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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탈모 치료기

탈모는 머리 보다 마음을 깨뜨리는 질병

작성자경규혁|작성시간08.03.21|조회수539 목록 댓글 0

'참 맑은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느꼈던 감정들에 대해 수기로 쓴 글입니다..

 

저처럼 탈모로 고민하시는 분들께 이 글이 용기와 힘이 되면 좋겠습니다.^^ 


1. 변해가는 내 모습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탈모라는 질병은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깨뜨리는 영향력이 있는 듯 하다.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그 괴로움이 커져간다는데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하루 하루 변해가는 내 모습을 바라본다는 것, 그리고 변해버린 내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그렇다.


21살.. 대학교 2학년 때부터 머리 속에 딱지가 생기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가려움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피부과에 가서 알아보았더니 '지루성 피부염'이란다. 잠시 있다가 사라지겠거니 했지만, 그러한 나의 바램과는 다르게 질병은 심해져갔고, 10여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상상에 맡기는 게 좋을 듯 싶다.


2. 10여 년의 노력들


10여 년 동안 탈모라는 부끄러움을 가리기 위해 갖은 방법들을 총동원했다. 길거리에 사람들이 없는 늦은 밤, 슈퍼를 가기 위해서 찾은 것은 모자였다. 그 이유는 감추고 싶으니까... 

 

심해져가는 내 모습을 보는 주위 사람들이 탈모에 좋다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었다. 그리고 그 최고점에 이른 것이 피부과에서 처방해 준 푸른색 알약을 구입해 먹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 알약에 대해서는 인터넷 상에서도 너무나 많은 의견이 있었기에 먹는 것에 대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탈모를 위해 개발한 약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먹을 때마다 '머리가 난다해도 다른 질병이 생긴다면...'이라는 생각이 들어 결국 그 약을 먹는 것을 중지했다. '차라리 머리카락이 빠지고 말지...'라는 생각으로 가득찼다. 


3. 이런 내 모습을 받아줄 사람이 있을까?


탈모가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걱정하듯이 여자친구를 사귀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여자 친구의 마음을 여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될 수 밖에 없는 내 초라한 모습, 그리고 날마다 변해가는 내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감사하게도 그런 내 모습까지도 받아주는 사람을 만나 지금은 결혼을 꿈꾸고 있다.

 

그 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에도 질병으로 인해 10여 년간 일그러진 나의 내적 자아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중에 듣게 되었지만, 그날 밤 집에서 많이 울었단다. 사람들과의 비교 속에서 아파했을 내 모습 때문에..


4. 여자친구 권유에 의한 처방시작


여자친구와 사귀게 된 지 몇 일이 지나 여자친구가 "탈모에 유명한 카페를 찾았다"는 말을 조심스레 꺼냈다. 바로 이곳 카페에서 '참 맑은 한의원'에서 치료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얘기였다. 그러면서 내게 "그곳에 가서 진료를 받아보는 건 어때? 사람들이 그곳이 가장 친절하다 말하고, 원장님도 여자분이셔서 더 세심히 돌봐 주실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라고 말했다.  

탈모가 지금까지 10여 년간 계속 진행되는 동안 샴푸도 바꿔보고, 검정색과 관련된 식품도 먹어보고, 피부과에서 권해주던 푸른색 알약도 먹어보고, 다른 한의원도 가봤기 때문인지 가보고 싶은 마음의 간절함이 없었다. 그렇지만 여자친구가 조심스레 가보자는 권유를 뿌리칠 수 없어 처방은 받아줘야겠다는 생각에 시간을 내어 찾아갔다.


5. 참맑은 한의원에 대한 첫느낌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한의원에서 일하는 관계자분들도 매우 친절하셨다. 탈모가 오래되다보니 사람들 눈빛만 봐도 저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느 정도는 보이는데, 모든 관계자 분들의 눈빛에서 내 탈모가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질 정도로 부드러움과 친절함이 느껴졌다.  


6. 깨어진 마음, 깨어진 몸의 균형


이미 10년이란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을 통해서 탈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왔기에 웬만한 건 다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첫 날 내 몸의 균형이 어떤지 검사부터 하자고 하셨다. "삑삑~" 소리와 함께 검사를 하고, 원장님과 상담을 했다. 다른 여러가지 말씀들 보다 내 귀에 들린 단 한마디가 내게는 충격적이었다. "몸의 균형이 깨졌군요"

 

체력이 나쁘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건강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원장님 역시 기의 흐름은 원활하다고 하셨다. 그렇지만 자세히 검사해본 결과 몸의 균형은 깨져있었고, 그것으로 인해 머리에 탈모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고밀도 카메라로 내 머리 속을 보여주셨는데, 머리 속에 붉고 노란 고름들이 곳곳에 가득한 것을 보게되었다. 어느 것으로도 부정할 수 없는 두 가지 사실 앞에서 솔직히 할 말을 잃었다.


7. "탈모치료는 내 몸이 스스로 그것을 이겨낼 힘을 길러내는 것이에요"


원장님께서는 탈모 치료는 탈모된 부분 보다는 몸의 균형을 회복시켜 몸이 스스로 그것을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기르고, 그것을 통해 질병을 고쳐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그 말씀이 마치 재활훈련을 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활훈련은 아픈 곳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아픈 곳이 더 이상 아프지 않도록 다른 부분에 힘을 기르는 과정이고, 그것을 통해 더 이상 그곳이 재발하지 않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말씀에 깊이 수긍하게 된 것은 예전에 먹어봤던 푸른 색 알약처방과는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아픈 곳만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게 아닌 그 아픈 곳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길러내는 것이라는 생각에 원장님을 믿고 진료를 시작해 보자는 결정을 내렸다.

 

진료는 일주일에 두 번 침을 맞는 것과 한방 샴푸와 생모액으로 머리를 감는 것, 아침과 저녁으로 매주 변해가는 몸상태에 따라 처방된 한약을 먹는 것이었다. 매일 아침 방부제가 들어가 있지 않은 한방 샴푸와 생모액이라 부르는 머리의 열을 식혀주는 액체로 머리를 감고, 저녁에는 한방 에센스를 사용했다. 사실 이것 자체만으도 머리의 가려움이 사리진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좋았기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던 탈모용 샴푸는 냉장고로 직행했다.


8. 3주만에 치료 효과가 나타나다


병원에서 침을 맞았는데, 침을 맞고난 뒤에 여자친구를 만날 때면 "얼굴에 열이 올라 붉었던 빛이 없어졌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자주 머리가 정말 나는지 살펴봤다. 사실 내가 보기에는 별 반응이 없는 것 같은데, 여자친구는 "머리카락이 조금씩 나기 시작하는게 보인다"라고 말했다. 3주가 지났을 때에도 사실 여자친구의 그 말이 나를 격려하기 위한 말인 줄 알았는데, 원장님께서도 "벌써 몸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고밀도 카메라로 확인해보자고 하셨다.

 

정말이지 붉고 노란고름이 찼던 곳들이 많이 사라졌고, 더불어 작은 모발이 곳곳에서 올라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느다란 머리카락이 굵은 모발로 자라나고 있었다. 내 눈으로 보면서도 너무나 놀라웠다. 솔직히 나는 머리카락이 더 이상 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냥 유지만이라도 했으면 하는 마음 밖에 없었다. 그런데 곳곳에서 머리카락이 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더욱 이 치료법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한 달이 조금 지난 뒤에는 주변에서도 머리카락이 나는 것 같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그 전에는 순간적으로 자주 오르던 열도 점점 없어지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책을 읽는 중에 갑작스럽게 열이 오르기도 했는데(책을 읽어 열 받는 건 물론 아니다), 이제는 그런 반응이 거의 없다.


9.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삼개월 째에 들어선 지금도 여전히 치료는 계속되고 있다. 10년 이상을 방치했으니 당연한 결과라 생각한다. 전에 치료받던 중에도 원장님께 언제 개원하셨느냐고 여쭤보며 늦게 찾아온 것에 대해 후회했던 기억이 있는데, 만약 초기에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치료했더라면 이렇게 질병이 악화되기 전에 끝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미 했던 말이지만, 전에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재활훈련을 하는 이야기를 하며 "재활훈련은 아픈 곳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아픈 곳 주변을 강화시킴으로 아픈 곳의 질병을 이겨내는 것"이라고 했었다. 이제는 탈모에 대한 개인적 생각이 원장님의 말씀처럼, 그리고 재활훈련을 받았던 친구의 말처럼, 재활훈련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또한 재활훈련과 같기에 노력하면 반드시 회복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0. 탈모탈출, 일그러진 자아상의 회복


누군가 나처럼 탈모로 인해 고민한다면, 탈모 뿐만 아니라 마음의 일그러진 자아상까지 함께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회복되어가니 나를 더 사랑해줄 수 있게 되었고, 나를 보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겠자신감도 회복할 수 있게 되었다. 회복된 지만, 회복되고 있는 나를 보는 것 또한 매우 행복하다. 또한 완전히 회복될 것을 기대해보니 내일이 점점 궁금해진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혹, 저처럼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아무리해도 안된다고 미리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네이버에 '참맑은한의원'을 검색하시면 홈페이지가 나오네요.. 참고하실 분들은 한 번 들어가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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