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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적의 노래 5탄 전철여행 [공항철도]

작성자안방마님|작성시간26.06.08|조회수35 목록 댓글 0

공항철도, 설레는 여정의 시작점
서울역에서 인천공항까지

‘여행’이라는 단어는 언제 들어도, 어디로 향하든 마음속에 작은 파문을 일으킨다. 나이가 들어도, 수없이 길을 떠나보아도 그 단어가 주는 특유의 일렁임은 바래지 않는다. 전철을 타고 떠나는 다섯 번째 여정, 이번에는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한껏 부풀게 만드는 “공항철도”로 향했다.
공항철도 여행의 첫 발을 떼는 곳은 언제나 활기로 가득 찬 서울역이다. 지하 깊은 곳으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길, 발걸음마다 설렘의 무게가 더해진다.

낯선 공기와 익숙한 설렘이 교차하는 서울역
공항철도 승강장으로 내려서면, 일반 전철역과는 전혀 다른 결의 공기가 흐른다.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바쁘게 걸음을 옮기는 이국적인 여행자들, 오랜만에 떠나는 여정에 얼굴 가득 웃음꽃이 피어난 가족들, 그리고 그 틈에 서서 오롯이 나만의 여정을 시작하는 나.
드르륵거리는 바퀴 소리들은 마치 여행의 서곡을 연주하는 악기 소리처럼 귓가를 스친다. 꼭 비행기를 타고 멀리 해외로 떠나지 않아도 좋다. 그저 이 역에 발을 디디고 서 있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때를 벗겨낸 순수한 ‘여행자’가 된 기분이다.

차창 너머로 펼쳐지는 서울의 속살
드디어 열차가 미끄러지듯 플랫폼을 빠져나간다. 어두운 지하 구간을 지날 때면 차창에 비친 내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된다.
여든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거울 속 눈빛은 새로운 풍경을 기대하는 아이처럼 반짝이고 있다.
이윽고 열차가 지상으로 머리를 내밀면, 한강의 탁 트인 풍경이 시원하게 차창 가득 안겨 온다. 매일 보던 서울의 풍경이건만, 공항철도라는 특별한 궤도 위에서 바라보는 한강은 어쩐지 더 푸르고 눈부시다.
열차가 서해를 향해 달릴수록 창밖은 점차 넓은 하늘과 초록의 대지로 옷을 갈아입는다. 특히 영종대교를 건널 때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바다와 갯벌은 가슴을 시원하게 뻥 뚫어준다. 저 멀리 수평선과 맞닿은 하늘을 보며, 열차는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인천공항에 닿는다.

만남과 이별,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 공존하는 인천공항
열차에서 내려 공항 여객터미널로 들어서는 순간, 거대하고 웅장한 유리 지붕 사이로 쏟아지는 환한 햇살이 나를 반긴다. 높은 천장 아래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수많은 사람들의 행렬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풍경화다.
전광판 가득 떠오르는 세계 각국의 도시 이름들을 가만히 조망해 본다. 파리, 뉴욕, 도쿄… 낯선 이름들을 읽어 내려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이미 국경을 넘나든다.
한쪽에서는 오랜 이별 끝에 눈물로 서로를 끌어안는 이들이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다가올 여정에 들뜬 표정으로 작별 인사를 나누는 이들이 있다. 만남과 이별,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 이 커다란 대형 유리창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탁 트인 통유리창 너머로 육중한 몸체를 드러낸 비행기들이 활주로를 박차고 하늘 위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본다. 하얀 궤적을 그리며 파란 하늘 속으로 사라지는 비행기를 바라보고 있으니, 내 안에 잠들어 있던 모험심과 예술적 영감이 함께 깨어나는 듯하다.
머나먼 세계와 맞닿은 여정을 마치며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은, 익숙한 나를 잠시 내려놓고 새로운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일이다. 서울역에서 시작해 인천공항의 드넓은 하늘에서 정점을 찍은 오늘의 전철여행은, 나에게 나이란 그저 숫자에 불과하며 세상은 여전히 설레는 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돌아오는 열차 안, 창가에 비친 내 안의 설렘은 여전히 식지 않은 채 빛나고 있었다. 공항철도 5탄의 페이지는,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넓고 푸른 풍경으로 가득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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