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녀짱이라면 반드시 해낼 수 있는데스.
[장녀쨩이라면 반드시 해낼 수 있는데스.]
머릿속의 말이 입 밖으로 나온다. 초췌한 모습의 친실장과 그보다는 나아보이는 자실장. 자실장은 어미의 말에 애써 웃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애정이 깊은 친자일까. 겨울을 이겨냈지만 남은 자식은 단 하나. 허나 공원 곳곳에 뿌려진 제초제와 구제약 때문에 먹을 것이 없어 막막한 상황. 친실장은 결국 최후의 결정을 내렸다. 탁아.. 과거의 이웃상들이 탁아를 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는 잘 알고 있다.
일가실각.
하지만 자신들에게는 더이상 실각할 일가도 없고 임신해 새로운 자를 낳을 힘도 없다. 닌겐상에게 길러지지 않으면, 자신은 안 되더라도 장녀만이라도 길러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 것이다. 친실장은 자식의 손을 끌고 공원을 나섰다. 춥고 배고프고 힘든 기억만 남았더라도 정든 고향일지라 자실장은 자꾸 뒤를 돌아본다. 이미 아비규환이 되어버린 공원은 곳곳에 동족식이 일어나고 배고픔에 못 이겨 약 묻은 풀이라도 뽑아 먹겠다고 나섰다 중독되어 죽어가는 실장들의 단말마가 가득했다. 사람들의 발길도 끊긴 지 오래. 더이상 미래가 없어 떠날 힘도 없는 자들만이 남아 근근히 남은 생을 소비하고 있었다.
친실장은 자실장을 끌고 이전에 보아둔 곳으로 향했다. 인근의 한 동네마트 앞.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방문하지만 친실장은 그 중 중년의 주부를 물색했다. 집에 아이가 있어 장볼거리가 많아 탁아된 줄 모르고 당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같은 어미로써... 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다. 그리고 장바구니 가득한 먹거리는 실장석의 마음을 울렁이게 만드는 것이다. 한참을 기다렸을까 해씨가 머리위에 떠있을 때 나왔건만 목표를 물색하지 못하고 이제는 노을이 질 무렵이 되었다. 친실장이나 자실장이나 모두 초조한 마음이 되어 다리만 동동 구를 따름이었다.
[마마, 와타시들 집에 가면 안 되는 테치..? 내일 와서 해도...]
[조금만 더 기다리는데스야.]
어미의 단호한 말에 자실장은 고개를 수그리고 잠잠해진다. 자실장 치고는 꽤나 의젓한 태도. 장녀로 태어나 동생들을 모두 잃기까지 많은 일을 겪었다. 여느 샵에서 태어났다면 양충으로 길러져 꽤나 높은 등급을 받았을 만 하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친실장은 마음이 아려왔다. 어미가 미안한데스. 그래도 좋은 닌겐을 만나서 이 아이만은 행복하게 해주지 않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얼마나 더 기다렸을까. 친실장의 눈에 적당한 사냥감이 들어왔다. 양 손 가득 장바구니에 물건을 채우고 종종걸음으로 집으로 향하는 중년의 여성. 날도 약간 어두워져 주변 시야도 가려졌겠다 친실장은 하늘이 주신 기회가 이 때라 여겼다. 마지막으로 친실장은 자실장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마마가 말한 거 잊지 마는데스. 장바구니에 든 건.]
[먹으면 안 되는 테치. 초면에는 인사를 잘 하는테치. 착한 아이로 지내는테치.]
친실장은 아이를 한 번 끌어안고 싶은 충동이 들었으나 대신 여인의 뒤로 숨어들어 장녀를 장바구니 안에 집어넣었다. 소리도 없이 쏙 들어가는 모습. 더해진 무게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여인은 알아채지 못하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 모습을 전봇대 뒤에 숨어 한참을 바라보다 친실장은 공원을 향해 떨어지지 않는 발을 뗐다.
------------------------------------------------------------------------------------------------------------------------------------------------
여인이 집에 도착하자 아이들이 현관까지 나와 엄마를 반긴다. 엄마 손에 든 봉투를 하나씩 저이가 들겠다며 빼앗아 들고 뒤뚱뒤뚱 가는 모습에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이것이 자실장에게는 행운. 엄마가 무얼 사왔나 보던 아이의 눈과 적록의 눈이 마주친다. 아이는 즉시 바닥에 봉투를 내리고 손을 뻗어 자실장을 손에 쥐었다. 제 오빠가 무얼 찾았나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던 여동생의 눈에도 자실장이 들어온다.
"엄마, 여기 실장석 있어!"
신발을 벗던 여인은 아이의 말에 놀라 일단은 봉투 안부터 확인한다. 다행히 장본 물건들에는 손대지 않은 모양이다. 비닐로 한 겹씩은 싸여 있으니 이걸 어떻게 씻어야지 하다가 한숨이 나온다.
"그거 더러우니까 당장 내려놓고 가서 손씻어!"
"엄마 얘 움직여!"
"살아있는 거니까 당연히 움직이지!"
장녀는 우선 닌겐을 보면 인사를 해야 한다고 어미에게 배웠으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 발버둥칠 뿐이었다. 다행히 탈분은 하지 않는다. 식실장은 봤어도 사육실장 외의 들자실장을 이렇게 가까이는 처음 본 아이들은 호기심에 장녀를 이리 만지고 저리 만지고 난리도 아니다. 아이들의 엄마는 자실장을 보자 골치가 아파진다. 자신이 먼저 발견했더라면 아이들 보기 전에 처리를 했을텐데 하필이면 애들이 먼저 발견해서는.
부엌에서 버리려고 놓아둔 비닐봉투를 하나 집어와 아들의 손에서 자실장을 빼앗아 넣는다.
아이는 금새 울쌍이 되어 양 눈가에는 눈물이 송골송골 맺힌다. 오빠의 눈물에 여동생도 잠깐 눈치를 보더니 으앙 하고 울기 시작하고 금새 집안은 울음바다가 되었다.
이대로 저녁에 남편이 오고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길러실장이 되는 것이 자실장에게는 베스트 초이스였을 것이다. 하지만 남편은 출장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아이들의 어머니는 탁아당했을 경우 유효한 대책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 가끔 어미가 이런 식으로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사람 냄새가 나면 어미가 새끼를 죽일 수 있다. 그러니 집은 종이상자. 밥은 음식물 쓰레기. 목욕은 하지 말 것. 이 세가지를 지켜야 한다. 실상은 올리기가 되어버려 공원의 집에서는 살아갈 수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지만 어쨌거나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조처.
아이들을 한 데 불러모으고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와 그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심금을 울리는 아이들의 엄마. 더해서 하루 뿐이고 상자 안에 두기만 할 것이지만 관찰하는 건 괜찮다 허한다. 이 모든 것은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음식물 쓰레기라고 하지만 집의 남은 야채나 저녁을 만들고 남은 식재료들을 한 데 모은다. 맛있는 음식 냄새에 군침만 꼴깍꼴깍 삼키던 장녀는 자신 앞에 내밀어진 음식에 텟~츄!! 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들생활에서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은 여태껏 쓰레기 국물에 섞여 발효되어 쉰 내가 나는 제 맛을 알 수 없는 상한 음식들. 남은 음식이라고는 해도 이렇게 신선한 먹거리는 처음이다. 맛있게 먹는 음식에 아이들은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는 엄마 몰래 초코 과자를 가져와 접시 위에 놓아준다. 처음에는 킁킁대기만 할 뿐 경계하다가 달콤한 향에 못이겨 이를 박아넣는다. 그 순간 자실장은 뇌를 태우는 느낌을 받았다. 혀에서부터 느껴지는 감미로운 단맛이 신경을 타고 올라와 뇌 속을 헤집어놓는 느낌에 저도 모르게 뷰르르릇 하고 탈분을 하고 말았다. 그만큼 초콜릿이라는 음식은 장녀 실생에 큰 한 방을 놓았다. 테츄테츄- 테츄테츄아!! 제 얼굴에 초콜릿이 묻는 것도 모르고 아예 초코 과자에 머리를 파묻는 모습에 아이들은 마냥 기뻐했으나 장녀가 탈분하자 꾸릿한 냄새가 코끝을 타고 올라왔다. 자신들이 한 짓 때문에 장녀가 잘못된 것인가 싶어 얼른 초코 과자를 장녀 손에서 빼앗자 발광을 하며 달려드는 장녀. 내 것을 내놓아라! 나쁜 닌겐! 테치테치 짖어대며 초코과자를 타고 오르자 오빠는 행여 손에 똥이라도 묻을까 손을 털어내 장녀를 떨어뜨렸다. 바닥에 떨어지자 충격에 잠시 얼이 빠졌다 테에에엥-! 하고 우짖는 장녀. 그 소리를 듣고 아이들의 어머니가 한달음에 달려왔다. 오빠는 재빨리 엉덩이 뒤로 과자를 숨기며 여동생과 눈을 마주쳤다. 아이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밥을 줬더니 갑자기 똥을 싸며 울었다 말했다. 아이들의 엄마는 어디 물린데는 없는지 아이들을 찬찬히 살펴보고서는 한마디 더했다. 원래 들실장들은 사람을 얕보기 때문에 먹이를 줘도 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저렇게 욕을 하며 달려들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 저지른 일이 있어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이는 아이들을 데리고 엄마는 혹여나 냄새가 들어올까 베란다 문을 닫고 집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남겨진 장녀는 아직까지도 징징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바닥을 헤짚었다. 혹시라도 남은 초코과자 부스러기라도 있을까 싶어 바닥을 샅샅이 훑는 그녀의 머리카락이 바닥에 쓸리며 아까 싸지른 똥이 묻는다. 부유하지는 않지만 약간의 여유가 있던 시절. 장녀의 어미는 그녀와 자매들을 가급적이면 깔끔하게 유지하려 애썼다. 식수를 아껴서라도 가끔 씻겨주기도 하고 일반적인 들실장에 비해서는 깔끔하게 살아온 그녀였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의 이성은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 초코과자만 더 먹을 수 있다면. 야채 쪼가리나 밥알들은 모두 쓰레기다. 이리 맛있는 것을 왜 어미는 단 한 번도 주지 않았던가. 똥마마년. 그동안 숨겨두고 저만 먹었을까. 집도 상자 그래로이다. 닌겐의 집에 오면 향긋한 물에 씻겨져 아와아와한다 했었다. 그런 것 없이 자신은 몸에 똥이나 묻히고 바닥을 기고 있다. 어미는 왜 이딴 집에 자신을 보냈단 말인가. 여자 닌겐이 문제다. 어린 닌겐들이 저에게 그 공물을 바쳤다. 여자 닌겐을 죽이고 이 집을 차지하고 어린 닌겐들은 노예로 삼아 자신을 씻기고 공양하게 하리라. 집에 온 지 몇 시간도 안 되었지만 장녀는 급속하게 분충화가 진행되어 버렸다. 살아남은 것도 행운이고 집도 이전의 골판지집에 비하면 완전히 새것이고 밥도 신선한 것이지만 그런 것에는 감사하지 않은 채 제 어미를 저주하고 있었다.
이튿날, 아침에 한창 시끌시끌하게 아이들이 등교 준비를 할 동안 단 한 번도 베란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아이들 목소리에 저를 주인으로 모시도록 명령할 준비만발이었지만 열리지 않는 문에 자실장은 초조해하고 있었다. 결국 배고픔에 지쳐 다른 음식들도 먹었지만 초코 과자를 더 내놓으라 해야 하는데. 그 때, 베란다 문이 열리고 아이들을 모두 등교시킨 엄마가 들어왔다. 장녀는 아이들이 아님에 약간 실망했지만 어제보다 더 박력있게 여자닌겐에게 명령한다면 세레브한 자신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원하는 것을 줄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그 이전에 이 여자닌겐을 노예로 만들어야 한다. 똥을 집어 여자 닌겐에게 젖먹던 힘까지 다해 던지는 장녀. 그 순간 상자 뚜껑이 닫히면서 똥은 그대로 뚜껑에 맞아 그 똥을 고스란히 맞게 된 장녀. 장녀는 분에 못이겨 테치테치테치테치!!! 발광을 시작했다.
한 편, 품 속의 상자 속에서 발광하는 자실장의 움직임을 느낀 채 엄마는 공원으로 향했다. 최근 이 공원은 실장석들의 급증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게 되었다. 자신도 아이들이 이보다 어릴 때 가끔 공원으로 산책을 데리고 나오고는 했는데. 지자체에서는 무슨 생각인지 아무리 민원을 넣어도 구제할 생각이 없었다. 최근에는 약품을 뿌렸다던가. 예전에 비해서는 개체수도 많이 줄고 가끔 보이는 실장들도 비실비실하니 맥아리를 못 추는 모습이었다. 어제는 재수없게 탁아당해 하루 꼬박 자실장을 집안에 들이고 말았다. 아이들만 없었더라면 진작에 음식물 쓰레기 통에 넣었을 텐데.
그녀는 공원 한가운데 분수가에 상자를 옆으로 뉘여 내려놓았다. 공원을 나오는 길. 1톤 트럭 몇 대와 사람들 몇몇이 공원 입구에 서 있었다. 방제약 같은 것과 마대자루를 보아하니 이제서야 구제에 들어갈 성 싶었다. 방금 두고 온 자실장이 잠깐 생각났으나 이미 자신의 손을 떠난 일이라 여기고 그녀는 공원을 떠났다.
잠깐 덜컹 하는 느낌에 긴장한 장녀는 잠시 뒤 희미하게 빛이 모이는 쪽의 문을 열었다. 활짝 열리는 눈에 들어온 햇살에 찡그리길 잠시. 그녀의 눈에는 일전 자신이 살았던 공원이 눈에 들어왔다. 떠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았건만 굉장히 오랜만에 돌아온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자신이 탁아되어 닌겐 노예의 집에서 살게 되었는데 왜 공원에 있게 되었는지 생각했다. 한참-자실장 기준이지만- 생각한 후 나온 결론은 하나. 자신의 똥애미 때문이다. 자신의 똥애미가 무슨 짓을 저질러 노예가 자신을 이곳에 모셔다 둔 것이다. 자신이 똥애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착각이라도 했는지? 똥애미 때문에 허름한 집에서밖에 지내지 못했고 초코 과자도 중간에 빼앗겨버렸다. 초코 과자를 떠올린 장녀는 어미를 찾아 자신의 초코 과자를 달라 요구해야겠다 생각한다.
[똥마마가 그동안 숨겨놓고 저만 처먹어서 세레브한 와타시는 어제 간신이 먹어본 테치. 이제라도 똥애미를 죽이고 노예의 집에 가서 초코과자를 잔뜩 먹는테치.]
다행히 장녀와 어미의 집은 분수 근방이었다. 그렇다해도 이런 시기에 자실장 혼자 공원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일은 목숨을 거는 일이다. 하지만 그녀가 집에 도달하도록 그녀는 한마리의 실장석도 만날 수 없었다. 한참- 자실장 기준이다- 을 걸어 집에 도착한 장녀. 세레브한 자신에게 이런 고생을 하게 하다니 노예들을 단단히 혼내 주리라. 골판지문을 여는 그녀의 코에 새삼 토악질이 나는 냄새가 느껴졌다. 이 전까지는 못 느끼던 냄새지만 꼬박 하루를 인간의 집에서 보낸 장녀의 후각은 벌써 인간 집의 상쾌한 냄새에 길들여져 버렸다. 악취에 코를 감싸쥐며 집안으로 들어서며 어미를 찾는다. 의외로 어미는 집 안에 있었다. 문제는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지만.
[똥애미!! 세레브한 와타시타치에게 아마아마한 과자를 바치는테치! 똥애미가 그동안 숨겨온 거 다 아는테치! 똥애미 때문에 와타시가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테치! 일어나 보는테치! 뭐라도 말해보는테치!]
자실장이 친실장을 발로 차자 친실장이 옆으로 쿵 소리를 내며 쓰려졌다. 그때까지도 맹렬하게 돌리던 행복회로와 분충화로 인해 뇌에 필터가 씌워져 있던 자실장은 그제서야 위화감을 느꼈다. 눈을 잿빛으로 뒤집은 채 죽어있는 어미. 조용한 공원.
그때였다.
"실장님 한 개체 더 찾았습니다."
"아까 그 아줌마 구제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그새 버리고 간 거야?"
"그러게요."
부지불식간에 그녀의 몸뚱이를 장대 끝에 달린 집게로 잡아올리는 닌겐들. 이전부터 약을 놓기 시작해 식량원을 감소시켰고 어제밤는 기체화된 코로리로 마지막 작업이 들어간 터였다. 실장석들의 사체 처리와 함께 혹시 몰라 위석서쳐까지 사용해 마지막 한 마리까지 물색하던 그들에게 걸린 장녀. 놔라 닌겐! 테츄테츄아!! 짖으며 벗어나려 악다구니를 쓰지만 집게는 점점 옥죄여온다.
"이거 사육 아니겠죠?"
"설마 사육이겠냐."
머리칼과 옷이 똥투성이가 된 모습에 비웃음을 던지는 인간들. 허리가 끝어지는 아픔이 순간적으로 사라지고 그녀는 마대 자루 안에 던져졌다. 닌겐들에게 항의해보려 마대 입구를 향해 외치는 그녀의 몸 위에 차곡차곡 성체 실장들이 쌓인다. 잽싸게 마대 구석으로 피했다지만 점점 채워지는 살덩이에 그녀의 몸이 짓눌린다.
[테, 테에. 살려주는테치. 이대로 죽을 수는 없는테치. 와타시에게는 행복해질 권리가 있는테치. 테벳!]
마지막 단말마를 외치며 결국 온 몸이 터져 죽는다. 그녀의 마지막 말을 들어주는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 그녀의 터진 살점을 친실장의 두 팔이 감싸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