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를 어떻게 끊습니까?
라는 질문에 밀라레빠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온 우주가 내 마음의 놀이터요
눈앞에 물려오는 사나운 요괴들과 번뇌의 불길 또한
내 마음이 스스로 지어낸 거울 속의 그림자일 뿐입니다.
구름은 밤낮으로 드넓은 하늘을 가득 덮고 흘러가지만
저 광활한 허공은 단 한번도 구름에 물들지 않으며
세상의 온갖 시비와 고통이 폭풍처럼 이 마음을 스쳐가도
본래 청정한 인간의 참된 본성은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동굴 속을 핡퀴는 시린 바람이 이 육신을 깎아낼지라도
내 안의 텅빈 공간은 단 한번도 추위에 떨지 않나니
내 안에서 솟구치는 청정한 깨달음의 등불을 밝히는 순간
나를 어지럽히던 세상의 모든 어둠은
본래 갈길을 잃고 흩어집니다.
삼라만상의 모든 소음이 메아리처럼 공허함을 깨달으니
붙잡을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는 이 동굴 속 적멸의 자리가
나에게는 우주에서 가장 장엄하고 풍요로운 만찬의 자리가 됩니다.
<밀라레빠 십만송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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