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율 -
1) 운율의 개념
시에 쓰인 말의 가락을 운율이라 한다. 운율은 리듬보다는 좀 넓은 개념이다. 운율은 '韻'과 '律'의 합성어로서, '운'은 특정한 위치에 동일한 음운이 반복되는 현상을 가리키고, '율'은 동일한 소리 덩어리가 일정하게 반복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2) 운율의 갈래
·운율은 '운(음위율), 율격(음수율, 음보율)' 외에도 '음상, 음성 상징, 시행의 배열'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운율을 '음위율, 음성률, 음수율, 음보율'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① 음위율(音位律)
·특정한 위치에 동일한 음운(자음, 모음)이나 음절이 반복되는 현상을 말한다.
▶ 두운(頭韻) : 둘 이상의 시행이 같은 첫소리를 가지는 경우.
▶ 요운(腰韻) : 둘 이상의 시행이 행 중간의 일정한 자리에 같은 소리를 가지는 경우.
▶ 각운(脚韻) : 둘 이상의 시행이 같은 끝소리를 가지는 경우.
(예) 물구슬의 봄 새벽 아득한 길 / 하늘이며 들 사이에 넓은 숲
젖은 향기 붉웃한 잎 위의 길 / 실 그물의 바람 비쳐 젖은 숲
나는 걸어가노라 이러한 길 / 밤 저녁의 그늘진 그대의 꿈
흔들리는 다리 위 무지개 길 / 바람조차 가을 봄 걷히는 꿈
― 김소월, <꿈길>
⇒ '길'과 '숲', '꿈'의 반복
② 음수율(音數律)
·음절의 수가 규칙적으로 반복됨으로써 이루어지는 운율을 음수율이라 한다.
·우리 시에서는 '3·4조, 4·4조, 3·3·2조, 3·3·4조, 7·5조' 등의 음수율이 나타난다. 그러나 기본 음수율이 그대로 지켜지는 경우보다 그것을 근간으로 한 변조의 형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③ 음보율(音步律)
·일정한 음보(foot)가 규칙적으로 반복됨으로써 이루어지는 운율을 음보율이라 한다.
·음보란 음절 및 각 음절이 지니는 속성―장단―이 실현되면서 이루어지는 운율의 한 덩어리를 말하는데, 이 음보가 모여 율격의 기본 단위라고 할 수 있는 행(行)을 이루며, 이 행에 의한 음보의 규칙적 배열 형식을 음보격(音步格)이라고 한다.
·우리 전통시에서는 주로 3음보격과 4음보격이 많이 쓰였다.
(예) 3음보격 : 민요, 고려 속요, 경기체가, 현대시에서 7.5조의 시 4음보격 : 민요, 시조, 가사 등
④ 음상(音相)
·한 단어 안에 표현 가치가 다른 모음 또는 자음이 교체됨으로써 어감의 차이를 가져오게 되는 것을 음상이라 한다.
·모음의 경우 : 양성 모음은 '작고, 밝고, 가벼운' 느낌을 주고, 음성 모음은 '크고, 어둡고, 무거운' 느낌을 준다.
·자음의 경우 : 예사소리 (ㄱ,ㄷ,ㅂ,ㅈ)는 평순한 느낌을, 된소리 (ㄲ,ㄸ,ㅃ,ㅆ,ㅉ)는 강하고 단단한 느낌을, 거센소리 (ㅋ,ㄷ,ㅍ,ㅊ)는 거센 느낌을 준다.
⑤ 음성 상징(音聲象徵)
·의성어나 의태어를 통해 의미를 청각적 감각으로까지 표현하는 것을 음성 상징이라 한다. 예를 들면 '휙휙, 철컥, 쨍그렁, 치렁치렁, 펄럭이다' 등이다.
3) 운율의 창조 방법
운율은 결국 동일한 자질(속성)의 소리가 반복적으로 배치될 때 형성된다. 우리 시문학에서 운율을 창조하는 방법에는 ①음보의 반복, ②음절 수의 반복, ③음운·음절·낱말의 반복, ④통사 구조의 반복, ⑤시행·연의 반복, ⑥음성 상징어의 반복 등이 있다.
① 음보의 반복
크게 3음보율과 4음보율로 나뉜다. 전자는 고려 속요와 경기체가에서, 후자는 시조와 가사에서 나타난다. 판소리 창에서도 4음보 율격을 확인할 수 있다. 고전 시가의 3음보율은 현대시에서 김소월, 김억, 김동환 등에 의해 민요조 율격으로 계승되었다.
·가시리 / 가시리 / 잇고 // 리고 / 가시리 / 잇고 // <가시리> 3음보 율격
·紅塵에 / 뭇친 분네 // 이내 生涯 / 엇더?彭? // 녯 사 / 風流 // 미 가 / 미 가 // 天地間 / 男子 몸이 // 날만?? 이 / 하건마 // 정극인, <상춘곡> 4음보 율격
·나 보기가 /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죽어도 / 아니 눈물 / 흘리오리다 // 김소월, 〈진달래꽃〉 3음보 율격
② 음절 수의 반복
고전 시가에서 3·4조 또는 4·4조의 음수율을 확인할 수 있다. 고려 속요에서는 3·3·2조의 음수율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현대시에서는 7·5조의 음수율이 부분적으로 유형화되었다.
· 江湖애 / 病이 깁퍼 // 竹林에 / 누엇더니 // 정철, <관동별곡> 3·4조
· 살어리 / 살어리 / 랏다 // 청산에 / 살어리 / 랏다 // <청산별곡> 3·3 ·2조
· 산 너머 / 남촌에는 / 누가 살길래 //해마다 / 봄바람이 / 남으로 오네 // 김동환, <산 너머 남촌에는> 7·5조
③ 음운, 음절, 낱말의 반복
반복되는 위치에 따라 두운, 요운, 각운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우리 시문학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동일한 종결 어미를 선택하여 각운의 효과를 보여 주는 경우가 있고, 드물게 두운이 나타나기도 한다.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첫음절 종성에서 ('ㄹ'의 반복)
·갈래갈래 갈린 길 / 길이라도 ― 김소월, <길>에서 ('ㄱ'의 반복)
·산은 / 구강산 / 보랏빛 석산 ― 박목월, <산도화>에서 ('산'의 반복)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 //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 이상, <거울> 각 연의 첫머리에 '거울'이라는 낱말의 반복.
·비가 온다 / 오누나 / 오는 비는 /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김소월, <왕십리> ⇒ '오다'의 반복
·사슴은 / 암사슴 / 발을 씻는다 // 박목월, <산도화> '사슴'의 반복
④ 통사 구조의 반복
동일한 문장 구조를 반복 배치함으로써 운율적 인상과 의미의 강조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방법이다.
·별 하나에 추억과 / 별 하나에 사랑과 / 별 하나에 쓸쓸함과 / 별 하나에 동경과 / 별 하나에 시와 /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윤동주, <별 헤는 밤>
·해야 / 솟아라 // 해야 / 솟아라 // 말갛게 / 씻은 얼굴 // 고운 / 해야 / 솟아라 // 박두진, <해>
⑤ 시행, 연의 반복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 정지용, <향수> 동일한 시행이 매 연마다 반복된다.
·구름에 달 가듯이 / 가는 나그네 // 박목월, <나그네> 동일한 연이 2연과 5연에 반복된다.
· 지금 어드메쯤 /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 그 분을 위하여 / 묵은 이 의자를 비워 드리지요. ― 조병화, <의자> 동일한 연이 1연, 2연, 4연에 반복된다.
⑥ 음성 상징어의 반복
우리말에 발달되어 있는 음성 상징어의 활용을 통해서도 운율을 창조할 수 있다.
· 층암 절벽상의 폭포수는 콸콸, 수정렴 드리운 듯 이 골 물이 수루루루룩, 저 골 물이 솰솰 // 〈유산가〉
· 금잔디 사이 할미꽃도 피었고, 삐이 삐이 배 뱃종! 뱃종! 멧새들도 우는데 // 박두진, <묘지송>
4) 운율의 효과
① 미적 쾌감을 준다.
② 인상 깊게 해 준다.
③ 독특한 어조를 형성한다.
- 심상 -
1. 시의 심상 (이미지)
1) 묘사적(=서술적) 심상 : 묘사나 감각적 수식어의 구사, 서술에 의해 심상 제시
* 박목월 <청노루> : 머언 산 / 청운사 / 낡은 기와집 //
* 조지훈 <고풍의상> : 파르란 구슬빛 바탕에 / 자주빛 회장을 받친 회장저고리 / 회장저 고리 하얀 동정이 환하니 밝도소이다.
* 정지용 <향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
* 박목월 <윤사월>
* 조지훈 <승무>
* 김종길 <성탄제> : 어두운 방 안엔 / 바알간 숯불이 피고
2) 비유적 심상 : 비유 등의 수사적 표현, 유추에 의한 방법을 통한 심상으로, 시에서 채택되는 심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직유, 은유 등)
* 한용운 <알 수 없어요>
* 김동명 <내마음>
* 박두진 <꽃>
* 정지용 <그의 반>
* 김춘수 <나의 하느님>
3) 상징적 심상 : 상징적 표현에 의해 사물의 영상을 드러내는 심상으로 비유적 심상보다 폭과 깊이가 넓고 깊으며, 대체로 한 편의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쓰여지면서 시가 지니는 분위기를 응집시킨다.
* 윤동주 <십자가>
*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한용운 <님의 침묵>
4) 감각적 심상
▶ 시각적 심상 : 시각적인 감각 형상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심상으로 독자들의 심리적 체험 속에 회화적 인상을 부각
시키고 시 전체의 특징을 시각적으로 통일시킨다. 모양, 색채, 명암, 움직임
- 지나가던 구름이 하나 새빨간 노을에 젖어 있었다. ― 김광균, <외인촌>에서
- 비는 하이얀 진주 목걸이를 사랑한다. ― 장만영, <비>에서
-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 신석정, <그 먼 나라를∼>에서
▶ 청각적 심상 : 청각적인 감각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심상으로 때로는 음성 상징어를 활용해서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소리, 음성, 음향
- 접동 / 접동 / 아우래비 접동 ― 김소월, <접동새>에서
-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 삼간 달이 뜨고 ― 이완영, <조국>에서
- 머리맡에 찬물을 솨아 퍼붓고는 ― 김동환, <북청 물장수>에서
▶ 후각적·미각적 심상 : 이 두 심상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맛과 냄새가 대체로 혼합되어 감지되기
때문이다.
- 강한 향기로 흐르는 코피 ― 서정주, <대낮>에서
- 물새알은 간간하고 짭조름한 미역 냄새 ― 김소월, <물새알 산새알>에서
- 어마씨 그리운 솜씨에 향그러운 꽃지짐 ― 김상옥, <사향>에서
▶ 촉각적 심상 : 피부 감각적 심상과 전신 감각적 심상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촉각적 심상은 신체의 부분들과 결합되어
근육 감각적 심상을 형성하기도 한다.
-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 김종길, <성탄제>에서
▶ 역동적·정지적 심상 : 역동적 심상은 격렬한 시어와 동작적인 용언을 활용함으로써 제시되고 정지적 심상은 정적
(靜的)인 체언을 활용함으로써 제시된다.
- 푸름 속에 펄럭이는 피깃발의 외침 ― 박두진, <3월 1일의 하늘>에서
▶ 공감각적 심상 : 감각적 심상을 가장 이상적으로 창조하는 것으로 공감각적 심상이 있다. 이것은 한 종류의 감각을
다른 종류의 감각으로 전이시켜 표현하는 것이다. 공감각적 심상은 감각적 인상을 개성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다.
- 가벼운 웃음과 시들은 꽃다발이 흩어져 있다. ― 김광균, <외인촌>에서
-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 ― 김광균, <외인촌>에서
-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 김광균, <추일서정>에서
-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 서정주, <문둥이>에서
-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 유치환, <깃발>에서
5) 상징적 심상
심상은 어떤 대상의 감각적 인상을 전해 줄뿐만 아니라, 독자에게 그 대상과 관련된 여러 가지 관념들을 연상시킨다. 이와 같이 '관념을 연상시키는 기능을 가지는 이미지'를 상징적 심상이라 한다.
1) 운율의 개념
시에 쓰인 말의 가락을 운율이라 한다. 운율은 리듬보다는 좀 넓은 개념이다. 운율은 '韻'과 '律'의 합성어로서, '운'은 특정한 위치에 동일한 음운이 반복되는 현상을 가리키고, '율'은 동일한 소리 덩어리가 일정하게 반복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2) 운율의 갈래
·운율은 '운(음위율), 율격(음수율, 음보율)' 외에도 '음상, 음성 상징, 시행의 배열'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운율을 '음위율, 음성률, 음수율, 음보율'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① 음위율(音位律)
·특정한 위치에 동일한 음운(자음, 모음)이나 음절이 반복되는 현상을 말한다.
▶ 두운(頭韻) : 둘 이상의 시행이 같은 첫소리를 가지는 경우.
▶ 요운(腰韻) : 둘 이상의 시행이 행 중간의 일정한 자리에 같은 소리를 가지는 경우.
▶ 각운(脚韻) : 둘 이상의 시행이 같은 끝소리를 가지는 경우.
(예) 물구슬의 봄 새벽 아득한 길 / 하늘이며 들 사이에 넓은 숲
젖은 향기 붉웃한 잎 위의 길 / 실 그물의 바람 비쳐 젖은 숲
나는 걸어가노라 이러한 길 / 밤 저녁의 그늘진 그대의 꿈
흔들리는 다리 위 무지개 길 / 바람조차 가을 봄 걷히는 꿈
― 김소월, <꿈길>
⇒ '길'과 '숲', '꿈'의 반복
② 음수율(音數律)
·음절의 수가 규칙적으로 반복됨으로써 이루어지는 운율을 음수율이라 한다.
·우리 시에서는 '3·4조, 4·4조, 3·3·2조, 3·3·4조, 7·5조' 등의 음수율이 나타난다. 그러나 기본 음수율이 그대로 지켜지는 경우보다 그것을 근간으로 한 변조의 형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③ 음보율(音步律)
·일정한 음보(foot)가 규칙적으로 반복됨으로써 이루어지는 운율을 음보율이라 한다.
·음보란 음절 및 각 음절이 지니는 속성―장단―이 실현되면서 이루어지는 운율의 한 덩어리를 말하는데, 이 음보가 모여 율격의 기본 단위라고 할 수 있는 행(行)을 이루며, 이 행에 의한 음보의 규칙적 배열 형식을 음보격(音步格)이라고 한다.
·우리 전통시에서는 주로 3음보격과 4음보격이 많이 쓰였다.
(예) 3음보격 : 민요, 고려 속요, 경기체가, 현대시에서 7.5조의 시 4음보격 : 민요, 시조, 가사 등
④ 음상(音相)
·한 단어 안에 표현 가치가 다른 모음 또는 자음이 교체됨으로써 어감의 차이를 가져오게 되는 것을 음상이라 한다.
·모음의 경우 : 양성 모음은 '작고, 밝고, 가벼운' 느낌을 주고, 음성 모음은 '크고, 어둡고, 무거운' 느낌을 준다.
·자음의 경우 : 예사소리 (ㄱ,ㄷ,ㅂ,ㅈ)는 평순한 느낌을, 된소리 (ㄲ,ㄸ,ㅃ,ㅆ,ㅉ)는 강하고 단단한 느낌을, 거센소리 (ㅋ,ㄷ,ㅍ,ㅊ)는 거센 느낌을 준다.
⑤ 음성 상징(音聲象徵)
·의성어나 의태어를 통해 의미를 청각적 감각으로까지 표현하는 것을 음성 상징이라 한다. 예를 들면 '휙휙, 철컥, 쨍그렁, 치렁치렁, 펄럭이다' 등이다.
3) 운율의 창조 방법
운율은 결국 동일한 자질(속성)의 소리가 반복적으로 배치될 때 형성된다. 우리 시문학에서 운율을 창조하는 방법에는 ①음보의 반복, ②음절 수의 반복, ③음운·음절·낱말의 반복, ④통사 구조의 반복, ⑤시행·연의 반복, ⑥음성 상징어의 반복 등이 있다.
① 음보의 반복
크게 3음보율과 4음보율로 나뉜다. 전자는 고려 속요와 경기체가에서, 후자는 시조와 가사에서 나타난다. 판소리 창에서도 4음보 율격을 확인할 수 있다. 고전 시가의 3음보율은 현대시에서 김소월, 김억, 김동환 등에 의해 민요조 율격으로 계승되었다.
·가시리 / 가시리 / 잇고 // 리고 / 가시리 / 잇고 // <가시리> 3음보 율격
·紅塵에 / 뭇친 분네 // 이내 生涯 / 엇더?彭? // 녯 사 / 風流 // 미 가 / 미 가 // 天地間 / 男子 몸이 // 날만?? 이 / 하건마 // 정극인, <상춘곡> 4음보 율격
·나 보기가 /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죽어도 / 아니 눈물 / 흘리오리다 // 김소월, 〈진달래꽃〉 3음보 율격
② 음절 수의 반복
고전 시가에서 3·4조 또는 4·4조의 음수율을 확인할 수 있다. 고려 속요에서는 3·3·2조의 음수율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현대시에서는 7·5조의 음수율이 부분적으로 유형화되었다.
· 江湖애 / 病이 깁퍼 // 竹林에 / 누엇더니 // 정철, <관동별곡> 3·4조
· 살어리 / 살어리 / 랏다 // 청산에 / 살어리 / 랏다 // <청산별곡> 3·3 ·2조
· 산 너머 / 남촌에는 / 누가 살길래 //해마다 / 봄바람이 / 남으로 오네 // 김동환, <산 너머 남촌에는> 7·5조
③ 음운, 음절, 낱말의 반복
반복되는 위치에 따라 두운, 요운, 각운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우리 시문학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동일한 종결 어미를 선택하여 각운의 효과를 보여 주는 경우가 있고, 드물게 두운이 나타나기도 한다.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첫음절 종성에서 ('ㄹ'의 반복)
·갈래갈래 갈린 길 / 길이라도 ― 김소월, <길>에서 ('ㄱ'의 반복)
·산은 / 구강산 / 보랏빛 석산 ― 박목월, <산도화>에서 ('산'의 반복)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 //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 이상, <거울> 각 연의 첫머리에 '거울'이라는 낱말의 반복.
·비가 온다 / 오누나 / 오는 비는 /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김소월, <왕십리> ⇒ '오다'의 반복
·사슴은 / 암사슴 / 발을 씻는다 // 박목월, <산도화> '사슴'의 반복
④ 통사 구조의 반복
동일한 문장 구조를 반복 배치함으로써 운율적 인상과 의미의 강조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방법이다.
·별 하나에 추억과 / 별 하나에 사랑과 / 별 하나에 쓸쓸함과 / 별 하나에 동경과 / 별 하나에 시와 /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윤동주, <별 헤는 밤>
·해야 / 솟아라 // 해야 / 솟아라 // 말갛게 / 씻은 얼굴 // 고운 / 해야 / 솟아라 // 박두진, <해>
⑤ 시행, 연의 반복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 정지용, <향수> 동일한 시행이 매 연마다 반복된다.
·구름에 달 가듯이 / 가는 나그네 // 박목월, <나그네> 동일한 연이 2연과 5연에 반복된다.
· 지금 어드메쯤 /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 그 분을 위하여 / 묵은 이 의자를 비워 드리지요. ― 조병화, <의자> 동일한 연이 1연, 2연, 4연에 반복된다.
⑥ 음성 상징어의 반복
우리말에 발달되어 있는 음성 상징어의 활용을 통해서도 운율을 창조할 수 있다.
· 층암 절벽상의 폭포수는 콸콸, 수정렴 드리운 듯 이 골 물이 수루루루룩, 저 골 물이 솰솰 // 〈유산가〉
· 금잔디 사이 할미꽃도 피었고, 삐이 삐이 배 뱃종! 뱃종! 멧새들도 우는데 // 박두진, <묘지송>
4) 운율의 효과
① 미적 쾌감을 준다.
② 인상 깊게 해 준다.
③ 독특한 어조를 형성한다.
- 심상 -
1. 시의 심상 (이미지)
1) 묘사적(=서술적) 심상 : 묘사나 감각적 수식어의 구사, 서술에 의해 심상 제시
* 박목월 <청노루> : 머언 산 / 청운사 / 낡은 기와집 //
* 조지훈 <고풍의상> : 파르란 구슬빛 바탕에 / 자주빛 회장을 받친 회장저고리 / 회장저 고리 하얀 동정이 환하니 밝도소이다.
* 정지용 <향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
* 박목월 <윤사월>
* 조지훈 <승무>
* 김종길 <성탄제> : 어두운 방 안엔 / 바알간 숯불이 피고
2) 비유적 심상 : 비유 등의 수사적 표현, 유추에 의한 방법을 통한 심상으로, 시에서 채택되는 심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직유, 은유 등)
* 한용운 <알 수 없어요>
* 김동명 <내마음>
* 박두진 <꽃>
* 정지용 <그의 반>
* 김춘수 <나의 하느님>
3) 상징적 심상 : 상징적 표현에 의해 사물의 영상을 드러내는 심상으로 비유적 심상보다 폭과 깊이가 넓고 깊으며, 대체로 한 편의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쓰여지면서 시가 지니는 분위기를 응집시킨다.
* 윤동주 <십자가>
*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한용운 <님의 침묵>
4) 감각적 심상
▶ 시각적 심상 : 시각적인 감각 형상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심상으로 독자들의 심리적 체험 속에 회화적 인상을 부각
시키고 시 전체의 특징을 시각적으로 통일시킨다. 모양, 색채, 명암, 움직임
- 지나가던 구름이 하나 새빨간 노을에 젖어 있었다. ― 김광균, <외인촌>에서
- 비는 하이얀 진주 목걸이를 사랑한다. ― 장만영, <비>에서
-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 신석정, <그 먼 나라를∼>에서
▶ 청각적 심상 : 청각적인 감각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심상으로 때로는 음성 상징어를 활용해서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소리, 음성, 음향
- 접동 / 접동 / 아우래비 접동 ― 김소월, <접동새>에서
-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 삼간 달이 뜨고 ― 이완영, <조국>에서
- 머리맡에 찬물을 솨아 퍼붓고는 ― 김동환, <북청 물장수>에서
▶ 후각적·미각적 심상 : 이 두 심상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맛과 냄새가 대체로 혼합되어 감지되기
때문이다.
- 강한 향기로 흐르는 코피 ― 서정주, <대낮>에서
- 물새알은 간간하고 짭조름한 미역 냄새 ― 김소월, <물새알 산새알>에서
- 어마씨 그리운 솜씨에 향그러운 꽃지짐 ― 김상옥, <사향>에서
▶ 촉각적 심상 : 피부 감각적 심상과 전신 감각적 심상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촉각적 심상은 신체의 부분들과 결합되어
근육 감각적 심상을 형성하기도 한다.
-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 김종길, <성탄제>에서
▶ 역동적·정지적 심상 : 역동적 심상은 격렬한 시어와 동작적인 용언을 활용함으로써 제시되고 정지적 심상은 정적
(靜的)인 체언을 활용함으로써 제시된다.
- 푸름 속에 펄럭이는 피깃발의 외침 ― 박두진, <3월 1일의 하늘>에서
▶ 공감각적 심상 : 감각적 심상을 가장 이상적으로 창조하는 것으로 공감각적 심상이 있다. 이것은 한 종류의 감각을
다른 종류의 감각으로 전이시켜 표현하는 것이다. 공감각적 심상은 감각적 인상을 개성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다.
- 가벼운 웃음과 시들은 꽃다발이 흩어져 있다. ― 김광균, <외인촌>에서
-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 ― 김광균, <외인촌>에서
-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 김광균, <추일서정>에서
-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 서정주, <문둥이>에서
-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 유치환, <깃발>에서
5) 상징적 심상
심상은 어떤 대상의 감각적 인상을 전해 줄뿐만 아니라, 독자에게 그 대상과 관련된 여러 가지 관념들을 연상시킨다. 이와 같이 '관념을 연상시키는 기능을 가지는 이미지'를 상징적 심상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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