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가 돌려준 것
안녕하십니까?
음양상승(陰陽相勝)의 도를 따라 선행자는
후일에 상생(相生)의 과보를 받고,
악행 자는 후일에 상극(相剋)의 과보를 받는 것이
조금도 틀림이 없다 하셨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인과(因果)의 법칙을 모르는 사람도 있고
알아도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늘 그물(天網)은 한도 끝도 없는 것이어서 탁 트여 모든 것이
통하지만 그렇다고 어느 것 하나 놓지지도 않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세상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잘 짜여 진
그물과 같아서 죄를 짓고는 숨을 곳이 없다는 말입니다.
반대로 또한 좋은 일을 하면 공덕이 쌓여 복을 받는다는 것이지요.
큰 백화점 입구에 거지 한 명이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예순 살 정도의 노인입니다.
그런데 고생에 찌들어서인지 백 살도 넘어 보였습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흰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으며 심지어는
지난밤 길바닥에 누워서 잤는지 잡초가 붙어 있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그는 얼굴에 미소를 띠고 두 손은 앞으로 펼치고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날마다 그 자리에서 똑같은 모습을 하고 서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스쳐가고 스쳐왔지만 아무도
그의 존재를 눈여겨보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사람들이 애써 그를 피해가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어느 날, 여섯 살 정도의 한 어린 아이가 거지에게 다가와
옷자락을 잡아당겼습니다.
거지가 내려다보니 예쁜 꼬마 아이가 조그마한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거지가 허리를 굽혀 그것을 받아들었습니다.
거지의 손바닥에는 100원짜리 동전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거지는 얼굴 가득히 주름을 만들어가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돌아서려는 아이 손에 쥐어 주었습니다.
아이는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저만치서 기다리고 있는
엄마에게 팔랑팔랑 뛰어갔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엄마는 깜짝 놀랐습니다.
딸의 손에는 100원짜리 동전 두 개가 쥐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거지에게 다가와서 말했습니다.
“저, 우리 아이가 드린 것은 겨우 백 원짜리 동전 하나인데
그걸 도로 돌려주셨더군요.
오히려 당신이 하나를 더 보태서 말이에요.
이러면 안 될 것 같아 다시 가져왔어요.”
아이의 엄마는 동전을 그의 손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러자 거지는
그 동전을 다시 아이 엄마에게 건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건 간단하게 생각해 주세요.
아이에게 누군가를 도우면 자신이 준 것보다 더 많은 걸
돌려받는다는 걸 가르쳐 주고 싶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