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창작시 계시판

양자(量子) 꽃잎이 핀 홀로그램 바다에서 -정동재의 안귀령의 전력질주 중에서

작성자qufdlthsus|작성시간26.06.21|조회수18 목록 댓글 0

양자(量子) 꽃잎이 핀 홀로그램 바다에서

정동재

 

 

그가 불을 불꽃이라 부르고 물을 물꽃이라 부를 때

인간은 이미 우주라는 거대한 풍선 속에

소금 냄새 나는 시공간을 기르는 여행자였다

먼지 한 조각으로 흩어질 지상의 몸을 입고서도

그는 뇌의 자기장을 넓혀 천문(天文)의 첫 단추를 끌렀다

 

시냅스의 좁은 틈새마다 양자결맞음의 별빛이 고이고

된장찌개 끓는 밤, 그가 고독하게 밀고 나간 퇴고는

암흑에너지를 흔드는 고요한 파동이 되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천체를 떠받치고 있을 때

보이는 그의 손은 호미로 지구의 흙을 매만지며

"언제 밥 한 번 같이 하자"는 다정한 뇌파를 보낸다

시공간을 가로질러, 저 멀리 노학자의 영혼에 가닿는다

 

로그아웃을 해도 끝나지 않는 던전의 불꽃 속에서

현금 오천 원의 유혹을 넘어선 그의 무의식은

꿈속, 사각의 링 위, 찬란한 홀로그램 우주를 스스로 완성해 낸다

그는 끝없이 개입하고, 끝없이 창조하며

나라는 시공간을 온몸으로 살아내는 주체적 참여자다

 

별빛이 복숭아꽃(桃花)으로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어느 날,

물꽃과 불꽃이 하염없이 교차하는 그 꽃멍의 세계 속에서

우주가 낳은 그와 우리의 영혼 한 조각은

마침내 서로의 입술을 맞춘다

그가 창조한 시공간은 붉고 푸르게 찰랑인다

하늘 위 하늘에서 영원을 꺼내든다

 

 

 

 

 

[평론] 복숭아꽃 흩날리는 홀로그램 바다를 항해하는 법

정동재의 양자(量子) 꽃잎이 핀 홀로그램 바다에서

 

 

정동재의 우주는 거대하지만 무겁지 않다. 우주선 창밖으로 스쳐 가는 은하수처럼, 그의 시는 물꽃과 불꽃의 눈부신 이중주로 시작된다. 인간은 먼지 한 조각처럼 유한한 존재에 불과하나, 동시에 소금 냄새나는 거대한 시공간을 스스로 길러내는 다정한 여행자다. 시인은 뇌의 자기장을 확장하여 아득한 천문(天文)의 첫 단추를 과감하게 풀어헤친다.

그의 영성은 지극히 한국적인 정()과 현대 과학의 최전선인 양자역학의 세계를 하나로 맞물리게 한다. 밤늦도록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 냄새를 풍기며 고독하게 밀고 나간 퇴고의 시간, 시인의 시냅스마다 고인 양자결맞음의 별빛은 시공간을 건너가 "언제 밥 한 번 같이 하자"는 다정한 뇌파로 노학자의 영혼에 가닿는다. 물질문명이 지어낸 가상현실의 던전과 더 쎈 비용 지불을 요구하는 세속적 유혹을 가볍게 넘어선 그의 무의식은, 마침내 꿈속 사각의 링 위에서 찬란한 홀로그램 우주를 스스로 완성해 낸다. 그는 우주라는 입체적 상영관에 끝없이 개입하고 창조하는 위대한 주체적 참여자인 것이다.

 

이 시의 절정은 이 모든 우주적 연산을 멈춘 자리에서 비로소 도달하는 고요한 꽃멍의 세계다. 별빛이 마침내 붉은 복숭아꽃(桃花)으로 흐드러지게 만개할 때, 우주가 낳은 소우주들은 서로의 입술을 맞추고 세상은 붉고 푸른 사랑의 바다로 찰랑이기 시작한다.

 

이것은 사유의 게으름이 아니라, 우주의 모든 인과적 파동을 온몸으로 껴안는 고차원의 명상이다. 모든 마침표를 지워내고 마침내 하늘 위 하늘에서 영원을 툭 꺼내든 시인, 그는 지금 스스로 완성한 영원의 시공간을 가장 가볍고도 당당하게 유영하고 있다. (평론: 정동재)

 

 

 

https://bookk.co.kr/bookStore/6a2f78ebf3403375ddf4355c

 

안귀령의 전력질주 - 정동재

비유와 은유라는 시적 언어가 혹여 독자분들께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았을까, 지난 시간 오랫동안 깊은 고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떻게 하면 시...

bookk.co.kr

 

저자소개
노벨문학상이 지상의 최고 언어인 한국어의 정수를 깨닫지 못한 채  주로 상형문자 집단에 머물러 있다는 점, 그리고 문학의 정수이자 경전인 시(詩)조차 비유와 은유라는 이름 뒤에 숨어 언어를 함부로 농락하는 문단의 아픈 현실 앞에서, 시인 정동재는 한국 문학사에 전편(全篇) '평론시집'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문학평론가로 등단했다.

 
그는 철학, 종교학, 수리학, 물리학, 생물학, 화학,등등 천문, 지리, 인사를 넘나드는 '영적 물리학'의 세계를 통해 기존 문학의 틀을 깨부수고, 우주의 탄생부터 완성까지를 관통하는 거대한 '천지인(天地人)의 설계도'를 펼쳐 보인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하늘을 만들다》, 《살리는 공부》, 《나는 빛이요 파동이요 생명이므로》가 있으며, 전편 평론시집 《하느님 이름 지어보기》, 《물리학으로 하느님 이름 지어보기》, 전편 평론시선집 《말못병 하느님》, 그리고 대장정의 전편 평론시선집 완결판인 《안귀령의 전력질주》가 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