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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크립트/ 단편

새로 나온 고급 실장석을 구매했다

작성자도슬람|작성시간19.05.27|조회수3,425 목록 댓글 10


이전에 실장석을 한번 길러본 적이 있었다. 뭐 그 결과는 흔히 있는 자를 가져서 분충화 루트였고, 실장숍으로 들고가 환불했다. 분충화만 안 된다면 나름 관상용으로 좋아보였는데 그게 안 되더라.

그 이후로는 실장석을 기를 일은 없을 줄 알았다. 그래도 집에 아무도 없으니 좀 허전해서 개고양이나 아종을 살 생각은 해 봤다. 하지만 개고양이는 키우는게 좀 번거롭고, 아종은 가격이 300만원 정도라 좀 그렇다.


그런데 얼마 전, 로젠사의 새로운 실장석 판매등급을 듣게 되었다. 이전의 고급/최고급을 묶어서 일반 등급으로 놓고, 새롭게 고급 실장석을 내놓은 것이다. 가격은 30만원. 사람마다 분충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점원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그 사람에게 맞는 '절대로 분충화하지 않는' 실장석을 판매한다고 한다.


아종의 300만원에 비해서 꽤나 싼 가격에 솔깃해서 사고 말았다. 뭐 이 녀석도 실장석이기 때문에 정 뭣하면 실장숍에서 환불받아도 되지만… 절대로 분충화하지 않는다니 길러보자.

생활패턴이나 원하는 실장석의 행동 등을 물어본 점원은 고르러 간다면서 실장용품이라도 보고 있으라고 했다. 음, 수조는 아직 있고… 건조형 실장푸드나 좀 사자. 놀이기구는 공이면 되겠지? 잠시 후 점원이 자실장을 포장한 상자를 들고왔다. 집에 가서 열어보면 된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와서 상자를 열어본다. 자실장 하나가 기척을 느끼고 날 바라본다.


"주인사마인테치? 처음 뵙겠는테치. 앞으로 잘 부탁드리는테치!"

"오… 그래."


뭐 첫대면에서야 당연히 분충이 아니겠지. 아무튼 지금은 말도 잘듣고 귀여운 자실장이다. 자실장을 들어다 수조에 넣고 지켜야 할 일들을 말해보자.


"이 수조가 네 집이다. 밥이랑 물은 저기에 채워놓을 테니 그걸로 먹고, 내가 집에 없을때는 조용히 있으면 된다."

"알겠는테치."

"그리고… 운치 안누고, 안 씻어도 되고. 맞지?"

"그런테치!"


자실장은 약간 의기양양한 느낌으로 말한다. 고급 실장석이 운치를 안 눠도 된단다. 소화기관이 분대 단 하나고, 운치를 포함해서 뭐든지 소화할 수 있는 실장석 특성상 운치를 누지 않을 수만 있다면 누지 않아도 된다. 그걸 실제로 한다는 건 무척 어렵다고 하니, 이 자실장이 자부심을 느낄 만도 하다.

안 씻어도 되는건 이전의 실장석도 그랬다.. 뭐가 묻지 않는 이상 실장석은 원래 씻을 필요가 없다. 운치와 함께하는 것들이라 대개 뭐가 안묻을수가 없어서 씻어야 하고, 씻는다는 것을 세레브한 행위로 여겨 좋아하기 때문에 일반 실장석들은 여전히 자주 씻고 싶어한다고 한다. 이 녀석은 둘 다 안해도 되고.


"앞으로 잘 지내보자."

"알겠는테치 주인사마!"


대충 저녁을 주고 감사인사를 받고 노는 걸 구경했다. 혼자서도 잘 노네. 자러 들어갈때도 인사를 해오더라. 다음날 아침. 일어나보니 실장석이 반긴다.


"안녕히 주무신테치!"

"어."


밥은 어제 퍼놓은게 있고 양도 별로 줄어들지 않았다. 물도 거의 안 줄어들었고. 나도 준비를 하고 나가면서 실장석에게 말한다.


"나 나갈테니까 조용히 있어라."

"알겠는테치. 잘 다녀오시는테치!"


---


그런 식으로 며칠 동안 지내면서 느낀바에 따르면 상당히 기르기 좋은 녀석이라는 것이다. 내가 나간 사이에 시끄러웠을까봐 이웃집에 물어봐도 조용했다는 말만 들리고, 혼자 있어서 외로워보인다던가 그런 점도 없었다.

밥도 예전 실장석에 비해서 한 1/10? 정도만 먹는 것 같고, 씻기지 않아도 위생상 문제가 없다. 운치도 누지 않고, 가만히 보고 있으면 혼자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 모습도 꽤나 귀엽다. 잠시 꺼내서 데리고 놀아도 나름대로 재밌고. 이 정도면 확실히 길러도 되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러니 이름을 정해주도록 하자.


"앞으로 네 이름은 미노리코다."

"감사한테치 주인사마!"


=========


와타치는 실장석인테치. 정확히는 실장숍에서 팔리기를 기다리는 실장석인테치. 닌겐 주인사마를 하나 잡아서 영구적인 먹이 및 잠자리를 제공받아 안전하게 사는 것이  목표인테치.

그렇게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은 브리더상에게 전부 교육받은테치. 덕분에 와타치는 인사하는 법, 푸드를 귀엽게 먹는 법, 귀엽게 노는 법 등을 배운테치. 그리고 닌겐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조용히 처박힐 때와 활발하게 놀아야 할 때를 구분하는 법도 배운테치.

브리더상은 하찮은 실장석이 되지 않는 법도 가르쳐준테치. 운치를 누거나, 밥을 너무 많이 먹거나, 시끄럽거나, 주인에게 '과한' 것을 요구하거나, 다른 무언가를 비웃는다던가 하는 것인테치. 이런 것을 어기면 하찮은 실장석 취급을 받아서 죽어버린다고 한 테치. 당연한 말인테치. 이런 쉬운 것도 못 지키는 건 분충인테치.


특히 브리더상이 중요하게 말한 건 닌겐 주인사마를 대하는 태도였던테치. 닌겐들도 여러 종류가 있기 때문에 대하는 태도도 달라야한다고 했던테치. 어떤 주인사마는 절대복종을 원한다고 한 테치. 다른 주인사마는 조금 대드는 것을 원한다고 한 테치. 구분하는 법과 대처법을 배운테치. 그 외에도 정말 많은 것을 배운테치.


그리고 와타치가 팔리는 날이 온테치. 상자 안에서 기다리자 곧 주인사마가 상자를 열고 와타치를 바라본테치. 우선 인사부터 하는테치.


"주인사마인테치? 처음 뵙겠는테치. 앞으로 잘 부탁드리는테치!"

"오… 그래."


주인사마의 반응이 썩 좋지 않은테치. 테에? 수조에 들어가니 알 것 같은테치. 다른 동족의 냄새가 약간 나는테치. 분충을 기르다가 데였던 모양인테치. 괜찮은테치. '양충학대파'가 아닌 이상 와타치가 학대당할 일은 없는테치. 학대당해도 상관은 없는테치. 좀 아프게 살아있다가 죽으면 되는테치.


"이 수조가 네 집이다. 밥이랑 물은 저기에 채워놓을 테니 그걸로 먹고, 내가 집에 없을때는 조용히 있으면 된다."

"알겠는테치."

"그리고… 운치 안누고, 안 씻어도 되고. 맞지?"

"그런테치!"


주인사마의 물음엔 제대로 답하는테치. 약간 의기양양한 듯이 대답해서 와타치가 행동에 자부심이 있다는 것처럼 보이는 게 목적인테치. 주인사마의 기분도 조금은 나아진 것 같은테치. 와타치는 반드시 이 집에서 살아남는테치.


해씨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테치. 주인사마는 일을 하러 나가시는것 같은테치.


"나 나갈테니까 조용히 있어라."

"알겠는테치. 잘 다녀오시는테치!"


주인사마가 집을 나선테치. 하지만 노는 걸 멈추면 안 되는테치. 닌겐들은 보고 있지 않아도 보고 있을 수 있다고 브리더상이 말한테치. 그리고 듣고 있지 않아도 들을 수 있다고 한테치. 그러니까 언제나 연기를 멈추지 않는테치. 절대로 입 밖으로 이런 말을 하면 안 되는테치. 놀 때 나는 소리도 줄여야 하는테치.


"텟- 텟-"


와타치타치는 살이 찌기 매우 쉬운테치. 그런데 주인사마는 살이 찐 실장석은 취향이 아니라고 점원씨에게서 들은테치. 그러니 열심히 놀면서 운동하는테치. 달리기 위주로 놀면 되는테치.


점심때까지 놀다가 밥을 먹고 다시 노는테치. 어차피 달리기 말고는 할것도 별로 없는테치. 공씨가 하나 있지만 이걸로도 역시 달려야 하는테치. 살이 빠지는 느낌이 드는테치. 저녁까지 이렇게 놀고 먹으면 되는테치. 저녁을 먹고 난 뒤엔 조금 쉬는테치. 주인사마가 오면 반겨줘야 하기 때문인테치.


---


해씨가 여러번 나타났다 사라진테치. 와타치도 주인사마와 사는 것에 대충 감을 잡은테치. 주인사마가 뭔가에 몰두하고 있을 때는 조용히 노는테치. 그렇지 않을때는 약간 소리를 내야 하는테치. 주인사마는 가끔씩 와타치를 꺼내서 놀기도 하는테치. 그게 뭐가 재밌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와타치는 주인사마와 노는 모습이 재밌게 보여야 하는테치. 그렇지 않으면 슬픈 일을 당할지도 모르는테치.


"앞으로 네 이름은 미노리코다."

"감사한테치 주인사마!"


주인사마가 와타치에게 이름을 지어준테치. 아마 이걸 정이 깊어졌다고 하는테치. 설령 양충학대파라고 해도 당분간은 떨어질 일이 없어보이는테치.

이 정도면 딱히 죽을 이유도 없는테치. 그러니 한번 살아보는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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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젠사에서는 최근 실장석 판매에 새로운 등급제를 도입했다. 위석이 고장나서 여러 가지 본능이 고장난 녀석들을 훈육해 고급으로 판매하고, 기존의 실장석은 전부 일반 및 하급(분충)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위석이 고장난 실장석들은 위석에서 나오는 '분충본능', 즉 인간을 아래로 보는 성향이 전혀 없다. 그 외에도 대부분의 개체는 식욕과 배설욕, 호기심, 소유욕, 외로움, 세레브 등 여러 가지 많은 본능이 사라지거나 약한 상태다. 일부 개체는 생존본능도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실장석이란 원래 뭐든지 소화가능한 생물체다. 심지어 자신의 운치마저도. 그렇기에 배설욕이 적은 실장석은 운치를 배출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 배출하기 전에 전부 소화되어 버리니까. 너무 많이 먹으면 운치가 안에서 상할 수도 있겠지만, 식욕 또한 적으니까 괜찮다.


또한 씻으려는 욕구 또한 거의 없는 상태다. 원래 실장석이 씻지 않아서 나는 냄새는 운치냄새가 대부분이다. 들실장들이 씻을 물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도 뭐가 묻는 걸 제외하면 거의 더러워지지 않듯이, 원래 가만히 있으면 더러워지지 않는다. 운치만 싸지 않으면. 그러니 딱히 씻기지 않아도 냄새가 나지 않고, 씻기기 귀찮아서 방치해도 괜찮다. 딱히 씻는 걸 싫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인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씻겨도 된다.


외로움은 전혀 타지 않는다. 하지만 너무 그것을 티내면 사람에 따라 기분나빠할 여지가 있기에 주인에게는 잘 달라붙게 교육한다. 주인이 없다고 소리지르며 칭얼대거나, 외로우니 자를 가지고 싶다고는 하지 않는다.


또한 격렬한 운동을 통해 외모관리에 힘쓴다. 이러고도 노폐물이 안 나오는 이유는 실장석 종특으로 추정된다. 아무튼 빡세게 노력해서 살을 뺀 이 실장석들은 흔한 들실장들에 비해 골격부터 달라진다. 머리를 심고 헤드드레스를 씌우면 실취석과 분간이 불가능할 정도로.


기본적인 상태는 대충 이렇지만, 사람에 따라 기르려는 이유가 다를 수 있다. 그 부분은 미리 질문해서 파악한다. 고객에게 정확하게 맞는 실장석을 제공하는 것이다. 제공이라고 해도 다들 교육을 잘 받은 실장석들이기 때문에 미리 일러주는 정도로 족하다. 예를 들어서 주인이 실장석의 통통한 체형을 좋아한다면 실장석은 운동량을 줄이거나 먹는 양을 늘인다.


그렇다면 교육을 잘 받을 수는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아무리 위석이 고장났다느니 뭐니 해봐야 기본적으로 실장석이기에 문제가 일어날 수 있어보이는 것이다. 또한 주인을 친근하게 대하는 태도가 연기였다는 것이 드러나면 실장업계 자체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이 부분은 위석이 고장난 실장석들의 특성 덕분에 해결되었다. 고정된 정보만 계속 내보내는 위석이 고장나자 실장석들이 이 위석을 기억저장장치로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른 실장석들이 위석의 노예로 살아가거나 위석에 대항해서 살아가는데, 이들은 위석의 주인이 되었다고 보면 된다. 덕분에 이 실장석들은 배운 것을 절대로 잊지 않으며(덕분에 교육 자체도 매우 쉽다) 24시간 연기를 유지할 수 있다. 거기다 만약 실장석이 스트레스를 받아도 위석 컨트롤을 통해 위석에 데미지가 가지 않는다. 최저 15년, 평균 20년의 수명이 기본적으로 보장되는 녀석들이라는 소리다.


결국 사육주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실장석과 교감한다고 느낄 수 있게 되어서 좋고, 실장석은 살아갈 수 있어서 좋고, 회사는 실장석 관련 용품을 팔 수 있어서 좋다. 모두 윈-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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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행복한 세상인데스!


덤 설정으로, 위석이 고장난 얘네들은 실장인이 되려는 욕망도 없어서 실장인이 되지 않는데스.

이것을 알아챈 실장인이 사다리 걷어차기의 일환으로 얘네들을 메인으로 삼은데스.


뜯어보면 사육주는 기만당하고 있고 실장석은 생존하려는 욕구밖에 없어서 회사만 이득인것 같지만 사육주는 그걸 모르는데스

기밀유지를 위해 현지 점원에게도 존나 똑똑한 실장석 정도로 가르쳐놓은데스. 비밀이 빠져나갈 곳은 없는데스

그러니 괜찮은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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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도슬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9.05.27 기존 실장석도 판매하는데스
  • 작성자탈룰라전용 | 작성시간 19.05.27 하지만 제 위석은 저녀석들을 학대하라고 소리치는걸요...!
  • 작성자실화석 | 작성시간 19.05.27 사이코패스 실장석인 레후
  • 작성자쿼리쉬 | 작성시간 19.05.27 커여운데 소름 끼치고 좋다
  • 작성자자동잠금 | 작성시간 19.07.08 좀 소름끼치는데...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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