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세의 노인이 45세 된 아들과
거실에 마주 앉아 있었다.
그 때 우연히 까마귀 한 마리가
창가의 나무에 날아와 앉았다.
노인이 아들에게 물었다.
'저게 뭐야?'
아들은 말했다.
'까마귀에요. 아버지!'
조금 후 노인은 다시 물었다.
'저게 뭐야?'
아들은 다시 대답했다.
'까마귀라니까요.'
조금 뒤 또 물었다.
'저게 뭐야?'
아들은 짜증이 났다.
'글쎄 까마귀라구요!'
아들의 음성엔
아버지가 느낄 만큼 짜증이 섞여 있었다.
그런데 조금 뒤 다시 물었다.
네 번째였다.
'저게 뭐야?'
아들은 그만 화가 나서 큰 소리로 외쳤다.
'까마귀, 까마귀라구요! 그 말도 이해가 안되세요?
왜 자꾸만 같은 질문을 반복해 물으세요?'
그러자 아버지는 방에 들어가
때가 묻은 일기장을 들고 나왔다.
펴서 아들에게 읽어보라고 했다.
아들은 읽었다.
거기에는
자기가 세 살 때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오늘은 까마귀 한 마리가 창가에 날아와 앉았다.
어린 아들은 '저게 뭐야?' 하고 물었다.
나는 까마귀라고 대답해주었다.
그런데 아들은 연거푸 23번을 똑같이 물었다.
나는 귀여운 아들을 안아주며 끝까지 다정하게 대답해 주었다.
아들에게 사랑을 준다는 게 기뻤다 ...'
- 아버지의 사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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