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학 ‘비장’ 개념의 연구
福建中醫學院 中醫基礎理論敎硏室 기립금(紀立金)
중의(中醫)의 “오장(五臟)”의 개념은 해부학 개념이지만, 그 의미는 해부학의 오장과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 더욱이 비장(脾臟)은 장상(藏象)이론의 비(脾)와 해부 소견 상의 비(脾)가 분명 다른 개념이다. 중의 “비장”의 개념과 해부학의 비(脾)의 관계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비장 이론을 연구하는 핵심이다. 우리가 장상이론이 생겨난 당시로 돌아가 기본개념을 세우는 발생학 연구를 이용할 때, 이러한 곤혹스러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1 “비장” 개념의 초기 의미
“비장” 개념은 먼저 해부학에서 세워졌지만 내경(內經)에는 비장의 해부 형태가 기재되어 있지 않고, 다만 “비(脾)와 위(胃)는 막(膜)으로 서로 이어져 있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난경(難經)․42난(四十二難)에 “비의 무게는 2근3량이고, 너비는 3촌이고, 길이는 5촌이며, 덮인 기름이 반 근이고, 혈을 싸고 오장을 따뜻하게 한다”는 묘사가 있다. 중의 문헌에서 비장의 해부 부위의 인식은 일치한다. 즉 복강 상부, 횡격막 하부, 늑골 하단부에서 위(胃)와 “막으로 서로 이어져”있으며, 위(胃)의 뒤쪽 좌상방(左上方)에 위치한다. 그러나 비의 해부형태가 역대 문헌에 모두 기재되어 있고, 중의의가들이 모두 논술했으며, 최근에도 많은 학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일치되는 의견이 없다. 혹은 현대해부학의 비장으로 인식하기도 하고, 혹은 현대해부학의 췌장샘으로 인식하기도 하고, 또 현대적 비장과 췌장 두 장을 포괄하는 중의학 비장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형태학에서 중의학 비장의 인식에 대해 구분이 있지만, 내경(內經) 내용의 보충과 설명에 대해서는 전혀 의문점이 없다. 문제는 내경(內經)에 어째서 비장의 형태적 기재가 없는가?, 내경(內經)시대에는 비의 형태를 이해하지 못했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문자발생학에서 오장의 명명이 확립된 것으로 봐서, 이 측면의 인식이 내경(內經)시대에 이미 완성되었는데 심(心), 위(胃)는 상형자이고 간(肝), 비(脾), 폐(肺), 신(腎)은 형성자이다. 문자의 표의(表意) 측면에서 보면, 분명히 체내 실질성 장기를 가리키는 것인데, 그 명명이 임의로 한 것이 아니므로, 조상들은 먼저 장부의 부위와 각각의 특징을 실제로 고찰했고, 일정한 언어형식을 써서 결정했는데 간(肝)과 비(脾)는 하나는 좌(左), 하나는 우(右)에 있어 그 위치가 모두 가장자리이므로 이런 뜻을 취하여 명명했다. 간(肝)은 “간(干)”에서 음과 뜻을 받았는데 간(干)은 가장자리의 의미가 있고, 시경(詩經)․벌단(伐檀)에 “강의 가장자리에 위치한다”라 하여, “간(干)”은 강변을 나타낸다. 역(易)․절(浙)에 “홍절(鴻浙)의 가장자리이다”, 석문(釋文)에 인용된 정주(鄭注)에 “간(干)은 물의 근처이다”라 하였다. 비(脾)는 “비(裨)”의 음과 뜻을 받았다. 비(裨)는 치우친다는 뜻이다. 석명(釋名)에는 “가장자리를 비라고 한다”, 문선(文選)․원소격예주(袁紹檄豫州)에서 “비사(裨師)를 주다”에 주를 달기를 “비사는 편사(偏師)이다”라고 되어 있다. 내경(內經)을 만든 시대에는 오장(五臟)의 해부가 상당히 정밀하게 이루어졌다. 따라서, 비장의 명명은 해부실체와 부위에 근거한 것이다. 또 영추(靈樞)․본장(本臟)에 비(脾)의 크기와 높이, 견고함과 위태로움, 단정함과 치우친 경향 등을 논하고 있고, 내경(內經)의 비장의 이름이 해부실체의 비장에서 온 것임을 볼 수 있다.
중의학에서 인체 생리 기능과 각종 병리현상을 인식할 때, 그 착안점은 자연스럽게 인체의 동태(動態) 생명과정의 관찰상에 놓여있지, 인체의 각종 형태구조 상의 차이에 있는 것이 아니다. 형태구조는 단지 상대적인 의미이고, 혹은 인체의 생명현상의 구조를 충분히 해석할 수 있는 의미일 뿐이다. 예를 들면 중의학에서 폐의 형태구조특징을 소개할 때, 몇 가지 측면으로 종종 강조하는데, 폐는 화개(華蓋)이고, 폐엽(肺葉)은 희고 투명하며, 연약하고, 벌집처럼 비어있다고 한다. 이는 중의학에서 폐의 해부학적 인식이 결핍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이 몇 개의 방면이 중의학의 정체(整體)관계의 관념을 더욱 강조하는 사상과 부합되어 이루어져서, 중의학 “폐장” 개념의 기초가 성립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내경(內經)은 비의 형태를 기재하지 않고, 다만 “비는 위와 막으로 이어져 있다”고 했는데 이는 비와 그 주위의 정체(整體)관계를 중시하여, 비위(脾胃)의 밀접한 관계를 설명하고, 기능의 관점에서 나온 것으로, 기화(氣化)를 중시하고 실질(實質)을 경시하는 사상 경향과 부합한다. “비는 위와 막으로 이어져 있다”는 구조는 비 자체의 형태 구조와 비교하여 매우 중요하다. 비장이 위(胃)와 막으로 이어져 있다고 말하는 것은 비장의 생명활동에 있어서의 의미가 드러나는 것으로, 이는 중의에서 비장에 대한 본래의 인식이다. 중의에서 비장개념을 세운 초기에는, “비는 위와 막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기능 구조에 착안하였고, 이 때 비장 자체의 실체적인 구조는 중요하지 않았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인식에 기초하여, 비장(脾臟)의 생리병리는 사변(思辨)적인 방법에서 획득한 것이 많다. 고대 사람들은 “구조가 어떤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배제하는 사변적인 방법을 운용하였으며, 심지어는 기발한 추측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고대의 사변적인 방법은 그 역사가 필연성과 합리성이 있으면서 또한 인식의 가치도 있다. 따라서 비장 해부학적 부위에 있어서 “비는 위와 막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은 비위가 생리, 병리 상에서 필연적 연계가 있고, 따라서 비는 “위(胃)를 위해 진액을 행한다”는 기능이 있는 것이다. 분명히 이는 사변과 추리이다. 다만 이러한 사변과 추리로 얻어진 초보적인 인식은 비장 이론을 구성하고, 임상에 유효하며, 독특한 이론체계-비위학설-를 형성했다. 따라서 고대에 비장에 대한 해부학적인 지식에 기초하여, 사변과 추리의 방법으로 취한 초기의 인식은 비장이론을 만들고 이끌어내는 기반이 되어 중의 “비장”의 개념을 세운 초기의미를 구성하였다 하더라도 비장의 고대 해부학과 그 인식이 없었으므로 “비장”의 개념을 논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어떠한 비장 이론도 논할 수 없다.
2 “비장” 개념의 속성 규정
“속에 있는 것은 반드시 겉으로 드러난다”는 정체(整體)관념 하에서, 오장을 내외(內外)를 통일(統一)하는 중심으로서 강조하고, 오장 간의 정체관계를 강조하며, 오장과 자연의 대응관계를 강조하여, 그 인식은 오장이 중심이 되는 전체적, 연계적, 표상적(表象的), 동태적 방향으로 발전했다. 그 본질은 인체의 생명활동 현상을 오장의 운동변화에 귀속시킨 것인데, 이 때 오장은 이미 해부 분야상의 해부형태학 개념이 아니고, 인체내외를 통일하고 “속에 있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다”는 본질속성과 특징의 개념을 표현한다. 따라서 “속에 있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다”에 따라 “비장”의 개념을 세울 때는 먼저 그 속성의 의미를 인식해야 한다.
2.1 비위의 비
위장은 인체와 외계의 물질 교환을 진행하는 장소인데, 생명활동 과정 중에 필수적인 영양물질을 섭취하는 곳이다. 이 개념은, 중국 고대에 일찍이 알고 있던 바이다. 소문(素問)․육절장상론(六節藏象論)에서 “풀에서 오미가 생기고, 오미의 좋음은 승극할 수 없다……오미가 입으로 들어가면, 장위에 저장되어, 맛이 저장되어 오기를 기르고, 기가 화생되고 진액이 이루어지며, 신이 저절로 생긴다”라고 하였을 뿐만 아니라, 내경(內經)시대에는 위장(胃腸)에 대한 기능도 해부학적으로 깊이 있게 인식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영추(靈樞)․평인절곡(平人絶谷)에서 “위가 가득차면 장이 비고, 장이 가득차면 위가 비어, 비고 차는 것이 번갈아 되므로 기가 상하로 운동하고, 오장이 안정되고, 혈맥이 조화되며 정신이 이에 거처하므로 신은 수곡의 정기이다”라고 하여, 장(腸)과 위(胃)를 옛사람이 위(胃)의 범위에 귀속시켰다. 영추(靈樞)․본수(本輸)에서 “대장과 소장은 모두 위에 속하며 족양명이다”라고 했고, 상한잡병론(傷寒雜病論)에서 이를 위가(胃家)라고 불렀다.
위(胃)는 음식물을 받아들여, 소화, 흡수, 수포의 과정을 거치는데 그 기능은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는데, 옛사람이 ‘납(納)’, ‘진액의 수포’, ‘산정(散精)’등의 과정으로 개괄하였다. 그 중 위(胃)가 수곡을 “수납(受納)”하는 기능은 비교적 직접 인식할 수 있지만, 그 외 ‘수포’, ‘산정’ 등의 기능은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없는데, 임의로 비(脾)와 긴밀히 막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귀속시켰다. 예를 들면 소문(素問)․태음양명론(太陰陽眀論)에서 “비는 위와 막으로 서로 이어져 있는데, 능히 위를 위해 그 진액을 행한다”고 하여, 장위(腸胃)수곡의 소화, 흡수, 수포를 위주로 하는 비위장상(脾胃臟象)을 세웠다. 이는 장위(腸胃)의 해부학적 기초 위에서 비장(脾臟)으로 가장 먼저 세워진 비위장상체계(脾胃臟象體系)인데, 비장을 인식하기를 먼저 장위(腸胃)로부터 시작하여, 비(脾)가 수곡을 운화하는 “기(氣)”라고 확립했다고 말할 수 있다. 비위장상체계는 비장 특징 중 하나를 깊이 반영했는데, 즉 비는 중초에서 집중적으로 작용을 발휘하는 것이다.
2.2 지음의 비
비장을 음양 속성에 따라 구분하는 목적은 음양의 대립통일이며, 비의 기능 특성과 다른 장과의 관계를 보다 잘 설명할 수 있다.
2.2.1 장부 상대(相對)에 따라 비장은 음(陰)에 속한다. “장음(臟陰)”, “부양(腑陽)”의 속성 구분은 2가지 측면에 근거한다. 하나는 장부의 해부형태의 상대적인 특징이다. “장……은 흉복강 내부조직 중 비교적 충실한 실체성 장기이다”, “부……는 흉복강 내부조직 중 비어 있고 주머니 모양 혹은 대롱 모양의 장기이다”라고 하였다. 장부의 형태학적 특징은 장부의 상호 비교 중에서 생긴 것으로, 비(脾)는 위(胃)같은 부(腑)에 비해서 음(陰)에 속한다. 다른 하나는, 장부의 기능 특징에 근거한다. 오장(五臟)은 정기(精氣)를 저장하고, 정기는 장(臟)의 내용물로, 정기를 저장하되 배설하지 않는다. 육부(六腑)는 수곡을 전화(傳化)하고, 전화를 위주로, 배설하되 저장하지 않는다. 즉 소문(素問)․오장별론(五臟別論)에서 말한 바 “오장은 정기를 저장하고 배설하지 않으므로 가득 차되 실하지 않다. 육부는 물(物)을 전화하고 저장하지 않으므로 실하되 충만하지 않다”고 한 것이다. 비는 오장 중의 하나이고 정기를 저장하고 또 위(胃)를 위해 진액을 행한다. 정기를 저장하고 진액을 행하는 것은 모순되는 것 같지만 비가 저장하면서 또한 정기를 생(生)하는 곳임을 설명하고, 정기를 화생하는 과정 역시 끊임없이 정기를 저장하는 과정이므로 비는 정기를 저장하여 음(陰)에 속한다.
2.2.2 오장 상대(相對)에서 비는 지음(至陰)이다. 오장의 음양을 구분할 때는 2가지에 근거한다. 하나는 천기의 음양 중에 또 음양이 있어 사람 또한 응한다는 이론인데, 해부 부위의 상대적 특징에 근거하여 제시된다. “인체의 장부(臟腑)의 음양(陰陽)은 장(臟)이 음(陰)이고, 부(腑)가 양(陽)이며 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의 오장(五臟)은 모두 음(陰)이고, 담(膽), 위(胃), 대장(大腸), 소장(小腸), 방광(膀胱), 삼초(三焦)의 육부(六腑)는 모두 양(陽)이다”라 하였고, 또 한걸음 나아가 “등은 양(陽)이고 양(陽) 중의 양(陽)은 심(心)이다. 등은 양(陽)인데 양(陽) 중의 음(陰)은 폐(肺)이다. 배는 음(陰)이고 음(陰) 중의 음(陰)은 신(腎)이다. 배는 음(陰)인데 음(陰) 중의 양(陽)은 간(肝)이다. 배는 음(陰)인데 음(陰) 중의 지음(至陰)은 비(脾)이다”라고 하였다. 소문(素問)․금궤진언론(金匱眞言論)은 해부부위의 특징에 근거하여, “비는 뱃속에 있는데, 가장 깊은 음의 장소에 있다”고 제시했다. 소문(素問)․평열병론(平熱病論)에서 “배는 지음의 거처이다”라고 했으므로 비는 음(陰) 중의 지음(至陰)인데, “지(至)”자는 ‘도달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다른 하나는 인체내의 심, 간, 폐, 신, 비의 구분과 사시(四時)와 토기(土氣)의 상통에 근거하여, 사시와 토기의 음양의 기운의 다소에 따라 심, 간, 비, 폐, 신 오장의 음양의 기의 다소를 추측하는 것이다. 심(心)은 “양(陽) 중의 태양(太陽)”이고, 폐(肺)는 “양(陽) 중의 태음(太陰)”이며, 신(腎)은 “음(陰) 중의 소음(少陰)”이고, 간(肝)은 “음(陰) 중의 소양(少陽)”이며, 비, 위, 대장, 소장, 삼초, 방광은 모두 토기(土氣)에 통한다. 토기 중에 음기(陰氣)가 가장 많은 것이 지음(至陰)이므로 비가 지음이 되고 지(至)는 극(極)이다. 극음(極陰)은 음기가 최대인 것이므로 태음(太陰)이라 부른다.
음양(陰陽)으로 비장을 구분하여 음장(陰臟)이라고도 하고, 또 음(陰) 중의 지음(至陰)이라고도 하는 것으로 비장에서 지음 속성의 특징이 표출됨을 설명하여, 비는 지음의 장이고, 오장 중 음기가 가장 많으므로, 지음의 기가 된다는 것이다.
2.3 토행(土行)의 비
고대철학의 오행이론이 중의학에 영향을 미쳤는데, 그 중 철학의 오행학설이 중의학의 오행학설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오장이 어떤 오행(五行)에 배속되는가로, 이는 중의의 장상(臟象)이론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이 되는 문제이다. 오장을 오행에 배속하는 것에는 2가지 배속법이 있다.
여씨춘추(呂氏春秋)에서의 오행법은 우주의 ‘이질동구계통(異質同構系統)’ 중에서 오방(五方), 오미(五味), 오수(五數), 오색(五色), 오음(五音)과 오행의 배속관계가 내경과 같은데, 오직 오장의 배속은 서로 달라서, 목(木)은 비(脾), 화(火)는 폐(肺), 토(土)는 심(心), 금(金)은 간(肝), 수(水)는 신(腎)에 배속된다. 동한 말년 허신(許愼)의 오경이의(五經異義)에서 인용한 상서(尙書) 또한 “비목, 폐화, 심토, 간금, 신수”라고 되어있다. 서한 시대에 동중서(董仲舒) 또한 “토는 군의 기관이다”, “중앙은 군의 기관이다”(춘추번로(春秋繁露)․오행상승편(五行相勝篇))라고 말했다. 오장의 이러한 배속 모형은 상고시대에 계절에 따른 장기의 제사 활동과 유관하며, 계절에 따른 장기의 제사활동에서 오행과 오장의 대응관계가 형성되어, 비목, 폐화, 심토, 간금, 신수라고 하였다. 이러한 배속법은 고대 해부학의 부위와 유관하여 비좌, 폐상, 간우, 신하, 심중이라는 위치가 오행의 방위 상대와 같다. 이러한 제사활동은 해부에서 나온 실체기관이 상응하는 계절에 따른 제사활동이다. 물론 이러한 배속법은 의학에도 영향을 주었다. 예를 들어 창공전(倉公傳)에 “이것은 비기를 상하여 봄이 되면 막혀서 통하지 않는다”는 설명이 있는데, 이는 비가 토에 속하지 않고 목에 속하여 봄이 되면 목기가 주관하므로 병이 가중됨을 말한 것이다. 이런 배속법은 비록 중의학 분야에서 체현되지만, 결국 이런 배속법의 의학이론체계는 발전하지 않았고, 내경(內經)에서 오장을 오행에 배속하는 방법, 즉 간목, 심화, 비토, 폐금, 신수라는 것이 계속 발전했다.
내경(內經)에서 오행을 오장과 배속하는 방법은, 고문 상서(尙書)의 배속법과 다름이 명백하고 쉽게 알 수 있다. 고문 상서(尙書)는 실제로 실체와 오행의 배속을 중시했고, 내경(內經)의 배속법은 기능속성(비록 간단한 추측과 상상일지라도)과 오행의 유비(類比)의 추세를 중시했다. 고대해부학으로부터 오장의 생리기능의 일부는 이미 간단히 추측할 수 있다. “비는 위와 막으로 이어져 있다”는 것은 비는 위(胃)와 통하여 수곡의 토기가 상통함을 설명하여, 비가 토와 서로 배속되는데 근거를 제공한다. “모든 혈은 심에 속한다” 역시 해부학을 통하여 나왔지만, 혈색이 붉은 것이 마치 불과 같아서, 심과 화의 배속에 대한 근거가 되었는데 이는 당시 중의학의 “중도경기(重道輕器)”라는 인식에 부합되는 것이다. 장상이론에 따르면 장의 생리기능에 대한 인식도 해부학적 장의 기능에 대한 인식과 일맥상통하는데, 이는 당시 오장과 오행 배속의 사상적 기초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의학은 오장과 오행의 배속에 있어 기능 속성의 배속법을 중시하여 선택하고 확인했는데, 바로 중의학의 창조와 발전의 필연이다.
오장과 오행 배속의 확립과 오장의 오행속성특징은 또한 명확해졌다. 비토(脾土) 배속은 비장이 갖고 있는 토의 속성특징을 반영한다. 소문(素問)․옥기진장론(玉機眞臟論)에서 “비는 외로운 장이고, 중앙토이며, 사방에 관개한다”고 말했다. 소문(素問)․태음양명론(太陰陽明論)에서 또 “비장은 항상 위토의 정에 붙어있다. 토는 만물을 생하고 천지를 본받으므로 상하로 두족(頭足)에 이르며, 주관하는 시가 없다” “비는 토이다. 중앙을 다스린다. 사시에 항상 있고 사장을 기른다” 등의 말이 있어, 비토가 중앙에 있어 사방을 기른다는 것, 즉 “토원가색(土爰稼穡)(파종과 수확)”의 속성을 반영한다.
이상 비위의 비, 지음의 비, 토행의 비는 해부학을 근거로 하고, 기능면에서 비장의 속성을 정하여, 비장 개념 변천의 주된 원인이 된다. 그러나 셋 중 토행의 비는 “비장”개념의 핵심을 세웠는데, 비위의 비와 지음의 비는 모두 토행의 비에 속하기 때문이며, 토행의 비는 또한 “비장” 구조의 틀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낸다. 따라서 토행의 비의 확립은 비장이 실체로부터 기능으로 변화한 과정의 결속을 반영한다.
3 “비장”개념의 장상 구조
비장의 속성 규정을 근거로 하여 인체의 부(腑), 지(志), 액(液), 규(竅), 체(體), 시(時) 등의 비(脾) 장상 계통의 틀을 구성했는데, 즉 부(腑)에 있어서 비와 위는 장부표리구조를 형성하였고, 규(竅)에 있어서 비는 입으로 개규하며, 액에 있어 비와 침〔涎〕은 상관관계이고, 체(體)에 있어서 비는 기육과 사지를 주관하며, 지에 있어서 비는 의(意)와 사(思)를 주관하고, 시(時)에 있어 비는 장하(長夏)에 응하며, 또 계절을 주관하지 않고 각 18일씩 다스리는 등이다. 이 비(脾) 장상구조체계는 한 측면에서 공간상 표현으로는 부, 체, 규, 액의 비 계통구조가 있고, 시간상 표현으로는 장하를 주관하고 또 각 18일씩 다스리는 활동변화규율이 있는데, 장상의 시공구조를 나타내었다. 다른 한 측면에서 형체상 표현으로는 부, 체, 규, 액의 비(脾)계통활동이 있고, 신지(神志)상 표현으로는 의(意)를 저장하고 사(思)를 주관하는 정신 사유 활동이 있는데, 장상의 형신(形神)구조 관계를 나타내었다. 비(脾) 장상구조체계의 형성은 “비장” 개념의 최종적인 의미를 드러낸 것이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비장의 고대해부의 초기인식은 “비장”개념 형성의 기초가 되었고 오장음양오행의 속성 규정은 “비장”개념 변천의 근거와 주된 원인이 되었으며, 비장의 장상구조체계의 형성은 “비장”개념의 최종적인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비장”개념은 해부학적 실체를 떠나서 볼 수는 없지만 장상속성의 특징을 근거로 개념을 정립하였으므로 비(脾)의 장상(藏象)을 형성하였다. 비(脾)의 장상(藏象)이 비록 중초에 있기 때문에 비위의 비에 초점을 두어 표현하는 것이 마치 해부학적인 비와 흡사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기 전에 반드시 중의에서 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말하는 “후천지본”이 서의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중요하므로 어떤 질병을 치료할 때 비절제술을 채용하면 안되는 것과 같다. 비의 중서의(中西醫) 차이는 이처럼 큰데, 계속 의학계에서 곤혹해하는 점은 비절제는 “후천지본”을 절제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절대 그렇지 않다. 사실은 장상 비와 해부 비의 개념은 기능상에 본질적 차이가 존재함을 반증하는 것이다. 장상 비는 기론(氣論)을 기초로 장상 속성 특징의 개념을 형성한 표현이며, 해부 비는 다만 해부에서 보이는 해부실체일 뿐이다. 고대해부학은 장상이론 형성과정 중에 기초와 선도의 작용을 했으므로, 장상 비와 해부 비는 차이가 이처럼 크지만 장상 비를 인식할 때 비의 해부학지식을 근거로 한다. 해부 비의 형태구조를 근거로 하고, 음양오행을 이론도구로 하여, 장상 비의 운행규율과 특징을 파악하고, 중의 “비장”의 개념을 형성한다면 전체 장상이론 형성의 발생학 규율과 완전히 부합할 것이다.
역자 박영애 / 교정 조영은, 박수진
원 저 : 산동중의약대학학보 2000년 5월 24권 3기
中醫學“脾臟”槪念的探討
요 점 : 중의발생학 방법을 운용하여, 비장의 초기 의미, 속성 규정, 장상 구조의 3가지 방면으로부터 ‘비장’ 개념의 변천과정을 자세히 살펴보고, 중의학의 비장 형성 과정 중의 해부학의 비장의 지위와 작용을 설명하며, 중의학 비장 개념의 범주를 설명하고, 중의학 비장 개념의 과학적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여, 중의 비장 개념이 갖고 있는 중요한 의의를 규범짓는다.
주제어 : 비/ 초기 의미/ 속성/ 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