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허망한 세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굳게 발심했다.
"오늘 하루는 오직 염불만 하다가 죽는 한이
있어도 염불에서 물러서지 않겠다."
그러한 각오를 품고 조용히 자리에 앉아
아미타불 명호를 부르기 시작했다.
오랜 명상 경험을 통해 나는 한 가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마음을 지나치게 붙잡으려 하면 오히려
더 많은 잡념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수비수(似守非守), 즉 지키는 듯
하면서도 억지로 지키려 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려 했다.
염불을 붙들되 힘을 주지 않고, 놓지 않되
집착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 구절, 또 한 구절 염불을 이어가자
마음은 점차 고요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떠오르던 생각들이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잡념은 마치 안개가 걷히듯
사라졌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염불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염불하는 것이 아니라 염불이 저절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부처를 찾는 나도 없고, 염불하는 나
자신도 없었다.
오직 "나무아미타불"이라는 거대한
울림만이 존재했다.
그 소리는 내 마음속에서만 들리는 것이
아니었다.
마치 허공과 대지, 산과 강, 별들과
우주 전체가 함께 염불하는 듯하였다.
온 시방세계가 하나의 거대한 염불도량이
되어 끝없는 아미타불 명호를 울려 퍼뜨리고
있었다.
그 순간 마음은 티끌 하나 없는 맑은 거울처럼
고요해졌다.
생각은 완전히 멈추었고, 의식은 오직
극락세계를 향해 있었다.
그러자 눈앞에 믿기 어려운 광경이 펼쳐졌다.
허공에서는 오색찬란한 꽃비가 끝없이 흩날리고
있었고, 황금빛 광명이 온 세상을 비추고 있었다.
찬란한 빛으로 가득한 극락세계가 눈앞에
살아 있는 현실처럼 펼쳐졌다.
멀리서는 형언하기 어려운 아름다운 천상의
음악이 울려 퍼졌고, 그 소리는 마음 깊은 곳까지
맑게 씻어 주었다.
동시에 백단향의 그윽하고 신성한 향기가
사방에 가득 퍼져 나왔다.
향기는 단순한 냄새가 아니라 마음을 평화와
환희로 물들이는 영적인 감동 그 자체였다.
빛과 소리와 향기가 하나로 어우러진 장엄한 세계.
그곳에는 두려움도 없고 근심도 없었으며,
오직 무한한 평안과 환희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극락은 죽어서 가는 먼 곳이 아니라, 마음이
온전히 아미타불과 하나가 될 때 지금
이 자리에서도 열릴 수 있는 세계임을 말이다.
나무아미타불 -어느 수행자의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