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년에 남녀공학 고등학교로 발령받아 올해 2년 차가 된 교사입니다. 올해 와서 새로운 고민이 생겼는데 어디에 말할 곳이 없어서 여기에 써보려구요. 사실상 푸념에 가깝습니다 ㅎㅎ..
저는 작년에 2학년 담임을 맡았습니다. 첫 아이들이다 보니 정말 정도 많이 가고 시간이나 여러 요소들을 아낌없이 줬었습니다. 실제로 연차가 있으신 다른 선생님들도 이런 아이들은 처음 본다고 하실 정도로 착하고 예쁜 학생들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게 저의 작년의 낙이자 행복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이들도 잘 따라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고3 담임을 희망했지만, 그 당시 관리자분께서 항간에 떠도는 저와 이성 학생과 관련된 소문을 듣고 다른 학년으로 배치를 하셨습니다. 당연히 소문은 사실도 아니었고, 어떤 선생님이 관리자분께 그런 소문을 말씀드렸는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관리자분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선택을 하실 수 있다고 충분히 이해도 됐습니다. 그리고 제가 연차가 많은 것도 아니라 고3 지도에 한계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너무 많이 아쉽고 억울하기도 했지만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애들도 고3 올라간다고 저를 아예 안 보는 건 아니니까 드문드문 봐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1학기 수업 시수를 짤 때도 제 시수나 과목 수 관련해 손해를 보더라도 고3 수업을 많이 들어가도록 했습니다.
근데 막상 올해 3월부터 지금까지 든 생각은, 그래도 난 고3 담임이 아니니까 고3 아이들과 가깝게 지내는 게 그 학년을 맡고 계신 담임 선생님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거리를 조절하려 했고, 가끔은 그냥 거리를 조절하려고 행동을 덜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음속으로는 많이 아끼고 예뻤던 아이들이랑 멀어지고,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점이 많이 아쉽기도 하지만, 이전만큼 가깝게 지내면 안 된다는 점이 맞고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복합적인 감정이 들곤 합니다. 2학기 때는 3학년 수업을 아예 안 들어가서 더더욱 볼 수 없다는 점도 아쉬움을 느끼는 데 한몫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제 성격이 원래는 그렇게 감정적이고 예민하다는 생각이 안 드는데, 유독 작년에 맡은 아이들한테는 신경이 많이 가고 그게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정말로 교사로서 그러면 안 되고 잘못된 건 알지만, 올해 맡은 아이들에게는 정을 일부러 많이 안 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이렇게 신경 쓰이는 걸 계속 반복하면 제가 너무 힘들 것 같거든요. 그렇지 않으려고 생각은 하지만, 내심 정을 많이 줬을 때 작년에 느꼈던 부정적인 감정과 올해 제가 계속 신경 쓰이는 부분들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교직을 보낼 거면 제가 교직에 맞는 사람인가? 라는 생각도 들기도 하네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시간이 지나 이 고민을 다시 마주하면 그땐 그랬지~ 싶을 것 같지만, 지금은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네요. 정을 떼고 멀어지는 걸 받아들이는 게 생각보다 힘든 것 같습니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분들 중에 조언이나 약간의 해결법 있으시면 잘 수용해서 발전해 보겠습니다 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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