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토챠와 헤어지고 골판지 하우스로 향하는 2대 검은얼굴의 마음이 급했다.
출산후 쇠약해진 체력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집에서 눕고 싶었지만 어린 자실장들의 발걸음이 너무 늦었기 때문이었다.
태어난 새끼는
자실장3에 엄지1 구더기가 3마리
엄지와 구더기는 손에 들고
자실장들은 어미와 자매의 손을 잡고
신이나서 걷고 있었다.
"텟찌테찌 세상은 세레브한테치!"
"하늘씨는 푸르고 해씨는 눈부신테치!"
"텟데로게 마마랑 와타치는 예쁘고 세레브 한테치!"
어미의 속도 모르고
신나서 엉망진창 노래를 부르는 자실장들이
차박차박 걸어가는 늦봄의 오후에
기분 좋은 바람이 코끝을 스쳐지나간다.
그게 또 기뻐서
꺄르륵 웃어대는 자실장들은
세상 모든게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검은 얼굴의 조바심 낸 덕분일까
아무 문제없이 일가는 골판지 하우스에 도착했다.
검은 얼굴은 그 어미에 비하면 평범한 개체였다.
자리잡은 하우스 위치는 공원 벤치 인근의 나무밑이라
다소 위장되긴 했지만 찾아보면 쉽게 찾을 수 있었고
생활수준도 여타 실장석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데에 드디어 집에 온데스... 여기가 마마의 하우스 인데스 어서 들어가는 데스."
어미의 지시에
자실장들은 신이 나서 골판지 하우스 속으로 달려들어갔다
"마마 와타치 콘페이토가 먹고 싶은테치."
"그런테치 마마는 어서 와타치에게 콘페이토를 바치는테치."
"아마아마 콘페이토 어서 주는테치!"
"콘페이토 레치? 아마아마 좋아레치!"
"레후우 아마아마도 좋지만 뿌니뿌니 원하는레후"
새끼들은 본적도 먹어본적도 없는 콘페이토를 어디서 들었는지 달라고 보채기 시작했다.
"그런건 없는데스. 마마는 한숨 잘 테니 오마에 타치도 좀 자두는 데스."
검은 얼굴은 피곤함에
엄지와 구더기를 내려놓고는
털썩 누워 잠을 청하려고 했다.
그러자 차녀 자실장과 엄지가 토닥토닥 거리며
칭얼대기 시작했다.
"콘페이토!! 콘페이토 줘 테치!"
"콘페이토 레치!!"
장녀와 삼녀는 처음에는 콘페이토 타령했지만 어미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에 눈치채고 입을 다물고 구더기들을 뿌니뿌니 하기 시작했지만
차녀와 엄지는 눈치도 없이 어미를 타박하였다.
만사가 귀찮은 검은얼굴은
무시하고 잠을 청해보지만
이젠 울부짓기 시작한 새끼들에
참을성이 바닥나려 하고 있었다.
"마마는 지금 피곤한데스. 그런데도 마마를 귀찮게 하는 분충이 있다면 슬픈일을 당하게 되는 데스."
어미는 낮은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마지막 경고를 했다.
그말에 스산함을 느낀 장녀 삼녀는
재빠르게 어미처럼 누워 눈을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녀와 엄지의 투정은
그칠기미가 없었다
"테에엥 콘페이도 내놔 테치이잇!!!"
그 말에 어미는 그만 인내심의 한계를 맞이해 버렸다.
마치 거산이 움직이는 것처럼
느릿느릿하게
하지만 불길하게
검은 얼굴이 몸을 일으켰다
장녀 삼녀는 아무말도 못하고
누운채 두려워 떨며 두눈을 꼬옥 감았다.
"역시 마마가 옳은 데스. 솎아내는 것은 중요한데스."
이 순간 두 새끼들의 운명이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