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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크립트/ 단편

중급의 말로

작성자chucky|작성시간22.01.21|조회수2,344 목록 댓글 1

 

 

[와타시의 아름다운 머리씨가!! 와타시의 고저스한 섬섬옥수가!! 이럴 수는 없는 테치-잉!!]

 

학대파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분노의 어구들. 이야, 이 맛에 참피 학대하는구나.

학창 시절에 다들 벌레 한 번은 잡아다 다리 한 개, 날개 한 개 똑똑 떼가며 희열을 느끼곤 했을 것이다. 물론 그 벌레의 범주에는 참피도 들어가는 것이고.

하지만 내 나이 서른이 다 되가는 지금. 그런 놀이 할 시기는 이미 한참 지나있다. 그러니 이런 일을 찾아다가 하지는 않는다는 소리.

다시 말하지만 이놈이 머리 한 폭, 손 한 쪽 씩 찌그러지는 이유는 저가 내게로 찾아와서이다. 정확히는 내 쇼핑봉투에 들어와 있었던 거지만. 그게 그거지.

 

핀셋을 오른손에 잡고 왼손으로는 녀석의 얼굴을 고정시킨 뒤, 핀셋으로 녀석의 이빨을 하나 뽑아보려 했지만 녀석이 하도 파들대는 통에 잡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잡혔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힘을 줘 잡아당겼는데 잇몸이 통째로 딸려왔다. 예전에 모 해산물공장에서 사용한다는 학대법을 사용해보려 했더니 초심자에게는 힘든 모양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운지 이미 눈이 뒤집혀서 거품을 물고 있다. 에이 싯팔. 학대도 되지를 않네 하면서, 더이상 성한 곳이 없는 녀석의 몸뚱아리를 음식물 쓰레기통에 집어 넣었다. 죽어있으면 내일 아침에 나가면서 버리면 되는 것이고 살아 있어도 어차피 통째로 부어버릴 거 상관은 없지. 아, 우리집은 4층이라 제 어미도 여기까지 쫓아오지는 못할 것이다. 어차피 공동 현관문 비밀번호를 치는 놈이면 이런 짓을 할 생각도 안 하겠지. 대충 손을 씻고 해맑게 웃고 있는 코끼리가 그려져있는 발포주를 냉장고에서 꺼냈다. 그리고는 휴대폰을 켜 아까 온 문자를 다시 보았다. 

 

"귀하의 뛰어난 역량에도 자리가 한정되어 있어, ..." 

 

이게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청운의 꿈을 안고 이력서를 보낸 곳만 200여곳. 그 중 면접을 하자는 곳은 열 곳도 안 되었고 그 중 한 곳에서 불합 통지를 받은 것이다. 부모님을 뵐 낯도 없이 알바를 

전전하는 신세가 서글펐다. 

 

딸각-.

 

"병신새끼." 하고 자조하며 발포주 한 캔과 함께 쓰디쓴 하루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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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면접도 조졌다. 초반에는 충분히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근거없는 자신감이었을까. 면접에서 예상치 못한 질문이 들어오자 갑자기 목소리가 덜덜 떨리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면접 스터디에서 지적받던 안 좋은- 손발을 자꾸 움직인다던지 하는 - 버릇들이 죄다 튀어나왔다. 그래도 대답은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오후 알바를 하던 도중 당일에 불합 통지를 받았다. "안타깝게도 불합격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렇게 빨리 알려줄 필요는 없지 않나. 아닌가, 차라리 나중을 도모하기에는 이게 더 빠를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마침 사장님이 오늘 오전 면접은 잘 보았냐고 물어보았다. 운좋게도 항상 내게 친절하신 분이기에 나의 슬픔이 사장님의 옷자락에 행여나 묻어날까 그럭저럭 잘 본 것 같아요, 하고 답했다. 이번엔 잘 될거야 하고 어께를 두들리고 가는 사장님의 등 뒤에 하다만 말을 묻었다. 

 

집에 가서 먹으라고 사장님이 쿠키를 타파통에 담아 주셨다. 요즘 따님이 제과제빵에 관심이 많다더니 이렇게 떡고물이 떨어진다. 맛은 파는 것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그래도 수제 쿠키만의 특별함이 있기 때문에 감사하다고 하고 룰루랄라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봉투를 열어 과자를 하나 먹어볼까 하던 나와 타파통에 달라붙어 과자가 든 통을 열려던 참피새끼와 눈이 마주쳤다. 요즘 삼재인가? 아니면 마가 낀 건가? 도대체 왜 하루가 멀다하고 참피들이랑 얼굴을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지?

나는 얼른 휴지를 한 장 장갑삼아 끼고 타파통을 꺼내 더러운 곳은 없는지 살폈다. 씨파, 좆됐다. 이미 녀석이 통이 열리지 않는다고 똥칠을 곳곳에 해두었다. 참피 똥냄새는 아무리 닦고 닦아도 지워지질 않는다. 그래도 조심스레 뚜껑을 열어 참피똥이 안 닿게 다른 그릇에다 담아 놓고 냄새를 맡아 보았다. 킁, 하면서 내 콧속으로 들어오는 쿠키 냄새 사이로 참피 똥냄새가 미약하게 나고 있는 걸 느끼자 나는 이마에 핏줄이 서는 것을 느꼈다. 어쩔 수 없이 아까운 쿠키를 비닐 봉투에 담고 아직도 종이 봉투 안에 있는 놈에게로 다가가 린갈을 켰다. 

 

[똥닝겐!! 어서 와타시에게 아마아마를 내놓는 테치! 똥닝겐이 투명씨로 막아놓지만 않았어도 아마아마는 세레부한 와타시의 배씨에 들어왔던 테치! 와타시는 세상의 진미를 가장 먼저 먹을 권리가 있는 테치! 노예 닝겐은 어서 와타치에게 아마아마, 그리고 스시, 스테이키를 내놓아 사죄하고 세레부상으로 대하는 데샤! 와타시를 이런 좁은 종이씨 안에 혼자 두는 것은 세상에 거역하는 어마어마한 대역죄인 테치! 먹을 것을 내놓은 다음에는 똥장녀를 독라달마로 만들어 와타시의 시중을 들게 하는 테치! 와타치는 세계에서 제일가는..!]

 

"야. 너네 장녀가 누군데?"

 

별 영양가 없는 말을 지껄이는 놈의 말 사이로 정보가 될 만한 단어가 들렸다. 

 

[똥장녀는 똥장녀인 테치! 와타치보다 아주 조금 먼저 똥마마에게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와타치보다 조금 더 많이 먹고 이 집에 먼저 탁아된 테치! 똥노예는 똥장녀에게 속아서 모시고 있음에 틀림없는 테치! 이 집에서 희미하지만 똥장녀의 냄새가 나는 테치! 똥장녀따위는 운치노예로 쓰고 와타치를 프리세스챠로 모시는..!]

 

나는 놈의 말을 더이상 듣지 않고 녀석이 들어있던 종이봉투를 기울여 놈이 아까운 쿠키들이 들어있는 비닐 봉투로 들어가게 했다. 

 

[테프픗! 닌겐노예가 와타시를 잘 모시는 테치! 노예로 쓰기에는 아까운 테치! 잘만 하면 와타시와 흑발의 자..]

 

그리고는 그대로 입구를 붙잡고 식탁에 퍽퍽 내리쳤다. 처음에는 쿠키의 갈색만 보이던 봉투 안이 점점 녹색 빨강색 여러 쿠키 조각들이 어지러지며 똥의 그것과 같은 색과 점성을 띄어간다. 

 

"씨발!!! 내가!!! 살다가!!! 한놈한테!!! 한 번도 아니고 !!! 두 번을!!! 사는 것도 x같은데!! x발!!! 참피새끼가!!!"

 

식탁에 봉투를 내리치다가 찢어질 것 같길래 검정 봉투를 가져와 한 번 감싸고 몇 번을 울분이 풀릴 때까지 소리를 지르면서 내리쳤다. 벨이 울릴 때까지.

 

띵-동.

 

평소에 한 번도 울리지 않던 벨이 울리자 그제서야 정신이 조금 돌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들고있던 봉투를 내려놓고 문을 열자 "아랫집 사람인데요." 하다가 움찔 하는 게 보였다. 핏발 선 눈, 헉헉대는 숨소리. 나도 내가 어떤 상태인지는 잘 알고 있다. 

 

"죄송..죄송합니다. 참피한테, 같은 참피한테 두 번을 탁아당해서, 너무 화가 나서...." 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났다. 

"죄송해요. 오늘따라 힘들어서... 다음부터는 조심하겠습니다." 하며 꺽꺽 목멘 소리로 말하자 다 큰 총각이 우는 게 안쓰러웠는지 이해 한다는 듯이 어깨를 토닥여 주고 힘내세요.. 하고는 내려갔다. 

그날 밤, 나는 봉투 안 참피와 한 방에서 지낸다는 사실조차 싫어, 다 차지도 않은 종량제 봉투에 그대로 검정 봉투를 쑤셔넣고 대충 밖에다 던져놓은 뒤 수면제를 한 알 입에 털어넣고는 잠을 청했다. 

 

다음날, 나는 사장님께 집에 어머니가 가져다 두신 후 한 번도 쓰지 않은 비슷한 크기의 플라스틱 통을 가져다 드렸다. 참피 똥 냄새가 플라스틱 틈새 사이에 배였는지 아무리 씻어도 냄새가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뭐라고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고 쩔쩔매고 있자 자네 잘못도 아닌데 뭘 그려- 하고는 그냥 그 그릇은 자네 가져가서 쓰라고, 집에 그런 거 많다고 괜찮다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요즘 겨울 다가와서 참피들이 극성이니까 조심하라면서 몇 가지 팁을 알려주셨는데 그 중 한 가지가 양 옆 뒤 뿐만 아니라 시야와 비슷한 높이 또는 시야보다 높은 곳에서도 제 새끼를 탁아하려 드는 놈들이 늘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무슨 참피가 투수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해요, 하니까 놈들도 나름대로 살 방도를 찾는 게지 그게 틀린 길인 줄도 모르고.. 하고 덧붙였다. 

 

일하면서 그동안 참피를 탁아당한 경로가 어떻게 되었는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내가 일하는 곳에서 집으로 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다. 1km 가 되지 않지만 그 중 양 옆이 담장으로 가로막힌 곳이 존재한다. 다른 길은 술에 취하든 멀쩡한 정신이던가에 양옆을 살피며 걷게 되지만 그 길은 담장이 지켜주고 있다는 느낌 때문일까 경계가 느슨하게 된다. 만약 탁아를 당했다면 그 길 밖에 없다. 

오는 길에 부러 종량제 봉투를 챙기고 로빈손&배킨슨 108에 들러 사정사정해- 원래는 안 되지만 일전에 아르바이트 한 적이 있기에 수월하게 얻을 수 있었다.- 재료를 구한 뒤 그 길을 슬렁슬렁 걸어갔다. 과연 어느 순간, 테찌이이이익~~!! 하는 소리가 봉투 안에서 들렸다. 봉투 안을 들여다 보자 드라이 아이스에 얼굴과 온 몸이 붙어 동상- 증상은 화상과 비슷하다- 을 입고 있는 자실장 한 마리가 보였다. 바로 뒤를 돌아보자 담벼락 중간 쯤에 난 구멍에서 이쪽을 보고 있는 친실장 한마리가 눈에 띄였다. 그동안의 범인(범실?) 이 저 놈이렸다. 나는 재빨리 담벼락을 돌아 데스뎃스- 왜 이런 구령까지 붙여 나 잡아잡소 하는 것지는 모르겠지만- 도망치고 있는 친실장의 뒤통수를 밟았다. 그리고 곧장 휴대폰의 린갈을 켜고 말했다.

 

"야, 내가 우습게 보였냐?"

 

[죄, 죄송한데스. 정말 죄송한데스. 장녀챠의 냄새가 계속 났던 데스. 장녀챠를 어여삐 여기신다 생각해서 차녀까지 어쩔수 없이 탁아한 데스. 죄송한데스.]

 

놀랍게도 분충이라 생각했던 친실장은 고개를 조아리며 내게 사죄했다. 이놈을 붙잡아서 어떻게 학대해서 죽여야 잘 했다는 소문이 날까 고민하던 차에 맥이 딱 풀려버렸다. 

 

"장녀챠 냄새는 무슨, 너네 차녀란 년도 그 얘길 하더라."

 

[주, 아니 닌겐상 신발에서 계속 장녀챠의 냄새가 난 데스. 기쁜 냄새였던 데스. 그래서 장녀챠가 잘 지낸다 생각했던 데스.]

 

그러고 보니 이 신발을 요 몇일 신었다. 자세히 보니 아일렛 사이로 작은 녹색 얼룩 같은 게 보이는 게 장녀란 년이 날아오면서 똥찌꺼기라도 흘렸나보다. xx, 이게 원흉이였구나. 

 

"니년 새끼들 때문에 내가 얼마나 피해를 받았는 지 아냐?"

 

[죄송, 죄송한데스....]

 

친실장은 그저 죄송하다 송구스럽다 그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나는 이 기시감을 어디선가 느꼈다. 죄송하다 말하지만 속으로는 재수가 없었다 말하고 있겠지.

 

"너네 장녀는 내가 학대하다가 턱주가리 빠져서 죽었고, 너네 차녀는 내가 먹을 쿠키에 눈독들이길래 쿠키랑 같이 반죽해서 버렸다. 너네 셋째 보여줄까? 이렇게 됐어."

 

봉투를 열어 보여주자 삼녀인지 그 다음일지 모를 녀석은 이미 드라이아이스와 하나가 되어 테에 하는 소리와 함께 온 몸이 녹아들고 있었다. 

 

그걸 보자마자 친실장이 뒤로 자빠지며 외쳤다. 

 

[잔인한데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데스!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닌겐에게 탁아했던데스! 너무한데스!]

 

원래 참피란 게 지 좋을 대로 생각하다가, 인간들의 이기심에 휘둘리다 생사를 달리하는 생명체다. 끝까지 나를 닌겐이라 부르는 것이 수상해 녀석의 두건을 걷고 목뒤를 보자 역시나, 시리얼 넘버가 적혀 있었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녀석에게 유도 심문을 했다. 여기서부터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눈사태 직전의 눈처럼. 사냥하기 직전의 매처럼.

 

[사실 아까 했던 말은 거짓말이었어. 너희 삼녀는 미안해. 내가 집이 너무 더워서 가져다 놓을 게 필요해서 가져가는 통에 이런 사단이 났네. 어쩌면 좋을까.]

 

[데-데엣?]

 

[우리집은 돈이 너어어무 많아서 겨울에도 여름처럼 난방을 세게 하거든. 너같은 참피들도 좋아할 만큼.]

 

녀석은 진위여부를 판별하려는 듯, 내 눈을 뒤르륵뒤르륵 쳐다보았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의 눈을 쳐다보는 것 또한 사육실장의 특징. 이 다음부터 녀석의 등급이 특정될 것이다. 

 

[호, 혼또데스가?]

 

아, 여기서부터는 실망. 

 

사육실장은 중급 이상부터 목에 시리얼 넘버가 심어진다. 그 기능, 지능 수준에 따라 매겨지는 등급이 매겨지는데 이렇게 멍청한 놈이 상급 이상일 리가 없지. 사육실장 유기 벌금- 신고자에게 70%가 간다- 도 등급이 높아질수록 높아진다. 특급이라면 애초에 버려지는 것보다 되팔렘이 더 많을 것이고 상급 이상이라면 내 말을 믿을 리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녀석은 중급 실장. 중급이라면 얼마 안 되지만 그래도 그동안 당한 걸 돈으로라도 받아내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장녀랑 차녀는 우리집에서 잘 지내고 있어. 따.뜻.한. 곳에서. 밥.도.잘.먹고 말이야."

 

[혼또니?!]

 

거의 넘어왔다.

 

"사실 이 신발을 신은 것도 너희 장녀와의 첫 추억을 기억하기 위해 계속 신고 다니는 거야. 녹색 얼룩이야 뭐하겠어. 나야 너.희 장녀와의 첫 추.억.이지."

 

[데, 뎃,..와타시의 자들이 잘 지내고 있던 데스..오로롱...]

 

"삼녀는 안 됐지만 우리집에 가서 장녀, 차녀와 함께 지내지 않겠니? 아이들이 엄마를 찾고 있어서 가슴이 아프던 차에 잘 됐어. 자, 이리로 들어와."

 

봉투 안에 든 드라이 아이스-와 그에 뒤엉킨 삼녀-를 대충 던져 버리고 봉투를 내밀자 옳다구나 하고 놈이 봉투 안으로 들어왔다.

 

가는동안 뎃데로게- 하는 노랫 소리가 들려 린갈을 들어 살펴보니 새로운 주인, 가족 등이 찍혀 나왔다. 죽은 삼녀는 아예 안중에도 없구나, 너?

 

"그러고 보니 너, 이름은 뭐야?" 

 

하고 물으니 [미도리인 데스, 하지만 주인상이 새로 이름을 지어주신다면 좋은데스!] 하고 싱글벙글 웃었다. 미도리라니 전형적이구만. 

 

나도 씨익 웃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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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와 봉투를 내려놓자마자 녀석의 눈에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뭐, 어디 아파트에서라도 살았나보지. 원룸에 살려니까 착잡한가보다. 그래도 괜찮아! 너는 여기 안 살거니까! 

화장실로 녀석의 뒷덜미를 끌고 가 옷을 찢듯이 벗기고 벗겼다. 알몸은 부끄러운지 제 가슴과 고간을 가리는 꼴이 여간 역겨운 게 아니다. 

부엌에 가서 토치와 칼을 가져왔다. 그제서야 위험을 느꼈는지 데스데스 뭐라 외치는 녀석이었지만 린갈은 화장실 밖에 놓고왔다. 세면대, 샤워꼭지 할 것 없이 모든 물을 틀고 나는 녀석의 팔을 가위로 잘라냈다. 녀석의 장녀를 학대할 때 얻은 교훈은 참피 학대할 때 칼까지는 필요 없다는 것이다. 녀석들의 살성은 어찌나 약한지 문방구 1000원짜리 가위로도 충분히 뼈까지 자르기에 충분했다. 

데데데-엑!  하는 소리와 함께 녀석의 두 팔이 잘려나가며 유방이 드러났다. 양 옆이 다른 색을 띄는 것 빼고는 별 특징이 없지만 나는 왼쪽의 유방 부터 잘라냈다. 어떻게든 고통을 막아보겠다고 다리를 이보다 빨리 움직일 수는 없다고 느낄만큼 빠르게 움직였다. 그래봤자 소용없지만. 문득, 린갈이 있는 편이 재미있겠다 싶어 휴대폰 린갈을 가져다 켜 놓고 다른 한 쪽 유방에 가위날을 가져다 대자 놈이 소리쳤다. 

 

[자들에게 젖을 줄 수가 없는데스! 제발 부탁드리는데스! 앞으로 탁아하지 않는데스!] 

 

앞으로가 아니라 미리 하지 말았어야지, 병신아. 속으로 생각하며 나는 녀석의 나머지 유방도 잘라 버렸다. 이제 녀석의 가슴팍은 두개의 벌건 피흘리는 자국과 살밖에는 남지 않았다. 녀석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제 가슴팍을 쳐다보았다. 이게 끝인 줄 알고. 병신아 이게 끝이 아니야.

 

나는 가스토치- 리모델링은 새로 했으나 시설 자체는 낡아서 구비해둔-를 가져왔다. 처음에는 이게 뭐냐는 듯이 쳐다보던 녀석도 내가 토치의 스위치를 누르자 가생이 사이로 퍼렇게 올라오는 불길에 온 힘을 담아 외치는 것이었다. 

 

[똥닝게에에에에에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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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나는 미도리 녀석을 데리고 동물보호센터- 요즘은 실장보호센터로 불리는 일이 많지만- 에 도착했다. 미도리는 그 때까지 멍한 얼굴로 데에에 하는 소리만 낼 뿐이었다. 

유기실장신고서를 작성하고 녀석과 함께 내밀자 등 뒤에 바코드 스캐너를 댐과 동시에 삑- 하는 소리가 들렸다. 

 

"예, 사육실장 유기신고 완료 되셨구요. 중성화는, 이미 하시고 오셨네요?"

 

하길래 그냥 빙긋이 웃어주었다. 아닌 게 아니라 불로 지져진 미도리의 고간으로는 어떤 것도 배출하지 못할 것이었다. 

 

"등록하신 계좌번호로 일주일 내로 입금되실 거구요, 다른 문의사항 있으시나요?"

 

직원의 사무적인 말에 아뇨, 없어요 하고 미도리를 뒤로 하고 나왔다. 이만 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도리는 어차피 불길 속에 어딘가의 벽돌 내지는 수증기로 피어날 테고 그 주인 또한 - 나중에 알고 보니 아랫집 새끼였다, x새끼- 내게 70% 배상금을 돌려주게 될 터였다. 이만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오면서 문득 저 여직원이 이 일을 하고 싶어서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보호센터, 말이 동물이지 거의 실장만 맡는 데는 한직에 가깝고 승진은 생각도 못할 것인 자리를. 나도 내 눈을 낮춰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직업이든 어쩌랴. 미도리처럼 온 세상을 자신의 자로 채우지는 못할 망정 내 한 몸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며 건사하고 살 수 있는데로 한 번 생각을 해보자. 어찌되었건 내일은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르고 나랏님도 모르는 거 아니겠나. 분충 새끼들한테 안 당하려 최대한 조심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우리같은 중급네들이 사는 법이지 하는 생각을 했다. 햣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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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대기업 로젠 | 작성시간 22.01.21 동물 유기는 엄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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