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사마, 와타시 자를 가지고 싶은데스!"
"뭐라고?"
남자는 사육실장 치이코를 키우고 있었다.
훈육 완료된 개체답게, 밥투정도 안하고 배변도 잘 가렸는지라 남자도 애정을 더 쏟고 잘 대해줬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자를 가지고 싶다고?
"얼마전에 루비네아 상이 자들과 함께 산책하는것을 본 데스.
정말 행복해보였던 데스.
와타시도 자를 가져서 행복해지고 싶은데스."
"행복해지고 싶다니... 훈육 당하던 그 시절에서 벗어나 배부르게 먹고 등따숩게 자는 지금 생활은 행복하지 않다는거냐?"
"데엣... 그건 아닌 데스.
하지만 자들은 와타시를 닮아 말을 잘 들을것인 데츄.
주인님도 와타시의 자들이 주는 행복에 빠지실 것인 데츄웅."
양충인척 포장하고 있지만... 결국 분충발언이군.
그렇다면...
"좋아, 자를 가지는걸 허락해 주마."
"데에! 감사한데스, 주인사..."
"단."
"데?"
"너의 자들이 태어나면 난 너의 자들에게 더 신경을 써줄 거란다."
"데에?"
"너의 자들이 나의 집을 어지럽히는건 두고 볼 수 없다.
내가 직접 교육하고 씻기고 재우며 관리하겠어."
"데... 와타시도 교육 잘 할 수 있는!"
"데수우~ 와타찌만 믿눈 데쮸~ 하며 지 자들까지 분충으로 만든 놈들이 네 전의 사육실장들이었단다."
"...."
"푸드는 양을 늘려서 줄거고, 간식도 그에 맞춰 주마.
하지만 너에게 주는 관심은 줄어들거란다.
그래도 자를 가지고 싶니?"
'데... 말로는 저렇게 해도 항상처럼 와타시를 예쁘게 봐주실 것이 분명한데스.'
'...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하나같이 똑같다니깐.'
"알겠는데스! 주인사마의 말대로 하겠는데스!"
"알았다, 조금만 기다리렴. 예쁜 꽃을 꺾어다 줄테니."
공원에서 가져온 꽃을 받고 치이코는 교성을 참으며 수분했다.
임신의 증거로 양 눈이 초록색이 되었다.
"홀몸도 아니니 잘 먹어야지."
남자는 영양만점 음식들을 준비해줬다.
황홀한 음악을 틀어주고, 배를 따뜻하게 유지해줬다.
임산부의 대접이 이렇게 좋았을 줄 몰랐던 치이코는, 태교를 시작했다.
"뎃데로게~ 자들은 듣는데스~
마마에겐 상냥한 주인사마가 있는데스~
자들도 주인사마의 은혜로 세상에 나온 것인데스~
주인사마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데스~"
"걱정했지만... 훌륭한걸."
그리고 2주 뒤. 출산일.
"텟테레~"
"텟테레~"
"텟테레~"
"텟테레~"
건강한 자실장 넷.
"테츄웅? 마마인테츄? 반가운테츄!"
"주인사마인테치?"
"팔다리 긴긴씨 된 테치!"
"세레브한 집인테치...!"
"오로롱~ 정말 귀여운 자들인 데스. 자들! 주인사마께 인사하는데스."
"안녕하신테치 주인사마~" ×4
이정도면 모두 양충이군. 훌륭해.
자실장들은 생애 첫끼를 먹기 시작한다.
남자의 철저한 교육하에.
"다들 잘 들어라. 너희가 내 집에서 살기 위해서는 내 말에 절대 복종해야한다.
푸드를 먹을때에는 양손으로 잡고 조금씩 베어물어 흘리지 말고 먹어라."
"테챱테챱. 맛있는테츄!"
"극상의 맛인테치!"
다음은 배변교육.
"운치는 여기서 싼다. 판츠를 내리고 운치를 싼 다음 옆에 있는 휴지로 총구를 깨끗이 닦고 판츠를 입어라.
운치가 많으면 내가 치울 것이니 걱정말고, 혹시나 판츠에 쌌다면 마마에게 말해서 닦아달라고 해라."
"하이테치~!" ×4
"정말 똑똑한 자들인 데스..."
"자, 다음은 아와아와 시간이다."
"아와아와 테치이~" ×4
"아와아와 좋은 데스!"
"잠깐. 치이코. 너는 안된다."
"데? 어째서인 데스?"
"실장용 욕조는 너와 자들이 다함께 들어가 씻기엔 너무 작단다. 옆에 있는 실장용 대야로 물을 떠서 씻으렴.
우리가 한 약속 기억하지?"
[난 너의 자들에게 더 신경을 써줄 거란다.]
"데에에... 알겠는데스."
"시원한테치~"
"참방참방 기분좋은테치!"
"주인사마의 손길 기분좋은테치~"
"극상의 행복인 테치이~"
쏴아아
"데에..."
나도 욕조에서 씻고 싶다.
나도 물놀이를 하고 싶다.
나도 주인사마가 씻겨줬으면 한다.
"그래도, 약속은 약속인데스..."
목욕이 끝나고, 잘 시간.
"너희는 아직 작고 여리니 내 침대 옆 세레브 실장 침대에서 자자꾸나."
"하이테치~" ×4
"주인사마! 와타시 오늘 출산해서 피곤한데스! 주인사마의 자장가를 들으며 자고 싶은데스~"
"안된단다. 치이코. 넌 이제 마마잖니. 바닥에 이불 깔아뒀으니 자렴."
"뎃?"
평소에 주인님의 온기를 느끼며 자던 치이코에게 바닥의 이불은 너무나 시려웠다.
...랄까, 이불 자체는 굉장히 포근하고 따뜻했지만 옆에 주인님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차이가 난 것이었다.
그에 반해 자들은, 주인님의 자장가를 들으며 노곤노곤 자고 있었다.
"그래도 자들이 있어 행복한 데스..."
다음날 아침.
"나 갔다온다~"
"다녀오시는 데스. 주인사마."
먼 발치에서 공손히 인사하는 치이코 사이로 자실장들이 달려나갔다.
"다녀오시는테치 주인사마~"
"테츄웅 오늘도 힘내시는테치~"
아차.
자들에게 주인님을 귀찮게 하지 말라고 하는걸 깜빡했다.
자신도 예전에 출근하는 주인님에게 들러붙었다가 처음으로 체벌을 당했다.
"잠ㄲ...!"
"하하하 요녀석들. 그래, 나 갔다올테니 마마랑 잘 있으렴~"
라며 상냥하게 쓰다듬어 주는 남자.
정작 치이코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남자가 떠나고, 치이코는 자들에게 기본적인 예절을 가르치고 함께 놀아준다.
남자가 퇴근하고, 자들은 이름을 받았다.
태어난 순서대로, 핑키, 비올라, 옐로, 그린.
사육실장들의 흔한 이름인 '치이코'와는 다르게 모두 개성 넘치는 이름인 것에 살짝 아쉬운 듯한 치이코.
"와타시도... 와타시도..."
하지만 주인님이 주신 소중한 이름이기에 작게 중얼거릴 뿐이었다.
그리고는 쇼핑백에서 각자의 이름에 맞는 색의 옷들을 꺼낸다.
자들은 모두 예쁜 옷을 받고 기뻐한다.
"테치~ 세레브한 옷인테치~"
"감사한테치 주인사마!"
"아름다운테치!"
"마마와 비슷한 색인테치! 하지만 프릴도 달려있는테치!"
"저... 주.. 주인사마..."
"응? 왜 그러니 치이코?"
"와타시의 선물은... 어디있는데..스...?"
그러자 남자가 굳은 표정으로 치이코를 내려다본다.
'뎃! 실수한데스! 아파아파 당하는데스!'
그러나 빙긋 웃으며 말하는 남자.
"내가 설마 치이코 선물도 안 가져왔을까봐?"
"주...주인사마!"
"짜잔~ 자들을 쉽게 불러모을 수 있는 실장 확성기!!"
"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확성기는 집에서는 좆구데기다.
넓은 공원이라면 모를까, 30평 남짓한 남자의 집에서 목소리를 약간 높이기만 해도 자들은 잘 온다.
기대한 것과는 달라 실망한 치이코.
그러나 자신의 자들을 위해 이런 선물을 해준 주인님에게 감사한다.
"가...감사한데스... 주인사마.
"그래, 피곤하네. 얘들아 자자!"
"하이테츄웅~!" ×4
치이코는 점차 괴리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다음날, 남자는 치이코와 자들을 데리고 공원에 산책을 갔다.
"상쾌한테치!"
"꽃씨인테치! 나무인테치!"
"저길 보는테치! 친구챠들인 테치!"
"마마! 마마! 와타치타치 놀고와도 되는테치?"
"멀리가지 마는 데스우~"
자실장들은 다른 사육실장들의 자들과 놀러갔고, 치이코는 남자와 함께 애호파 사람들 무리에 갔다.
"오랜만인 데스, 루비네아 상."
"치이코 상 어서오는데스~"
"와타시, 마마가 된 데스!"
"데! 축하하는 데스~"
"어머 ○○씨, 자들을 허락해주신거에요?"
"네, 치이코가 생각보다 교육도 잘 하더라고요."
자신을 칭찬하는 말에 괜스레 볼이 빨개진 치이코.
잡담하며 놀다보니 슬슬 갈시간.
"자들, 마마에게 오는 데스~"
남자에게 선물받은 확성기로 자들을 불렀다.
"어머, 그건 확성기 아니에요?"
"저거 9만원이라고 하던데- 정성이 대단하세요~"
"하하. 뭘요."
치이코는 정확한 가치는 모르지만, X만원이 좋은것이라는 것은 안다.
자신에게 좋은 것을 선물해준 주인님이 더 좋아졌다.
"테치테치" ×4
치이코에게 달려오는 핑키, 비올라, 옐로, 그린.
"어머? 저거 트로피컬 실장복 에디션 아니에요?"
"40만원은 된다던데?"
"무리 좀 했습니다. 후후."
그 말에 치이코는 머릿속에서 뭔가가 끊어졌다.
앞서 말했지만, 치이코는 가치는 모르나 그 단위 정도는 안다.
특히, 몇 '만' 보다는 몇 '십만'이 훨씬 좋다는 것 쯤은.
자신이 받은 선물 중 가격을 아는 것 중에 '십만'의 단위를 가진 것은 실장용 욕조(15만원)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자들만 쓰긴 하지만.
의기소침해진채로 돌아오는 치이코.
그런 치이코를 알까 모를까, 오늘 얘기를 하는 자들.
"와타치와타치, 루비아 챠와 공놀이한 테치!"
"유메라는 흑발챠와 나비도 쫓아다닌 테치!"
"실장인인 루네챠가 주는 콘페이토도 먹어본테치!"
"몽몽이라는 커다란 우지챠가 태워줘서 공원을 누볐던 테치!"
하지만 치이코의 머릿속에는 들리지 않았다.
'어째서 데스...?
왜 와타시의 것보다 자들의 것이 더 좋은 데스...?'
집에 도착.
자들은 남자가 직접 물티슈로 닦아주고, 치이코는 스스로 닦았다.
쉬고있는 남자에게...
"주인사마, 와타시 아와아와를 하고 싶은데스."
"너는 욕조에 자들과 함께 못 들어간다니까?"
"그게 아닌 데스. 자들과 목욕하는 시간을 달리하면 모두 아와아와할 수 있는데스!"
실장석치고는 머리가 좋은 치이코.
그러나...
"싫어. 피곤해."
"...뎃, 데에?"
"자실장들이랑 놀아주느라 피곤하다. 혼자 물받아서 씻어~"
그러고는 잔다.
원래는 주인님이 씻겨주며, 억울했던, 말하고 싶었던 것들로 대화하려고 했는데.
"데퓨우웅..."
한숨인지 울음인지 하는 소리를 내며 치이코는 욕실로 들어갔다.
그날 이후, 갈수록 치이코의 대우는 떨어져갔다.
성장기인 자들에게 좋은 것을 먹여야한다는 명목하에 자들은 고급푸드, 치이코는 초록색 푸드.
자들은 잘 뛰어놀아야한다며 하루에 1시간씩 산책시키는동안, 치이코는 집에서 TV.
자들은 장난감을 사주지만 치이코에겐 육아용품.
점차 치이코는 회의감을 느꼈다.
이러려고 자를 가졌나?
분명 주인님과 함께 행복한 육아생활이 되어야 했는데.
왜 이렇게 된거지?
그러다 결국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다.
여느 아침.
자실장들은 남자에게 힘내라는 애교를 하고 손길을 받고 있었고, 치이코는 바라보다 바닥에 드러누워,
"데에엥! 데에엥!! 와타시도 쓰다듬어 달란 데스! 와타시도!!"
평소 말 잘듣고 얌전하던 치이코가 저렇게 떼를 쓰던건 남자에게도 자실장들에게도 당황스러웠다.
그러다 장녀인 핑키가,
"마마앗! 주인사마 앞에서 뭐하는테치! 그 나이 되고도 어리광인테치이?"
장녀의 똑부러지는 지적.
하지만 치이코의 눈에 '저건' 더 이상 자가 아니었다.
자신의 행복을, 주인의 사랑을 뺏어가는 분충.
"까불지 마는 데샤아아앗!!!"
뿌득
"테쨔아아아아아!!"
순식간에 일어난 일.
일어선 치이코가 눈앞의 핑키에게 달려들어 두 다리를 뭉개버렸다.
"야!!!!!!!"
자신에게 달려드는 주인님을 보고,
'주인사마! 와타시인 데스! 쓰다듬어주시는 데스!
이 분충년을 처리한 데스!'
빠아악
"데갸아아아악!!!"
남자의 주먹을 맞고 3m는 날아간 치이코.
피가 바닥에 흩뿌려지고, 이빨 세개가 부러져 목구멍 너머에 박혔다.
"데갸아아악!!! 데갸아아악!!!!!"
"너...!!! 이 새끼가!!!!"
"주인사마! 오네챠가... 오네챠가!!"
핑키는 다리가 뭉개지고, 피를 토하고 있었다.
"핑키!!! 너희들, 어서 이리 타!"
자신의 주머니에 자실장들을 태우고, 핑키를 안고서 실장병원으로 달려가는 남자.
다행히 즉시 재생액을 투여한 덕분에 말끔히 나았다.
남자는 자신의 앞집에, 실장인과 거대 저실장을 키우는 집에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자들을 맡겼다.
가끔 들실장들을 학살하긴 하지만, 사육실장에게는 잘 대해주는 이웃이니까.
남자는, 얼굴이 붉어지고 목 곳곳에 혈관이 곤두선 채로 집으로 돌아갔다.
"너... 뭐하냐?"
"데수웅? 주인사마! 여기에 못보던 물건들이 있길래 영역표시를 한 데스우!"
자신이 자실장들을 위해 사준 장난감에 운치를 잔뜩 바르고는 뿌듯하다는 듯이 자신을 바라보는 치이코.
남자는 치이코가 너무나도 역겨웠다.
분명 자신과의 약속으로 가진 자들, 배아파 낳았고, 추억으로 함께한 자신의 자의 다리를 뭉갠것도 모자라서,
이젠 자의 존재조차 까먹고 행복회로를 돌리던 것이었다.
"데수웅! 주인사마! 와타시 잘한데에에에엑!!!"
남자는 순식간에 치이코를 걷어찼다.
날아가다 빵콘한 판츠의 무게로 인해 강하게 떨어져 팔이 박살난 치이코.
"데갸아아!!!! 와타시의 섬섬옥수가아아!!!"
남자는 곧바로 치이코를 들어올려 싸대기를 몇번이나 날렸다.
"데갹! 데겍! 데엙! 주... 주인사마!! 그만하는 데스!
와타시의 자들은 어디간 데스?!"
"드디어 정신이 돌아온거냐, 이 개ㅅ..."
"와타시에게서 주인사마의 사랑을 뺏어간 그 분충년들은 모두 찢어 죽여버려야 하는데스!
와타시가 직접 할터이니 데려와주시는 데갸악!!!!"
남자는 분충발언에 너무나도 분노해 근처에 있던 가위로 치이코의 팔을 찢어버렸다.
"와타시의 섬섬옥수가아아아!!!!"
"야 이 씨발새끼야. 니가 분명히 약속했잖아...응?
너에게 가는 관심이 적어져도 자를 키우게 해달라고!
약속했잖아아아!!!"
찌직
왼쪽 다리를 잘라버렸다.
"데갸아아아아앍!!!!!!!"
"자들도 중실장이 되어서!!
양육비가 덜 들게 되면!!!
너에게 가는 관심도 다시 늘어났을텐데!!!"
"데갹!!!!!"
오른쪽 다리도 잘라냈다.
"고작 그 3주가 참기 힘들어서 그딴 개짓거리를 벌였단 말이냐아아!!!!!!"
앞머리를 사정없이 뜯어버린다.
"와타시의 은하의 보물급 앞머리가아!!!!!"
"잘 참았잖아!!!! 브리더의 한달 훈육도 잘 참아냈잖아아!!!!
그런데도 자들에게 들어가는 돈과 시간이 아니꼬와서 그랬냐아아!!!!!"
뒷머리도 뜯어버린다.
"데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바닥에 패대기 친다.
옷이 눈에 들어왔다.
"옷...? 그러고보니 너.
자들의 옷에 비해 니 옷이 너무 형편없다고 불평했었지."
옷을 콱 잡아드는 남자.
"이 옷!!! 지인에게 200만원 주고 고급 실크로 주문제작한 특제 옷이라고!!!!!!"
쫘악
"데에에에!!!!"
치이코는 놀랐다.
가끔 냉장고나 TV를 말할때나 나오던 '백만' 단위.
자신이 형편없다고 했던 이 옷이, 그런 가구와 비슷한 수준으로 비싸다고?
"니가 먹는 이 푸드...!!!!
비록 맛은 없지만 영양은 저 고급푸드의 5배는 좋은 특제푸드다!!!
가격만으로 따지면 2배는 넘는다고!!!!
자들은 영양을 많이 흡수 못 하니까 그걸 줬던 거란 말이다!!!
맛만 좋은 운치나 다름 없는거라고!!!"
정말?
정말로?
"니가 밤에 자던 그 이불!!!
내가 직접 우지 고치실로 짜서 제작한 이불이다!!!!!
곁에서 재우지 못한게 미안해서 직접 따뜻하게 만든거였다고!!!"
치이코는 혼란스러웠다.
그럼 주인님은, 나 혼자일 때보다 자들이 나온 지금, 더 관심을 주셨던 거라고?
"매일 해주던 목욕!!!
자장가!!! 산책!!!!!
성체라면 이미 졸업해야했던 거다!!!
니 어리광을 대체 언제까지 받아줘야하냐!!!!"
다른 집 사육실장들은 모두 스스로 몸을 씻고, 잠을 자며,
이 도시는 길거리의 사육실장을 학대하거나 하지 못하고, 공원도 애호파 전용 공원이었기에
스스로 산책하는 사육실장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럴...그럴리가 없는데스!!!
그럼 와타시가 혼자 착각하고 한 짓이란 데스??!!!"
"그래 이 씨발새끼야."
"데!!"
이제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치이코.
치이코가 남긴 감정은 남자에게 슬픔과 분노를 일으켰다.
남자는 조용히 말한다.
"난, 널 키우지 않을테다."
"데에...데! 데뎃! 데에엥! 주인사마! 그러지 마는데스!
보호소는 싫어데스!"
TV에서 숱하게 본 보호소는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었다.
"누가 보호소로 간대? 넌 공원에 버릴거다. 해골 3개 공원말이지."
이 도시는 공원이 3개다.
애호파 전용 공원.
일반 공원.
학대파 전용 공원.
"그렇게 니가 원하던 자들, 영원히 낳으면서 살아봐."
"와...와타시의 자들만이라도!!!!"
"뭔 개소리냐. 자실장들은 당연히 키운다. 버려지는건 너뿐이다."
"데데데!!!! 자들! 도와주는 데..."
순식간에 박스에 담겨져 공원으로 가진 치이코
남자는 치이코에게 선물했던 확성기를 꺼내들어 작동시킨다.
"아아, 그러고보니 이 확성기.
그 사람들은 몰랐겠지만...
사육실장 보호용 전기충격기와
링갈기능, 위치 추적기까지 탑재된 120만원 짜리 수입제품이다."
"데에에... 와타시가... 와타시가 멍청했던 데스!!! 오로롱! 장녀어~"
"그 더러운 아가리로 핑키 부르지 마. 씨발년아."
남자는 확성기를 들어 링갈기능을 작동시킨다.
"아아, 들실장들. 듣고 있나? 공원 중앙에 원사육실장 독라달마 자판기가 있다. 가져가서 좋을대로 하도록."
치이코는 남자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주! 주인사마...? 주인사마!!! 살려줘데스!!! 싫어데스!!!!"
멀리서 달려오는 들실장들.
옷이 헤지고, 흉터있고, 흉악한 얼굴을 한 들실장들.
"싫어어데스!!!! 주인사마아아아!!!!"
그 날 밤, 치이코가 내지른 죽음의 단말마로 인해 공원은 해골 5개를 받았다.
남자는 앞집에 가서 자실장들을 데려와, 어제의 일들을 말해줬다.
자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사실을 아는 편이 더 좋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들의 말은 가관이었다.
"사실... 마마는 가끔 와타치타치를 때렸던 테치."
"맞는테치! 와타치도 머리를 얻어맞은 테치!"
"주인사마가 안 계신동안 간식을 몰래 꺼내먹은, 테치..."
진작에 버린게 다행인듯 하다.
사실 남자는 치이코 이전에도 4마리의 사육실장을 길렀다.
탁아된 놈. 주워온 놈. 침입한 놈.
입양한 놈.
모두 하나같이 자들을 갖고 싶다하였고, 남자가 자들을 돌봐주자 육아는 내팽개쳐두고 방임했던 것이다.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도록, 유명 브리더에게 훈육된 실장석으로, 약속까지 하고 잘 길러줬건만...
"나는 후회한단다. 좀 더 일찍 눈치채주지 못한 것을..."
"주인사마아..." ×4
"이제부터라도 너희에게 잘 해주마. 대신, 너희를 돌볼 친실장이 없어져서, 너희에게 들일 돈과 시간은 조금 적어질거란다. 괜찮겠니?"
"괜찮은테치! 주인사마의 말, 잘 듣겠는테치이!" ×4
"녀석들..."
남자는 행복했다.
고된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반겨주는 사육실장들.
핑키, 비올라, 옐로, 그린은 행복했다.
바쁜 일과를 쪼개어 자신들에게 신경 써주는 주인님.
그 누구도 약속을 깨는 일 없이, 행복하게 살 것이다.
한 마리 빼고...
"뎃데로게~ 뎃데로게~ 마마는 사육실장데스~ 오마에타치에겐 예쁘고 착한 오네챠들이 4마리나 있는데스~"
"데프픗 자판기가 또 망상 돌리는데스"
그렇게 원하던 자들을 낳으며 살아간 치이코.
원사육실장의 영양 높은 자실장 고기를 먹고 수가 불어난 공원에 대해 민원이 들어오자,
실장이 업계 최고의 1인 구제업자인 지세준을 고용한 것은 좀 더 나중의 일.
핑키도, 비올라도, 옐로도, 그린도.
자들은 필요없었다.
오네챠들이, 이모토챠들이.
주인님이 있었으면 됐기에.
세상이 슬픈 일 뿐인건 아니다.
때로는 마마에게 다리를 다쳐도,
집에서 기어나온 거대한 검은색 벌레에 의해 공포를 떨어도.
자매들과, 주인님이 있기에.
행복한 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내일도 살아가는거다.
경사났네 경사났어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