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가 그리 바빠서 한달 전에 사 놓은 책을 펴지도 못하고 사는 걸까? 무어가 그리도 급해서 이렇게도 아둥바둥 살아가고 있는 걸까?
몸이 너무 아파서 오늘은 하루 종일 집에서 천장을 바라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무엇이 그리도 바빠서 마음의 여유를 찾지 못하고 아둥 바둥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오늘은 한강의 일몰을 보리라, 그리고 한달전에 사다 놓은 책을 기필코 펼쳐보리라 마음 먹어본다.
그래야 마음이라도 편해질 듯 하여 그렇게 마음을 먹어 본다.
옷을 대충 주섬주섬 끼워 넣고 한계단 한계단 내려간다. 그리고 자동차 문을 연다.
' 잠깐, 이게 뭐지????'
자동차 앞유리에 희미하게 무언가 포착이 된다. 무지갠가??????
하늘을 아무리 쳐다 보아도 무지개는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런 날씨에 무지개라니.......
자동차 유리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겠지....... 그래도 뭔가 이상해서 하늘에 무지개를 찾아 본다.
아무리 찾아 봐도 없던 무지개가 내 머리 수직 위로 있었다. ㅎㅎㅎ 거참 신기하네.....이런 날씨에 무지개라~~~
웬지 기분이 좋아 진다. 그렇게 무지개를 눈에 새기고 한강으로 달려갔다.
나에겐 많은 추억이 있는 한강 망원지구.
그곳에서는 성산대교가 멋드러지게 보인다. 그리고 이시간(오후 6시쯤)에는 더불어 일몰도 감상할 수 잇다.
약 30분간의 주행끝에 한강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에선 일몰이 날 기다리고 잇었다.
한강 망원지구에 가면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선착장이 있다. 여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그 곳에 앉아 시원한 한강 바람을
맞으며 저마다의 추억을 만드는 곳이다. 하지만 요즘 이맘때 부터는 추워서 그런지 선착장에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더 외로워 보인다.
난 사람이 없는 그 곳에 털썩하고 앉아 본다. 그리고 나만의 그림을 감상한다.
일몰을 배경으로 웅장하게 서 있는 성산대교, 강건너 여의도의 건물들, 잔잔히 요동치는 파도,,,,,,,,웬지 마음이 편안해 진다.
마치 엄마의 품처럼........
얼마나 앉아 있었을까 다시 차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문제의 책을 꺼내 들었다. 딱 한시간만 아무 생각없이 책을 읽으리라!!!
그리고 어두운 자동차 실내등을 켜고 글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1분 2분.....10분 20분.....그리고 1시간.
나의 한시간이 사라지고 없었다.
요즘 자꾸 감상적으로 움직이는 날 보면 걱정이다. 또 다시 충전의 시간이 온것인가 하는 질문을 나에게 던져 보기도 한다.
그래도 오늘은 이렇게라도 날 기억해 본다.
2011.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