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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크립트/ 단편

참피의 탄생과 몰락의 역사

작성자데카르챠|작성시간16.09.18|조회수9,295 목록 댓글 10



(실석류 최초 발견당시 그려진 기록삽화를 디지털로 복원한 이미지. 다소 과장이 되어있다.) 



◆ 실석류의 발견 


상당수의 사람들은 실취석이나 실창석, 실홍석 등의 아종들이 실장석에서 파생되어 나온 변종이라고 잘못 알고있지만 사실과 다르다.

실취석을 비롯한 아종들의 기원은 불분명하며, 이들이 언제부터, 어떻게 탄생했는지 전혀 밝혀진 바 없다. 


산속에 숨어살던 이들이 최초로 인간에게 발견된 것은 1950년대 일본으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인간을 본뜬 구관 인형을 닮은 외모에 서구식 드레스를 입고, 여러 종(種)이 모여 나름대로의 문명사회를 구축한 불가사의한 소인(小人)들의 발견은 당시 생물학계에 있어 크나큰 대사건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첫 접촉 이후로도 계속 인간과의 교류를 거부하고 인간을 피해 더욱 깊은 산으로 숨어들어갔다.

이들의 존재를 아는 몇몇 인간들은 이들과 교류를 성사시키려 하거나, 포획하고 길들여 인간 문명에 교화시키려는 노력을 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거부하고 사람의 발길이 안 닿은 산 속이나 지하로 숨어들어갔다. 


전쟁과 냉전을 거치며 세기말 분위기였던 시절, 사회에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이 유사인류의 존재는 기밀로 취급되었으며, 개체수도 적었기에 일반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훗날 실석류로 분류되는 이 생물종이 일반 대중들에게 친숙한 존재로 널리 알려지는 것은 수 십년 후의 일이다.  

 






◆ 참피의 탄생 


인형을 빼닮은 소인들이 인간의 손길을 피해 숨어든지 수십 년. 오랜 세월 실석류가 인간에게 다시 발견되는 일은 극히 적었다. 

운좋게 발견되어 포획된 극소수의 소인들은 기밀 연구소에서 연구대상이 되었는데, 귀한 샘플이라 제법 좋은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90년대 중반. 일본 생물학 및 유전공학 최고 권위자인 후타바 박사는 연구소에서 비밀리에 기르던 실석류를 보고 큰 감명을 받는다. 

그 중에서 특히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던 녹색 드레스를 입은 실취석에게 매료되었다. 


그날부터 후타바 박사는 실취석에 푹 빠져 실취석을 집중적으로 연구했고, 이내 실취석을 애완동물로 조련하고싶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하지만 예민한 실취석들은 인간에게 사로잡힌 환경에 크나큰 스트레스를 받고 오래살지 못했으며, 절대 인간에게 순종적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실취석에게 집착하던 후타바 박사는 실취석을 모방한 복제품이라도 만들자는 생각을 하게된다. 


수 년의 연구와 시행착오끝에 실석류의 생명의 근원인 '위석(僞石)'의 복제품을 기적적으로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후타바 박사는, 곧 자신이 평생 갈고 닦은 유전공학 기술을 모두 동원하여 작은 육체를 합성하는데 성공, 인공 위석과 결합하여 새로운 생물을 창조한다.


인간의 기술로 탄생한 이 '실석류 카피 실험체 Mk.86'이 바로 최초의 실장석이자 모든 실장석의 기원이다.






◆ 1세대 참피 


하지만 복제품은 원본을 완벽히 흉내내지 못했다. 

완성된 결과물은 후타바 박사가 동경하던 고귀하고 아름다운 실취석과 비교하면 외모도 상당히 단순해졌고 생명력은 터무니 없이 약해 위태로웠다. 정신연령과 지능도 저급한 수준이었다. 후타바 박사는 허탈감을 느껴야했다.


하지만 이 놀라운 생명체의 탄생이 외부에 공개되자 생물학계와 세계는 열광했다. '인간이 새로운 생물종을 창조해내다.', '드디어 신의 권능을 넘보는 유전자 공학','무에서 유를 창조하다' 등. 


사실 실취석을 인공적으로 복제하려다가 나온 실패작이었지만, 상술했듯 당시엔 실취석의 존재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현시점에서 봐도 기존 실석과 다른 새로운 종(種)을 창조한 후타바 박사의 능력은 경이로운 것이었다. 


온 세상의 관심을 받으며 일본의 국민영웅으로 떠오른 후타바 박사는 이왕 이렇게 된거 이 실취석의 마이너카피 생물로 돈이나 만져보자 라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2000년대 초, 후타바 박사는 '타입썬'사를 설립하고 실석류 카피 실험체 Mk.86의 양산에 들어갔다. 양산화는 성공하여 수백마리의 조그마한 인공생물이 공장에 우글거렸다. 


짓소세키(実装石.실장석)라고 명명된 작은 생물들은 곧 상품화 되어 대중들에게 분양되기 시작했다.

지금와선 상상하기 힘들지만, 당시엔 '일본 유전자 공학의 금자탑'이라는 이명을 얻은 만큼 이들의 몸값은 엄청났다.


이웃나라인 대한민국에도 '참피'라는 이름으로 로컬라이징되어 수출되었는데, 당시 원화로 가격이 마리당 6백30만원에 육박했다.    


사람들은 신장 10cm의 한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체구와 붉은색,녹색의 오드아이들 가진 인형같은 외모, 아기처럼 응석을 부리는 애교많은 생물에게 열광했다.


지능이 낮고 몸이 둔했지만, 아기참피가 '테치테치'울어대며 아장아장 걷고 주인의 손에 매달려 애교를 부리는 귀여운 모습은 한일 양국에서 수많은 팬을 만들었고,(※물론 당시에도 불쾌하고 징그럽다는 의견이 소수나마 있었다.) 타입썬사에는 하루 수백건의 아기참피 구매주문서가 날아왔다.  


인기리에 판매되던 1세대 실장석은 현재 흔히 볼 수 있는 실장석들과는 차이점이 있었다. 


1. 1세대 참피는 전부 불임이었으며, 인조 공정을 통한 제작으로만 탄생했다.


2.작은 크기를 오래 유지하도록 노화억제제가 투입되어있었으며 엄지,저실장은 존재하지 않았다.


3. 자궁에서 옷이 생성되는 특성은 재현못하여 알몸으로 태어났다. 때문에 당시 실장석은 모두 주인이 옷을 따로 사줘야했다.(부가세 별도)


4. 성대가 지금의 형태로 정착하기 전이라 울음소리가 '테치~'외에도 '츄피~' '뽀찌~', '푸츄~' '우츄~', '와뀨~' 등 다양했다.


5. 이빨이 하나씩 밖에 없고 소화기관인 분대가 지금보다 훨씬 열악하여 다른 음식을 못먹고 타입썬사에서 판매하는 합성 인슐린이 들어간 별사탕을 먹여야만 생존 가능했다. 다른 음식을 먹이면 소화불량으로 앓거나 심하면 죽었다.


5번째 차이점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이 문제의 참피전용 별사탕의 가격은 속된말로 창렬했다. 50개들이 한봉지가 부가세 제외 원화 27만원이었다. 

먹성이 좋은 아기참피는 하루에 8알 이상의 별사탕을 먹여야했고, 평균적으로 한달 80만원 이상이 참피 먹이값으로 소비되었다.


다른 음식은 일절 먹일 수 없고 별사탕을 계속 사먹이지 않으면 귀여운 참피가 죽는다.

사람들은 상술에 분노하면서도 비싸고 소중한 참피를 살려놓기위해 계속 돈을 썼다. 


그밖에도 아기참피를 건강하게 재우기 위한 40만원짜리 전용 침대, 

여린 참피의 외로움을 달래줄 15만원짜리 참피용 미니 곰인형,    

소중한 참피의 작은 발을 따뜻하게 감싸줄 전용 비단 구두 등 

영악한 타입썬사 경영진은 참피를 위한 각종 용품을 비싼 값에 팔아먹었다.








◆ 2세대 참피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타입썬사는 큰 위기를 겪게 된다.


실장석은 원래 상류층을 겨냥한 고급 애완동물로 판매되었으나 서민 젊은이들 역시 실장석에게 열광하여 무리를 해가면서 분양받았다. 


하지만 배달된 참피와의 첫 만남의 기쁨은 첫 구매시 서비스로 딸려오는 별사탕이 떨어질 때 까지다.

    

다른 사육용품은 둘째치고, 상상 이상으로 먹어대는 참피의 먹성과 엄청난 별사탕의 가격에 이내 젊은이들은 허덕거렸다. 

값싼 햄스터였다면 포기하고 유기했을지도 모르지만, 이미 630만원짜리 작은 요물에 영혼을 바친 젋은이들은 자신의 몸을 돌보지않고 미친듯이 참피에게 헌신했다. 


별사탕값을 구하느라 낮에는 힘겹게 일을 하며 밤에는 밤새워 참피와 놀아주느라 피골이 상접한 몰골로 대출에까지 손을 벌리는 '참피아빠'들의 비참한 추락은 곧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결국 일본에서 별사탕값을 감당못한 한 젊은이가 기르던 참피를 끌어안고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언론이 뒤집혔다.


대중은 타입썬 사의 과도한 가격정책을 비난했고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그 와중에 분위기에 휩쓸린 몇몇 갑부들이 기르던 비싼 참피를 직접 처형하는 영상을 방송국에 보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타입썬사는 손해를 감수하며 별사탕 가격을 내려 여론을 진정시키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타입썬사는 장기적으로 보고 투자를 했다. 전용 별사탕이 아닌 다른 음식을 소화시킬 수 있도록 실장석을 개량하는 것이었다.


후타바 박사가 다시 팔을 걷이고, 거액을 들인 연구끝에 치아를 보강하고 분대를 강화하여 소화능력을 향상시킨 개량종이 탄생했다.

이를 2세대 실장석이라고 한다. 


또한 저소득층도 부담없이 지속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저가형 사료도 개발했는데 이것이 최초의 실장푸드다. 


하지만 주요 수입원이었던 별사탕 판매는 그렇게 쫑나버렸고 실장석을 개량하는데 들어간 연구비도 어마어마 했다. 

손해를 떼우기 위해 후타바 박사는 한가지 수작을 부렸다. 

성격을 개조시켜 실장석이 주어진 것에 만족을 못하고 더 좋은 것을 원하도록 허영심을 강화시킨 것이다.


동시에 참피용 고급 침실이 딸린 수조, 세레브 고급 드레스, 비데 기능이 있는 참피전용 미니 변기, 거품목욕이 가능한 참피용 미니 욕실세트, 참피용 수제 팬티, 각종 참피용 장난감 등 

실장석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한 온갖 사치용품들이 이때 개발되었고, 사육실장석들이 볼 수 있도록 수시로 tv 광고를 내보냈다. 


지금은 극렬 애호파가 아닌 이상 굳이 구하지는 않지만 당시에는 귀여운 참피를 위해 이 정도는 당연히 해줘야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렇게 대중은 다른 방식으로 타입썬사에 돈을 상납했다.

그리고 음식물 섭취가 자유로워진 2세대 참피들은 주인에게 스테이크나 스시 등 비싼 음식들을 대접받았다. 


이때 성격개조로 강해진 허영심으로 부터 특유의 분충성이 발현되어 현재까지 유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는 린갈이 개발되기 전이라 실장석의 끝없는 욕망과 이기적이고 인간을 노예라고 생각하는 음흉한 면모를 사람들은 몰랐으며, 

그저 실장석들이 어리광을 많이 부리는 아기라고만 생각했다. 







◆ 3세대 참피 (현생 참피) 


오랫동안 사랑받던 참피는 결국 몰락의 길을 걷게된다, 


실장석 사업으로 돈방석에 앉아 탄탄대로가 펼쳐진 줄 알았던 후타바 박사는

2006년, 인공적으로 생물을 창조하는 것을 규탄하던 과격 종교단체에 납치되어 살해당한다.

 

일본 유전공학의 정점이자 실장석들의 창조주이자 타입썬사의 설립자의 허무한 최후는 실장석의 퇴화의 시작이었다. 


실장석 창조 핵심기술은 회사 최고 기밀로서 개발자인 후타바 박사만이 알고있었고, 그의 죽음은 실장석의 맥이 끊김을 의미했다.  

그러나 비록 실장석 창조는 재현하지 못했지만 타입썬사의 기술자들도 능력있는 유전공학도였다. 


다시 한번 거금의 연구비를 투자한 끝에 마침내 실석류의 생식능력의 비밀을 분석해냈다.


불임이었던 기존의 참피들을 신체개조를 통해 자가 생식이 가능하도록 개량했다, 

꽃가루를 통해 임신하여 새끼를 만들 수 있게 된 실장석들이 바로 3세대이자 현대에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생 참피들이다. 


분대에서 옷이 생성되어 옷을 입은채 태어나는 특성이 이때 생겼으며, 일종의 미숙아 개념인 엄지실장과 저실장도 3세대가 낳은 새끼들 사이에서 처음 출몰했다.

참피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었단 후타바 박사는 죽었지만 이제 참피가 참피를 생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수했다.

터무니없이 쉽게 임신하고 너무 많이 낳는다. 


공장의 출산 참피와 사람들에게 팔려간 3세대 참피들은 너무 많은 새끼를 낳았다.

꽃가루만 있으면 금새 수십마리의 새끼를 싸지르는 참피를 거금을 주고 분양받는 이는 더 이상 없었으며, 개체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남에 따라 참피의 가치는 급격히 하락했다. 


이 시기에 그동안 숨어살던 실홍석이나 실창석 등의 오리지널 실석류들이 마침내 인간에게 정복되어 대중에 공개되었고, 길들이기에 성공해 애완동물로 분양되면서 기존 참피가 자리잡고있던 초고가 애완동물의 자리를 빼앗았다. 


실취석의 마이너카피였던 것이 밝혀진 참피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은 급격히 식었다. 거기에 실석류의 언어를 분석하여 이들의 말을 통역해주는 린갈이 개발되어 보급되면서 참피의 추악한 분충성이 알려졌고, 이들은 곧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한때 유전공학의 금자탑이라 칭송받고 귀한 대접 받던 참피들은 길거리에 버려졌다. 

원래 돈을 빨아먹기위해 나약하게 만들어졌던 인공 애완동물은 생태계 피라미드 최하층의 비천한 들짐승으로 전락했다. 


서민들은 만져보기도 어려웠던 고급애완동물이 길거리에 널린, 심심하면 잡아 죽이는 해충으로 격하되었다.


선조들에게 주입되어 작고 귀여운 외모를 유지시켜주던 노화 억제제는, 새끼를 낳고 대를 이어가면서 희석되어 귀여웠던 아기참피들이 늙고 덩치가 커지고 목소리가 굵어지고 뱃살과 볼살이 흉하게 늘어졌다. 


배고픔을 못이겨 자신의 새끼마저 잡아먹는 동족식 습성이 생겼고 약한 신체를 보완하기 위해 재생능력이 진화했다. 비참한 현실을 잊고 스트레스를 덜기 위해 눈앞의 현실을 부정하고 환상을 보는 행복회로라는 특성이 생겼다.


하지만 이들에겐 인간에게 길러지던 1세대,2세대 조상들의 기억이 여전히 위석에 각인되어있다. 

콘페이토를 좋아하는 식성은 전용 별사탕을 먹고 살던 1세대 선조들의 기억때문이며, 

한번도 본 적 없는 스시와 스테이크를 날 때부터 애타게 찾는 것은 그것을 먹고 살던 2세대 선조들의 기억때문이다. 


인간들에게 귀하게 길러지던 옛 선조들의 기억탓에 실장석들은 여전히 인간의 품으로 돌아가길 바라며 인간의 주변을 맴돌며 살아간다. 

비록 가치는 하락했지만 아직도 사육실장으로 길러지는 동족들을 죽을만큼 질투하면서. 



그리고 실장석들을 창조한 타입썬사는 문을 닫았지만 학대용품 개발사로 업종전환을 했다는 소문이 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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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면서 뭘 쓴건지 모르겠는 데스 

실장석과 참피 키우기가 이어지는 설정을 만들어보고싶었던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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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베르누이 작성시간 16.09.18 ㅆㅅㅌㅊ
  • 작성자안개의눈 작성시간 16.09.19 한국과 일본의 설정을 잘 믹스 시킨듯
  • 작성자이휘구 작성시간 16.09.21 굿 왠일로 잘짜여진스크네
  • 작성자왕쿠타오 작성시간 17.02.06 개미춌다 그냥 완전 오리지날 설정을 완벽하게 재정립ㅋㅋㅋㅋ
  • 작성자도시아키 작성시간 18.03.15 이거시 참피 공식 설정집인 거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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