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貨에서의 化는 과연 의미와는 전혀 무관한 발음요소일 뿐일까?
'재물' 등을 뜻하는 貨화에 대해『설문해자』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財也재야. 貝化聲. 종패화성 |
위의 문구에 대해 그동안 대다수 중국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풀이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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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을 뜻한다. 貝(패)를 따르고, 즉 貝가 의미요소이고 化는 발음요소일 뿐이다." |
그러나 위와 같은 식의 설명으로는, 貨에 化(화)의 의미 등이 포함되어 있는 연유를 전혀 납득시킬 수 없다. 그래서 청대의 단옥재를 비롯한 일부 학자들은 貨 속의 化는 발음요소일 뿐 아니라 동시에 의미요소라는 결론을 내리고, 다른 방식으로 설명을 하였는 바, 현재 이에 대해서는 학자들간에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태이다. 하나의 문자는 여러 사람들에 의해 여러 각도에서 보여질 수 있다. 그러므로 본래의 의미 외에 발전하여 여러 뜻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貨 역시 예외가 아니다.
貨화는 돈(money)을 의미하는 貝패와 '바뀌다, 되다, 교역하다' 등을 뜻하는 化화로 이루어져 있다.
| 貨화 = 貝(돈 패) + 化(바뀔/될/교역할 화) |

貨화는 돈[貝]으로 바뀔[化] 수 있는 값나가는 물건 또는 돈[貝]이 되는[化] 물건인 '財物(재물), 물품, 상품'을 뜻하는 한편, '재물=돈'의 등식에서 '금전' 등의 뜻을 나타낸다. 또한 貨화는 값나가는 물건을 상대방[구입자]에게 주고 그것을 돈[貝]으로 바꾸는[化] 모습으로도 풀이되어 '교역하다[化], 팔다' 및 '물건을 주는 모습'에서 나아가 '선물하다 → 뇌물을 주다'의 뜻도 나타낸다.
▶돈[貝]이 되는/될만한[化] 물건 → ①재물 → ②물품 → ③상품 ▶돈[貝]이 되는/될만한[化] 물건 → ④재물
▶값나가는 물건을 구입자에게 주고 그것을 돈[貝]으로 바꾸는[化] 모습 ▶값나가는 물건을↘(물건을 주다) ▶값나가는 물건을↘⑤ 교역하다[化] ▶값나가는 물건을▶↘⑥선물하다 → ⑦뇌물을 주다 ▶값나가는 물건을▶값나가는 물건을▶값↘⑧돈을 주고 사람을 부리다 ▶값나가는⑨사람을 물건 취급하다 / 재물로 여기다 ↙ |
법률용어로서의 '재물'은 다음과 같은 뜻을 나타낸다.
『주로, 형법상 사용되는 용어로, 절도·강도·사기·횡령·장물(臟物) 등 죄의 객체가 되는 물건』
貨자가 들어간 주요 단어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財貨 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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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② |
財物(재물). 사람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물질. |
| 【貨物 화물】 |
① ② |
운반할 수 있는 유형의 財貨(재화)나 물품을 통틀어 이르는 말. 여객·우편물 이외의 運送(운송) 목적물의 총칭. |
| 【貨幣 화폐】 |
①
② |
상품의 교환(交換)·유통(流通)을 원활히 하는 일반적인 매개물. 계산척도·가치척도·지급수단·가치저장수단·대차(貸借)의 목적물 등의 기능을 가짐. 오늘날은 금화(金貨)·은화(銀貨)·동화(銅貨)·지폐 등이 유통함. 특히, 금속제(金屬製)의 통화. 지폐와 대가 되는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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貨의 훈에 대해 |
忠(충)이 '忠誠(충성)'할 때 쓰이므로 '충성 충'이라고 훈하는 것은 朝(조)가 '朝鮮(조선)'할 때 쓰이므로 '조선 조'라고 훈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貨(화)가 '財貨(재화)'할 때 쓰이는 글자라 하여 생각 없이 '재화 화'라고 훈하는 것 보다, '재물 화'라고 훈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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