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이렇게 멀어지다니,
나도 이제 끝났군.
하야시 기린 글/히로노 다카코 그림 《커다란 느티나무》
어느 마지막 추위가 찾아온 날.......
숲에서 가장 큰 느티나무가 쓰러졌다.
쿠구구구 쿠웅 쿠궁-쿵!
"하늘에서 이렇게 멀어지다니, 나도 이제 끝났군"
이 나무의 독백이 얼마나 내 가슴을 파고 들던지......
가슴 한 켠에 시린 아픔이 느껴졌다.
큰 나무들이 술렁거리시 시작했다.
오랜 친구인 상수리나무가 느티나무에게 말했다.
" 키가 커서 하늘에 가장 가까웠던 자네에게
이게 무슨 일인가!"- 이제는 하늘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나무가 되어 버렸군."
큰 느티나무에게 일어난 쓰러짐은
누구나 겪게 되는 일이 아닌가!
계속 살 수는 없는 일이다.
더욱이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면서 마지막을 맞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언젠가는 그 자리를 내어주어야 할 때가 온다.
그 다음부터가 중요한다.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가 각자의 몫이고 살아온 경험과
지혜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봄 햇살이 쏱아지기 시작하자
느티나무의 몸통 주변에 작은 풀과 꽃과 벌레들이 모여들었다.
하늘 이야기를 해달라는 조그만 산제비꽃
언젠가 느타나무 처럼 크게 자라서 먼 곳을 바라보고 싶다는 꼬마 너도밤나무
하늘은 나는 산비둘기도 찾아와 든든한 나무 가지 덕분에
파란 하늘을 날아 오를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한다.
토끼가 다가와 가지에 앉으며 평생을 오르지 못했을 나무 가지에
앉을 수 있다며 꿈만 같다고 깡총깡총 뛴다.
바닥에 눕게 되니 비로써 보이는 것들
그리고 나무가 있던 자리를 비켜주니 숲 속 아래까지 햇살이 들고
그 햇살을 받으며 소생하는 많은 숲의 생명들
그것들이 느티나무 주위로 보석처럼 떨어져 내렸다.
다시 차갑고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어오고
거센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겨울
숲의 자랑이었던 느티나무 곁에 꼬마 너도밤나무가
눈보라를 이겨내며 당당히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느티나무는 대견해 한다.
마치 자신에게는 그런 시련의 시간이 없었던 것처럼
우리 모두는 그런 시간을 견디었기에 사회의 자랑이 된 것이다.
높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던
느티나무는 자신이 서 있던 땅도 멋진 곳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낮은 곳과 높은 곳을 동시에 볼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이후 누운 느티나무는 어떻게 되었을까?
잔잔한 감동으로 가슴이 뭉쿨하고
눈에 맺힌 눈물은
나를 향한 위로이고
모든 늙어가는 것들에 대한 찬사이다.