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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크립트/ 단편

실장고독(実装蠱毒)

작성자코로리캅카스룰렛|작성시간22.07.16|조회수876 목록 댓글 2

'고독'이란걸 아는가?

 

아, '고독(孤獨)'말고 '고독(蠱毒)'이다. 한자를 착각하면 안된다.

 

고독이란, 동양에서 남을 저주하기 위해 행해지던 주술의 일종으로, 항아리에 온갖 독이 있는 생물들을 집어넣어 서로 잡아먹게 하면 마지막에 남은 생물에 가장 강한 독이 깃든다고 하였고, 그것을 주술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한다.

 

지금 말할 이 이야기는 바로 이 고독을 실장석으로 이용하여 만든 '실장고독(実装蠱毒)'에 대한 이야기다.

 

실장고독을 만드는 방법은 저 고독을 만드는 방법과 다르지 않다. 항아리에 온갖 독이 들어있는 생물들을 집어넣는다. 그리고 그 중에 실장고독을 만들기 위한 희생양인 실장석을 추가로 집어넣을뿐이다. 때문에 항아리가 조금 클 필요가 있다. 그리고 뚜껑을 특별하게 제작할 필요도 있다. 이것에 대해서는 후술한다.

 

만드는 방법이 지독하기 때문에 집어넣을 실장석도 만만찮게 독종인 분충을 요구한다. 양충은 쉽게 죽어버릴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침 이번 고독을 만들기 위한 분충은 분충중에서도 탑클래스의 분충인것같다.

 

"똥닝게에에에에에엔! 당장 이거 놓는데스! 와타시의 옥체를 건들지 마는데샤아아아! 그 마라를 뜯어먹기 전에 어서 독라가 되서 도게자하는데샤아아아아!!!!"

 

멱따는 소리에 질려 죽여버릴수도 있으니 바로 항아리에 던져넣고 뚜껑을 잘 밀봉해둔다. 그럼 1분도 지나지 않아 녀석의 처절한 절규가 들려온다.

 

"데샤아아아아아아아!!! 꺼내는데스! 어서 와타시를 꺼내는데스!!! 와타시는 이런 곳에 있으면 안되는데샤아아아아!!"

 

"아픈데스! 와타시의 몸씨를 깨물지 마는데스!! 데갸아아아아아!!"

 

"귀씨를 막는데스! 구불구불이가(아마 지네를 말하는듯하다.) 귀씨 안에 들어오면 안되는데샤아아아아!!"

 

이러한 처절한 절규가 들려오지만 녀석은 죽지 않는다. 항아리에 쳐넣기전에 위석을 아주 강한 재생액에 담가두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항아리의 다른 생물과 다른 실장석만의 큰 장점이다. 아무리 몸을 뜯겨도 재생한다. 그럼 항아리속 생물들은 또 다시 몸을 물어뜯고 그 속에 알을 심어 몸속을 파먹는다. 이러한 과정이 며칠간 반복되면 원래부터 독한 분충이었던 녀석이 한층 더 독기를 품는다. 그리고 그것이 며칠간 이어진 공복감과 만나면,

 

(으적으적)

 

"퉤! 맛없는데스! 감히 와타시를 아프게한데스? 그 댓가는 오마에들의 몸으로 갚는데샤아아아!"

 

이렇게 그 속의 생물들을 잡아먹는다. 물론 독성을 품은 녀석들을 먹으면 당연히 중독되겠지만, 재생액덕분에 구토와 토혈과 설사를 반복할뿐, 죽지 않는다. 그리고 몸이 재생되면서 독에 대한 내성과 함께 녀석의 몸속에서도 변화가 일어난다.

 

"하! 와타시의 섬섬옥수에 닿았을 뿐인데도 죽는데스? 이게 오마에와 와타시의 눈높이인데샤아!"

 

몸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독극물이 되어버린 녀석은, 그 속의 생물들이 닿기만해도 죽을 수준까지 독하게 변한다. 녀석은 더욱 기고만장해져서 남은 생물들까지 모조리 잡아먹는다. 이렇게 며칠동안 내비두어 녀석 혼자만 남을때까지 기다린다.

 

"데프프...드디어 이곳을 완전히 와타시의 것으로 만든데스. 이제 여기서 똥닝겐에게 복수할 힘을 기르는데스..."

 

10마리의 분충을 쳐넣으면 10마리 모두 이런 소리를 지껄인다. 바로 이런 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한다면 때가 된 것이다. 전술한 특별제작한 뚜껑이 나설 차례다. 이 뚜껑엔 호스를 연결할 수 있게 되어있는 구멍이 있는데, 구멍을 연 후 호스와 연결한다.

  

"데...? 빛이 새어나오고 있는데스...? 드디어 와타시가 탈출할 수 있는데스! 이제 똥닝겐에게 피의 복수를 하는데스!!"

 

이런 소리와 함께 독기가 새어나오므로 재빨리 호스와 연결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연결한 호스는 실장석의 몸을 녹이는 도로리용액통에 연결시켜두어 그 호스로 도로리용액을 항아리로 흘려넣는다.

 

"데! 차가운데스! 똥닝겐! 와타시가 쓰는 물씨는 따뜻하게 데워오는...데...? 데...데샤아아아아아!! 와타시의 섬섬옥수가 녹아가는데스!! 똥닝겐!! 당장 이 물씨를 멈추는데스! 와타시의 말이 안들리는데스!? 지금이라면 목숨은 살려주는데스!! 데샤아아아아!! 다리씨가!! 도망치는데스!!! 여기서 도망쳐야하는데스!! 안되는데스! 와타시는 이런곳에서 죽을 존재가 아닌데샤아아아아!!!"

 

오랜만에 듣는 녀석의 처절한 절규를 다시 감상하며 그 절규가 멈출때까지 도로리용액을 부어넣는다. 소리가 잠잠해지면 만일을 대비해 재생액에 담가둔 위석을 꺼내어 부순다.

  

"데뱌아아아!!"

 

오, 살아있었나보다. 이제 의미없지만. 이제 다시 뚜껑을 밀봉한 후, 약 2주일간 숙성시킨다. 그럼 온갖 독을 먹고 숙성된 실장석을 녹여 탄생한 고독인 실장고독이 완성된다.

 

그럼 이렇게 만들어진 독극물을 어디다가 써먹는가? 당연히 실장석의 처리에 사용한다. 실장석을 죽이는데 왜 이런 귀찮은 방법을 사용하냐면, 이걸 사용해 죽이는 실장석은 일반적인 실장석들이 아닌 조금 전 희생된 녀석과 비슷한 수준의 답이 없는 분충들이다.

 

저 독극물을 물에 1:5 비율로 섞어 희석시킨걸 주사기로 분충에게 주사시키면, 코로리 같은것과는 차원이 다른 고통을 선사할 수 있다. 이걸 주사한 분충들은 온 몸의 구멍에서 피똥을 쏟아내며 처절하게 비명을 지르다 절명한다.

 

중요한것은 사후의 일인데, 이렇게 죽은 녀석은 위석이 깨지지 않는다. 파킨사보다 훨씬 빠르게 몸이 괴사하여 위석이 주인의 몸이 이미 사망하였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깨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위석 또한 고독의 영향으로 녹색에서 진한 보라색으로 변색되는데, 그 변색된 위석은 치명적으로 아름다워, 여러 처치를 통하여 만져도 지장 없을 수준으로 가공되어 부자들의 장신구와 여러 장식품들에 사용된다. 때문에 위석의 더 아름다운 변색을 위해 1초라도 더 오래 버틸수 있는 분충을 사용하는것이다.

 

실장석에게 처절한 고통을 주기 위하여 고안되었다가, 이제는 인간의 욕망에 의하여 제조되는 극독. 그것이 바로 실장고독이다.

 

 

(1월달쯤 실갤서 본 스크에서 아이디어를 따서 각색해본내용임. 물론 그 스크랑 본문은 내용이 완전히 다른데 아이디어가 감명깊어서 사용해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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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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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잉여사육 | 작성시간 22.07.16 저희집 미도리가 분충이 되어버렸는데 이 분충새끼를 어떻게 처리할까 하다가 덕분에 콘페이토별로 잘 보냈습니다
    주사할때 고통스럽게 만드는 독이라했는데 이런 제조과정이 있는지는 몰랐네요
  • 답댓글 작성자코로리캅카스룰렛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7.16 리뷰 감사합니다. 주사하실때 독액에 닿지않게 장갑끼시는건 잊지말아주시고 분충 처리후 변색된 위석은 실장석 전문병원에 가져가시면 현금이나 실장석용 여러도구로 바꿔드립니다 가공전이기 때문에 케이스에 안전보관해서 가져가시는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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