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처럼 공원에서 조깅을 하던 토사키. 이 공원은 해골 2개를 받았기에 사람이 없어서 편하게 달릴 수 있다.
''역시 아침의 공기는 달구나~''
그때,
쾅!
''데갹! 꼴까닥 데스.''
토샤키는 무언가가 발에 걸리는 느낌을 받고 휘청인다. 돌아보니 그곳에 있던 것은 친실장 한마리.
친실장은 바닥에 피를 토하며 쓰러져 있다. 잠깐 눈을 뜨고 이쪽을 살핀 뒤, 다시 기절하는 척 한 것 같지만...
''괜찮니?''
''데에...닝겐상이 보기에는 괜찮은 걸로 보이는 데스...''
친실장은 일부러 과장된 몸짓으로 고통스러워 하며 유별나게 기침을 해댄다.
''일단 우리집으로 가자.''
토사키의 집.
''자, 설탕물 좀 마시렴.''
입 안에 설탕물을 들이붓자 상처가 회복되는 친실장. 단숨에 건강한 상태가 된다.
''아리가또데스웅.''
''아니, 뭐 일단은 내가 잘못한 거니까.''
친실장은 갑자기 책상에서 내려와 과장된 동작으로 주변을 살핀다.
''그런데, 닝겐상. 와타시가 들고 있던 보따리 못 본 데스?''
''응? 그런 거 본 적 없는데?''
갑자기 보따리 타령을 하는 친실장.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공원에 보따리 같은 것은 없었다.
''그 안에 와타시의 소중한 보물이 들어있는 데스.''
''미안한데 본 적 없어.''
''데샤아아! 거짓말 하지 마는 데샤아! 당장 와타시의 보따리를 내놓는 데샤아!''
갑자기 급발진하는 친실장.
토사키는 진심으로 그런 거 본 적이 없기에 당황스럽기만 하다.
''데픗.''
''응?''
''아니, 데샤아아아!''
토사키는 순간 친실장이 자신을 비웃는 듯한 감각을 받았지만, 다시 보니 친실장은 좀 전처럼 위협을 계속 하고 있다.
'뭐지?'
친실장은 갑자기 위협을 멈추고는,
''보따리를 줄 수 없으면 사육실장으로 와타시를 섬기는 데스. 그걸로 용서해주는 데스.''
그제서야 토사키는 자신이 걸려들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선 세레브한 드레스와 스,스,콘을 준비하는 데스. 그리고 아로마 욕탕에서 아와아와를 해야겠는 데스.''
이것은 신종 탁아.
일명 '자해 공갈 탁아' 라고 불리는 수법이다. 달리는 인간에게 일부러 부딪혀서 상처를 낸 뒤, 그 보상으로 자신을 사육실장으로 삼으라 주장하는 탁아법이다.
다친 실장석을 치료해준다면 애호파, 못해도 학대파는 아닐거라는 계산이 바탕이 된 교활한 수법이다.
'이 녀석은 한술 더 떠서 나 때문에 자기 보따리가 없어졌다고 주장하는군.'
토사키는 치가 떨린다.
이런 분충의 수작을 처음부터 눈치채지 못한 게 분할 뿐이다.
친실장은 이제 숨길 생각이 없는지 대놓고 입꼬리를 올리며 '데프픗'거리고 자빠졌다.
죽이는 건 간단하지만, 그냥 죽이는 걸로는 화가 풀리지 않는다.
''아! 네 보따리! 그러고보니 내가 주워왔어! 방에 있으니 꺼내올게!''
''데프픗. 있을 리가 없... 아니, 빨리 가져오는 데샤!''
토사키는 방안에 들어가 적당한 천을 하나 꺼낸다. 그리고 그 안에 '그 물건'을 넣고 묶는다.
토사키가 사라진 거실에 앉아있는 친실장.
''데프픗. 이거 너무 쉬운 데스.''
이 친실장은 지난 겨울, 탁아로 자를 모두 잃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이번에는 자기 자신을 탁아한 것이다.
''적당한 호구가 걸렸으니, 이번 실생은 낙승인 데스웅~''
토사키는 보따리를 가져온다고 했지만, 그런 게 존재할 리 없다. 처음부터 없었으니까.
남자가 한 손에 보따리를 들고 나온다.
''자, 이게 네 보따리 맞지?''
''흥! 아닌 데스!''
친실장은 보지도 않고 화를 낸다. 어차피 아닐 게 뻔하니 말이다.
''그러지말고 한번 들어보라고?''
쿵!
남자는 친실장의 몸에 보따리를 던져버렸다.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는 친실장. 보따리의 무게가 친실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무거운 것이다.
''데갸아아! 이게 뭐인 데샤!''
''15킬로 아령. 나는 가벼워서 안 쓰지만.''
뿌드득.
친실장의 갈비뼈가 견디지 못하고 부숴진다. 그리고 폐가 짜부되어 숨을 쉬지 못한다.
''우리 속담 중에 '물에서 건져 놓으니 보따리 달라 한다'는 말이 있거든? 네가 딱 그 꼴이네?''
눈이 점차 회색으로 변해가는 친실장을 앞에 두고 연설을 하는 토사키.
그는 한 손으로 보따리를 들어올린다.
''나는 네 보따리를 줄 수 없으니, 물에 돌려놓는 수밖에 없겠지?''
''데에...똥...닝겐...''
친실장은 축 늘어진다. 토사키는 그런 친실장의 등에 보따리를 매달아준다. 그리고 화장실로 가는 토사키.
''아까 아로마 욕탕에서 아와아와하고 싶다고 했지? 아로마는 아니지만 충분히 즐기렴.''
그는 친실장을 변기에 넣어버렸다. 보따리와 함께.
''꼬르륵. 꾸룩.''
보따리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친실장은 두번 다시 떠오르지 못했다.
파킨~!
''하, 쓰레기가 늘었네.''
토사키는 변기에서 죽은 친실장의 시체를 건져낸다. 그리고 쓰레기 봉투에 집어넣는다.
''공원에 실장석 쓰레기 수거함이 있었지?''
토사키는 봉투를 들고 공원으로 나간다. 공원은 여전히 한적하다.
그때,
쾅!
''데갹! 꼴까닥 데스.''
''응?''
토사키의 발 앞에 친실장 한마리가 쓰러져 있다. 녀석은 토사키의 눈치를 살피더니 다시 기절한 척한다.
''아씨, 또 걸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