언가가 허공을 가른다.

 

 

그 순간. 맨 앞줄의 마마의 마마에게 들은 약간의 노력만으로 행복해 질 수 있는 낙원에 대해 들었던 친실장이 뱃속에서 온 힘을 끌어올려 울부짖는다. 행복을 위해. 자를 위해. 그리고 마마의 마마가 도달했던 낙원으로 가기 위해. 영원히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가득한 곳을 향해서. 행복을 붙잡기 위해서.

 

 

닌겐사아아아앙!!! 기다리는데스우우!!!!

 

그 뒤로는 일사천리. 대학에서 연극 동아리를 했던 여비서의 눈물 연기와 이런 일을 매일 하고 있는 사장의 진심어린 말투. 그리고 뒤를 이어 절망과 공포의 화신인 구제라는 말은 곧 실장석들이 판단할 수 있는 뇌의 한계치를 넘어 버렸다. 사실 인간이 봐도 꽤나 그럴듯한 방역본부의 옷과 차림새, 그리고 무엇보다 어깨에 붙어있는 [구제]패치가 인간들마저 속여넘길 정도로 완벽했기에 실장석들은 당연하다면 당연하게 속아 넘어간 것이다. 이 한 패거리들에게.

 

 

눈 앞의 인간은 살려주겠다는 거미줄처럼 얇은 희망의 실 뿐만 아니라 구제를 벗어나게 해 주겠다는 든든한 안전의 동앗줄까지 내려주었다. 일단 살아야 한다. 일이고 뭐고 일단 살아야 한다. 죽는다. 이대로 있으면 죽는다. 확실하게 죽는다. 현명하던 그렇지 못하던 모든 실장석들은 더 이상 공원이고 뭐고 알 바 없다는듯 허겁지겁 남자에게 달려든다. 모두 정신없이 남자가 가져 온 케이지에 한 가족씩 들어가기 시작하는 그 모습을 뒤에서 학대파임이 분명한 공무원으로 위장한 직원이 불만족스럽게 쳐다보고 있다.

 

 

사장은 씨익 웃으면서 직원들을 바라보곤 다시 케이지를 꺼내 실장 가족을 넣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맨 끝줄에 있는, 가장 현명하고 가장 진중하게 생각하던 현명한 실장들을 보고 붉은 색의 케이지 대신 푸른 케이지를 꺼내 먼저 집어 넣는다. 다른 실장석들이 자신도 넣어라, 빨리 넣어라, 살려달라 애원하지만 사장은 현명한 그룹을 손에 넣자 피식 웃고 직원들을 바라보며 가볍게 끝에 있는 실장 가족들을 가리킨다. 그러자 직원들은 만족스럽게 씨익 웃으며 [퍼억]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데엣!?

어라? 구제가 시작된 모양이네. 빨리 안 오면 다들 죽겠는걸?

데갸아아아아! 살려주는데스우우우우우!!!!!

 

 

남자와 어느 새 다가온 다른 회사 직원들이 케이지에 들어있는 실장들을 옮기고 다시 돌아오는 너무나도 느릿느릿한 움직임 사이를 노려 실장 일가를 둘러싼 뒤 엄지 실장들을 집중적으로 잡아 한 마리씩 데려가 사정없이 손에든 무언가로 두들겨 패는 것을 알게 된 실장석들. 붙잡혀 죽어가는 자들이 외치는 비명소리가 높아질수록 더욱 더 남자와 직원들에게 달려드는 실장일가. 무언가 이상함을 느낄 틈도 없이, 그저 생존을 위해 케이지에 달라붙어 울부짖기 시작한다.


 

와따시도! 와따시도 가는데스우!

엄지쨩! 엄지쨔아아아아앙!

어서 넣어주는데스우! 도망치는데스우!

일가실각은 싫은데샤아아아!!

마맛! 와따치 여기있는치벳.

엄지쨔아아아아아!!!!


 

그렇게 공원의 모든 실장석들은 학살당한 대다수의 엄지 실장들을 제외하곤 고스란히 케이지에 들어가게 되었다. 잠시 뒤, 간신히 공원을 빠져 나오고 화물차에 실리게 되는 실장석들. 어둡고 무서운 곳이지만 서늘하다. 지독한 봄의 이른 더위에 지쳐 죽기 일보직전이던 실장석들에겐 몇 달만의 시원하고 서늘한 느낌이다. 방금 전까지 구제에 떨고 있었지만 기분좋은 서늘함에 신이 난 실장석들. 그런 그들이 들어있는 사육용 케이지를 개조한 화물차 뒤의 한 칸, 한 칸마다 차곡차곡 수납한 뒤 차량의 가운데에서 실장석들을 주목시킨다.


 

. 다들 주목. 여길 봐라.

데스?

이제부터 너희들이 갈 곳에 대한 영상을 보여주겠다. 이동하는동안 시끄럽게 떠들지 말고 잘 보도록 해라. 잠을 잔다던지, 몰랐다던지 하는 핑계는 통하지 않아.

, 데데스우......


 

방금 전의 친절한 목소리와 달리 묘하게 강압적인 어조로 바뀌어버린 남자의 목소리.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실장석들은 당황했지만 곧이어 펼쳐지는 생전 처음 보는 커다란 벽면 TV의 영상을 넋을 잃고 바라보기 시작한다. 그런 실장석들을 보고 흐뭇하게 웃는 남자는 화물차의 뒷문을 닫고 허리를 쭉 펴며 크게 웃는다.

 

 

이야, 오늘도 만선이네. 훌륭해!

사장님. 수고하셨습니다~ 여기 물수건이요.

. 고마워. 아이고 오늘도 고생했네.

이번 녀석들은 꽤나 현명한 것 같아요. 쉽게 따라나서질 않네요.

덕분에 우리 직원들이 꽤 고생했지. 날도 더운데 방역복도 입고. 그러니 열심히 교육을 시켜 줄 거야. 아주 잘 됐어.

꽤 많은 양의 실장석인데 이번엔 어디로 보낼까요?

. 우선 차에 들어가서 얘기하지. 덥다, 더워. , 날씨 한번 우라지게 좋구만! 야호! 돈 벌었어! 그리고 이번엔 가망 있는 놈들도 많고! 아싸 좋다!

 

 

많은 인원수를 확보해서 기쁜것일까? 아니면 앞으로 있을 즐거운 교육의 시간이 기대되어 그러는 것일까. 남자는 신이 나 얼른 자신의 중형 승용차로 향한다. 그 뒤를 따르는 비서여성과 더위에 지쳤다는 듯 진절머리를 내는 직원들. 하지만 땀에 젖은 채로 승합차에 탑승하는 두 눈에는 분노가 차오르기보단 이렇게 귀찮은 일을 시킨 실장석들을 어떻게 체벌할까 생각하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난생 처음 보는 밝고 화려한 TV 화면을 넋을 잃고 바라보는 실장석들은 굉장히 즐거운 듯 했다. 밥도 맛있는 최상급의 음식을 먹었으며, 시원하고 서늘한 공간에서 난생 처음 보는 최첨단 기계로 재미있는 것을 보고 있으니 어찌 즐겁지 않으랴. 대부분의 실장석은 남자의 말 따위는 무시하고 다시 한 번 행복회로를 돌리면서 즐겁게 응석부리는 자들을 안고 높이높이 놀이를 하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다. 절대 다수의 실장석들이 남자가 보라는 TV 속 영상을 보지 않고 있었으나 TV 맨 앞자리, 가장 잘 볼 수 있는 자리에 정렬된 푸른 케이지의 현명한 친실장들은 두 눈을 부릅뜨고 TV를 바라보며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차라리 멍청해서 아무것도 몰랐으면 좋으련만. 현명했기에 오히려 먼저 자신들에게 일어날 일을 알게 되었다. 자실장과 구더기를 꼭 끌어안은 두 손이, 벌벌 떨리고 있다는 것을 자들은 그저 눈앞의 커다란 TV와 영상의 화려한 모습에 정신이 팔려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차가 출발한 순간, 공원 모든 실장석들의 미래는 결정되었다.

죽거나, 인간에게 도움이 되어 죽거나.

 


제목이 너무 길어서 그냥 간단하게 바꿈

생각보다 반응이 별로네 난 꿀잼이었는데 음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세레브인데스 | 작성시간 17.02.16 진짜 다시봐도 미친작품 크..........
  • 작성자뻐킹실장 | 작성시간 17.02.17 마지막으로 봤을때보다 분량도 많고 떡밥도 많아진듯?? 귀환을 환영합니다 갓띵작SENSEIㅜㅜ
  • 작성자올누드레이스 | 작성시간 17.02.17 노동석은 언제나 옳다
  • 작성자스타 플라티나 | 작성시간 17.02.17 크 갓띵작
  • 작성자데챠아아아아 | 작성시간 17.02.18 뎃프프프픗 띵작예감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