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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데스

작성자나나팔|작성시간22.05.15|조회수1,246 목록 댓글 1

"...닌겐들은 이기적인 데스."

 

"뭠마?"

 

나에게 탁아를 한 놈을 그자리에서 발견해 자실장은 뭉개버리고 친실장을 줘패고 있을 때, 놈이 나에게 한 말이었다.

 

"불공평한 데스. 닌겐들은 손쉽게 우마우마한 것들을 구할 수 있는데스. 심지어 버리는것도 많은데스. 그 중 일부만 있어도 와타시타치의 한끼 식사가 될텐데 

나누어주지 않는데스. 불공평한 데스."

 

"그건 인간들이 일을 해서 번 돈으로 사먹는거다. 그리고 음식을 주면 너흰 사육실장이 됐다며 행복회로 돌려댈 거잖아?"

 

"그것도 불공평한데스. 와타시타치도 일 잘할 수 있는데스. 와타시타치에겐 노동의 기회를 제공해주지 않는데스."

 

"후타바해산물 보면 니네 일 잘 못 하던데?"

 

"... 집도 불공평한데스. 와타시타치는 비가 오면 부서지고 밤이 되면 추운 골판지에서 지내는데스. 하지만 닌겐들은 그렇게나 넓은 집에서 살면서 와타시타치에겐 작은 공간조차 내주지 않는데스."

 

"집도 역시 인간들이 일을 하고 얻어낸 거다. 그리고 니들같은 벌레를 집에 들여봤자 냄새나고 여기저기 똥묻고 밖에 더하겠냐?"

 

"불공평한데스 불공평한데샷!!!"

 

자신의 푸념이 모두 막히자 소리를 빽 지르며 급기야 울기까지 하는 친실장.

 

"울지마."

 

"뎃. 데에..."

 

"닥쳐."

 

"무...뭔 말인데스?"

 

"아까부터 공평 불공평 하는데 말야, 너흰 이미 사람들한테 많은 빚을 지고 있지 않냐?"

 

"데?"

 

"너희가 사는 골판지는 누가 만든거지? 

너희가 쓰는 페트병은?

페트병으로 물을 받는 수도꼭지나 분수대는?

푸드는 누가 만들고 누가 주는거냐?

어두운 밤에 가로등을 켜주는건 누구지?

겨울에 보온재로 쓰는 신문지나 수건을 만든건 누구지?"

 

"데,데,데에에..."

 

"너희가 살고 있는 공원을 만든건 누구냐."

 

나의 역공에 말문을 못 잇는 친실장.

 

잠시동안 말을 못하다가 결국 꺼내든 선택지는

 

"몰라데수."

 

"그래. 실장석 따위한테 뭘 바라겠냐?"

 

나는 친실장의 머리를 가볍게 잡아 뜯었다.

 

머리카락 말고 머리.

 

잠시 생각해본다.

 

실장석이란 족속들은 의무와 책임은 지지 않는채 권리만을 요구해온다.

 

자신들의 비참한 생활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바라면서.

 

정작 그 비참한 생활이라도 있게 해주는게 바로 인간이란걸 까먹은채.

 

나는 조용히 손을 털어내고 비닐봉투를 든 채 집으로 향했다.

 

 

 

 

 

아, 참고로 내가 편의점에서 산 건 '비닐봉투'다. ㅋ

 

역시 봉투만 보면 탁아하려는 놈들은 걸리기 쉽다니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찍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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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펑크 | 작성시간 22.05.15 생각해보면 실장석을 죽이는 인간보다 알게모르게 먹여살리는 인간의 비율 높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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