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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크립트/ 단편

행복의 전도사

작성자코로리캅카스룰렛|작성시간22.07.16|조회수1,014 목록 댓글 4

 

"테캬아아아-테뵥!"

 

(뿌직!)

 

자실장의 비명소리와 함께 공기빠지는 소리가 났다. 이렇게 한마리가 또 희생됐다.

 

"하...재미없구만."

 

녀석의 숨통을 끊어준 나는 지금, 심한 권태감을 느끼고있다. 몸의 문제가 아니고 정신적인 문제다. 

 

"소재가 떨어진 느낌이야..."

 

학대파인 나는 특히 탁아를 하거나 자신을 키워달라는 분충들을 손봐줄때를 가장 좋아한다. 주제를 모르고 기어오르다 처절하게 울부짖으면서 죽어나갈때의 쾌감이 최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정도 레파토리가 생기니 큰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도 나름 창의적으로 족쳤다고 생각은 하는데말이지..."

 

아닌게 아니라 정말로 이것저것 온갖 방법을 사용해봤다. 분대제거후 총구에 풍선을 집어넣고 헬륨가스로 부풀려서 하늘로 날려보내기(이 녀석은 하늘을 날던 새한테 배가 뚫려 추락사했다), 다트판에 매달아두고 다트를 던져 맞추기(분대제거는 했는데 위석처치를 하는걸 잊어 위석에 다트가 꽂혀 즉사했다), 5개의 콘페이토와 1개의 코로리중 고르는(혼자하는) 러시안룰렛(3개째에서 당첨이되었다) 등 온갖 방법을 써먹어봤다.

 

"일단 이거부터 치우고 생각하자...'

 

방금 죽인 녀석은 미니카트랙 위에서 달리게 하여 미니카와 숨막히는 추격전을 벌이게했다(무려 5분을 먼저 달리게 했지만 트랙의 반쯤 가서 헥헥대다 미니카가 고속으로 달려와 쳐버렸다). 나름 재미는 있었지만 역시 내가 만족할만한 기분은 못느꼈다.

 

"밥이나 먹자…"

 

뒷정리를 하고 배가 고파진 나는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다 익은 라면을 그릇에 옮겨담아 한끼를 해결했다.

 

"역시 라면은 라면만 넣고 끓인게 제일 맛있는데, 분식집에선 파를 왜 이리 많이 넣는거야…어? 잠깐!"

 

아무도 듣지 않는 불평을 하던 나는 뒤통수를 맞은것처럼 정신이 번쩍들었다.

 

"바로 이거야!"

 

드디어 내 권태감을 해결할 방법을 찾았다.

.

.

.

.

.

.

.

.

.

.

다음날, 공원에 나온 나는 내 기준에 맞는 분충을 찾으며 가볍게 돌아다녔다. 손에는 녀석을 위해 준비한걸 넣어둔 봉투를 쥐고 있었다(아주 단단히 조여놨으므로 다른 분충이 탁아할 일은 없을것이다).

 

"자, 슬슬 분충이 보일 때가 됐는데…"

 

그때였다.

 

"거기 똥닝겐! 여길 보는데스!"

 

'걸렸구나!'

 

고개를 돌려보니 그야말로 '나는 개분충입니다'라고 온몸으로 표현하는듯한 녀석이 서있었다. 녀석은 나를 불렀지만, 정확히는 내 손에 있는 봉투를 보는듯했다. 하기사, 꽉 조였어도 냄새는 어쩔수없지.

 

"무슨일이니?"

 

"데프프…오마에는 참 훌륭한 노예의 표본인데스! 오마에 손에 있는 그건 와타시를 위해 준비한게 아닌데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게 이런건가보다. 아니, 저건 그냥 김칫국에 빠져서 강제출산하다 행복회로 돌리는 수준이다. 정말 월척이 낚였구만.

 

"내가? 이걸? 왜?"

 

"데? 오마에 그 머리는 장식인데스? 와타시한테 그걸 바쳐야 와타시가 사육실장이 되는걸 고려해보는게 당연한거 아닌데스?"

 

이 녀석은 마라실장이 아닌데 어떻게 한결같이 마라같은 소리만 지껄일까. 마라가 없어서 그런가. 뭐, 슬슬 어울려줘볼까.

 

"오! 네가 나의 사육실장이 된다는거니? 그럼 내가 너 덕분에 행복해진다는뜻이구나?"

 

"데프프! 이제야 이해한데스? 그런데스! 우주의 보배인 와타시를 모시는게 똥닝겐들의 행복인데스! 자, 그럼 어서 그걸 바쳐보는데스!"

 

"그렇구나, 잠깐만 기다리렴~너같은 실장석들한테 보여줄게있어요~."

 

난 봉투를 풀었다. 거기에 든것은.

 

"데! 그건!"

 

"짜라란~아주 우마우마우마한 스테이크와 스시한접시입니다~!"

 

녀석은 내가 꺼낸걸 보고 아주 힘차게 행복회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아, 끝도 모르고 올려지는 저 표정이 정말 최고라니까.

 

"데퍄퍄퍄퍄!! 똥닝겐 아주 훌륭한데스! 준비가 아주 철저한데스! 어서 와타시한테 그걸 바쳐보는데스!"

 

행복회로가 과열될듯이 가동하는 표정이 볼만하다. 어느 가수의 '결혼까지 생각했어'같은 노래 가사라도 생각하나보다. 어림도없다, 암! 이제 내려쳐야지.

 

"자! 이 스테이크와!"

 

"데!"

 

"스시를!"

 

"데에!!"

 

(냠냠냠냠냠냠냠냠냠)

 

녀석의 눈앞에서 스시와 스테이크를 모두 먹어치웠다.

 

"아…므와아아아아싰어!!!"

 

"데에에…?"

 

녀석은 그 순간까지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빈 접시와 봉투를 계속 번갈아가며 쳐다보는걸로 봐서는, 여분의 음식이 또 있는건가 하고 인지부조화가 온듯하다. 정신 차리라고 얼간아. 새우초밥의 꼬리를 녀석에게 던지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야이 ㄱㅆㅂㄹ데샤아아아아아아!!!"

 

아, 저 한번에 내려쳐진 표정 정말 최고야. 자기가 억울해할게 하나도 없는데 억울해 죽겠다는 표정을 보면 맨밥만 먹어도 꿀맛이지.

 

"아니~ 생각해보니까말야. 네가 음식을 쳐먹는걸 보면서 느낄 행복보다는, 그냥 내가 음식을 먹는게 더 행복하겠더라고? 네가 그렇게 분해하는 얼굴을 보니, 내 판단이 맞은것 같네?"

 

"와타시한테 준다고 하지않은데스까! 이건 거짓말인데스! 우롱인데스! 조롱인데스! 횡포인데샤아아아아아!!!"

 

"내가 언제 너한테 준다고 했는데? 난 '보여준다'고 했지, '준다'고 한적은 한번도 없는걸? 머리만 나쁜게 아니고 귀도 나쁘구나?"

 

"데갸아아아아!! 와타시의 마음을 도려낸 똥닝겐은 용서하지 않아요데샤아아아! 흠씬 두들겨 패죽이는데샤아아아!!!"

 

녀석은 양팔을 붕쯔붕쯔거리며 나한테 달려들려고 했다.

 

"아이구, 무서워라. 이건 정당방위인 데.스!"

 

"데붓!'"

 

난 녀석의 면상에 가볍게 발을 툭 찼다. 하지만 녀석은 제 스스로 달려든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꽤나 아팠던 모양이다.

 

"데…데…데에에에에엥!!! 데에에에엥!!!"

 

고통과 분함때문인지, 녀석은 서럽게 엉엉 울기 시작했다. 아, 정말 짜릿해. 늘 새로워. 학대가 최고야. 이제 슬슬 마무리 지어야겠다.

 

"아~너 덕분에 정말 행복해졌어 분충짱. 넌 정말 남들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존재구나? 그럼 조금만 더 행복해질게?"

 

"데? 똥닝겐 뭐하려는데스? 오, 오지마는데스! 가까이 오지마는데샤아아아아!!!"

 

(뿍!)

 

"데부욱!"

 

난 녀석의 이마를 전동드릴로 뚫어버렸다. 그리고,

 

(위이이이이잉-)

 

"데베베베베베베-"

 

녀석의 머리속을 드릴로 갈아버렸다.

 

"하…하무ㄹ…하무랴…하무라뾰…"

 

녀석은 완전히 맛이갔다. 난 맛이 간 녀석을 독라로 만든 후, 팔다리를 잘라 달마로 만들어 근처에 살던 실장일가에게 자판기로 주었다. 눈에 녹색똥이 묻어 배가 불렀어도 하무라하무라 거리는 녀석을 보니 정말 최고다.

 

"아~역시 옛말이 틀리지 않아. 튜닝의 끝은 순정이고, 학대의 끝은 독라달마자판기지. 난 충분히 행복해졌으니까 이제 다른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렴, 우리 행복의 전도사 분충짱."

 

 

 

 

-행복의 전도사. End.

 

 

 

(실갤에만 올리고 카페서 글쓰는건 처음인듯. 앞으로는 같이 올리도록 하고 기존에 올린 글들도 차근차근 재업해보겠음. 머리를 드릴로 갈아버리는건 예전 작품중에 미도리시리즈를 보고 감명깊어서 오마주했음.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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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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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기하 | 작성시간 22.07.16 뎃? 이 자는 카페의 보배인데스
  • 답댓글 작성자코로리캅카스룰렛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7.16 아리가또뎃스웅
  • 작성자정주영 | 작성시간 22.07.17 졸라 재밌는 데샤아아아악
  • 답댓글 작성자코로리캅카스룰렛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7.17 재밌게봐주니 고마운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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