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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크립트/ 단편

자를 돌려받기 위해

작성자나나팔|작성시간22.03.30|조회수2,216 목록 댓글 7

"아, 씨발..."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편의점에서 고기와 맥주, 과자를 사서 집에 온 남자는 봉투 안에서 움직이는 녹색 물체를 봤다.

 

"테! 주인님! 처음 뵙는테치!!"

 

'처음 봤는데 뭔 주인님이냐, 씨발..'

 

"와타치 참다가 힘들어서 주인님이 준비해주신 음식을 혼자서 먹은테치! 스스로 실장테치! 칭찬해주시는테치!"

 

"닥쳐라 똥벌레 새끼야."

 

"테! 주인님 못된말은 안되는테치!"

 

"아씨발 좀 닥치라고!!!!"

 

순간 힘조절을 못하고 딱밤을 때려버렸다.

 

"테에에엑!!!!"

 

다행히도 잘 먹은 들벌레였는지 죽지는 않았다.

 

"테에에엥!!! 이런 주인님은 싫어테치!!! 마마!! 오네챠!!"

 

순간 남자의 머리엔 한가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후후, 그래... 니 죄를 니가 갚을 필요는 없지..."

 

남자는 미소를 지은채 네무리를 뿌리고 계획을 준비했다.

 

30분 뒤. 

 

쿵쿵쿵

 

"닌겐상! 문 좀 열어보는데스~"

 

벌컥

 

"아, 드디어 왔냐?"

 

예의바르게 보이는 친실장.

 

그래봤자 탁아분충이지만.

 

"닌겐상! 와타시의 선물은 잘 받으신데스~? 닌겐상에게 와타시의 귀여운 차녀를 드린데스!"

 

"하하~ 그렇게 귀여우면 니들끼리말 살던가 씨발~"

 

"와타시가 차녀에게 닌겐상의 음식을 먹지 말라고 단단히 경고해뒀던데스! 차녀는 잘 있는데스~?"

 

"응~ 내 음식의 3분의 2를 처먹어놨단다 이새끼야~"

 

"데... 어린 자가 그런거니 부드럽게 넘어가주시는데스~"

 

'뻔뻔하다. 어떻게 이런 새끼가 있지? 좋게좋게 포장하지만 결국 씹분충이잖아.'

 

"암튼, 차녀가 마음에 드신거 같으니 와타시타치도 마음에 드실것인 데스~ 장녀, 삼녀, 주인님에게 인사하는데스~"

 

"주인님 안녕하신테치! 와타치는 하루에 콘페이토 3알정도면 충분한테치!"

 

"와타치는 일단 아와아와가 하고 싶은테치! 목욕물을 준비해주시는테치~"

 

지멋대로 요구사항을 말하는 똥벌레들.

 

남자는 화를 참으며 말한다.

 

"얘들아, 그전에 차녀를 봐야하지 않겠어?"

 

"데! 그런데스! 차녀, 이리 나와보는데스~"

 

친실장은 차녀를 부르지만 아무런 소리도 안난다.

 

"데... 차녀는 어디간데스?"

 

"바로 요기있지~"

 

남자는 활짝 웃으며 조그마한 통을 꺼낸다.

 

그곳엔 테이프로 입이 막히고, 온몸이 실로 묶여 피를 흘리는 차녀가 있었다.

 

차녀는 눈물을 뿜어대며 몸을 흔들어댔다.

 

"차녀어!!!! 주인님 이게 무슨 일인데스!!!"

 

"뭐긴뭐야~ 내가 니 자를 납치했잖아?"

 

납치.

 

탁아한 친실장들이 흔히 쓰는 레퍼토리.

 

자신의 자를 납치해갔으니, 그 보상으로 자신들도 키우라는 병신같은 요구.

 

남자는 이를 반대로 이용할 생각이다.

 

"니 자의 몸값은 100만원이란다.

일가가 서로서로 가족애가 엄청난거 같으니 차녀를 버릴 순 없겠지?"

 

친실장은 잘못 탁아했다는 후회와, 차녀를 구해야한다는 책임감으로 머리가 가득찼다.

 

"와... 와타시타치가 뭘 해야되는데스?"

 

"흠~ 일단 옷과 머리를 모두 바쳐라."

 

"아... 알겠는테치."

 

'이새끼들 봐라? 가족을 위해서라면 독라가 되도 상관 없다는건가? 이거 생각보다 일이 더 편하게 풀리겠는걸...'

 

남자는 옷과 머리카락을 들며 말했다.

 

"다해서 1천원으로 해주지! 이정도도 많은거다!"

 

"그... 그정도면 차녀를 구하는데에 얼마나 기여되는 데스우?"

 

"음... 바닥에 떨어진 실장푸드 가루정도려나?"

 

"뎃!! 뎃뎃!!! 그렇게 적은줄 알았으면 주지 말아야했던데스!! 오로롱~"

 

"독라는 싫은테치~ 하지만 차녀짱도 구해야하는 테치~"

 

남자는 미리 준비해둔 전광판에 숫자 -1000000₩(백만원) 을 띄워놓고, 키보드를 눌러 천원을 입금해준다.

 

"자자, 너흰 이제부터 차녀를 구하기 위해 돈을 벌러 다닐거야.

일은 간단하다. 너희 이거 알지?"

 

남자가 꺼내든 것은 동전이었다.

 

"테... 닌겐들이 음식을 살 때 건네던 돌씨인테치. 그거로 뭘하는테치?"

 

"나가서 이걸 모아오면 그 액수의 10배를 곱해서 입금시켜주지.

공원이나 자판기 밑에 가면 많이 있을거라고?"

 

"데뎃! 안되는데스! 와타시타치는 독라인데스!! 학대파 닌겐이나 동족을 마주치면 마라되는데스!!"

 

"걱정마. 위석 적출도 하고 다치진 않게 해주마. 대신에 위석 적출비 3만원은 포함한다?"

 

"아 알겠는데..스..."

 

남자는 능숙한 솜씨로 위석을 꺼내 영양제에 담가놓고, 자신이 만든 실장복을 줬다.

 

"자, 힘내라? 동전 20개를 모아오기 전까진 문 열어주지 않을테니까."

 

콰앙

 

일가는 막막한 심정으로 공원으로 간다.

 

불안한 예감은 빗겨나가지 않고, 곧바로 학대파를 마주쳤다.

 

"햣햐! 독라일가 겟또다제~!!"

 

"데갸아아아아!! 도와주는데스!!!"

 

하지만 학대파는 갑자기 일가를 비웃더니 지나갔다.

 

"...풉! 아아, 힘내라. 푸하하하!!"

 

일가가 입은 실장복에는 이렇게 써져있었다.

 

[앵벌이용 실장. 건들지 마세요.]

 

어찌어찌 학대파는 물리쳤지만, 무서운 동족들이 다가온다.

 

이번에도 동족들도 비웃으며 지나간다.

 

"데프프픗"

 

"테치칫"

 

왜냐하면, 그들의 이마에는 실장들의 언어로 [와타시는 똥분충인데스. 투분 환영데스. 하지만 때리면 닌겐상이 죽이는데스!] 라고 적혀있었다.

 

들실장들은 운치를 던져 맞추고, 잔뜩 비웃는다.

 

일가는 그저 지나가는 수 밖에 없었다.

 

"테! 마마! 동전씨인테치!"

 

"여기도 여기도인 테치!"

 

아까의 불쾌한 기억은 싹 잊고,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동전에 기뻐하는 자실장들.

 

"순조로운데스~ 나중에 차녀를 돌려받고 나면 다시 한번 용서를 빌며 사육으로 삼아달라고 하는데스~"

 

7시간 뒤.

 

신발도, 두건도 없는 일가는 하루종일 걸어다니고 동전을 찾느라 정신이 너덜너덜 해졌다.

 

육체적 손상 따위는 영양제로 해결되니 별 문제는 없다.

 

"닌겐상!! 와타시타치 돌아온데스!!"

 

"좋아 들어와라."

 

남자는 문을 열어 주고서는, 동전의 갯수와 액수를 센다.

 

"500원 한개, 100원 8개, 50원 5개, 10원 5개, 뭐야 하나는 병뚜껑이잖아? 흠... 첫날이니 봐준다."

 

남자는 총합 1600원에 10을 곱한 16000원을 전광판의 빚에 더한다.

 

그리고는 음식물쓰레기들을 접시에 담아온다.

 

"너희들의 밥은 앞으로 이거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을 대신하는 셈치고 한 회에 300원으로 쳐주지."

 

일가는 허겁지겁 잔반들을 먹는다.

 

컵라면의 파 쪼가리, 수박의 씨, 고기가 붙은 뼈.

 

공원에서 구하는 음식물과는 비교도 안될 양질의 음식.

 

일가는 배불리 먹고는 목욕을 청한다.

 

"닌겐상, 와타시타치 너무 찝찝한데스. 아와아와를 부탁드리는데스."

 

"그래 뭐... 나도 냄새나는건 싫으니까. 한 번당 200원만 받으마. "

 

찬물과 빨랫비누 조각을 준비해주고는 씻으라고 하는 남자.

 

"테... 물 온도가 너무 차가운테치..."

 

"테치... 비누씨도 이상한 냄새인테치..."

 

"조용히 씻는데스."

 

일가는 묵묵히 씻는다.

 

잘 때가 되자, 일가는 방바닥은 너무 추웠기에 따뜻한 담요를 부탁했다.

 

남자는 신문지 한 부를 던져주고 2천원을 차감해갔다.

 

그로부터 8개월 뒤.

 

일가의 장녀와 삼녀는 이미 성체가 되었고, 남자의 허락하에 자들까지 가졌다.

 

철저한 노동태교로 노동실장들이 태어났다.

 

엄청난 가족애라 그런지, 자실장들은 생전 본 적도 없는 친실장의 가족을 위해 순순히 일을 했다.

 

뭐, 말을 듣지 않는 놈은 남자가 짓이겨 죽이는걸 봤으니 그럴만도...

 

 

수가 늘어난만큼, 노동효율은 높아졌으며 더 많은 빚을 갚아나가고 있었다.

 

친실장은 전광판을 올려다본다.

 

[ -180500₩]

 

"얼마 안남은데스."

 

남자는 결의를 다지는 일가를 보며 조용히 미소 지을 뿐이었다.

 

남자는 그동안 일가가 먹어치우는 음식물의 처리 비용을 절약해 새로 나온 게임을 샀으며, 길에서 주워오는 동전들과 값이 되는 물건들을 팔아 노트북까지 샀다.

 

그로부터 20일 뒤...

 

"총 금액 6500원. 10배 곱하고 일요일 보너스까지 합해서 총 7만원이군."

 

마침 전광판의 숫자는 딱 [-70000₩] 이었다.

 

남자는 미소지으며 키보드를 눌러 전광판을 [0₩]으로 만들어줬다.

 

"축하한다. 드디어 빚을 다 갚았어."

 

남자는 차녀를 해방해준다.

 

"차녀!!! 차녀어!!!!!!"

 

"이모토챠!!!!!!"

 

눈물겨운 가족 상봉.

 

친실장은 수개월 전부터 생각하던 말을 입밖에 낸다.

 

"니, 닌겐상. 그럼 이제..."

 

"아아, 물론이지."

 

친실장이 기뻐하며 자들을 끌어안다가, 이내 급격한 피곤함을 느끼며 잠들었다.

 

친실장은 어떤 병 속에서, 입이 막힌채 눈을 떴다.

 

병 너머에서는 남자의 말을 장녀 ,차녀, 삼녀와 그 자실장들이 절망에 가득찬 눈으로 듣고 있었다.

 

"내가 너희들의 친실장, 할머니실장을 납치했다. 이 놈을 구하고 싶다면 돈을 벌어와라. 이 놈의 몸값은 200만원이다."

 

남자는 전광판에 [-2000000₩]을 띄웠다.

 

장녀, 삼녀, 그 자들의 눈이 탁해진다.

 

"그 고생을 더 해야하는데스? 게다가 두배인데스?"

 

"파... 파..."

 

"너희 설마 위석 적출해뒀던거 모르는건 아니지? ㅋㅋ"

 

"파킨!!!! 파킨하란데스!!!!!!!! 제발!!!!!!! 죽여달라고 씨바아아알!!!!!!"

 

"싫은데스!!! 살려줘데스!!!!!!! 아 제발 쫌요!!!!!!!!"

 

''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사람 말을 하네''

 

"그냥 마마를 버리는데스... 마마에겐 미안하지만 더는 씨발 못해먹겠는데스... 근데 와타시의 장녀는 어디간?!"

 

장녀와 삼녀는 친실장의 옆에 갇힌 그들의 장녀와 삼녀를 발견했다.

 

"니들이 친실장을 버릴것도 예상해서 저 놈들도 잡아놨지~ ㅋㅋㅋㅋ 쟤네의 몸값은 100만원이란다~"

 

그날 밤 빌라촌에는 실장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 후로 20년 뒤, 마을에는 어떤 도시전설이 있다.

 

앵벌이 실장과 그 자들, 그 자들의 자들까지 동원해서 돈을 긁어모아 번화가에 8층 건물을 산 남자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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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실갤에만 올리고 여기엔 하나도

안 올려서 급하게 다 올려보는레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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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Die소 | 작성시간 22.04.01 ㅋㅋㅋ
  • 작성자jisr | 작성시간 22.04.01 앜ㅋㅋㅋㅋㅋ
  • 작성자어크로스유니언 | 작성시간 22.04.02 우마우마한 명작인데스우
  • 작성자거북선생 | 작성시간 22.04.04 참신한데ㅋㅋㅋ
  • 작성자alarm | 작성시간 22.04.20 안그래도 동전 당 콘페이토 한알이면 씹가성비라 생각했는데 그게 스크로 나오네ㅋㅋ ㅆㅅㅌ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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