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경찬의 불교문화 한 토막]
매주 목요일 불교문화에 대한 짧은 글을 올립니다.
91. 탑의 분류(2) 층수
<전북 남원 실상사 삼층석탑>
탑은 양식상으로 3층, 5층, 9층, 10층, 13층 등으로 분류됩니다.
그런데, 어떻게 층수를 계산할까요?
일단 탑의 기본 구조를 살펴봅시다.
탑은 크게 기단부(基壇部), 탑신부(塔身部), 상륜부(相輪部) 세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탑의 층수를 계산할 때는 기단부와 상륜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탑신부의 지붕돌[옥개석(屋蓋石)]만 헤아리면 됩니다.
탑신부는 기단부 위에 놓이는 탑의 몸체로 옥개석과 옥신석으로 구성됩니다.
옥개석의 숫자만 세면, 층수를 알 수 있습니다.
탑의 층수는 홀수입니다.
3층, 5층, 7층, 9층 등입니다.
반면, 수평으로는 4각형, 8각형, 원형 등 짝수입니다.
가령 월정사 8각9층석탑처럼 말입니다.
< 강원 평창 월정사 8각9층석탑 >
홀수는 양수(陽數)이고 짝수는 음수(陰數)입니다.
즉, 음양의 조화를 나타냅니다.
그리고 양(陽)은 하늘을, 음(陰)은 땅을 의미합니다.
어떤 이는 하늘의 땅의 조화, 음과 양의 조화로 이루어진 집이야말로 완전한 집이고, 그 완전한 집에 가장 이상적인 인간인 부처님이 계신다고 봅니다.
또 하늘은 시간을, 땅은 공간을 뜻하기에, 탑에 계신 부처님은 시방삼세(十方三世) 중생들과 늘 함께하신다고 풀이합니다.
< 경천사지 10층석탑(국립중앙박물관) >
물론 10층탑도 있습니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경천사지 10층석탑이나 탑골공원에 있는 원각사지 10층석탑이 그렇습니다.
그 탑신부를 아래3층과 위7층으로 나누어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불교에서는 10이라는 숫자가 원만수(圓滿數)이기 때문입니다.
< 전북 고창 선운사 석탑 >
그리고 가끔 탑 층수를 헤아려보면 짝수도 있습니다.
가령, 고창 선운사 대웅보전 앞의 탑은 6층입니다.
안내문을 보면, 온전한 탑이 아니라고 되어있습니다. 훼손된 것입니다.
< 충북 제천 사자빈신사지석탑 >
4층으로 남아 있는 월악산 사자빈신사지석탑도 마찬가지입니다.
10층을 제외하고 짝수층이면 훼손된 것으로 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