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복사에 얽힌 전설
김제읍에 사는 흥복이라는 욕심 사나운 관리가 있었는데 그는 뇌물을 착취하고 가렴주구(苛斂誅求)를 일삼는 등 백성들을 못살게 굴어 인근에 나쁜 소문이 자자한 터였으나 그의 부인은 열심히 암자를 찾아다니며 불공을 드렸다.
그때마다 부인은 자기 남편의 나쁜 소행을 용서해 달라고 부처님께 열심히 빌고 또 빌었다.
그러던 어느해 큰 흉년이 들었다. 모든 백성들이 배고픈 고통을 받고 있었지만 흥복이네 곡간에는 오히려 쥐가 살이 찔 정도였다.
그러나 욕심많은 흥복은 가난한 백성들에게 쌀 한 톨 나눠주지 않았다. 그러자 이를 못마땅히 여긴 부인이 마침 흥복이 출타한 틈을 타서 곡간을 열고 배고픈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누어 주었다.
이때 어디를 갔다오던 흥복은 다리를 건너오는데 몸이 으슬으슬 하고 한기가 들어 다리밑을 보니 커다란 구렁이가 몸을 틀며 마치 잡아먹을 것 같은 눈빛을 내고 있었다.
흥복은 겁에 질려 도망을 치는데 등에 땀이 흘러 옷을 모두 적실 지경이었다.
마침 주막이 있어 잠깐 쉬는 사이에 그만 잠이 들어 꿈을 꾸게 되었다.꿈에 검은 옷을 입은 노인이 나타나 말하기를,
「나는 네가 조금 전에 본 구렁이인데 너의 악업(惡業)으로 너와 내가 모습을 바꿀 때가 됐으나 너의 부인 때문에 내가 원통하게 업을 벗지 못하게 됐구나.」
하고 엉엉 울며 사라지는 것이었다. 꿈에서 깨어난 흥복은 자기가 나간 사이에 부인이 곡간을 열어 백성을 도와준 사실을 알고 그 다음부터는 부인을 잘 받들고 불도를 열심히 닦게 되었다.
흥복은 그 후 전 재산을 털어 절을 짓고 흥복사라 이름했다 한다.
-김제시문화관광과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