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은 자신의 도둑질을 절대로 대단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현인 씨 그가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은 아마도 그가 훔친 것이 작은 것이라고 여겼을 뿐만 아니라, 즉 정원이나 과수원에서 열매를 딴다거나 가축 같은 것들을 훔치는 것을 그는 어린아이들이 하는 장난 정도로 여겼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해 친구들이 하는 충고도 그냥 흘려들었을 것입니다. 친구들은 그에게 어떤 것이든 남의 것을 탐해서는 안 되며 비록 탐하는 것이 직접 훔치는 것과 조금 다를 수는 있다고 해도, 다시 말해 그 물건이 자기 이웃의 아무리 가장 작은 것이라 해도, 그것을 훔쳐서는 안 된다는 말을 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남의 물건을 훔친다면, 그것은 율법을 범하는 것이라는 말도 친구들은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말들이 그에게는 그저 그렇고 그런 말들이었습니다. 나쁜 친구들과 나누는 사악한 대화를 통해, 그리고 자신의 타락한 마음에서 나온 망상으로 인해 그는 도둑질을 하면서 자신의 길을 계속해서 걸어갔습니다. 그는 스스로 안전하다고 여기는 곳에 가서는, 자신이 도둑질한 일을 웃으면서 떠벌리곤 하였습니다.
경청 씨 사실 저도 예전에 어떤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교수형을 당한 사람으로서, 목에 밧줄을 감고 교수대에 올라가 형리에 의해 이제 막 형이 집행되려고 할 때, 형리는 그가 이렇게 삶을 마감하게 된 것은 어릴 때부터 행한 작은 도둑질 때문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지금도 제 기억에 생생한 것은 그가 우리에게 말한 다음과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즉 그 죄수는 바늘이나, 옷의 레이스를 고정시키는 작은 핀들을 훔쳐서 파는 일에서 도둑질이 시작되었다고 말하면서, 그가 처형당하는 것을 보러 온 모든 젊은이들에게 비록 작은 죄일지라도 그 죄악이 시작되는 것에 주의할 것을 미리 경고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작은 것으로 시작되어 마침내 더욱 더 큰 죄악의 길로 들어서기 때문입니다.
현인 씨 당신이 하는 얘기를 들으니, 저도 당신에게 해줄 얘기가 생각나는군요. 제가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들은 것은 아니지만, 어느 책에 쓰인 내용입니다. 저는 그 책을 쓴 저자를 감히 믿고 말씀드립니다.
토드 노인에 관한 이야기
이 이야기는 20년도 더 지난 것으로, 허트포드에서 절도죄로 교수형을 받은 토드 노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름에 열리는 순회 재판이 허트포드에서 열렸습니다. 재판관들이 판사석에 착석하자, 토드 노인이 법정 안으로 끌려 들어왔습니다. 그는 녹색 수의를 입고 있었으며, 두 손은 가죽 끈으로 묶여 있었고, 그이 가슴은 풀어헤쳐져 있었으며, 마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도망치다 잡혀온 사람처럼 그의 몸은 온통 악취가 나는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법정 안으로 끌려나오면서 큰 소리로 다음과 같이 외쳤습니다.
"재판장님, 저는 이 땅에서 살아 숨 쉬는 자들 가운데 가장 악랄한 사기꾼입니다. 저는 어린 아이일 때부터 도둑질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것들을 훔쳤습니다. 남의 과수원에 들어가 도둑질을 하기도 했고, 그와 비슷한 사악한 짓들을 많이 저질렀습니다. 그러다가 이후로는 계속해서 도둑질을 하게 되었습니다. 재판장님, 수년 동안 이 지역 수킬로미터 내에서는 절도 사건이 단 한 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계속해서 절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주 은밀하게 말입니다."
재판관들은 늙은이가 미쳤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몇몇 판사들이 논의한 결과 그들은 그를 기소하기로 합의하였고, 판사들은 그가 행한 흉악한 범죄에 대해서 그를 기소하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유죄임을 솔직하게 고백하고서 교수형에 처해졌습니다. 그가 처형당할 때 그의 아내도 함께 처형을 당했습니다.
경청 씨 이것은 정말 대단한 이야기입니다. 선생님도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고 말씀하신 것이리라 믿습니다.
현인 씨 이것은 대단한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지금 대화하고 있는 주제에도 딱 들어맞는 이야기입니다. 이 늙은 도둑은 악인 씨와 마찬가지로 아주 어릴 때부터 도둑질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늙은 도둑도 악인 씨가 도둑질을 처음 시작했던 과수원이나 그와 비슷한 곳에서 훔치는 것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신도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죄는 또 다른 죄를 낳고 마침내는 공개적으로 수치스러운 죄악을 저질러, 급기야 교수대에 매달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가 실제 일어난 일이라고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이 이야기를 전해 준 사람이 자신은 토드 노인이 법정에서 처형당할 시각에 그로부터 약 2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기 때문에 그가 큰 소리로 말한 것들을 모두 들었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경청 씨 그러니까 두 가지 죄악, 즉 거짓말하는 것과 훔치는 것이 악한 결말에 대한 나쁜 징조로 보입니다.
현인 씨 그렇습니다. 하지만 악인 씨는 이 토드 노인과 같은 최후를 맞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보는 사람에 따라서 구분이 잘 되지는 않지만, 교수대 위에서의 죽음보다 결코 덜하지 않은 죽음,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흉측한 죽음을 맞게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천천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이 악인 씨가 어린 시절에 탐닉했던 죄로 이 두 가지 죄밖에 없는 것처럼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안타깝고 서글픈 일입니다. 그는 허다한 죄악을 저질렀습니다. 마치 거지 옷에 이가 우글우글한 것처럼 많은 죄를 저질렀습니다. 그것도 소년 시절에 말입니다.
경청 씨 아 그래요? 그렇다면 그가 또 어떤 죄악에 탐닉하였습니까? 그것도 어린 시절에 말입니다.
현인 씨 그가 또 어떤 죄악들에 탐닉하였는지, 당신은 제게 물어볼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묻기보다는 차라리 그가 탐닉하지 않은 죄악이 무엇이었는지를 묻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즉 그렇게 어린 나이에 어울릴법한 죄악 가운데 그가 범하지 않은 죄악이 어떤 것인지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그 어린 나이에 그가 할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아서 저지르지 못한 죄는 전혀 없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마도 맞는 말일 것입니다. 사실 어릴 때는 죄를 짓고 싶어도 지을 줄 몰라서 짓지 못하는 죄들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단언컨대 이 악인 씨의 경우에는 어린 나이에도 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죄악들이 있었습니다. 그 죄 가운데서 두세 가지 정도를 간추려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