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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돌산행기

광교산

작성자산돌|작성시간12.08.19|조회수10 목록 댓글 0

 

광교산

2012/08/05

경기대뒤 매점 옆 반딧불이화장실-형제봉-양지재-종루봉-시루봉(광교산)-노루목-억새밭-절터약수터-상광교버스종점

 

수원에서 연수 기회가 주어져 하루 전에 수원에 입성하여 오후 잠시 짬을 내어 수원을 대표하는 산을 찾는다. 수원은 원래 호수와 평지가 주를 이루어 광교산이 수원의 주산 노릇을 하는 것 같다. 경기대를 기점으로 수원시가 심혈을 기울여 닦아놓은 산행로를 따라 간다.

 

반딧불이 화장실 옆의 계단을 따라 올라 멋진 화장실을 내려다 보면서 중국여행을 하면서 오늘의 우리 화장실 문화와 비교한 사람들의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르는 이야기를 생각한다. 어릴 적 모든 어린이들은 우리네 화장실 가는 걸 그리 무서워하고 보초를 세우는 열악한 구조 였던걸 우린 곧잘 짖나간 것들 즉 옛 것을 무시해버리는 경향에 잘 빠진다. 수원에서 시작된 화장실의 변화는 우리네 화장실 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된 게다. 중국에서 본 화장실들도 우리네 화장실 문화를 받아들여 날로 바뀌고 있으니 그들의 옛 화장실도 중국인의 기억에서 사라질 게다. 허나 우리는 어려운 시절들을 결코 잊을 수도 잊어서도 안 되는 게다. 오늘을 만든 선인들의 행보를 잊는 역사를 써서는 우리가 이루어 놓은 것은 한낮 거품인 게다. 멋진 화장실이 있고 그 옆으로 산을 오르는 멋진 길을 닦으니 사람들은 무심코 그 길 위를 걷는 지금의 즐거움에만 취하지만. 산은 완만하여 가족끼리 산보하기에 그만이다.

 

 

수원 사람이면 한번 쯤 오르내릴 만한 친근한 산이기에 군데군데 길이 움푹 파여있다. 해가 지고도 오를 수 있도록 이정표가 요소요소에 꽂혀있고 비교적 산행로가 넓고 평탄하여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도 동행시킬 수 있을 것 같다. 나무는 가느다란 활엽수와 소나무들로 특징 지울만한 삼림으로 볼만한 게 없다. 다만 가느다란 나무지만 빼곡하게 산을 채우고 있는 것은 여느 산과 다를 바 없다. 숱한 나무를 심어 삼림이 짙으면 사후 관리 또한 있어야 할 게 아니랴. 경사가 완만하니 숨 가쁠 것 도 없고 도시를 내려다 보면서 일상의 행보 같은 산행이다.

 

 

형제봉 광교산 줄기를 오르다 첫번째 만나는 간판석이다. 방부목 계단과 이정표, 외길은 산 오름이 쉽도록 도와주고, 오르는 사람이 많음이 나무 뿌리의 수난으로 이어진다. 길은 되도록  바위 능선이면 한다. 흙의 유실을 막고 식생들에게 해를 덜 주는 길을 설계하는 것이 산에 대한 조금의 배려가 아니랴.

 

 

능선은 잔잔한 나무들이 만든 그늘과 가는 가지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으로 더위가 감해지고 양 옆으로 따라 다니는 잡다한 일상이 따라다니는 것 같아 지루하지 않다. 능선 곳곳에 오르고 내리는 길의 갈래가 많은 것으로 사람을 꽤 많이 불러들이는 산임을 짐작하게 한다.

 

 

'거리로 가면 험해요.' 광교산 가는 길이 두갈래로 갈리는데 하나는 종루봉을 거쳐서 가고 하나는 종루봉 옆을 돌아 가는데 대부분 옆으로 돌아 가기에 숨을 헐떡일 봉우리인가 했더니 다른 길보다 다소 경사가 급한 길이 100여미터나 될까. 광교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거저 평지보다 조금의 경사로가 있는 광교 공원을 생각하는 것 같다. 정자가 있는 종루봉을 돌아 가려는 청년이 광교산 까지 가려다 반환점을 여기에 잡는단다. 사람에 따라서 아니 산에 자주 안긴 만큼만 산이 사람을 들이는 것은 아닐텐데 광교산은 사람들에게 되도록 어렵사리 가는 길을 권하지않는 듯하다. 오면서 본 구국의 혼을 태운 분의 업적 비를 생각하니 우리는 너무 편안한 길에 집착하는 게 아닌가. 

 

 

더러는 자유를 상징하듯 멋대로 가지를 펴는 소나무가 이채롭다. 가족이나, 연인들이 숱하게 앉아 보았을 가지는 사람들이 거쳐간 자국으로 반들반들 껍질이 닳았다. 이쪽 저쪽에 걸터 앉아 만남과 해어짐이 연결되는 삶의 갖가지 이야기들을 소나무는 묵묵히 나름의 언어로 기억하고 있을 게야. 이정표 옆 벤치에서도 바윗덩이 위에 잠시 머무는 사람들도 숲의 식생 만큼이나 많은 인연들을 이야기 했으리라. 산에 뿌릴 박고 있는 모든 것들은 우리가 가진 방식이 아닌  흔적으로 역사를 남기는 게다. 

 

 

멀리까지 시야가 넓게 펼쳐지는가 하더니 광교산 정상이다 대부분의 능선의 이어짐이 흙이지만 봉우리마다 커다란 암반구조가 깊이 박힌 바위봉이다.  봉우리는 높지 않아도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서 거대한 도시의 희멀건 빌딩 숲이 한 눈에 들어온다. 푸른 숲이 간간이 빌딩을 가려주어 그래도 숨통이 다소 트이나 산에 있는 나는 잠시라도 치열한 삶들의 열기를 벗어난 시원함을 즐긴다. 숲으로 온 한낮의 사람들은 아마 나와 같은 부류의 사고의 소용돌이를 타지 않으랴. 광교산의 주봉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수원의 일부를 눈 안에 담는다.

 

 

 선인들은 산릉을 넘으면서 고개마루를 여우모, 노루목, 토끼재 라고 짐승들을 연관시킨 곳이 많다. 노루목에는 간이 대피소가 마련되어 있어 조금은 심산의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노루목에 앉아 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안아 땀을 말린다. 잡은 이 없는 바람이지만 스쳐만 가도 기분이 상쾌하게 하는 마력을 바람은 가진 게다. 그 바람에 나를 맡기고 눈을 감으면 상념도 나도 너도 아무 것도 없는 세상을 느낀다..

 

 

억새밭이라는데 인공적으로 조성한 작은 억새 텃밭이 있을 뿐 돌무더기가 오히려 대표 상징물 같다.  억새밭에서 능선을 내려선다. 절터 약수터에는 아늑한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약수 한모금 마시고 긴 나무의자에 앉아 돌아온 길을 더듬어본다. 큰 산은 아니어도 여러 갈래에서 쉽게 오를 수 있고 어디서라도 내림길이 정비되어 사람들에게 친근한 산이 아닌가 한다. 오순도순 이야기를 만들면서 가볍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산을 가까이 둔 도시인들에게는 커다란 축복이다. 시원한 샘물 한 모금은 도시에서 묻힌 티끌들을 말끔히 씽내는 묘약이 되어 훌훌 도시의 열기를 털어버린다. 

 

 

절터에 그림같은 화장실

언제부터 화장실은 혐오시설에서 아름다운 쉼터로

공해시설에서 친 환경 시설로

가기 꺼리는 시설에서 반가운 시설로 탈바꿈하고

우리네 삶의 질만큼이다.

그 근원지인 만큼 화장실 문화를 주도하는 상징물같다.

누군가의 생각으로 산도 산처럼 거기 있으면서 사람들을 안도록 탈바꿈시키면

두고두고 우리네 가슴의 산이 될 것을.

 

작은 발자국 소리 함께

작은 목소리 함께

그래서 숲길은 행복하다.

2012/08/30

경북 문경 산북의 산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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