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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꿈나무 유학기(2005년 11월 프랑스)

작성자스트라이커 짱|작성시간06.04.13|조회수70 목록 댓글 0

 

 

제목 : [꿈나무 유학기] 2005년 11월, 프랑스어 공부에도 열중
올린이 : KFA
등록일 : 2006-02-22 오전 10:39:18
프랑스어를 공부하는 3명.


조영철

2005.11.8.화 맑음

오늘은 김정하 선생님 댁에 가서 불어공부를 하는 날이다. 이제부터는 일주일 내내 불어 수업을 받기로 했다.

쉬는 날이 없어서 조금 피곤할 것 같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의사소통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불어공부를 게을리 할 순 없었다.

아침을 먹고 조금 쉬다가 김정하 선생님 댁으로 가서 수업을 시작했다. 예전에 배운 것을 이어나가는 것이었는데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지난 시간에 배운 걸 테스트하기도 했는데, 무척 재밌었다.

수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 점심을 먹고 이승희 선생님 댁에 가서 일지를 썼다. 선생님께서는 우리에게 운동을 할 때 좀 더 적극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항상 자신 있게 재밌게 즐기라고도 하셨다.
선생님 말씀을 듣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은 6시 운동이기 때문에 낮잠을 한숨 잔 뒤 일어나서 운동을 나갔다.

오늘은 근육단련운동을 했는데 역시 체계적이다.
일일이 분석해서 운동하는데 가끔은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다. 운동이 끝난 뒤 숙소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었는데 배가 고파서 두 그릇이나 먹었다. 밥을 먹고는 방에서 쉬고 있는데 다미안이 허리가 아프다며 찾아왔다.

나는 한국에서 가지고 온 파스를 다미안에게 붙여주었다. 다미안은 무척 신기해하면서 “이게 뭐냐?”고 연신 물어봤다. 나는 이걸 붙이고 하룻밤 자고나면 아픈 게 괜찮아 질거라고 얘기해줬다. 다미안은 처음 보는 파스에 무척 신기해하면서 계속 고맙다는 말을 한다. 일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찾아와서는 고맙다는 말을 하고 나갔다.


2005.11.13 일요일 흐림

오늘은 경기가 있는 날. 원정경기라서 아침 9시30분에 숙소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오늘 상대팀은 스트라스부르크.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에 음악을 들으면서 바깥 경치를 구경했는데 역시 어딜 가든 그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스트라스부르크에 도착해서 그쪽 레스토랑에 가서 점심을 먹고 미팅을 했다. 오늘은 상태팀이 롱패스에 능하기 때문에 압박수비를 해야 한다고 빼랭 코치님께서 당부하셨다. 미팅을 끝내고 경기장으로 가서 유니폼을 갈아입고 몸을 풀러 나갔다.

비가 와서 그런지 그라운드가 많이 미끄러웠다. 몸을 다 풀고 나는 지부랑 투톱으로 경기에 나섰다.
경기가 시작되고 서로 주도권을 따내기 위해 거친 플레이가 오가다 우리팀이 선취골을 넣었다.

그리고 10여분 뒤 내가 사이드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안으로 꺾어준 볼을 우리팀 선수가 득점으로 성공시켜 전반전을 2-0으로 마칠 수 있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열심히 뛰어다니다가 우리팀 10번이 나에게 스루패스 해준 공을 돌아서면서 골로 성공시켰다. 경기 결과는 3-0, 우리의 승리였다. 스트라스부르크가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닌데도 우리팀이 열심히 뛴 덕분에 제법 쉽게 이긴 것 같다.

경기가 끝나고 락커룸으로 돌아와서 동료들이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탁자를 중심으로 둘러서서는 구호를 외쳤다. 나는 잘 몰라서 그냥 웃으면서 구경하고 있으니깐 빼랭 코치님께서 막 소리를 지르라는 제스처를 하셨다.

여기는 경기에서 승리하면 항상 승리를 축복하고 기뻐한다. 아무튼 오늘 경기를 이겨서 너무 기쁘다.


2005.11.14.월 맑음

오늘은 학교를 가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아침을 먹고 학교로 향했다.
이제는 날씨가 많이 쌀쌀해져서 옷을 따뜻하게 입지 않으면 몹시 추웠다.
학교에 가려면 한 15분 정도 공원을 가로질러 가야 하는데 아침 공원의 경치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학교수업이 시작되고 오늘은 이때까지 배운 것을 테스트하는 수업이 진행됐다. 크게 어렵지는 않았는데 몇 가지가 조금씩 헷갈리긴 했다. 그래도 할 만했다. 이제 내가 불어를 쓰고 이해한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학교수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 점심을 먹은 뒤 방에서 쉬고 있는데 쥬닝요라는 브라질 친구가 찾아와서 자기 방에 게임기가 있다고 게임을 같이 하자고 했다. 쥬닝요 방에 가서 축구게임을 시작했는데 오랜만에 하는 것이었는데도 3번 모두 내가 이겼다. 쥬닝요가 약간 화가 났는지 급기야는 게임을 안 하겠다며 나가버렸다. 조금 봐줄 걸 그랬나? 크크크

오후 운동은 어제 시합을 했기 때문에 가벼운 회복운동으로 진행됐다. 마침 몸이 피곤했는데 훈련이 힘들지 않아 다행이었다.

3명이 생활하는 메스 훈련센터 내 기숙사


조범석

2005.11.10.목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서 어김없이 학교로 향했다.
이제 숙소 생활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됐고, 배우기 어렵다는 불어도 나름대로 열심히 한 덕분에 의사소통에도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운동도 열심히 한 덕분에 컨디션이나 실력도 많이 좋아졌다. 다만 며칠 전부터 다리가 조금씩 아픈 게 마음에 걸린다.

학교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와 식사를 한 뒤 운동전에 잠깐 잠을 잤다. 일어나서 씻고 운동장으로 향했다.
오늘은 크로싱 훈련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훈련하는 도중에도 계속해서 다리에 통증을 느꼈다. 참고 계속하다가 통증이 점점 심해져 도저히 훈련을 지속할 수가 없었다. 결국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통역 선생님과 함께 팀닥터인 키네를 찾았다.

키네에게 다리를 보여주니 조금 만져보더니 일단 다음 주 월요일날 의사한테 가보라고한다. 그동안은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당부도 했다. 훈련을 중단하고 방으로 왔는데 정말 화가 났다. 이제 겨우 몸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시 부상이라니! 이제 어떡하지 하는 걱정밖에 들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부상을 입은 적도 별로 없는데 프랑스에 온 뒤로는 계속 다치기만 하는 것 같다.
방에 누워 있는데 재문이가 찾아왔다. 이승희 선생님이 케밥을 사주시기로 했단다.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는데 (강)진욱이형이 차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 차를 타고 케밥 집으로 향했다.

케밥 집에 도착하니 선생님과 진욱이 형 아버님, 그리고 (어)경준이 형과 경준이 형 동생, 그리고 경준이 형 어머님까지 계셨다. 케밥과 감자스틱, 그리고 콜라를 맛있게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은 큰 바위라도 얹은 듯 무겁기만 했다. 제발 큰 부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2005.11.13

오늘은 즐거운 일요일. 그러나 난 그다지 즐겁지 않다.
재문이와 영철이는 16세 경기에 가는데 난 부상으로 하루 종일 방에만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승희 선생님과 친구들이 아침 9시에 경기장으로 가고 나면 혼자서 하루를 지내야 하는 아주 심심한 상황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중국에서 온 왕추라는 친구가 DVD 플레이어를 가지고 있어서 그 방에서 경준이 형이 빌려준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덕분에 걱정했던 만큼 심심하지는 않았다.

영화는 한국에서 못 봤던 ‘우리형’이라는 작품이었다. 다들 재밌다고 하는 영화라 기대감 속에 영화를 막 보기 시작하는데, 마틴과 크리스가 같이 보자며 찾아왔다. 마틴과 크리스는 영화를 보는 내내 무슨 말인지도 모를 텐데 계속 웃었다. 덕분에 우울했던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영화를 본 뒤에는 크리스가 플레이스테이션을 가져와서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게임이 끝나자 이번에는 마틴이 불가리아 영화를 본다며 우리를 불렀다. 영화를 보면서 도통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지만 계속 웃음이 나왔다.

영화를 다 보고 저녁 먹을 시간이 됐는데도 재문이와 영철이는 오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마틴이랑 저녁을 먹은 뒤 방에서 쉬는데 그제서야 애들이 왔다. 게임은 3-0으로 메스가 이겼다고 한다.

저녁에는 프랑스와 독일의 A매치 중계가 있었다.빅경기라 경기 전부터 막 흥분이 됐다.
경기는 독일이 좀 더 우세였다. 프랑스는 지단이나 비에이라 같은 선수가 빠져서 그런 건지 그다지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두 팀 모두 찬스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하고 전반전은 0-0으로 끝났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독일팀이 여전히 앞서나갔다. 독일에는 발락이라는 선수가 게임을 주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도 저런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경기는 득점 없이 결국 0-0으로 끝나고 말았다. 골이 났으면 더 재미있었을 텐데, 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16세팀 경기에 참가한 조영철(우)과 설재문(좌)


설재문

2005.11.11 금요일

오늘은 오전에 운동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눈이 채 떠지지 않은 상태에서 아침을 먹으러 갔다. 그런데 오늘은 왠지 아침부터 괜히 기분이 좋았다.
(강)진욱이 형이 운동장까지 우리를 데려다 주기 위해 찾아왔다. 차 안에는 이승희 선생님도 함께 계셨다. 나와 영철이는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차에 올랐다. 범석이는 부상이라서 숙소에서 쉬고 있었다.

차 안에서 선생님은 12월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에 한국에 간다는 소식을 전하셨다.
오늘 아침부터 괜히 기분이 좋았던 이유가 이 소식을 듣기 위한 것이었나 보다.
한국에 간다고 하니 생각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범석이에게도 빨리 이 소식을 전해주고 싶었다. 정말 좋아하겠지.

오늘은 운동도 무척 즐거웠다. 날씨는 추웠지만 조금만 참으면 한국에 가서 가족들과 친구들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추운지도 몰랐다. ^^

운동을 열심히 하고 숙소에 돌아와서 밥을 먹고 나니 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이승희 선생님 댁에 갔는데 선생님은 집을 비우셨다. 우린 기다리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나는 오랜만에 집에 전화를 했다. 아빠가 전화를 받으셨다. 아빠는 오늘 당신의 생일이라고 말씀하셨다. 가슴이 뜨끔했다. 아들이 되서 아버지의 생신도 깜빡하다니...비록 멀리 떨어져 있긴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챙겨드렸어야 했다는 생각에 아버지에게 너무나 죄송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도 죄송한 마음이 가시질 않았다. 이럴수록 더 열심히 훈련해서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것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보다 몇 배는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도 했다. 화이팅!


2005.11.15 화요일

한국에 가기까지 이제 한 달이 남았다. 며칠 전 이승희 선생님으로부터 그 소식을 들은 뒤로는 내내 그 생각만 하며 지내고 있다. 마음이 소풍가지 전날 밤처럼 설레고 흥분된다.

오늘 김정화 선생님 댁에서 불어 수업을 하는 동안에도 한국에 가기까지 한 달이 남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혼자서 실실 웃었던 것 같다. 그러다 문득 이러다 정신이 해이해지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직 한 달이나 남았고 한국에 가려면 그때까지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 이렇게 나태해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보다 더 열심히 해서 좀 더 나아진 모습으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동안 16세 게임을 제대로 뛰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다. 이승희 선생님은 그런 것에 크게 연연해하지 말라고 위로해주셨다. 이런 게 모두 훌륭한 선수로 커나가기 위한 과정이라며 나에게 용기를 주셨다.

선생님의 말씀은 그동안 의기소침해 있던 나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너무 지치고 힘들었는데 선생님의 한마디로 다시 힘이 솟는 것 같았다. 선생님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 이제 한 달이다. 그동안 더욱 분발하자. 선생님 말씀도 잘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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