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솜씨, 고수(高手)
손 수(手)자는 다섯 손가락을 펼친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물건은 손으로 만든다. 그래서 수(手)에는 솜씨란 뜻이 담겨 있다. 음식 솜씨는 손끝에서 나온다고 한다. 손과 솜씨의 관계가 밀접함을 알 수 있다. 그 사람을 보려면 손부터 보라는 말도 있을 만큼 손은 인간 관계에서 중요한 상징을 갖는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는 악수(握手), 즉 손을 꽉 잡는다. 악(握)은 '파악(把握)'이란 말에서 보듯 꽉 쥔다는 뜻이다.
손을 어떻게 놀리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일생이 달라진다. 남보다 노력해서 맡은 일을 솜씨 있게 해내면 고수(高手)가 된다. 고수는 솜씨나 실력이 우수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반대말은 하수(下手)다. 또 손을 잘못 놀리면 실수(失手)를 한다. 일을 시작하는 것은 착수(着手)고, '저요!' 하고 손을 드는 것은 거수(擧手)다. 일을 하지 않고 빈둥거리는 것은 백수(白手)다.
손을 오므려 주먹을 쥔 것은 권(拳)이다. 권법(拳法)은 그러니까 주먹을 쓰는 법이다.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을 적수공권(赤手空拳)이라 한다. 적수(赤手)는 맨손이고 공권(空拳)은 빈 주먹이다. 손바닥을 뜻하는 글자에는 장(掌)이 있다. 장풍(掌風)은 손바닥에서 일어나는 바람이다. 장악(掌握)한다는 말은 손바닥으로 꽉 잡는다는 뜻이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란 말이 있다. 손바닥 하나로는 소리가 나기 어렵다는 뜻이다. 무슨 일을 하는 데 손발이 잘 맞지 않아 일을 이룰 수 없을 때 이 말을 쓴다. 손바닥은 마주 쳐야 소리가 난다. 손바닥이 맞닿아 나는 소리가 손뼉이다. 손바닥 뒤집기보다 쉬운 일은 여반장(如反掌)이다. 반(反)은 뒤집는다는 말이다.
손가락은 지(指)다. 손가락 끝에는 누구나 무늬[紋]가 있는데 이것을 지문(指紋)이라 한다. 손가락으로 물건을 가리키므로 지(指)에는 지시(指示)하다, 가리키다는 뜻도 있다. 손금을 보고 그 사람의 운명을 알 수 있다는 생각도 널리 퍼져 있다. 그런데 정말 아름다운 손은 희고 곱고 매끄러운 손이 아니다. 농사 일로 평생을 보낸 늙은 농부의 투박한 손, 가족을 위해 손에서 물 마를 날이 없는 어머니의 거친 손, 맡은 자리에서 늘 최선을 다하는 기름 때 묻은 노동자의 옹이 박힌 손이 오히려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