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결혼식, 주례를 할 때마다 가슴 뭉클한 대목이 있습니다. 부모님께 편지를 낭독하는 순간입니다. 어린시절의 추억과 부모님이 베푸신 삶의 교훈들을 꺼낼때면 부모님의 눈가가 젖어옵니다. 가족사의 한 단면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행복스토리입니다. 무엇보다 편지는 언제나 힐링입니다. 하객들도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칩니다. 이런 사랑의 고백이 더 자주 많아질 수 없을까요?
<신랑의 편지>
어릴 적 천방지축으로 뛰놀던 개구쟁이 꼬마가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 어느새 어른이 되고 이렇게 장가를 가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부모님께는 너무나도 대단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기만 했습니다.
‘밥은 먹었니?’ ‘아픈 덴 없고?’ ‘요즘 많이 힘들지?’
어릴 때는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관심과 사랑이 점점 나이가 들어갈수록 천분지 일이나 갚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 까마득하고 높고 깊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잘 됐을 때는 이 세상 그 누구보다 기뻐하시며 자기 일보다 더 좋아해 주시고 제가 잘못됐을 때는 그 누구보다 슬퍼하시며 밤새도록 걱정에 밤을 지새우셨던 부모님...
당신의 아들이어서 행복하고 당신의 아들이어서 자랑스럽고 당신의 아들이어서 그 무엇보다 감사합니다.
그동안 쑥스러움에 마음에만 담아두고 많이 해드리지 못했던 그 말을 지금 꼭 하고 싶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아들 김범준 올림.
<신부의 편지>
사랑하는 나의 엄마, 아빠.
먼저 신실하신 우리 하나님께서 훌륭하신 부모님의 딸로 태어나게 해주신 섭리에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따스한 봄날, 부모님께서는 저를 낳으시고 창밖의 흐드러지게 핀 봄꽃들을 보며 꽃처럼 아름답게 자라라고 제 이름을 나리로 지어주셨지요.
부모님은 늘 말씀과 기도로 저를 양육해 주셨습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돌아오시면 저희 자매의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 기도를 해 주시던 기억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기도와 끝없는 격려와 넘치는 사랑으로 저와 동생은 누구보다 밝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는 충성하고 다른 이들에게 베풀고 겸손하며 정직하라는 부모님의 말씀과 그렇게 살아가시는 부모님의 삶을 바라보며 저희가 만들어갈 가정도 부모님처럼 그렇게 행복하길 소원합니다.
이제 제가 부모님을 떠나 한 남자와 새로운 가정을 만듭니다. 부모님께서 제게 그리하셨듯이 제 아이를 말씀과 기도로 양육하며 늘 사랑으로 품겠습니다.
꽃처럼 예쁘게 키워주시고 멋지게 성공하여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본을 보여주신 어머니, 아버지 정말로 감사하고 존경하고 가슴 깊이 사랑합니다.
큰딸 정나리 올림
출처 송길원목사님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