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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크립트/ 단편

크림빵

작성자나나팔|작성시간22.03.30|조회수1,091 목록 댓글 0

"오늘은 운이 좋았던 데스."

 

온전한 크림빵을 들고 골판지로 돌아가는 친실장.

 

"야옹씨를 잘 피해갔던 데스.

학대파 닌겐도 마주치지 않은데스.

무서운 분충놈들도 마주치지 않은데스."

 

'레후? 주인님 어디가신레훼에엥'

 

"닌겐상을 잃어버린 우지짱을 발견해서 닌겐상에게 데려다준 데스. 빵을 받은데스."

 

평소에도 가끔 맛볼 수 있었던,

그마저도 귀퉁이에, 푸석푸석하고 곰팡이가 핀 빵.

 

하지만 우지챠의 주인이 준 빵은

부드럽고, 폭신하고, 안에 담긴 크림이 달콤한 냄새를 가득 풍기고 있었다.

 

"어서 돌아가서 장녀와 함께 먹는데스."

 

친실장은 과거를 회상한다.

 

본래 친실장은 사육실장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금기를 깨고 임신을 하였고, 분노한 주인에게 잔뜩 얻어맞고 버려졌다.

 

폭행에 의한 피해였을까, 태어난것은 자였던 핏덩이들과 엄지 하나였다.

 

자신 때문에 죽어버린 자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엄지를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자신만큼 먹고, 자신만큼 싸지만 

먹이활동에는 도움되지 않는 엄지.

 

"그래도 귀여운 자인데스."

 

친실장은 오늘 아침을 회상한다.

 

"...뭐라 말한데스?"

 

여느때와 같이 먹이를 구하기 위해 집을 나설 채비를 하던 친실장.

 

"아타찌는 이제 싫은레치! 마마에게 도움도 안되는 식충이로 살 바엔 운치굴에 넣어주는레치!"

 

"그게 뭔 헛소리인 데샤아아악!!!"

 

"아타찌 알고 있는 레치! 

아타찌가 먹는 양이 많아서, 마마가 굶고 있는레치! 

싫은레치! 

마마에게 도움안되는건 싫어레치!"

 

"누가 그런 소리 하라고 한 데스!!!"

 

딱콩

 

난생 처음으로 엄지에게 행사한 딱밤.

 

"레에...?"

 

"누가 뭐래도 오마에는 와타시의 자인 데스! 자랑스럽고 훌륭한 자인데스! 누군가 오마에에게 엄지따위라고 말한다면, 뜯어 먹어버리겠는데스!"

 

"마..마맛..."

 

"오마에는 마마가 굶는 한이 있어도 먹여살리는데스!

운치를 먹어도, 오마에가 배부르다면 마마는 그걸로 괜찮은데스!!"

 

"마..마마! 레에엥~"

 

서로 부둥켜 안는 친실장과 엄지.

 

"어서 돌아가서 장녀와 같이 먹는데스~ 이정도면 둘이서 다 먹고도 많이 남는데스~"

 

골판지에 도착한 친실장.

 

"데에....?"

 

거기엔 찌그러진 골판지와, 그 안에서 흐르는듯한 적록색의 체액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한 남자.

 

"자...자,자,자,자,,, 장녀어어!!!!"

 

"뭐야? 니가 친실장이냐? 넌 뭔 엄지같은걸 혼자두고 키우냐"

 

"키사마!!!! 장녀에게 무슨 짓을!!!"

 

"아니, 나도 피해자야. 나무뒤로 떨어진 이어폰 한쪽을 찾는데, 니 엄지가 그 더러운 운치묻은 손으로 내 이어폰을 찾아줬다니깐?''

 

"그...그게...왜!!!! 뭐가 문제인데스!!!!!!!! 착한 행동이였던데스!!!!!!"

 

"아니지, 나 혼자서도 찾을 수 있었는데, 감히 운치를 묻혀? 괘씸해서 옆에 나뭇가지로 때렸더니 골판지로 들어가더라구.

미안하다고 빌면 봐주려고 했는데."

 

"그,그그그게... ㅁ,ㅁ,무,무슨...?"

 

"그러고보니 니를 많이 좋아하더라?"

 

'이 집은 세상에서 제일 멋지고 존경스러운 아타찌의 마마가 지은 집인레치!! 학대파 똥닌겐 따위한테 지지 않는레치!!!'

 

"꼴받아서 그대로 밟아버렸어."

 

"키사마아아아!!!!!"

 

"그보다, 지금 이러고 있어도 되겠어? 니 엄지가 살아있을지도 모르는데?"

 

"데데덱! 장녀어-!!!"

 

돌아가는 남자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골판지를 뒤지는 친실장.

 

거기엔 시체라고 하기에도 너무나 찌그러지고 납작해진 장녀가 있었다.

 

"데갸아아아아아아!!!!!!!!"

 

엄지의 시체는, 너무나도, 부드럽고, 푹신했다.

 

마치, 자기가 들고 있던 크림빵처럼.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당연히 뻥이지. 병신"

 

저실장용 산책 주머니에 담겨져 집으로 돌아가는 우지챠가 주인에게 묻는다.

 

"레후 주인사마 아까의 오바상에게 주신 빵은 무엇레후?"

 

"아 그거? 코로리 탄 크림빵.

이번에 집단 유인 후 구제용으로 만든 제품이라던데, 잘못 샀지 뭐야. 어차피 들실장이라면 사는게 고통일테니 빨리 끝내주고, 행복하게 가게끔 줬지."

 

"구제가 뭐인레후? 모르는레후

프니프니 해주시는 레후"

 

"하하 욘석"

 

"레퍄 레퍄 레퍄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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