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경찬의 불교문화 한 토막]
매주 목요일 불교문화에 대한 짧은 글을 올립니다.
5. 일주문에 걸린 현판
<부산 금정산 범어사 일주문>
<경남 양산 영축산 통도사 일주문>
<경남 합천 가야산 해인사 일주문 뒤쪽>
<전남 순천 조계산 송광사 일주문>
<전남 순천 조계산 송광사 일주문>
<충북 보은 속리산 법주사 일주문>
<충북 보은 속리산 법주사 일주문>
일주문은 사찰로 들어서는 첫 산문(山門)입니다.
우리나라 일주문에는 대부분 “□□산 ○○사”라는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중국이나 일본 사찰에는 단지 “○○사”라고만 되어 있을 뿐 “□□산”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사찰은 산과 절이 함께 합니다. 도심 속에 있는 절일 경우에도 가까운 산 이름을 가져옵니다. 산과 절이 함께하는 것이 구산선문(九山禪門)처럼 산을 중심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한 전통을 가져왔기 때문인지 저 또한 궁금합니다.
절을 창건한 분을 개산조(開山祖)라고 합니다. 개산은 부처님 가르침을 통해 비로소 산이 열렸다는 뜻입니다. 이때 산은 절입니다. 산문(山門)은 바로 사문(寺門)입니다. 그리고 절을 창건한 날에 진행하는 사찰 창건 기념 법회를 개산재(開山齋)라고 합니다. “○○사 500주년 개산대재”는 절을 창건한 지 500년이 되어 기념 법회[재(齋)]를 연다는 뜻입니다.
금강문, 사천왕문 등에는 “금강문”, “사천왕문”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지만, 일주문에는 “일주문”이라는 현판이 없습니다. 간혹 부산 범어사 일주문처럼 “조계문”이라는 현판이 있는 경우는 있습니다. ‘조계’는 그 옛날 중국 혜능스님(638∼713)이 참선을 중심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펼쳤던 지역 이름입니다. 곧 이 사찰은 혜능스님의 가르침을 이어받는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주문 현판에는 그 사찰의 사격(寺格)[절집 안에서 그 사찰의 위치, 사찰의 자부심]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삼보사찰의 일주문 현판을 살펴보겠습니다. 삼보는 불보(佛寶), 법보(法寶), 승보(僧寶)를 말합니다. 각각 부처님[불보], 부처님 가르침[법보],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대중[승보]을 말합니다. 세상에는 귀중한 것이 보배이듯이, 불교에서 귀중한 세 가지 보배라는 뜻입니다,
경남 양산 영축산 통도사는 불보사찰입니다. 부처님 사리를 모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도사일주문 기둥에는 “국지대찰(國之大刹) 불지종가(佛之宗家)”이라는 현판이 있습니다. ‘나라의 큰 절이며, 부처님 종갓집’이라는 뜻입니다.
경남 합천 가야산 해인사는 법보사찰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인 팔만대장경과 경판을 모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주문 뒤를 보면 “해동제일도량(海東第一道場)”이라는 현판이 있습니다. ‘해동, 즉 우리나라에서 제일가는 도량’이라는 뜻입니다.
전남 순천 조계산 송광사는 승보사찰입니다. 고려시대 보조스님을 포함하여 나라의 스승[국사(國師)] 16분이 주석하였습니다. 일주문에는 “승보종찰조계총림(僧寶宗刹曹溪叢林)”이라는 현판이 있습니다. ‘승보종찰이자, 조계총림’이라는 뜻입니다. 선원, 강원, 율원, 염불원 등을 갖춘 사찰 가운데 종단에서 인정한 사찰을 총림이라고 합니다.
현재 대한불교조계종에는 영축총림(통도사), 해인총림(해인사), 조계총림(송광사), 덕숭총림(수덕사), 금정총림(범어사), 팔공총림(동화사), 쌍계총림(쌍계사) 등 7대총림이 있습니다. 기존 고불총림(백양사)은 2019년 총림에서 해제되었습니다.
이처럼 사찰 일주문에는 현판을 통해 당 사찰의 사격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각각 나라의 큰 절이라고 하는 가운데, 충북 보은 속리산 법주사 일주문에는 소박하게 “호서제일도량(湖西第一道場)”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호서지방에서 제일가는 도량’이라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