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에서
옥수동 언덕배기 그 집
옥수동 가파른 언덕배기
후여후여,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른다.
야속한 깔딱고개 앞에 멈춰 서서
“이제 더 이상은 못 가”
여든의 무릎이 투정 부리듯 주저앉을 즈음.
참말이지 신기루처럼
이마의 진땀 훔쳐내는 흐린 눈앞으로
불쑥 다가와 앉는 정겨운 간판 하나,
전주 돌솥밥 집
초록이 무성해지는 이 눈부신 6월에
천근같은 다리 이끌고 기어코 당도한 까닭은
허기진 배를 채우려 함이 아니라,
그리웠던 친구들 얼굴
내 눈동자에 가득 채워 넣으려 함이라.
달칵, 문을 열면
"야 이 사람아, 이제 오나!"
주름진 얼굴 구겨가며 아이처럼 웃는 내 늙은 벗들.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뜨거운 돌솥처럼
여든의 나이에도 차마 식지 못한
우리의 푸르른 청춘이
옥수동 언덕배기 그 집에서
오늘도 따스하게 뜸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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