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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대회](장문주의)짓소폰, a의 이야기(上)

작성자코로리캅카스룰렛|작성시간22.07.20|조회수935 목록 댓글 0

주제는 '관찰'과 '상실', '덧없음', '학대'입니다.

 

 

'실장석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누군가 이런 질문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실장석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스테이크와 스시, 그리고 콘페이토. 이렇게 3가지를 얘기 할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스테이크와 스시를 공원의 들실장들에게 뿌리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아마 없을것이다.

 

평범한 사람들도 스테이크와 스시는 라면을 사듯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음식이 아닌데 실장석이 맛을 볼 일이 있을까? 일부의 사육실장들이 아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들실장이라면 평생 입에 댈 일도 없는 음식인 것이다.

 

결국 실장석들이 스테이크와 스시에 환장하는 이유는 그저 위석에 새겨진 정보와, 뱃속에 있을때부터 자신의 어미, 그 어미의 어미, 더 위로 올라가서부터 태교로서 듣기만 한 상상에 기반할 뿐이다. 

 

이것은 실장석이 일본에서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으로, 아마 프랑스같은 나라에서 처음 발견되었다면 푸아그라나 트러플같은 음식으로 바뀌었을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콘페이토는 어떤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마트에서 과자처럼 사먹는 값싼 간식이다. 때문에 애호파들이 때때로 뿌릴 수 있는것이다.

 

물론 오래 전엔 콘페이토 역시 부자들이나 먹는 음식이었고, 그때 존재했던 실장석들의 위석에 새겨진 정보가 지금까지 내려온것도 사실이지만, 현 시점에선 앞서 말한 세가지중 실장석들이 가장 맛보기 쉬운게 콘페이토다. 

 

그리고 콘페이토는 결국, 설탕을 굳혀놓은 설탕덩어리일 뿐이다. 다시 말해 실장석들이 제일 좋아하는건 달콤한 음식. 즉, 단맛인것이다. 

 

하지만, 세상엔 설탕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단맛을 가진 것들이 존재한다.

 

이번 이야기는 그 사실을 알아버린, 어느 실장석의 수 일간의 일을 기록한 이야기다.

 

(이 실장석을 'a'라고 부르겠다.)

 

 

[a의 이야기, 첫날의 기록]

 

들실장인 a는, 스스로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운이 좋아 인간의 무서움을 아는 착한 어미의 밑에서 태어나, 운이 좋아 성체가 되어 독립할 수 있었고, 운이 좋아 어느정도의 질서가 있어 다른 들실장들간의 분쟁이 적고 먹이를 구하기 쉬운 평화로운 공원에 정착할 수 있었고, 운이 좋아 4마리의 귀엽고 착한 새끼들을 가질 수 있었으니까. 

 

이 날도 평소와 같을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a는 몰랐다. 그들의 질서와 평화적인 사회는 인간의 기준점에선 모래성보다도 손쉽게 무너지며, 오늘이 바로 그 시작이라는것을.

 

평소와 같이 먹이를 구하러 나온 a는 다른 들실장들이 인간주위에 모여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때때로 착한 인간이 와서 콘페이토와 푸드를 나눠주는걸 보았기 때문에 크게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았다. 물론 인간은 위험하다는 어미의 말을 끝까지 믿었으므로, 구태여 직접 가서 받거나 한적은 없다.

 

하지만 오늘은 무언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우선 모여있는 들실장의 수가 평소와는 차원이 다르게 많았다. 마치 공원의 모든 들실장들이 모인것처럼. 그리고 두번째는, 그 모든 들실장들의 표정이 매우 황홀했다는것이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 데스우…?'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a의 머리속엔 인간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는 어미의 경고와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하는 호기심이 충돌하고 있었고, 안타깝게도 호기심이 이기고 말았다. 

 

"데힉…데히히…"

 

"데프프프…"

 

가까이 가보니 완전히 무아지경이 되어버린 들실장들의 모습도 여럿 보였다. 여기까지 왔으면 뭐라도 알아야한다는 a의 마음은, 그 위험하다는 인간에게 먼저 말을 걸 정도로까지 커져있었다.

 

"데…닝겐상, 여기 있는 동족상타치가 왜 이런것인데스우…?"

 

닝겐상이라 불린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a에게 낯익은걸 주었다. 바로 콘페이토였다.

 

"다들 이걸 먹고 행복해하는거란다. 너희 먹으라고 가져온거니 너도 사양말고 먹으렴."

 

"데…"

 

a는 남자가 준 콘페이토를 보았다. 분명히 생김새는 자신이 알고 있는 콘페이토가 맞았다. 하지만 콘페이토에서 풍겨오는 달콤한 향기는 자신이 알고 있던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짙었다. 냄새만 맡아도 약간의 고양감을 느낄 정도였다. 혹시 콘페이토 모양의 독약은 아닐까 걱정했던 마음도 다른 들실장들의 표정을 보고 싹 사라졌다.

 

그렇게 a는 콘페이토를 한입에 넣었다.

 

"데…데에에에에에!!!"

 

눈이 번뜩 떠진다. 입에서 침이 줄줄 흐른다. 아, 어떻게 이렇게 달콤할 수가 있는가. 내가 이제껏 먹었던건 도대체 뭐였지? a는 그러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한입에 넣자마자 눈처럼 녹아 사라진 콘페이토는 a의 온몸을 단맛으로 감싸듯한 황홀감을 주었다. 입에서부터 목구멍, 몸속 구석구석 단맛이 스며들었다. 너무 달콤하다.

 

"데히…데히히…데픗…"

 

a는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단맛으로 인한 행복감에 넋을 잃고 웃어대기 시작했다. 분명 무언가 해야 할 일이 있었을텐데 너무 기분이 좋아서 생각이 나질 않는다. 숨을 쉬는것만으로도 공기가 달콤하다. 기뻐서 흐르는 눈물이 입에 들어가자 그 눈물마저 달콤했다. 이 행복이 멈추지 않았으면 했다.

 

…그렇게 a는 오늘 먹이를 구하는것을 잊어버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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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네챠, 마마가 늦는테치…"

 

"걱정마는테치. 이 공원은 안전한테치. 곧 돌아오실것인테치."

 

"와타치 배가고픈테치…"

 

"아타치도 너무 배고픈레치!"

 

4마리의 새끼들이 a를 기다리고 있다. 평소였다면 분명 밖이 어두워지기전에 돌아왔을텐데 오지 않는것에 불안해했다. 그때, a가 돌아왔다.

 

"다녀온데스우…"

 

"마마!"

 

새끼들은 어미가 돌아온것에 대한 안도감에 실장석에게 달려갔다.

 

"모두들 미안한데스. 오늘은 밥이 없는데스. 보존식을 꺼내먹는데스."

 

a의 말에 새끼들은 실망했지만 그것을 표출하지는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양충에 가깝다 볼 수 있으리라. 사실 티를 내고 싶었어도 제 어미의 약간 넋이 나간 모습에 뜻모를 불안감을 느껴서 말을 아낀거지만.

 

"괜찮은테치! 마마가 돌아와서 다행인테치!"

 

장녀의 말에 a는 흐뭇하게 미소지었다. 하지만 a는 장녀의 말에 웃은게 아니다. 아직도 어렴풋이 입에 맴도는 단맛때문이었다. 물론 a는 인간 기준에서는 꽤나 개념실장이었다. 그래서 새끼들에게도 이 행복을 나눠주려고 했다.

 

"밥을 다 먹었으면 자들은 듣는데스. 내일은 마마랑 같이 밖으로 나갈것인데스."

 

"테? 마마, 와타치타치는 아직 어리다고 밖은 위험하다 말하지 않은테치?"

 

"걱정마는데스. 자들이 걱정할만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데스. 내일 닝겐이 콘페이토를 나눠주러 오는데스. 자들도 같이 먹으러 가는데스."

 

a의 말에 새끼들이 행복해한다.

 

"콘페이토테치? 먹고싶은테치!"

 

"와타치도 먹고싶은테치!"

 

"빨리 내일이 오면 좋겠는레치!"

 

하지만 다른 새끼들과 다르게 장녀는 걱정스러웠다.

 

"테에..마마. 마마가 닝겐타치는 무서운 존재라고 말하지 않은테치? 마마의 마마가 말했다고 들은테치. 괜찮은테치?"

 

"...그런 거짓말따위 믿는게 아니었던데스…"

 

"테에?"

 

"아무것도 아닌데스. 아무걱정말고 마마만 따라오는데스. 어서 자는데스."

 

"테에…알겠는테치."

 

a의 말에 새끼들은 잠에 들었다. a도 잠자리에 누웠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은 아까 먹었던 콘페이토 생각만 났다.

 

(지이잉)

 

"데? 방금 뭐였던데스?...잘못들었나보는데스. 어서 자야겠는데스."

 

a는 착각했다 여기고 아까 느낀 행복감을 품은채 잠이들었다. 하지만 a는 그 소리를 무시하지 말았어야했다.

 

이렇게 첫날의 기록이 끝이났다.

 

 

[2일차의 기록]

 

a는 새끼들을 데리고 공원으로 나왔다. 역시나 많은 들실장들이 모여있었다. 어제보다도 수가 더 많아진것을 보니, 자신과 똑같이 새끼들까지 데리고 온것같았다. 더 가까이 가보니 어제 자신에게 콘페이토를 나눠준 남자가 있었다. 혹시나 남자가 없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역시 자신은 운이 좋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닝겐상! 와타시 기억나는데스? 닝겐상이 어제 콘페이토를 줬던데스! 자들도 데려왔으니 자들 몫도 주는데스!"

 

남자는 역시 흐뭇하게 미소지으며 각자 한개씩 콘페이토를 나눠주었다. 어제 먹은 콘페이토보다도 향기롭게 느껴지는것은, 아마 새끼들을 챙기는 자신의 착한 마음씨에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되서였을거다.

 

"마마 고마운테치!"

 

"너무 아마아마한 향기인 테츄웅~"

 

"침씨가 자꾸 나오는테치!"

 

"어서 먹는레치!"

 

새끼들은 빨리 먹고 싶어 입에서 침이 줄줄 흐르고 있지만 a가 아직 먹지 않아 기다린 모양이었다. 

 

"그럼 어서 먹는데스."

 

a일가는 콘페이토를 한입에 삼켰다. 

 

"테에에에에에에!!'

 

"테! 테헤에에!!"

 

"테히이이이이!"

 

"레에에에에에!!"

 

새끼들 역시 이런 단맛은 처음 느꼈는지, a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입으로 침을 줄줄 흘리고, 큰 충격을 받은듯이 넋이 나간 모습은 '단맛이 무슨맛이에요?'라는 질문에 몸으로 답을 보여주는듯 했다.

 

"데에에…!"

 

어미조차 마찬가지인 반응인데 오죽할까. a 역시 그 달콤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물론 이런 반응은 다른 들실장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데헤헤…."

 

"테힉…"

 

"데끽..데끼끼…"

 

"테프프프…"

 

이렇게 모두들 단맛의 행복에 빠져있을때, 그 행복을 깨는 소리가 들렸다.

 

(파킨!)

 

"데히…데…장녀…?"

 

한 자실장이 죽었다. 자실장의 어미로 보이는 들실장은 자실장의 그 행복한 표정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자, 장녀어어어어어어!!"

 

간신히 행복함의 늪에서 빠져나온 들실장이 자기 새끼가 죽은 것을 보고 비통함에 울부짖었다. 그걸 목격한 다른 들실장들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데…이게 무슨 일인데스..?"

 

"왜 저 동족의 자가 갑자기 죽은데스…??

 

"자…자들! 와타시의 자들은 무사한데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들실장들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뭐야? 무슨일이니?"

 

그 혼란을 진정시킨것은 남자였다. 새끼를 잃은 들실장은 남자에게 새끼의 시체를 보여주며 눈물을 펑펑쏟았다.

 

"닝겐사아아아상! 와타시의 장녀가…장녀가!! 오로롱…"

 

"시작은 한마리뿐인가…?"

 

"데…?"

 

"아, 혼잣말이란다. 신경쓰지마렴. 내 생각엔, 너무 행복해서 죽은것같아."

 

"그, 그게 무슨말인데스?"

 

"보아하니 네 아이는 이런 콘페이토같은걸 먹어본적이 없는것 같은데, 맞니?"

 

"데…그런데스. 너무 맛있는 콘페이토라 장녀와 꼭 같이 먹고싶었던데스. 장녀는 콘페이토를 한번도 맛본적 없어서 먹여주고 싶었던데스…그런데…오로롱…"

 

"그래서 그런거같아. 그 아이한테는 너무 큰 충격이었던거지. 너희도 몇일 아무것도 못먹다가 먹을게 생기면 급하게 먹다가 목이 막히고 그러잖아? 그 아이는 콘페이토라는걸 몰랐다가 단맛이 너무 강렬해서 너무 행복해 죽은거야."

 

"그, 그럼 와타시의 자는 어쩌는데스!"

 

들실장의 질문에 남자는 다정하면서도 엄하게 고개를 저었다.

 

"안됐지만, 이미 네 아이는 이미 콘페이토별로 떠난것같구나. 이제 그만 그 아이를 놓아주렴. 죽은 아이를 살리는건 불가능하단다."

 

남자의 말에 들실장은 결국 제 새끼를 끌어안고 울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다른 들실장들도 조금은 진정되었다.

 

"아이를 잃은 네게 이게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걸 줄테니 남은 아이들을 위해 힘내렴."

 

남자는 들실장에게 콘페이토 10알이 든 주머니를 주었다. 들실장은 그걸 받고 가까스로 울음을 참았다.

 

"데…데끅…감사한데스, 닝겐상…"

 

"내게 감사해하지마렴. 이건 네 아이가 주는거라고 생각해."

 

"장녀…장녀….오로롱…."

 

다른 들실장들도 새끼를 잃은 들실장을 위로해주었다. 그 모습을 본 a도 자신의 새끼들을 보았다. 다행스럽게도 죽지 않았다. 그래, 역시 자신은 운이 좋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새끼를 잃은 들실장을 보았다. 정확히는 들실장이 받은 콘페이토 주머니를 보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자신의 새끼들을 보았다.

 

"마마, 왜 그러는테치?"

 

"...아무것도 아닌데스."

 

방금 느낀 이 기분은 뭐였을까? 이렇게 생각하면서 a는 새끼들을 데리고 골판지로 돌아갔다. a가 밥을 구하는걸 잊어버린건 골판지에 도착하고 나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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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 오늘도 밥 안먹는테치? 어제도 안먹은테치."

 

"와타시는 괜찮은데스. 자들은 어서 먹고 자는데스."

 

장녀의 걱정에도 a는 밥을 먹지 않았다. 아까 전에 느꼈던 단맛이 계속 입에 맴돌아 밥을 먹지 않아도 공복감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 먹었으면 어서 자는데스. 내일도 닝겐에게 콘페이토를 받으려면 일찍 나가야하는데스."

 

"알겠는테치 마마!"

 

새끼를 재운 a는 본인도 잠자리에 들었다.

 

(지이잉)

 

"! 또 느낀데스. 대체 뭐였는데스…? 피곤해서 그런데스. 어서 자야겠는데스."

 

그렇게 a는 잠자리에 들었다. 자기 직전에도 미약하게 그 소리를 들은것 같지만, 자면 없어질거라고 생각하며 잠에 빠졌다.

 

이렇게 2일의 기록이 끝이났다.

 

 

[3일차의 기록]

 

"자들 일어난데스? 어서 준비하는데스. 콘페이토를 받아야하는데스."

 

"하잇테치~"

 

아침이 되자 a는 어제와 같이 새끼들을 데리고 공원으로 나왔다. 역시 어제와 같이 많은 수의 들실장들이 모여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오늘도 남자는 콘페이토를 주고 있었다. a일가 역시 콘페이토를 받았다. '오늘은 여기서 먹지말고 집에서 밥과 같이 먹어볼까?' 라고 생각했을때, 무언가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야, 너 여기서 뭐하냐?"

 

"아…티, 팀장님!"

 

팀장이라 불린 또 다른 남자가 오자, 콘페이토를 나눠주던 남자는 학대파를 만난 들실장처럼 벌벌 떨기 시작했다. 팀장은 주위를 슥 둘러본 후, 남자가 쥐고 있던 콘페이토 봉지를 보았다.

 

"이 새끼가…허락도 없이 이걸 가져와서 벌레새끼들한테 주고 있었어? 넌 오늘 시말서 쓸 각오해라. 빨리 정리하고 들어와라."

 

그 말을 끝으로 팀장은 남자를 쳐다도 안보고 돌아갔다. 남자 역시 굳은 얼굴로 주위를 정리하고 돌아갔다. 그 모습을 본 들실장들은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꼈다.

 

"데…이게 어떻게 된 일인 데스우?"

 

"저 성깔 더러워보이는 닝겐이 콘페이토를 나눠준 닝겐의 주인같아보이는데스우…"

 

"일단 콘페이토는 받았으니 돌아가는데스. 자들은 따라오는데스."

 

들실장들은 어차피 자신들이 무언가 할 수 있는게 없으므로 그냥 돌아가기로 했다. a도 새끼들을 데리고 골판지로 돌아갔다. 돌아가는길에 오랜만에 먹이를 모았지만, a의 마음속에는 방금전의 일로 인한 불안함의 싹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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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 레에엑…레엑.."

 

저녁밥을 먹던 중 막내인 엄지가 구역질을 하며 먹던 음식을 뱉어냈다. 갑작스러운 일에 a는 깜짝 놀라 엄지를 달랬다.

 

"사녀! 왜 그러는데스? 어디가 아픈데스?"

 

그러자 엄지는 레에엥 하고 울기 시작했다.

 

"레에엥…마마! 밥이 너무 맛이 없는레치! 못먹겠는레치!! 레에에엥!!"

 

그랬다. 엄지는 밥투정을 하고 있는것이었다. 하지만 평소에는 이런적이 없었기에 a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녀. 밥을 가리지 않고 먹어야 다른 자들처럼 크는데스. 어서 먹는데스."

 

"싫은레치! 아타치는 아까 받은 콘페이토를 먹고싶은레치! 마마! 아타치 콘페이토를 주는레치!"

 

"..."

 

a는 말없이 엄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른 새끼들도 바라보았다. 다른 새끼들도 말을 안했을뿐 엄지와 비슷한 심정인것 같았다. 

 

'이 자가 잘못한건 아닌데스…'

 

엄지의 투정에 화가난것이 아니다. 사실 a는 자신도 이상하게 평소 먹던것보다 밥이 맛이 없어서 불쾌감마저 느끼고 있었다. 자신도 이런데 어린 엄지는 어떠할까. 하지만 아까부터 느끼고 있는 묘한 불안감때문에 콘페이토를 먹는것을 주저하고 있었다. 

 

'혹시나 콘페이토를 더 못받으면…'

 

그렇다. 그건 만에 하나라도 이 콘페이토가 마지막일것같다는 불안감이었다. 오늘 있었던 일이 마음에 걸렸던 a는 최후에 최후까지 아낄려고 자들에게 콘페이토를 보존식상자에 모아두라 얘기한것이다.

 

"사녀, 듣는데스. 지금 콘페이토를 먹으면 나중에 밥을 먹기 더 힘들어질수 있는데스. 그래도 먹겠는데스?"

 

"먹는레치! 아타치 속이 너무 아야아야한레치! 콘페이토를 안먹어서 아타치 힘든레치!"

 

"다른 자들도 콘페이토가 먹고싶은데스?"

 

a의 질문에 다른 새끼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a는 한숨을 쉬며 보존식상자를 열었다. 그 한숨은 혹시나 자신의 예감이 맞으면 어쩌나하는것에 대한 불안과, 자신도 먹고 싶었는데 자들 때문에 어쩔수 없이 먹는다고 합리화하는것에 오는 일종의 안도감이었다.

 

"알겠는데스. 그럼 다른 자들도 먹는데스."

 

"고마운레치 마마! 사랑하는레치!!"

 

"고마운테치 마마!"

 

a일가는 그렇게 그날 받은 콘페이토를 하루도 참지 못하고 먹어치웠다. 다행스럽게도 그 단맛이 오래간 덕분에 엄지는 남긴 밥을 모두 먹었다.

 

(그날밤)

 

"데! 또 이런데스! 도대체 이게 무슨일인데스? 왜 점점 심해지는데스?"

 

a는 또 다시 느낀 이 묘한 진동에 잠이 깼다. 사흘간 지속되자 a도 가볍게 여길 수 없었다. 하지만 본인이 자각을 하면 다시 잠잠해지기 때문에 해결할 방법이 없어 다시 잠에 빠졌다. 내일 콘페이토를 받는다면 오늘처럼 바로 먹지 않고 아껴먹으리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콘페이토가 없어지는것이 불안하다면 그 콘페이토를 물에 타서 녹였다면 오랫동안 단맛을 맛볼수 있었을텐데, 그 사실을 a는 몰랐다. 그리고 그건 a일가의 비극의 전조였다.

 

그렇게 3일의 기록이 끝이 났다.

 

 

[4일차의 기록]

 

다음날 아침, 결국 그 묘한 진동때문에 잠을 푹 못잔 a는 해가 중천에 떠서 당황한채 새끼들을 데리고 골판지 밖으로 나왔다. 아직 어린 새끼들은 어미의 분위기를 읽지 못한채 콘페이토를 받을 생각에 즐거워 있었다.

 

"다들 좀 더 빨리 걷는데스!"

 

a의 말에 새끼들이 조금 더 빨리 걷기 시작했다. a는 어제부터 느낀 그 불안감과 오늘 늦잠을 잔것 때문에 마음이 조급했다. 그런데 가보니 아직도 들실장들이 바글바글하게 있었다. 아직도 이렇게 많이 모여있다니. 아직 받지 못한건가. 그럼 자신도 받을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하여 다행이라고 여긴 a였다.

 

하지만 그것은 전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확실히 모여있던 들실장들도 콘페이토를 받지 못했다. 아니, 그게 아니었다.

 

"그런데 닝겐은 어디있는데스우?"

 

"모르겠는데스. 와타시타치는 해씨가 뜨자마자 기다렸는데도 오지 않은데스. 어제보다 늦는데스."

 

그렇다. 이 곳에 온 이유인 남자가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 나온 들실장들 중에는 콘페이토를 먹기 위해 밥도 굶고 나온 개체도 여럿 있었고, 그 중에는 a일가 역시 포함되었다. 그런데 자신들에게 콘페이토를 줘야할 남자가 없다니?

 

"이, 일단 기다려보는데스."

 

한 들실장의 말에 모두 다같이 기다려보기로 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남자는 오지 않았다. 그 불안감은 다른 들실장의 입에서 말로 나와버렸다.

 

"아, 아직도 닝겐이 오지 않은데스. 그럼 우리 콘페이토는 어떻게 되는데스? 설마 이제 콘페이토를 못먹는것인데스?!"

 

"마, 말도 안되는데스! 그런 슬픈일은 있어선 안되는데샤아아아아!!"

 

그 말이 씨가 되어 급속도로 절망감이 확산된다.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지옥이 재현되었다. 대부분은 목청껏 울부짖었다. 울지 않는 다른 몇마리는 오지 않는 남자를 저주하고 있었다. 또 다른 몇마리는 아예 드러누워 발광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반응. 어린 새끼들은 콘페이토를 먹을 수 없다는 사실에 극도의 절망감을 온몸으로 드러내었다.

 

(파킨!)

 

죽어서 말이다.

 

"데…데샤아아아! 오녀!"

 

"일어나는데스! 정신차리는데스! 차녀어!"

 

"하나뿐인 장녀가…장녀가!! 오로롱…"

 

새끼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하자 훨씬 더 난장판이 되었다. 죽은 새끼들을 안고 우는건 기본이었고, 그 난장판에서 새끼들을 데리고 도망치는건 차라리 양반이었다. 그럼 a는 어떻게 했을까?

 

"데…."

 

a는 그저 아무말도 못하고 멍하니 있었다. 어제와는 완전히 달라진 풍경에 뇌가 정보를 처리하지 못한것이었다. 넋이 나가있던 a가 정신을 차린것은 장녀덕분이었다.

 

"마마! 정신차리는테치!!"

 

"...데! 데스우…?"

 

정신을 차린 a가 처음 깨달은것은 지금 이곳에 오래 있어봤자 좋을게 없다는것이었다. 새끼들을 잃은 동족들은 무슨짓을 벌일지 모르니까.

 

"자, 자들은 마마를 따라오는데스!"

 

새끼들은 콘페이토도 못받고 돌아가는것에 왜 좀 더 기다려보지 않냐며 불만을 가지려고 했으나, a의 심각한 얼굴에 아무말도 못하고 a를 따라 골판지로 돌아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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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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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판지로 돌아온 a일가는 밥을 구하는걸 잊었다는것도 중요치 않게 여기며, 멍하니 앉아있었다. 어제의 행복과 오늘의 지옥은 너무나도 격차가 커서 온전히 받아들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오랜 정적이 흐른후, 가장 먼저 말을 꺼낸것은 막내인 엄지였다.

 

"레에에…마마, 아타치 배고픈레치…"

 

"오늘은 밥을 구하지 못한걸 알고있잖은데스. 보존식을 꺼내먹는데스."

 

"레에엥…"

 

a의 말에도 엄지는 그저 울고있을 뿐이었다. 그 눈물의 의미를 이해한 a는 엄지에게 물어보았다.

 

"사녀. 또 밥투정을 하는데스?"

 

"레에엥…아타치 못먹겠는레치! 밥이 너무 맛없는레치! 마마! 아타치 콘페이토가 먹고싶은레치! 레에에엥!"

 

엄지의 투정에 a는 엄하게 다그쳤다.

 

"콘페이토는 없다고 말했잖은데스! 닝겐이 없으면 콘페이도도 없는데스! 사녀! 밥투정하는 자는 나쁜 자라고 마마가 말했잖은데스!"

 

"그래도 못먹겠는레치! 아까 좀 더 닝겐을 기다려서 콘페이토를 받았으면 됐을레치! 마마 너무한레치!! 레에에엥!!"

 

동족들이 새끼를 잃은 그 아비규환의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 엄지는 모르고 있었고, 말해봤자 이해할 머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a는 답답해했다. 그 답답함은 엄지가 울수록 짜증으로 바뀌었고, 짜증은 분노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분노는 엄지에게 향했다.

 

"오마에. 지금 와타시가 너무하다고 말한데스?"

 

"그런레치! 마마 너무한레치! 콘페이토 먹고싶은레치! 레에에엥!!!".

 

"...그런데스. 알겠는데스."

 

a는 조용히 일어났다. 엄지는 어미의 알겠다는 말을 콘페이토를 주겠다는 의미로 알아들은 모양인지 울음을 살짝 멈추고 a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하지만 다른 새끼들은 그저 자신의 어미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했다. 저 말의 의미를 몸으로 이해해버렸기 때문이다.

 

(빠악!)

 

"레엑!"

 

엄지는 자신의 얼굴에 어마어마한 충격이 느껴져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순간 엄지는 자신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리고 곧바로 느껴지는건 참을수 없는 고통이었다.

 

"레쨔아아아아악!!!"

 

엄지는 얼굴을 부여잡고 빵콘을 하며 몸을 뒹굴었다. 고통이 가까스로 진정되고 본것은 어미의 무시무시한 얼굴과 오른손에 묻은 피였다. 그게 누구의 피인지는 엄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레…레에에에엥!!! 레에에에에엥!!"

 

그랬다. a가 엄지의 얼굴을 후려친것이었다. 엄지는 다시 밀려오는 고통에 있는 힘껏 울부짖었다. 그 모습을 본 a는 화가난 상태로 소리쳤다.

 

"아주 잘 알겠는데스! 사녀! 오마에는 분충인데스! 마마한테 밥투정이나 부리고 콘페이토나 달라고 징징대는 똥분충인데스! 그리고 와타시는 또 하나 깨달은게 있는데스! 똥분충은 패야 말을 듣는것인데스!"

 

그 말을 하고 a는 엄지를 마구 구타했다. 얼굴, 배, 팔다리등 안때리는 곳이 없었다. 쓰러진 엄지를 마구 짓밟은 a는 다시 한번 소리쳤다.

 

"그렇게 불만이면 쳐먹지마는데스! 오마에 같은 분충은 힘들게 모아온 밥을 쳐먹을 자격도 없는데스! 사녀! 오마에는 오늘부터 밥없는데스! 배가 고프면 알아서 구해먹는데스! 집에 있는 밥을 건들면 독라로 만들어서 운치굴로 보내버릴것인데스! 알겠는데스!?"

 

"레…레끅…"

 

"알겠냐고 물은데스!"

 

"레끅…레끅…레에엥…"

 

a의 물음에도 엄지는 너무 심하게 맞아 말할 기력도 없이 그저 조용히 울고 있을 뿐이었다.

 

"마마의 말에 대답을 안하는것도 분충인데스!"

 

(퍼억!)

 

a는 다시 한번 엄지를 짓밟았다. 엄지는 그걸로 결국 기절해버렸다.

 

"다른 자들은 듣는데스! 마마의 허락이 있기 전까지는 이 자가 배가 고프다고 밥을 나눠줄 생각은 하지 마는데스! 만약 나눠주다 걸리면 같이 운치굴로 보내버릴것인데스! 알겠는데스?"

 

"테…테끅…알겠는테치 마마. 이제 그만하는테치. 이모토챠가 죽는테치…무서운테치. 테에에엥…"

 

장녀의 애원에 a는 겨우 진정했다. 새끼들을 둘러보니 하나같이 모두 빵콘을 한 상태로 울고 있었다. 어미의 이런 모습을 처음보기 때문이었다.

 

"내일은 마마만 나갔다오는데스. 콘페이토를 받을수 있으면 받아오는데스. 이래서 어제의 그 콘페이토를 아끼려고 한것인데스. 저 똥분충때문에 결국 먹어치운게 후회되는데스. 내일 콘페이토를 받지 못하면, 저 똥분충은 내일도 오늘같은 꼴로 만들어주겠는데스. 진작에 이랬어야했는데스. 마마를 우습게 보는 똥분충은 패야 말을 듣는데스."

 

a의 살기어린 말에 새끼들은 그저 숨죽인채 울고 있을 뿐이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그 이유도 찾지 못하고 새끼들은 울다 지쳐 잠들어버렸다. 착한 새끼들은 잠을 잘때 기절해버린 막내 엄지를 꼭 껴안아주고 잠을 잤지만, a는 그런것도 감흥을 못느끼게 되어버렸다. 

 

'젠장. 제기랄. 망할.'

 

a의 머릿속을 채우는것은 자신의 불안이 적중했다는 안타까움과 콘페이토를 먹어버린 후회, 엄지를 향한 분노로 인한 욕설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 들은 생각.

 

'와타시도 그때 저 똥분충을 죽여서 콘페이토를 받았어야 했는데스…'

 

바로 이것이었다. 2일날에 새끼들을 보며 느낀 감정은 결국 이것이었다. a는 다시 한번 남자가 찾아온다면 그때는 반드시 제 새끼를 콘페이토와 바꿀것이라고 굳게 다짐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아니, 들었어야 했다.

 

(지이잉)

 

"데샤! 또! 또 이러는데스! 대체 뭐인데스! 이제 와타시도 참지 않는데스!"

 

a는 제 화를 못이겨 가슴을 한대 쳤다. 그러자 진동이 가라앉는듯했다.

 

"이제야 멈춘데스? 이제 또 이러면 가슴을 쳐야겠는데스."

 

a는 그제야 잠에 들었다. 이 며칠 안되는 사이에 a는 크게 변해버렸다. 불행한점 첫번째는 그것이 새끼들에게는 하나도 좋은일이 아니었다는것이고, 두번째는 a 스스로는 그걸 그렇게 문제라고 여기지 않았다는것이다. 이렇게 화목했던 a 일가는 망가지고 말았다. 더 큰 비극을 남긴채로.

 

이렇게 4일의 기록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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