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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상방 [50]

작성자活仁 正修스님|작성시간26.06.16|조회수0 목록 댓글 0

용상방이란 사찰업무분장표인 셈이다.
선방에서 한 철 정진할 대중들이 정해지면 각자 소임을 정한다. 이를 ‘용상방 짠다’고 한다.

선방에 한철 나기 위한 방부를 들이고 나면 누구나 소임을 맡게 된다.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하는 승가생활의 일상 대소사는 분업으로 이뤄진다. 여러 일 가운데 하나를 맡음으로써 공동에 기여하고 권리와 의무를 갖게 되는 것이다.

방부 절차를 마치면 스님들의 법명과 소임이 적힌 용상방(龍象榜)이 큰방에 붙는다. 용상이란 수행자를 물에서 으뜸인 용과 뭍에서 으뜸인 코끼리에 비유한 것이다. 그러니까 용상방이란 용상에 해당하는 수행자들의 명단인 셈이다.

이름을 쓰는 순서는 오른쪽부터 이판(理判), 왼쪽부터는 사판(事判)을 명기하는 것이 관례다. 방부절차와 함께 용상방에 소임 및 법명이 오른 다음에 큰 방에서의 자리가 정해진다. 큰방 자리는 불단을 마주한 어간을 중심으로 오른쪽을 청운(靑雲) 또는 청산(靑山)이라고 하며 왼쪽을 백운(白雲)이라고 한다.

청산에는 선원에 상주하는 대중이, 백운에는 한 철 살다 떠나는 대중이 앉는다. 선객은 흰 구름처럼 떠돌기 때문에 백운이라고 했으며, 만고에 변함없이 우뚝 선 산과 같이 총림을 지킨다고 해서 청산이라고 했다. 앉기는 법납(法臘) 순으로 앉는다.

안거 기간 동안 소임자를 정하는 것은 부처님 당시에도 존재했다. 〈십송률〉(十誦律) 와구법(臥具法) 에는 지금과 같은 선방의 주요 소임자들이 제정되는 과정이 자세하게 나온다.

안거 동안에 승방에는 비구들이 많이 모이지만 규율이 없다보니 승방을 수리하는 일, 탁발 방식과 분배 등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에 부처님은 대중생활에 필요한 소임을 지정했다. 가령 탁발 시간이 제각각으로 이뤄지자 탁발 시간을 정하는 소임을 정하고, 안거를 마치고 비구들이 떠난 뒤 승방 관리가 허술해지자 승방에 상주하는 비구를 정했다.

이렇게 해서 약 담당, 옷 담당, 발우 담당, 배식 담당 등 여러 소임이 부처님의 지시에 따라 정해졌다. 이처럼 그 때 그 때 필요에 따라 소임을 정한 뒤 다시 이들을 총 감독할 책임자를 뽑았다. 그 소임이 바로 유나(維那)다.

선원에는 가장 어른인 조실(祖室) 또는 방장(方丈)을 비롯하여,
수좌, 참선을 하는 노덕(老德) 스님인 선덕(禪德), 유나(維那),
선방 스님들의 반장 격인 입승(立繩),
대중의 잘못을 살펴 시정하는 찰중(察衆),
각종 의식법요(儀式法要)를 집행하는 병법(秉法),
감원과 같이 사찰의 살림을 총괄하는 원주(院主),
지객(知客), 병법을 보좌하여 법요를 집전하는 지전(知殿),
병을 간호하는 직책인 간병(看病),
대중이 마실 차를 준비하는 다각(茶角),
모든 의식이 있을 때 타종을 하는 종두(鐘頭),
북을 울리는 소임인 법고(法鼓),
각종 재가 있을 때 상에 올린 음식을 각각 조금씩 걷어 옥외의 일정한 장소에 가져다 놓는 헌식(獻食),
미곡을 맡아 출납하는 미두(米頭),
대중의 취사장을 감독하는 별좌(別座),

밥을 짓는 공사(供司, 供養主),
반찬을 만드는 채두(菜頭, 菜供)
국을 끓이는 갱두(羹頭)가 있다.
이외 웃어른을 모시는 시자(侍者),
요사채를 보수하는 소임인 요주(寮主),

환자를 간호하는 당주(堂主),
대중의 목욕물을 준비하는 욕두(浴頭),
물을 관리하는 수두(水頭),
숯과 땔나무 담당인 탄두(炭頭),
화로의 불을 담당하는 노두(爐頭) 소임이 있었다.
또 과일과 채소를 맡아 가꾸는 원두(園頭),

방앗간을 관리하는 소임인 마두(磨頭),
농사일을 맡아 하는 장주(莊主),
변소를 청소하고 세정(洗淨)할 물을 긷는 정두(淨頭),
나무하고 불을 지피는 부목(負木)이 있다.
스님들을 받들어 섬기는 재가자 직책도 있는데 이들을 정인(淨人)이라고 한다.

하지만 고정된 것은 아니고 사찰 마다 약간씩 다르다. 또 총림등 큰 사찰과 작은 사찰이 달라, 10명 안팎의 선원에는 한주 입승 명등 정통 지전 욕두 다각 서기 등 꼭 필요한 소임만 정하기도 한다. 특이한 소임도 보이는데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 선원에는 대중들의 옷손질을 도우려고 풀을 쑤는 소임인 마호가 있다.

이외에 초파일이나 큰 다례 때마다 부처님께 올릴 공양물이나 신도들에게 제공할 음식을 준비할 임무를 정하는 육색방(六色榜)도 있다. 또 선원과 강원, 그리고 큰 법회 때의 용상방도 약간씩 다르다. 현재 우리나라에 유통되고 있는 모든 용상방의 직책을 모두 종합하면 약 80여종에 이른다고 한다.

보통 법납이 낮을 수록 다각 등 시봉하는 소임을 맡기지만 구참들이 어려운 소임을 자청하기도 한다. 소임에 대한 불만도 만족도 없다. 단체 생활이 강요하는 질서와 규율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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