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그 해 겨울은 유난히 혹독했다.
살을 에는 거센 바람과 거의 매일 같이 내리는 눈발에 골판지 밖을 나갈 수도 없었다.
아홉이나 되던 미도리의 자매들은 모두 죽어버렸다.
여러 형태의 죽음이 있었지만 대부분 동사였다.
몸을 달달떨며 버티는 것도 겨우 며칠뿐, 이내 몸이 차가워지고 푸르딩딩해지더니 손끝부터 썩어 떨어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나둘 죽어나가고 남은건 차녀인 미도리와 친실장뿐이었다.
마지막 남은 자신의 아이를 살려내고픈 어미의 마음일까
친실장은 자신의 온몸을 바쳐 미도리를 품에 안고 살려냈다.
그렇게 눈이 녹고 포근 기운이 감돌때쯤 친실장은 마지막 기운을 내 미도리에게 말했다.
[차녀는 듣는데스. 마마는 여기까지인데스.. 마마는 그래도 차녀를 살려낼 수 있어 기쁜데스. 부디 건강히 자라 자를 많이 낳고 행복하길 바라는데에..ㅅㅡ..]
친실장은 미도리의 울음섞인 부름을 듣지못하고 파스스하는 작은 부스러짐과 함께 절명했다.
새싹이 돋아나고 세상에 푸르름이 돌아온 기쁨의 계절에도 미도리는 고독함에 몸을 떨었다.
그동안 자매들의 시체는 마지못해 먹었지만 차마 자신과 끝까지 함께한 마마의 시체에는 손을 대지 못했다.
부패가 시작된 마마의 시체를 마지막으로 눈에 담고, 미도리는 낡은 골판지 집을 나섰다.
자실장 시절의 모든 추억이 담긴 이곳을 떠나는 것은 무척이나 가슴 아픈 일이었다.
떠나야함을 알면서도 몇번이나 뒤를 돌아봤다.
사랑하는 마마와 자매들과 뛰놀던 추억이 머리에 스쳐지나간다.
미도리는 며칠을 쓰레기통을 뒤지며 입에 넣을 수 있는것은 다 먹었다.
대부분 상해가는 음식찌꺼기였다.
봄꽃이 피기 시작하고, 인간들이 공원에 몰려들었다.
쓰레기통은 그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득찼고 맛있는 음식들로 포식할 수 있다.
따뜻함과 풍족함이 이어지자 미도리는 슬슬 때가 되었음을 느꼈다.
지천으로 널려있는 들꽃 중 가장 예쁜 것으로 골라 아이들을 가졌다.
한껏 부풀어오른 배를 소중히 안아쥐고 뒤뚱거리는 미도리의 모습은 마치 뚱실한 오리같이 우스꽝스러웠다.
하지만 미도리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아이들이 뱃속에서 건강히 자라 태어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미도리의 아이들은 열심히 미도리의 몸에서 영양을 흡수하고있었다.
통통하게 살이 올랐던 미도리의 몸은 이제 부푼 배를 제외하곤 많이 수척해졌다.
점점 무거워지는 몸에 비해 점점 떨어지는 체력 때문인지 가끔 미도리는 자기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 때가 있을 정도로 위태위태하게 생활했다.
그러나 운이 좋은 편에 속했던 미도리는 출산에 임박한 그 순간까지 잘 생존할 수 있었다.
어느 날 새벽, 진통으로 잠에서 깬 미도리는 서둘러 공중화장실을 찾아 들어갔다.
아무도 없이 고요한 밤 소변기에 혼자 앉아 고통에 신음하던 미도리는 힘겹게 첫 아이를 낳았다.
[텟테레~]하면서 태어난 장녀는 무척이나 건강하게 태어났다.
점막을 핥아주자 기분좋게 웃으면서 자실장으로 변화했다.
곧이어 다시 산통이 시작되고 차녀가 태었다.
차녀는 나오자마자 미도리에게 [마마! 와타시를 낳아주셔서 감사한테치!]라고 말했다.
미도리는 똑똑하게 태어난 차녀의 점막을 핥아내면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삼녀의 출산은 난산이었다. 분명 아직 아이들이 뱃속에 남아있는게 느껴졌지만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온몸을 비틀어가며 겨우겨우 작은 살덩이 하나를 출산할 수 있었다.
엄지 크기보다 약간 더 큰 연약한 몸으로 태어난 삼녀는 [찌이이이이!]하면서 울음을 터트렸다.
미도리는 삼녀를 달래며 부드럽게 점막을 핥아냈다.
마지막 사녀의 출산은 고통이었다.
지쳐서 [데히.. 데히..]거리는 미도리는 또다시 진통을 느끼곤 총구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다시 시작된 격통에 실신할뻔한 정신을 겨우 붙잡으며 태어난 사녀는 엄지였다.
피와 운치로 덮인 사녀의 점막은 쓰고 기분나쁜 냄새로 가득했다.
그래도 열심히 점막을 핥아낸 미도리였지만 사녀는 [레쨧!]하며 실생의 첫 한 마디를 단말마로 내뱉곤 절명하였다.
혀를 삐죽 내밀며 죽은 사녀를 안고 미도리는 [오로롱! 오롱!]하며 목놓아 울었다.
자기가 몸이 약해서 죽은걸까? 아니면 자기가 뭔가를 잘못 한걸까? 미도리는 스스로를 자책하며 사녀를 시체를 붙잡고 놓아주지 못했다.
[마마 테치...]
미도리에 옆에 다가온 아이들이 조심스레 눈치를 살핀다.
그제서야 미도리는 사녀의 몸을 놓고 아이들을 끌어안았다.
목놓아 우는 어미의 모습을 보며 불안에 떨던 아이들은 미도리의 품에 안기자 그 포근함을 만끽했다.
잠시 뒤 어느 정도 마음이 진정된 미도리는 사녀의 몸을 한손에 들고 아이들을 이끌고 골판지 상자로 돌아왔다.
미도리는 마마에게서 배운대로 사녀의 몸에서 옷과 머리털을 벗겨내 방한재로 쓰고, 시체는 먹어서 영양을 보충해야함을 알고 있었다.
옷까지는 벗겨냈지만 차마 머리카락을 뽑거나 시체를 먹을 수는 없었다.
미도리는 창백하게 굳어가는 사녀의 시체를 하얀 들꽃 곁에 묻었다.
다음에 출산을 하게 되면 반드시 여기서 핀 꽃으로 임신하여 다시 사녀를 낳으리라.
미도리는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했다.
2편.
태어날때부터 건강했던 장녀는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자실장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컸다.
힘도 쌔고 용감해서 자실장임에도 불구하고 미도리를 일찍이 미도리를 따라 먹이를 모으러 다녔다.
든든한 장녀가 곁에 있는것만으로도 미도리는 마음이 놓일 정도였다.
똑똑한 차녀는 미도리의 가르침을 잘 이해했고, 빠르게 습득했다.
가끔은 미도리도 놀랄정도로 똑똑한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미도리는 차녀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이 아이라면 현명하게 실생을 살아가며 자들로 공원을 채울 수 있으리라며 내심 뿌듯해했다.
여리게 태어난 삼녀는 미도리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작은 체구에 체력도 약해서 장녀나 차녀처럼 먹이를 모으거나 일을 할 때 큰 도움이 되진 못했다.
하지만 삼녀는 유난히 밝은 피부와 풍성하고 윤기나는 머리카락을 가지고 태어났다. 들실장의 아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예쁜 모습이었다.
골판지 집에 있는 동안 열심히 춤을 연습하고 머리카락을 관리해서 멀리서 언뜻 보면 사육실장으로 보일 정도였다.
이런 삼녀는 미도리일가에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힘들게 일을하고 돌아와 삼녀의 애교와 춤을 보고있노라면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실 정도로 예쁜 아이였다.
부디 삼녀는 아무런 구김없이 잘 자라 본인을 닮은 예쁜 자들, 자신의 손녀들을 낳아주길 바랬다.
어느덧 풍요롭던 봄이 끝나고, 길고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었지만 미도리 일가는 잘 살아가고 있었다.
가족이 늘어난것에 비해 먹을 것은 오히려 줄어드는 실정이었지만 든든한 장녀, 똑똑한 차녀와 함께 행동하는 미도리는 다른 동족들에 비해 훨씬 풍족한 생활을 영위했다.
특히 차녀의 제안으로 무더위가 잠잠해지는 새벽에 먹이를 찾기 시작하면서 미도리 일가는 먹이 경쟁의 우위를 점했다.
다른 동족들은 오히려 낮에 돌아다니는 인간들에게 애교를 부려대며 먹이를 얻고자 했다.
가끔 찾아오는 애호파로인해 대박이 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운이 좋은 날이 항상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오히려 경쟁도 심하고 목숨을 잃을 확률도 높은 편이었다.
차녀는 과감히 그것을 포기하고 안전하게 먹이를 착실하게 모으는 것을 제안했고, 미도리는 논리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차녀가 대견했다.
미도리는 동시에 장녀가 혹시라도 서운해할까봐 무척이나 걱정했지만, 무던한 성격의 장녀는 오히려 차녀의 말을 적극 수용하고 행동했다.
확실히 장녀는 미도리에게 애교를 부리거나 사랑을 갈구한 적도 없는 그런 무던한 아이였다. 하지만 미도리는 착하고 든든한 장녀에게 사랑을 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장녀를 끌어안고 [마마는 장녀가 있어 행복한데스. 장녀가 누구보다도 가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스.]라고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장녀는 [테프프~]하며 작게 기뻐했다.
물론 이 모습을 바라보던 어리광쟁이 삼녀가 [테찌이이이!]하면서 뛰어와 같이 안기려드는 바람에 충분히 장녀를 안아줄 수 없었지만, 장녀는 그정도로도 충분히 만족해하였다.
새벽 일찍 먹이를 찾고 돌아와 찬란하게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보며 다 같이 식사를 하고있노라면 실장석의 언어수준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과 자신감이 차올랐다.
이후 벌어지는 지독한 더위 속 먹이경쟁의 광경은 참혹했기에, 미도리는 왠만해선 아이들과 함께 공원 외곽 서늘하고 고요한 곳으로 피서를 가거나 골판지 집에서 잠을 자며 체력을 비축했다.
하지만 이런 미도리 일가의 현명한 행동에도 식수만큼은 해결하기 힘든 난제였다.
실장석들이 공원내 수도시설을 사용하며 오염시킨다는 것을 인지한 공원측은 단수라는 카드를 꺼내들었고, 공원내 실장석들에게 고난이 닥쳐왔다.
물을 얻을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가장 더운 2시쯤 공원 중앙 바닥형 분수에서 물이 뿜어져나왔다. 뜨거워진 공원을 식히고, 어린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공원내에서 식수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었지만, 이 때는 인간들도 함께 몰려들기 때문에 극도로 위험했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장난에 허무하게 죽어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마마.. 목이 너무 마른테치..]
[무... 물씨를 마시고싶은 테치..]
[테찌이....]
며칠째 제대로 물을 마시지 못한 미도리와 아이들은 바짝바짝 말라갔다.
그나마 음식물을 통해 최소한의 수분은 섭취할 수 있었지만, 인간들의 버린 짜디짠 음식들은 결국 갈증을 가속화했다.
운치조차 바짝 수분이 말라버려 제대로 배출해내지도 못해 몸안에 쌓여만 갔다.
말라가는 몸에 비해 분대는 운치와 음식물로 가득 차 고통만을 야기했다.
결국 미도리와 차녀, 삼녀는 앓아 눕게 되었다. 부푼 배에 자극을 최소화하고자 골판지에 기대어 꼼짝도 못하는 지경이었다.
그나마 건강하고 체력이 좋았던 장녀가 물을 찾기 위해 나섰다.
미도리는 의젓하다곤 하나 하직 어린 장녀에게 힘든 일을 시키는것에 눈물이났다.
모든게 자신의 무능인듯싶었다...
새벽녘에 나간 장녀는 저녘이 되어서야 돌아왔다. 놀랍게도 500ml 페트병에 물을 가득 담아 돌아왔다.
장녀는 가져온 물을 입에 머금고 아직도 쓰러져 있는 미도리와 자매들에게 조금씩 먹여주었다.
정신을 차린 미도리는 그제서야 장녀의 몸이 상처 투성이인것을 발견해내곤 울음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장녀짱! 온 몸이 상처투성이인데스우! 무슨 일인 데스우.. 오로롱!]
[물씨를 구하느라 저기 높은 산씨까지 올라간테치! 닌겐들의 눈을 피하느라 나무씨와 풀씨가 많은 곳으로 가느라 조금 다친테치]
오히려 장녀는 덤덤하게 말했다. 미도리는 착한 장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장녀짱이 가족을 구한데스! 장한데스!]
역시나 크게 티를 내진 않았지만 장녀는 빙그레 웃어보였다.
그 날 밤 충분히 수분을 공급받자 운치를 눌 수 있었다.
물론 고통을 동반한 배설이었지만, 몸안에 쌓인 돌이 빠진 것과 같아서 미도리 일가는 오히려 기뻐했다.
다음 날부터 정상적으로 움직이는게 가능해진 미도리와 차녀는 장녀를 따라 물을 구해올 수 있었다.
정확한 이름은 몰랐지만 장녀가 물을 떠온 곳은 산 중턱에 위치한 약수터였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었지만, 이제는 사람이 거의 오지 않게된 반쯤 버려진 곳이었다.
비록 왕복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미도리 일가는 안정적인, 그리고 동족들과 경쟁할 필요가 없는 수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미도리 일가는 여름의 재앙을 이겨내었다.
3편.
어느덧 풍요의 계절 가을이 찾아왔다. 본격적으로 겨울나기용 비축식을 모을 시기였다.
다행히도 미도리 일가가 거주하는 공원에는 도토리가 풍족하게 떨어졌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열심히 주워갔지만, 최근 사람들은 이런 것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미도리 일가는 차녀의 전략대로 새벽에 일어나 동족들보다 빠르게 먹이를 모으는데 집중했다.
날씨가 제법 추워져 새벽에는 꽤나 쌀쌀했지만 서로 구역을 정해 밤새 떨어진 도토리와 솔방울, 잣 등을 모은 결과 미도리 일가의 비축식 창고는 날로 가득 찼다.
어느 정도 비축식이 모이자 차녀는 월동 준비를 위해 낙엽과 헌옷 등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물론 겨울을 지내본 미도리도 낙엽 등을 모아 월동 준비를 해야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차녀처럼 인간들의 옷을 줍자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마마! 우리가 자주가는 닌겐들의 보물창고 옆에는 초록색 큰 상자씨가 있는테치! 와타시가 저번에 그 상자씨 안에 닌겐들의 옷을 넣어두는 것을 본 테치! 분명 닌겐들의 월동 창고일게 분명한테치!]
차녀의 제안에 따라 미도리 일가는 새벽을 틈타 쓰레기장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세 개의 헌옷수거함이 있었다.
[데.. 차녀짱 초록 상자씨의 입이 저 높은곳에 있는데스우..]
[텟!]
실장석으로 눈로는 잘 보이지도 않을만큼 높은 위치에 있는 헌옷수거함의 입구는 미도리 일가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헌옷수거함을 살피던 차녀는, 마지막 수거함 뒷 쪽에는 자물쇠가 걸려있지 않은 것을 발견하였다.
[마마! 여기 하나가 열리는 테치!]
어설프게 닫혀있던 수거함의 문을 열자 쿰쿰한 냄새와 함께 각종 옷들이 조금 들어있었다.
한 번 수거해간지 얼마 안된 듯 들어있는 옷은 몇 벌 안되었지만, 미도리 일가에게 있어 그 정도는 충분한 양이었다.
각자 들고갈 수 있을만큼 옷을 짊어지고는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빠르게 골판지 집으로 귀환하였다.
돌아온 미도리 일가는 전리품을 확인해보기 시작했다.
먼저 미도리는 헌 수건 2장과 낡은 티셔츠 한 장을 가져왔다.
이 수건은 자실장 2마리가 덮고 자기 충분한 크기여서 한장은 몸집이 큰 장녀에게, 나머지 한장은 차녀와 삼녀에게 주었다.
티셔츠는 미도리 본인이 덮고 자기로 했다.
장녀는 헌 런닝 2장을 챙겨왔다. 이것들을 바닥에 깔고 자면 지면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어느 정도 막아주었기에 2장을 겹쳐 두툼하게 깔았다.
차녀는 양말 한켤레와 목도리를 챙겨왔다. 핑크색과 하얀색 투톤으로 이루어진 양말은 삼녀는 물론이고 잘 덤덤한 장녀조차도 눈빛이 달라질 정도로 탐나는 물건이었다.
차녀는 하나는 삼녀에게, 하나는 장녀에게 주었다.
[차녀짱.. 와타시는 괜찮은테치. 차녀짱이 가져온 것이니 차녀짱이 갖는테치.]
장녀는 차녀에게 자신을 괜찮다며 사양했지만, 차녀는 [와타시가 오네챠에게 주는 선물인테치! 그 동안 오네챠가 많이 고생해준테치!]라며 한사코 장녀의 품에 양말을 안겨주었다.
[이 길쭉길쭉씨는 마마에게 주는테치!]
[데..? 와타시에게 주는데스?]
차녀는 목도리를 풀어 미도리에게 둘러주었다. 양말만큼 예쁜색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실장석 기준에서는 상당히 세레브한 물건이었다.
미도리는 끓어오르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다시 목도리를 풀어 아이들과 함께 안아들었다.
보들보들한 느낌이 좋은지 삼녀는 [테찌힛!]하며 애교 섞인 목소리를 냈고, 장녀와 차녀도 오랫만에 미도리의 품에 안겨 따뜻함을 만끽했다.
[와타시는 행복한데스우~ 이렇게 예쁜 아이들을 낳아 함께 사는 데스우~]
그렇게 따뜻한 옷과 함께 미도리 일가의 행복한 하루가 저물었다.
점점 날이 추워지던 어느 날, 여느때와 같이 미도리 일가는 먹이를 찾아 새벽녘에 골판지를 나섰다.
쥐죽은 듯 고요하기만하던 평소와는 다르게 무언가 느낌이 달랐다.
그것을 가장 먼저 눈치챈것은 차녀였다.
평소와는 다르게 묘하게 시끌시끌한 분위기가 풍겼고, 차녀는 미도리와 장녀에게 조심히 공원 밖을 염탐하자고 제안했다.
공원 밖에는 수십명의 인간들이 트럭에 무언가를 분주히 꺼내고 있었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어딘가 불길한 분위기를 풍기는 하얀색 옷으로 갈아 입고 있는 인간 무리가 있었다.
미도리의 몸은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다.
[구..구제인데스!]
[텟! 구제라면 마마가 말한 그 슬픈일인테치?!]
[아직 삼녀짱이 집에 있는테치! 빨리 데려와야하는테치!]
차녀의 말에 번뜩 정신을 차린 미도리는 서둘러 골판지 집으로 향했다.
[테.. 마마? 오네챠? 벌써 돌아온테찌?]
아직 졸린 눈을 비비며 비몽사몽하는 삼녀를 서둘러 안아 든 친실장은 말했다.
[산씨 안으로 도망가는데스. 그곳은 닌겐들도 잘 오지 못하는 곳인데스.]
하지만 차녀가 반박했다.
[마마, 와타시 생각에는 우리가 옷을 가져온 큰 상자씨 안에 숨는게 나은테치.]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미도리에게 차녀는 말을 이어갔다.
[닌겐이 마마 말대로 이곳 전체에 슬픈일을 행한다면, 산씨도 결코 안전한 곳은 아닌테치! 오히려 닌겐이 사는 곳에 숨는게 허를 찌르는 것인테치!]
[데?!]
미도리와 장녀는 차녀의 영리함을 믿기로했다.
예전에 산에 숨어 구제를 피한 경험이 있던 미도리는 잠시 머뭇했지만, 결국 자신보다 똑똑한 차녀의 제안을 받아드렸다.
공원 입구가 봉쇄되기 전에 빠져나가야 했기에 오로지 몸만 빠져나왔다.
그 동안 모아둔 비축식, 힘들게 얻은 각종 물건들이 눈에 아른거렸지만, 죽으면 아무 소용도 없었다.
든든한 장녀, 똑똑한 차녀, 귀여운 삼녀와 함께라면 다시 모으는게 불가능은 아닐것이다라며 미도리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아직 인간들이 분주히 물건을 옮기는 틈을 타 공원을 빠져나가는데 성공한 미도리 일가는 헌옷 수거함 내부에 몸을 숨겼다.
[마마 무슨 일이 일어나는테찌? 와따시 무서운 테쨔아!]
갑작스럽게 진행된 일에 삼녀는 혼란스러우면서도 무서워했다.
미도리는 그런 삼녀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
[곧 동족들에게 슬픈일이 일어나는데스. 우리는 운 좋게 여기로 도망쳐올 수 있었던 데스. 마마가 여기 있으니 삼녀챠는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는 데스!]
말은 잘했지만, 사실 미도리도 극도의 불안함과 공포에 떨고 있었다.
예전부터 인간의 구역에서 먹이와 물건은 구해와도 결코 오래 있지 않았던 미도리이기에 과연 여기에 숨는 선택을 한 것이 잘한 것인지?
혹시 인간에게 더 빨리 발각되어 죽는건 아닌지 불안했다.
하지만 차녀는 경계태세는 유지하고 있었지만 불안해하지는 않아보였다.
잠시 뒤 무거운 쇳덩이가 지면에 끌리는 소리가 났다.
공원입구들을 봉쇄하는 소리였다.
이후 구제가 시작되었다.
이번 구제는 미도리가 겪은 작년과는 다르게 철저했다. 공원 내부의 실장석들은 보이는 즉시 사살되고 폐기용 봉투에 담겨 옮겨졌다.
효율적인 구제를 위해 공원 구석으로 실장석들을 몰기 시작했다.
반항하는 실장석들은 즉시 머리가 터져나갔고, 도망치기 시작한 실장석들도 결국 구석에 몰려 한번에 처리되고 봉투에 담겼다.
대부분의 성체를 제거한 후 실장석들이 살던 골판지들을 수거하면서 숨어 있는 자실장들을 찾기 시작했다.
대부분 골판지 내부에서 떨고 있었기에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마찬가지로 봉투에 담겨 옮겨졌다.
봉투 속에 아직 살아있는 실장석들은 자들만큼은 무사하리라 기대했지만, 곧 옆에 쌓이는 봉투에서 익숙한 [테챠아아!][찌에이이이!]하는 소리가 나자 절망감에 몸을 떨었다.
미도리 일가가 도망치려했던 산도 이번에는 구제를 피해가지 못했다.
체력이 약한 실장석 대부분은 산 초입에 숨어 있었기에 금방 찾아낼 수 있었다.
똑똑한 개체가 산 깊숙히 들어가 생존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에 코로리가 들어간 미끼용 푸드를 군데군데 뿌려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철저했던 구제도 등불 밑이 어둡다는 인간의 속담처럼 인간 거주지역 헌옷수거함에 있던 미도리일가는 발견하지 못했다.
실장석들이 인간 거주구역을 드나드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서식지는 공원이었다. 거의 모든 실장석들은 해가 뜬 이후에 움직이기에 새벽에 미리 공원을 탈출한 일가가 있다는 것은 쉽게 알아채기 힘들었다.
그 날 저녁, 무언가를 싣는 소리가 난 후 부르릉하며 자동차가 이동하는 소리가 났다.
장녀가 먼저 수거함을 빠져 나와 밖을 내다보자 이미 구제업자들은 떠난 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까지 기다린 후 미도리 일가는 조심스레 수거함을 빠져나와 공원으로 향했다.
이미 물청소까지 끝낸 공원은 소름돋는 깨끗함으로 가득했다.
수풀 중간중간 숨겨져있던 골판지, 나무 밑동에 발려져있던 운치, [코츙코츙][데퓨데퓨] 시끄럽던 코고는 소리까지 모조리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졌다.
찾아간 집터에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었다.
골판지집과 함께 모든 것은 수거되었고, 운치굴도 말끔히 메워져있었다.
미도리는 살아남았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모든 것을 잃었다는 절망감에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마마!! 와따시타치의 집씨랑 물건들이 모두 사라져버린테찌이이!!!!]
옆에서 삼녀가 울음을 터트리며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장녀와 차녀도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처참하게 빼앗긴 이 상황에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런 일가의 머리위로 하이얀 눈이 하나둘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4편.
날이 급격히 추워지며 죽음의 계절이 시작됐다.
다행히도 미도리 일가는 새 골판지집과 헌옷을 구할 수 있었다.
덕분에 추위는 어느정도 해결이 되었지만, 문제는 역시 음식과 식수였다.
그나마 있던 약수터에서 물을 얻고 있었지만, 최근 물이 얼기 시작하면서 그마저도 더 이상 힘들게 되었다.
비축식이 없어졌기에 인간들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찾아 매일 같이 움직여야 했지만, 그마저도 구하기 힘들 때가 많았다.
하지만 미도리 일가에겐 뜻밖의 행운이 있었다.
애호파로 보이는 한 여성이 구제에서 살아남아 힘들게 살아가는 미도리 일가를 발견하곤 지원해주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삼녀의 미모와 애교가 큰 역할을 했다.
[테츄웅~ 닌겐사마! 오늘도 선물 감사한테치! 답례로 와따시의 춤을 선보여드리는테치!]
삼녀가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추자 유난히 반짝이는 머리칼이 예쁘게 찰랑였다.
미도리가 매일 같이 핥아주었고, 삼녀 또한 자신의 머리칼을 최선을 다해 관리했기에, 사육실장보다도 더 아름다운 머리칼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경계하던 미도리와 장녀도 자주 얼굴을 보며 생필품을 지원받고, 때로는 콘페이토 같은 귀중한 간식도 얻어 먹다보니 이제는 거의 사육주처럼 따르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도리와 장녀의 희생과 노력을 치켜세워주며 칭찬해주었기에 은근히 인정욕구가 있었던 두 실장석의 마음은 완전히 허물어진 상태였다.
오직 차녀만이 갖은 간식과 칭찬에도 쉽사리 의심을 풀지 않았다.
그러나 딱히 인간이 위협을 가하는 것도 아니었고, 생필품을 제공해주었기에 어쩔 수 없이 상황을 받아드리는 눈치였다.
그럼에도 차녀는 일정시간 이상을 인간과 함께 있는 것을 멀리했고, 특히 집의 위치는 철저하게 숨겼다.
미도리 일가는 생필품을 지원해주는 여자에게 무언가 답례를 해주려고 했지만, 여자는 그냥 미도리 일가의 실장생활을 듣고 삼녀의 춤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며 웃었다.
3~4일마다 미도리 일가는 여자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더이상 닌겐상을 귀찮게 하면 안되는테치!]
차녀의 말에 모두가 아쉬워했지만, 묵묵히 차녀의 말을 따라 돌아갈 준비를 하였다.
[착한 닌겐사마 다음에는 더 귀여운 실장댄스를 준비하는테치! 바이바이테츙!]
삼녀는 작은 팔을 크게 흔들며 귀엽게 외쳤고, 여자도 입에 미소를 지으며 같이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래 잘가! 다음에도 재미있는 실장석 이야기를 해줘~ 특히 차녀의 이야기 많이 기대하고 있을께!"
이번에 여자가 준 것은 며칠 정도 버틸 수 있는 양의 실장푸드와 생수병 500ml 1병, 보송보송한 수건 하나였다.
집에 돌아온 미도리 일가는 푸드를 조금 섭취한 후 보송보송한 수건에 각자 얼굴을 파묻곤 그 부드러움을 만끽했다.
헌옷과는 비교가 안되는 부드러움과 달달한 향기까지 내뿜는 이 수건은 삼녀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 되었다.
여자는 매일 와주는 것이 아니었기에 현명한 미도리 일가는 어제처럼 막 받아온 날에만 축하하듯 푸드를 먹었고, 이외에는 모조리 저장해두었다.
새벽에는 너무나도 추웠기에, 조금 위험해도 날이 가장 따뜻한 정오즈음에 주로 나가게 되었다.
인간들도 추워서 대부분 나오지 않았기에 생각보다 그렇게 위험한것은 아니었다.
춥고 힘들긴해도 이 때까지 받은 지원물품과 비축된 푸드를 생각하면 지금부터 조금만 더 고생하면 이 겨울 끝까지 버틸 수 있으리라
다음 봄이 오면 장녀와 차녀는 독립할 것이고 아이를 낳아 키울것이다. 구제 이후 별다른 경쟁자가 없는 공원을 거의 독식할 수 있으리라.
몸이 약한 삼녀지만, 그래도 독립 시켜 주변에 둔다면 분명 잘 해낼 수 있으리라.
그리고, 항상 마음에 아프게 남아있는 사녀... 사녀의 무덤에서 꽃이 피거든 이번에는 반드시 건강히 낳아서 길러내리라.
미도리는 자신과 자신의 아이들의 자로 공원을 가득채우는 것을 상상하며 마음속 깊이 뿜어져나오는 행복감을 느꼈다.
[마마,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돌아가는테치.. 너무 추운테치!]
차녀의 말에 미도리는 상상속에서 벗어났다.
그렇게 오래 나와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날이 너무 추운 탓에 차녀는 이를 딱딱거리며 오들오들 떨고 있었고, 장녀도 내색은 안했지만 얼굴 새파란 것이 확실히 추워보였다.
하지만 미도리는 곧 날이 지날 수록 계속 추워진다는 것을 작년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미도리는 고민에 빠졌다.
[장녀, 차녀는 지금 집으로 돌아가 삼녀와 함께 마마를 기다리는데스. 마마는 좀 더 먹이를 구해서 뒤따라가 가게는데스.]
[마마도 함께 돌아가는테치! 많이 추운테치!]
[안되는데스 차녀, 내일이면 더 추워질 것이고 앞으로 계속 추워질 일만 남은데스. 조금이라 구해서 비축식을 아껴야 살아남을 수 있는데스. 마마는 튼튼하니 걱정말고 돌아가 기다리는데스~]
그러면서 미도리는 차녀의 앞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러곤 차가워진 장녀의 뺨에 손에 대고 녹여주며 [장녀도 고생한데스, 가서 쉬는데스] 라고 말했다.
장녀와 차녀는 서로 손을 붙잡고 사이 좋게 걸어갔다.
미도리는 그 모습을 보며 빙그레 웃고는 마저 쓰레기장을 뒤지기 시작했다.
운이 좋게도 먹다남은 식빵 반덩이를 찾아낼 수 있었다.
비록 군데군데 짙은 초록색의 곰팡이가 좁쌀처럼 피어있었지만, 날이 추운 탓에 이 정도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정도였다.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갈 수 있게된 미도리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하지만 집에 거의 다 왔을 때쯤 컹!컹! 거리는 개짖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개를 데리고 산책나오는 인간은 많이 보았지만, 날이 추워지고는 거의 보지 못했다.
심지어 오늘 같이 추운날은 더더욱 그럴리가 없었기에, 미도리는 혹시나 하는 불안에 다급히 집쪽으로 뛰어갔다.
멀리서 한 인간의 모습이 보였다. 미도리도 아는 얼굴, 여자의 얼굴이었다.
익숙한 모습이 보이자 마음이 조금 놓였지만, 미도리는 이내 여자가 차녀의 머리채를 잡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곤 아연실색했다.
[니니니..닌겐상! 와...와타시의 차녀를 왜 그렇게 붙잡고 있는데스?]
미도리는 숨을 헐떡이며 여자에게 물었다.
여자는 차녀를 비닐봉지에 담은 뒤 얼굴만 내민 상태로 입구를 묶어 근처 나무에 걸었다.
그 나무엔 이미 장녀와 삼녀도 같은 모습으로 매달려있었다.
[데뎃!]
미도리는 그제서야 느껴지는 소름끼치는 분위기에 몸을 떨었다.
그러곤 요동치는 눈알로 주변을 살펴보았다.
어렵게 구한 골판지 집은 사나운 개에 의해 거칠게 분쇄되었고, 주변에는 소중히 모은 비축식과 물건들이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었다.
그나마 개 목줄이 나무에 묶여있어 미도리에게 달려들지 못하고 있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차..착한 닌겐상 오..왜이러시는데스? 우리가 잘못한게 있다면 부디 용서해주시는데스.. 와타시타치는 그래도 최대한 닌겐상타치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게 살려고 노력한데스..]
"그래, 잘 알지. 너네들이 나한테 다 말해줬잖아."
[그렇다면 부디 용서해주시는데스... 떠나라면 이곳을 당장 떠나는데스! 지금까지 주신 것들을 돌려달라고 하시면 다 드리는데스!]
여자는 생긋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런 거 필요없어. 대신 다른걸 가져갈게!"
여자는 나무에 매달려 있는 장녀가 묶인 봉지를 풀고는 장녀를 끄집어냈다.
[테치아아아ㅏ앗! 제발 놔주시는테치 닌겐상!]
항상 덤덤하던 장녀답지 않게 큰 소리로 울며 소리쳤다.
"미도리, 이 아이에 대해 다시 좀 말해줄래?"
미도리는 공포에 떨면서도 만일 자신이 말을 잘해서 인간의 마음에 든다면 장녀를 살려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장녀에 대해 이것저것 말하기 시작했다.
[자..장녀는 와타시의 첫 자인데스.. 나..낳을 때부터 몸이 크게 건강하게 태어난데스.. 그럼에도 이모토들을 잘 챙기고 먹이를 얻기 위해 힘써주는 데스.]
"그리고?"
[데..데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장녀는 여름 와타시타치를 위해 산에 올라가 물씨를 구해온데스.. 무척이나 기특하고 착한 자인데스..!]
"그래 건강하고 기특한 아이구나?"
[그...그, 그런데스 닌겐사마! 부디, 부디 살려만 주시는 데스!]
"....내가 언제 죽인다고 했니?"
여자가 장녀의 머리채를 잡고 들어올리자 장녀는 온 힘을 다해 팔다리를 흔들며 파닥거렸다.
"진짜 건강하네, 펄떡펄떡 뛰는게.."
[니...닌겐사마! 부탁드리는데스!]
미도리의 절규와 함께 뿌드득!하는 소리가 차디찬 겨울 공기를 갈랐다.
[테챠아아아아아!]
장녀의 비명. 미도리조차도 처음들어본 비명이었다. 여자는 장녀의 왼팔을 비틀어 꺾었고, 마치 나사 돌리듯 뿌득뿌득 돌려댔다.
뼈가 으스러지고, 근섬유가 끊어지는 소리가 장녀의 비명과 함께 버무러져 울려퍼졌다.
꾸득! 까득! 찰칵!
[테츠아아ㅏ아아!!]
여자는 가지고온 가위로 장녀의 오른쪽 팔을 잘라냈다.
"날이 무뎌졌나, 왜이리 깔끔하게 안짤려?"
[대체 왜 그러시는데스 닌겐사마아!!]
장녀는 무자비한 절단으로 인한 쇼크로 기절한듯 몸을 축 늘어뜨린채 움찔움찔 거리고 있었었다.
여자는 그런 장녀를 보며 마음에 안든다는 표정을 지은 후 그대로 머리채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장녀의 몸은 짧은 거리를 낙하하여 지면에 추락했지만, 그 충격은 결코 작지 않았다.
지면에 내려쳐진 장녀의 두 다리는 그야말로 산산조각이 났다.
뼈는 불규칙하게 부러져 마구잡이로 살갗을 찢고 외부에 노출되었으며, 박살난 양 다리에는 피와 골수가 뿜어져 나왔다.
[테갸아아아악!!!!!]
낙하의 충격으로 기절에서 깨어난 장녀는 참을수 없는 격통에 소리를 질렀다.
미도리는 다급히 뛰어와 장녀를 안아들었지만, 장녀는 발작하듯 경련하며 검은 눈물을 쏟아낼 뿐이었다.
[장녀, 장녀! 마마가 여기있는데스! 정신차리는데스우!!]하며 절규하는 미도리의 품에서 거칠게 장녀를 빼앗은 여자는 실장활성제를 장녀위에 뿌리기 시작했다.
잠시 뒤 장녀는 눈을 뜨며 정신을 차렸지만 고통은 전혀 줄어들지 않은 듯 신음을 내 뱉었다.
여자는 가져온 가위로 장녀의 배를 일자로 갈랐다. 일순 장녀는 몸을 크게 들썩이며 피를 토해냈지만, 이내 다시 기절했다.
여자는 장녀의 분대를 반으로 자르고, 폐 하나를 뜯어냈다.
그러곤 라이터로 자른 부분을 잽싸게 지져댔다.
실장활성제의 효과때문인지 이와중에도 장녀의 심장은 펄떡펄떡 뛰며 피를 사방에 뿜어댔다.
잘린 배 양쪽을 어거지로 붙여 닫고, 그 위를 사무용 호치키스로 찍어 봉합했다.
"이야~ 아무리 실장활성제를 뿌렸다지만, 이렇게해도 안죽네~ 미도리, 네 말대로 장녀는 튼튼하네!"
[데쟈아아아! 이게 무슨 짓인데샤아아아ㅏ!!]
미도리의 절규에도 보란 듯이 여자는 장녀의 양팔과 양다리를 불로 지져내어 달마로 만들어버렸다.
다시 실장활성제를 뿌리자 장녀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눈을 떴다.
[마...마마악... 와...와따시 몸씨가.. 아...안움직이는테치... 수...숨도 너무 차는테치...!]
미도리는 절망한 눈으로 [데슷! 데즛!]하며 의미없는 말만 내뱉고 있었고, 여자는 그런 미도리에게 말했다.
"죽이진 않았어 미도리! 대신 이제부터 건강하게 살아가긴 힘들겠지만!"
뒤로 여자의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이제 차녀 차례네?'
[뎃!]
여자의 말에 미도리는 퍼뜩 정신을 차리곤 여자에게 달려가 애원했다.
[닌겐사마! 차녀는 안되는 데스! 차..차리리 와타시를 괴롭히데스! 와타시는 몸씨도 크고 목소리도 커서 괴롭히기 좋으실듯한데스!!!!]
그런 미도리는 약하게 발로 차 밀어낸 여자는 차녀에게 말했다.
"우리 미도리의 자랑 차녀! 항상 나를 경계하면서 거리를 둘려고 하는 네 모습은 참 인상깊었어."
"...특히 집 위치는 철저히 숨기더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우리 멍멍이까지 동원할 수 밖에 없었잖아..."
[머..멍멍씨 테치?]
"그래, 네가 너네들한테 준 향기나는 수건. 그거 괜히 준게 아니야~!"
[수.. 수건.. 햐..향기..테치..!]
차녀는 순간 이 인간이 어떻게 자신들의 집 위치를 찾아냈는지 깨달았다. 차녀는 철렁 내려 앉은 심장을 간신히 부여잡으며 최후의 협상을 시도해보기로 결심했다.
[니...닌겐사마... 부탁이 있는테치. 와타시의 가족들을 이대로 살려 보내주신다면 와타시가 닌겐사마의 노예가 되어 뭐든지 하는테치! 와타시는 비록 닌겐사마에 비하면 미천한 실장석인테치, 하지만 다른 동족들보다는 닌겐사마에게 쓸모가 있는테치!]
"흐음..."
여자가 계속 흥미롭다는 눈빛을 바라보자 차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와타시에게 일을 시켜도 되고, 아니면 다른 닌겐에게 파셔도 되는테치! 닌겐사마들은 돈씨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들은테치! 와타시를 팔아치우고 닌겐사마는 돈씨를 가지는테치! 그러니 부디 나머지 가족들은 무사히 보내주시는테치!]
"넌 정말 똑똑하구나..."
차녀는 여자의 호의적인 태도에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자신은 호된 일을 당할지언정 가족들은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차녀는 백치가 뭔지 아니?"
[텟?]
차녀는 예전에 동족들의 운치굴에서 백치가 된 달마자판기를 본적이 있었다.
뇌가 노출된 그로테스크한 모습으로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며 학대 당하는 모습이었다.
강제라지만 자를 낳고도 전혀 정상적인 반응을 하지 않는, 심지어 눈앞에서 자가 잡아먹혀도 반응하지 않았다.
살아도 살아있지 않은 존재, 차라리 죽는게 더 명예로운 그런 존재..
차녀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 인간이 자신에게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그리고 자신은 곧 어떤 상태가 되는지 똑똑한 차녀는 모두 예상해버렸다.
[니,니,니,닌겐사마아!!!!!]
미도리도 그제서야 인간의 질문의도를 눈치챈 듯 절규했다.
[안되는데스!!!! 와타시의 보배 차녀는 안되는데샤아아아!!! 차라리 와타시를 백치로 만드는데스!! 아니, 와타시가 스스로 머리를 박아 백치가 되는데스! 차녀는 놔주시는데스 닌겐사마아아아!!!!]
그 순간 여자의 가위가 차녀의 앞머리에 퓨슉!하며 박혔다.
[테챠아아아ㅏ아아!!!!]
"자, 차녀야. 아직까진 넌 네 자신으로 있을 수 있어! 뇌를 좀 다치긴했지만 이 정도는 금방 복구되지. 별 기능의 상실 없이 말야."
여자는 조금씩 가위를 회전시키기 시작했고, 꾸득꾸득 기분나쁜 소리가 스산히 울려퍼졌다.
"몇번을 돌려야 네가 더이상 네가 아니게 될지 궁금하지 않니?"
꾸득.. 뚜둑..
[닌겐상.. 제.. 제발 멈춰주시는테치! 백치가 되고싶지 않은 테챠아아!!!!]
뚜드득, 꾿...
[마...마... 우리는 버리고... 도..도망치시는테치...]
꾸드득.. 까드득..
[마.마.마.마.마!]
치득... 처덕...
[마.마무랴뾰? 메...메빠소?]
가위가 몇번을 더 회전하며 차녀의 뇌를 헤집어놓자, 마치 스위치를 돌려 전원을 끄듯 차녀의 눈에 총기가 사라졌다.
남은건 [하.하.하무라뾰? 메빠소? 루빠묘?]하며 괴악한 단어들을 의미없이 내뱉는 병신이 된 몸뚱이뿐이었다.
[차.. 차녀? 차녀? 차녀어어어!!]
그 동안 가족을 몇번이나 위험에서 살려낸 똑똑한 차녀. 분명 현명하게 실생을 살아가며 똑똑한 자들을 낳아 교육시키며 공원을 가득 채우리라 믿어 의심치 않은 차녀가 백치가 되어버렸다.
미도리의 눈에도 검은 눈물이 넘쳐흐르며 뺨을 적셨다.
절망과 고통속에서 파킨하기 직전 [테쨔아아아아아아ㅏ!!]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미도리는 천천히 고개를 올려다 보았다.
삼녀.
비록 몸집이 작고 연약해 가족에게 큰 도움은 되지 않았지만, 예쁜 외모와 아름다운 목소리, 그리고 귀여운 애교로 가족에게 웃을 주던 삼녀.
앞에 자매들이 당한 끔찍한 꼴을 모두 지켜본 삼녀는 이미 제 정신이 아니었다.
[테찌이아아아! 테찌이이이!!!]하며 소리만 지를뿐 제대로된 말도 구사하지 못했다.
그 아름답던 목소리는 이미 다 쉬어버려 점점 거칠고 듣기 싫은 소음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오, 미도리가 말한대로 매일매일 관리해서 그런지 확실히 앞에 두 버러지들보단 깨끗하네. 자, 미도리 그럼 내가 삼녀를 어떻게 할 것 같니?"
[데에... 사.. 살려주시는데스. 살려주시는데스. 제발 살려주시는데스.]
맛이간 눈으로 삼녀와 여자를 처다보며 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미도리를 한대 걷어찬 여자는 말했다.
"아니, 당연히 살려주지. 내가 여기에서 죽인 애가 있었니 미도리?"
[데스, 데스, 데스우.. 살려주시는데스우...]
"하.. 차라리 차녀를 좀 늦게 백치로 만들걸 그랬네, 얘는 너무 멍청하잖아.."
여자는 삼녀를 땅바닥에 놓고 살짝 발로 눌러 고정했다.
"그냥 내가 말해줄게 미도리. 삼녀의 예쁜 머리카락과 피부를 불태우고, 다시는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만들어줄게."
말을 끝내자마자 여자는 라이터에 불을 켜고 삼녀의 머리에 불을 붙였다.
처음에는 연기만 나던 머리칼은 금새 불이 붙어 맹렬히 타오르기 시작했다.
강렬한 작열감에 삼녀는 [테쨔아아ㅏ아ㅏ아ㅏ햐하하ㅏ하하ㅏㅏ아아ㅏㅇ!!]하며 말도 안되게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여자는 발을 들어 삼녀를 놓아주었고, 머리카락을 모두 태운 불꽃이 안면부에 타오르자 삼녀는 발광하며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미도리는 몇번이나 삼녀를 구하기 위해 움직였지만 번번히 여자에게 걷어차여 무마되었다.
결국 삼녀는 온몸에 불이 붙고, 성대가 모두 익어버렸는지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그 때 여자는 생수병의 물을 삼녀에게 쏟아부었고, 발라당 넘어진 상태에서 삼녀의 몸을 태우던 불은 소화되었다.
이후 삼녀의 몸에 실장활성제를 뿌려준 뒤 미도리에게 가져다 주었다.
새카맣게 불탄 삼녀의 피부는 쩍쩍 갈라지며 노란 진액을 내뿜었고, 근섬유는 익은 뒤 굳어져 몸 전체가 딱딱히 굳어버렸다.
신경은 모조리 타버리며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지만, 뿌려진 실장활성제로인해 조금씩 재생되며 다시 격통을 불러왔다.
하지만 충분히 뿌려지지 않은 탓에 신경과 주요장기들만 먼저 재생되어 오히려 무의미한 고통만 더해졌다.
삼녀를 안아든 미도리는 입조차 뻐끔거리지 못한채 탁해지는 눈빛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삼녀를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 때 여자는 거울을 꺼내 삼녀와 미도리를 비췄다.
새카만 숯덩이를 엉거주춤하게 안고 있는 상처투성이 실장석이 보였다.
삼녀는 처음에는 제대로 인지를 못했는지 반응이 없었지만, 곧 미도리의 품에 안긴 숯덩이가 자기라는 것을 인지하자 미친듯이 눈알을 굴리며 발작하기 시작했다.
[스! 스으!!] 삼녀의 굳어진 입근육 사이로 기괴한 바람소리가 새어나왔다. 온몸은 굳어 움직일 수 없었지만 눈알만큼은 맹렬히 회전하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렇게 몇분을 발작하던 삼녀는 절명하기 직전인듯 보였다.
하지만 그 순간을 캐치해낸 여자는 삼녀의 입에 실장활성제를 주입해 붕괴하는 삼녀의 생명을 억지로 붙여놓았다.
"자.. 미도리 이제 너만 남았어. 너무 아쉽다. 너무 아쉬워 그치?"
미도리는 [데.. 데에...]거리며 신음만 내뱉을뿐 미동도 하지 않았다.
"미도리는 나는 알아 네가 얼마나 이 버러지들을 자랑스러워하는지."
[데에..]
"실제로 차녀는 꽤 놀랍단 말이야..."
[ㄷ..에..]
"그리고 네가 예전에 해준 사녀 이야기는 무척이나 감동적이었어!"
[데? 뎃!]
사녀? 사녀! 미도리는 무너져가는 정신 속에서 사녀를 기억해냈다.
맞다. 이 겨울이 지나고 그곳에 꽃이 피면 반드시 사녀를 다시 낳아 길러주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리고 미도리의 미약한 희망은 바로 절망으로 바뀌었다.
"그럼 네게 가장 자랑스러운 부분을 부셔줄게!"
그 때까지 자들을 위해 끝까지 남아있던 미도리가.
차녀의 도망치라는 말을 듣고도 끝까지 남아있던 미도리가.
온 힘을 다시 도망치기 시작했다.
[데힛! 데힛! 데햣!]
숨을 헐떡이며 전속력을 향해 뛴 미도리는 여자가 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자 잠시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다시 도망쳐야한다. 언제든 다시 따라 잡힐 수 있다.
[데흣! 데흙!]
미도리는 애써 숨을 고르며 다시 뛰어나갈려던 그 순간.
"하하하하! 미도리! 아니 미도리 진심이야?"
여자의 조롱과 함께 미도리는 걷어차여 근처 나무에 처박혔다.
"아니 뭐 도망치는건 좋은데, 고작 10m도 못가서 헐떡거리며 어떡하냐구...!"
여자는 자지러지듯 웃으며 쓰러진 미도리를 발로 툭툭 건들었다.
미도리는 움직이고 싶었지만 걷어차일 때 한쪽 다리가 꺾이는 바람에 기는 것 말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미도리 이거 보여? 나 지금부터 이 젓가락을 불에 달굴거야. 그 동안 도망치면 그대로 보내줄게~"
여자는 쇠젓가락을 라이터에 달구기 시작했다.
미도리는 필사적으로 기어 도망치려했다. 뭉툭한 손이 걸레짝이 될때까지 다급히 땅을 짚으며 온힘을 다해 기어 나갔다.
[데즈우!!! 데즈우우우ㅜ우ㅜ!!!!]
하지만 이내 미도리의 몸 위로 커다란 그림자가 괴물처럼 드리워졌다.
"아쉽네 미도리.."
여자는 미도리를 거칠게 집어들어올리곤 한쪽 눈에 달궈진 쇠젓가락을 쑤셔넣었다.
[데쟈아아아아앗!!!!!!]
"아직 안 끝났어~"
여자는 쑤셔넣은 젓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며 철저하게 망가뜨렸다.
체액과 피가 단백질 익는 냄새와 함께 시커먼 눈구멍에서 줄줄 새어나왔다.
"즐거웠어 미도리! 난 이만 갈게! 그리고 이건 선물이야!"
여자는 쓰러진채 혀를 삐죽 내민 미도리 위로 실장푸드 한봉지와 갖은 생필품을 뿌렸다.
"그리고 빨리 자들 곁으로 가는게 좋을껄? 그나마 사지 멀쩡한 네가 없으면 네 마지막 자들은 모두 죽어버릴테니까"
"멍멍아 이제 가자! 묶여 있느라 힘들었지? 우쭈쭈쭈!"
탁해져가는 미도리의 눈에 폴짝폴짝 신나게 뛰어가는 여자의 모습이 비춰졌다.
[데에...]
끝.
p.s. 에필로그 편으로 이어집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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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화살촉 작성시간 24.02.29 쩝. 심혈을 기울여 시리즈물을 완결지었는데 더 재미있는 글이 나와버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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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백동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3.01 작가님 글도 잘 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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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카악카악카카루 작성시간 24.03.01 아름다운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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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반영구콘페이토 작성시간 24.03.05 글쓴이상 이야기 엮어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닌데스우..... 그 때문인지 이입이 되어서 학대 부분을 예상하고 있긴 했지만 마음이 조금 아팟던데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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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닉네임실장 작성시간 24.07.07 지렸습니다.. 진짜 세레브하네요. 현명하고 정깊은 가족 학대의 최고봉이네요. 하루에 한번씩 일주일간 읽었습니다. 이런 스크를 앞으로 만 편은 더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