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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갈 길을 마치고/류호준

작성자김수영1|작성시간24.03.29|조회수34 목록 댓글 1

 달려갈 길을 마치고

 

예장 합동 세계 선교부(GMS) 케냐 지부 최고 선배 선교사인 고 정광호 선교사의 수목장례 예배가 케냐 나쿠루에 위치한 그레이스 바이블 신학교(GRACE BIBLE COLLEGE OF AEPC) 교정에서 있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신학교 교정 도서관 옆 선교사님의 사무실 옆 살아계실 때 직접 심으셨던 우산나무 아래 묻히셨다고 한다. 75세를 일기로정광호 선교사는 총신 2년 선배인데, 44년 만에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정 선배는 해외 선교에 뜻을 품고 학부시절부터 영어 공부에 열중하였다기억하기로는 신촌 이대 앞에서 매주 한차례 미8군에 있는 신실한 미국인들과 함께 영어 성경 공부하던 모임의 주 멤버였는데나를 눈여겨봤는지함께 가서 영어공부를 하자고 강권했다서너 번 갔지만 숙맥이었던 나는 그 분위기에 잘 적응치 못하고 뒤로 빠졌다모두 영어를 잘하는 데 처음 간 나는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던 기억이 생생하다ㅎㅎ 그게 친절한 정 선배와의 독특한 첫 인연이었다.

 

그리고 몇 년 후그러니까 지금부터 44년 전 6월에 결혼식을 한 나는 아내와 함께 전남 고흥의 소록도로 2박 3일 신혼여행을 갔다가거기서 다시 페리를 타고 한려수도를 거쳐 부산에 도착했다어떻게 연락이 되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어쨌든 부산에 도착하여 머문 곳이 정광호 선배 댁이었다당시 정 선배는 일본인 아내 미요코와 결혼한 사이였고그때도 신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선교 열정으로 선교 배인 로고스 호를 타고 전 세계를 누비던 선교사 지망생이었다.

 

정 선배 부부와 우리 부부는 함께 미래에 펼쳐질 일들에 대해 생각을 나눴지만앞이 창창한 두 신혼부부들의 이야기는 한 곳에 정박하지 못하고 표류한 것으로 기억한다ㅎㅎ

 

그것이 정 선배 부부를 처음 만났던 기억이다그런 정 선배의 소천 소식을 듣게 되었다괄호에 담긴 44년의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피차 모른다하지만 평생 케냐에서 신학교 사역과 원주민 선교에 힘을 쓴 정 선배는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케냐에 묻혔단다묘지 비석에 새긴 문구가 내 마음에 큰 울림을 준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습니다.”(딤후 4:7)

 

근데 75세를 일기(一期)로 하늘의 부르심을 받았으니 너무 아쉽고 서운하다. “하나님뭐가 그리 급한 일이 있다고 그를 빨리 불러 가십니까?”

 

잘 마친다는 것이 무엇일까잘 죽는다는 것이 무엇일까신혼 때 만나고 장례 소식으로 만나니 세상사 참 기이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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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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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송순영 | 작성시간 24.03.30
    우리네 인생이~~
    때로는 많이 아프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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