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경찬의 불교문화 한 토막]
매주 목요일 불교문화에 대한 짧은 글을 올립니다.
76. 팔상전(八相殿)
< 경남 하동 쌍계사 팔상전 >
팔상전이란 부처님의 일대기를 여덟 장면으로 나타낸 그림을 모신 법당을 말합니다.
이를 팔상도(八相圖)라고 하기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 경남 하동 쌍계사 팔상전 >
도솔내의상(兜率來儀相) : 부처님의 전생인 호명보살이 이 땅에 태어나기 위해 도솔천에서 흰 코끼리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
비람강생상(毘藍降生相) : 마야부인이 산달을 맞아 친정으로 가는 도중 룸비니 동산에서 태자를 낳는 모습
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 : 싯달타 태자가 동남서북 네 문으로 나가 각각 병자, 노인, 죽은 자, 수행자의 모습을 보고 출가를 결심하는 모습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 : 모든 것을 버리고 성을 넘어 출가하는 모습
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 : 설산에서 6년 동안 고행 수행하는 모습
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 : 보리수 밑에서 온갖 마왕의 유혹을 뿌리치고 깨달음을 얻는 모습
녹원전법상(鹿苑轉法相) : 녹야원에서 전법을 시작하는 모습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 : 45년 동안 전법하고 사라쌍수에서 열반하는 모습
< 충북 속리산 법주사 팔상전 >
속리산 법주사 팔상전에는 중앙 기둥 사방에 각 두 폭의 그림으로 팔상성도가 모셔져 있고, 그 앞 불단에는 여러 부처님이 모셔져 있습니다.
법주사 팔상전은 근래 이전 조성된 유일한 목탑으로 17세기 초 중창되었기에, 우리나라 목탑 연구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 부산 범어사 팔상전 >
법주사나 부산 범어사의 팔상전은 현판이 ‘八相殿’이 아니라 ‘捌相殿’(팔상전)으로 되어있는데, 한자를 모르는 이는 가끔 ‘捌’을 ‘별’이라고 읽기도 합니다.
< 충북 속리산 법주사 팔상전 현판 >
그렇다면 왜 ‘捌相殿이라고 쓸까? 八相殿이라고 쓰면 되지.’ 여기에도 숨은 뜻이 있습니다.
‘捌’은 ‘여덟’이라는 뜻도 있지만 ‘깨뜨리다’는 뜻도 있습니다.
즉, 捌相殿이라고 쓴 것은 이중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는 부처님의 일대기를 여덟 장면으로 나타낸다는 의미에는 ‘여덟’이라는 뜻입니다. 이때 相은 그림 또는 장면, 모습이 됩니다.
다른 하나는 ‘상을 내려놓아라’, ‘상을 없애라’는 부처님 가르침과 관계됩니다. ‘捌’을 ‘깨뜨리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때 뒤의 ‘相’은 고정관념, 집착의 의미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