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불이문(不二門) 지나 부처님 세계가 펼쳐지다

작성자목경찬|작성시간20.06.04|조회수642 목록 댓글 0

[목경찬의 불교문화 한 토막]

매주 목요일 불교문화에 대한 짧은 글을 올립니다.

 

14. 불이문(不二門) 지나 부처님 세계가 펼쳐지다

 


< 경남 양산 통도사 불이문 >

 

마음을 잘 다스려 나아가면 저 멀리 불이문(不二門)이 보입니다. 부처님이 계신 불국정토에 들어가는 문입니다.

이제 긴 여정이 끝이 나고 있습니다. 남섬부주에서 8개의 바다와 7개의 산을 넘고 수미산 입구에 도착한 뒤, 거친 숨을 몰아쉬고 이제 수미산 정상에 올라왔습니다. 산 정상에 올라선 순간, 모든 생각이 사라지고 단지 산과 하늘과 구름과 바람과 더불어 하나가 되어버립니다.

불이(不二), 모든 분별이 사라진 자리, 망상으로 인한 온갖 시시비비가 사라진 자리입니다. 중생들은 자신의 얄팍한 견해로 세상을 다 아는 듯이 분별하며 삽니다. 그리고 자기 견해에 스스로 속는 줄도 모르고 고통에 헤맵니다.

이러한 온갖 분별을 짓는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이 사라진 자리가 바로 ‘불이(不二)’의 경지입니다. 이때 모든 번뇌로부터 벗어나기 때문에 해탈이라고 합니다. 불이, 해탈은 모두 부처님의 세계를 말합니다.

따라서 사찰의 마지막 문인 불이문, 또는 해탈문을 들어서면 이제 부처님 나라, 불국정토입니다. 저 보이는 법당 중앙 문을 통해 부처님께서 ‘방가 방가’ 하며 그윽한 미소를 보내고 계십니다.

불국정토 가운데 아미타부처님이 계신 세계를 안양(安養) 또는 극락(極樂)이라고 합니다. 불이문을 불국정토인 안양에 들어가는 문이라고 하여 안양문이라고도 합니다. 가령 불국사의 경우 안양문을 지나면 아미타부처님이 맞이해주십니다.

< 경북 경주 불국사 안양문 >

 

혹은 마지막 문인 불이문을 누각의 형태로 조성한 경우도 있습니다. 보제루(普濟樓), 만세루(萬歲樓), 우화루(雨花樓), 안양루(安養樓) 등의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보제는 널리 구제한다(濟)는 뜻입니다. 만세는 부처님의 세계나 가르침이 시공간으로 한량이 없음을 나타냅니다. 우화는 부처님의 세계나 가르침을 칭송하기 위해 하늘에서 꽃이 비 오듯이 내린다는 뜻입니다.



< 경북 영주 부석사 안양루 >

 

그런데 이렇게 누각이 위치한 것에는 깊은 가르침이 있습니다. 어두운 누각 밑을 지나면 부처님 세상인 절 마당이 밝게 펼쳐집니다. 누각 밑의 어두움은 바로 마지막 남은 어리석음입니다. 이 마지막 남은 어리석음을 해결해야 비로소 부처님 세상에 들어섭니다.

 

< 경북 안동 봉정사 만세루 밑에서 >

 

또 하나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바로 하심(下心)입니다. 누각 밑을 지날 때 천장에 머리가 닿을 것 같아 머리를 숙이게 됩니다. 바로 하심의 표현입니다. 마음(心)을 내려놓는다(下)는 것은 온갖 견해로 뭉쳐진 마음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내가 누군데’라는 생각, ‘무식한 네가 무엇을 알겠어!’라는 생각 등입니다. 불교 공부의 첫 걸음이 하심이고 마지막이 하심입니다. 완전하게 하심을 하신 분이 바로 부처님입니다.

 

다음은 경기도 화성 용주사 천보루 일부분 모습입니다. 특이점을 살펴보고 왜 그렇게 조성했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요.

 

< 경기 화성 용주사 천보루 밑에서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